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23)
423화
원조!
어떤 사물이나 물건을 최초로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음식의 경우에는 해당 분야에서 원조, 즉 가장 먼저 팔기 시작한 사람을 말한다.
놀X 보쌈, 할머니 부대찌개 등을 이야기하는 것.
그러나 항상 그게 맛있지는 않다.
사람들의 입맛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그리고 원조 역시도 그런 변화에 뒤처질 수 있다.
원조의 맛이 오히려 개량한 맛보다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달랐다.
‘이거 진짜 맛있군.’
같은 생선 된장찌개이지만, 도만이 직접 끓인 것은 파프닐이 만든 것과 많은 면에서 달랐다.
일단 된장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이 한층 더 착착 감겼고.
구수한 향취와 두부, 호박, 양파, 파 등의 신선함도 이쪽이 나았다.
며칠 동안 배낭 속에서 시간을 보낸 야채와 주기적으로 보급을 받는 재료들의 차이!
그뿐만이 아니다.
무슨 생선을 잡았는진 모르겠지만, 기가 막힌 맛이 느껴졌다.
먹을 때마다 느껴지는 금속의 감칠맛, 부드럽게 씹히는 생선 살.
이 정도 맛이라면 보통 생선은 절대 아니다.
못해도 보스급, 혹은 네임드급 보스를 잡아서 재료로 내놓은 것이리라.
-영약을 먹었습니다.
-HP가 영구적으로 100만큼 상승했습니다.
-MP가 영구적으로 100만큼 상승했습니다.
-모든 속성 내성이 +1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뜨는 스테이터스 상승 알림이 그 증거였다.
‘역시 원조인가.’
파프닐은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입을 닦았다.
“맛있게 잘 먹어 주니 기쁘군.”
“어째서 이런 맛이?”
“아주 맛있지?”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군.”
파프닐의 긍정에 도만이란 더벅머리 미남자는 씩 웃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비결이 뭐지?”
“그야 자네의 속성에 대응하는 음식이 바로 그 찌개니까.”
속성에 대응하다니?
“무슨 소리지?”
“간단한 이치일세. 데스 드래곤 자네는 오행을 아나?”
불, 물, 나무, 금속, 땅.
호라이즌에 있는 다섯 가지 속성이 연계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불 속성은 물 속성에 약하며, 나무 속성은 불 속성 스킬을 키워 주는 식.
보통은 몬스터의 약점 속성과, 이를 공략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속성 관계에는 또 다른 사용법이 있었다.
보통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서로 도움이 되는 속성을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그 결과로 스킬의 위력이나 범위 등을 크게 강화할 수 있었다.
엄청난 일이었다.
1+1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10, 20이 될 수 있었으니까.
이를 응용한 스킬 조합에 따라서, 마법사는 스킬 레벨을 한 단계에서 두 단계 이상 올릴 수 있었다.
레어 스킬이 에픽 스킬이 되는 셈.
대형 길드, 랭커들은 초창기부터 이런 조합을 찾아 애용했다.
일반 플레이어들이 2의 힘으로 성장할 때, 그들은 20의 힘으로 성장했고, 호라이즌의 정점에 보다 가까워졌다.
원작 소설 속에서 나온 설명이니, 파프닐도 거기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지?”
“자네는 금속을 다루지?”
더벅머리 미남자, 도만이 말했다.
“금속을 보완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흙. 그 흙의 기운을 가득 머금은 된장과 땅의 재료들을 가득 쓴 찌개일세.”
“생선은?”
“그건 생선이지만 생선이 아닐세. 외차원에서 직접 낚은 외신을 해체해 나온 것이지.”
“외신이라고?”
외신이라면 불멸자급에 속하는 개체.
중간계, 이 서버에 등장한 개체들은 대부분 화신임에도 하나하나가 레벨 800이 넘는 거물들이다.
그런 놈들의 본체라면 분명 1,000레벨이 훨씬 넘을 텐데?
“쉽지 않은 녀석들이지만, 귀한 손님이 실력을 좀 발휘했지.”
도만이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녀석의 몸에는 각종 마(魔)의 속성, 그리고 외차원에서 모인 중금속이 한가득 들어가 있어. 자네처럼 금속을 다루는 요괴에게는 최고의 만찬이지.”
“그래서 이런 맛이…….”
“마음에 든다면 다행이군.”
도만이 손짓하자 빈 그릇과 식기들이 저절로 사라졌다.
그렇게 뒤처리가 끝나자 도만은 찻잔과 찻주전자를 소환해 놓았다.
“자, 마시게나.”
찻잔 안에 담긴 건 척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검은 물이었다.
-이건……. 엄청난 극독이군! 절대 마시지 말게.
몸 안에 있던 카라미트가 기겁하는 순간.
파프닐은 망설임 없이 물을 들이켰다.
“의심하지 않나?”
“나를 이런 걸로 죽일 거였다면, 요리에 진작 수를 썼겠지.”
애초에 도만에게서 파프닐을 해할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손님을 정중히 대접하는 듯한 태도.
아마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가 사냥을 하던 도중 우연히 안쪽까지 들어온 것이라고 알고 있으리라.
‘지금은 일단 호의를 받아들이는 척하고, 경계를 하지 않는 사이 안으로 들어가 볼까.’
그 순간이었다.
“여기는 세이메이의 본거지이자, 세이메이가 개들을 모아 놓고 각종 주술을 실험하는 실험장 중 한 곳이라네.”
차를 다 마실 무렵 갑자기 도만이 폭탄 발언을 꺼냈다.
파프닐은 깜짝 놀란 나머지 입 안에 머금고 있던 찻물을 뿜을 뻔했다.
“뭐라고?”
“주 내용은 모험가들의 반려견들을 세뇌시킨 뒤, 세이메이의 뜻대로 움직이는 반려견 군대를 만드는 것이지.”
갑작스러운 고백에 파프닐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감추고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다.
저것 자체가 페이크인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을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그사이에도 도만은 계속 말을 이었다.
“다만 자네가 생각하고 있는 슈퍼 병기는 여기 없네. 아니, 애초에 슈퍼 병기 자체가 없다고 해야겠지.”
“슈퍼 병기?”
“그래, 자네 이전에도 몇 명이 이곳까지 온 적이 있었어. 나가지는 못했지만.”
반오다 노부나가 연합 소속의 특수부대.
혹은 수해에 있는 강력한 힘을 노리고 찾아온 마수.
세이메이에게 원한을 가진 대요괴들 등.
수많은 존재가 아오키가하라 수해를 노리고 들어왔지만, 단 한 명도 나가지 못했다.
“여긴 그냥 세이메이가 가진 각종 지식이나 보고, 음양술에 관한 물건들 등을 모아 놓은 곳일세. 슈퍼 병기라는 소문에 홀려 그것을 탐내 들어온 배신자들을 노리는 덫이지.”
“그럼 그 지린내는 역시 개 오줌 냄새였군.”
“지린내? 아……. 아마 맞을 걸세.”
도만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다 뒤로 물러나 앉았다.
“그러니 자네가 여길 부숴 봤자 좋아지는 건 없네,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지겠지.”
“이상한 오해를 하는군.”
파프닐은 싸늘한 미소를 띤 채 말했다.
“나는 강한 놈을 찾아 쓰러뜨릴 뿐. 이곳에도 강한 요괴가 많다길래 와 봤을 뿐이다.”
“이런, 그렇다면 내가 괜히 말했군.”
도만은 허허 웃었다.
“자네가 이곳에 온 목적 자체가 세이메이의 숨은 슈퍼 병기를 탈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일세.”
콰직. 다음 순간 도만의 바로 앞에서 검은 창이 멈췄다.
파프닐은 곧바로 공격을 이어 가려 했지만, 이어지는 말에 무기를 거뒀다.
“자네는 아베노 세이메이를 죽이려 하지? 나도 그렇다네.”
“세이메이의 시설을 관리하면서 말은 잘하는군.”
“원래 적은 가장 가까이에서 노리는 게 맞지. 그가 무슨 음모를 꾸미는지 확인도 할 겸.”
말을 마친 도만이 설명했다.
“걱정하지 말게. 나도 누군가에게 들어서 안 것이고, 자네 뒷조사를 한 건 아니니까.”
“누군가?”
“그래, 자세한 이야기는 이 녀석에게 듣는 게 이치에 맞겠지.”
도만이 손짓하자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익숙한 형체가 네 발로 걸어 들어왔다.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너는……!”
“멍! 주인님!”
윤기 나는 흰 털에 큰 눈동자를 가진 진돗개.
복돌이는 그대로 파프닐에게 달려들었다.
“핥핥핥!”
“이, 이 녀석. 그만둬!”
파프닐은 그대로 복돌이에게 덮쳐졌다.
아무리 경계를 하고 있었다지만 복돌이에게까지 무기를 휘두를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렇게 한참을 핥아지고 나서야, 복돌이는 비로소 이야기를 시작했다.
***
고양이 도적단.
공식 명칭은 매드캣 맥스인 이 길드는, 말 그대로 고양이들이 모여 만든 고양이 길드였다.
동물들만 모여 있다고 우습게 봐선 안 되는 게, 이 고양이들 하나하나가 무시무시한 실력자들이었다.
뒷골목의 길거리에서 자라나며, 수많은 길고양이 간의 먹이 경쟁을 이겨 낸 진짜 스트리트 출신들.
그 과정에서 몇은 실제로 다른 고양이를 죽일 수 있는 살묘자들이었다.
돌아온 복돌이는 곧 이들 고양이 도적단에 대해 알아보았다.
개와 고양이 간의 본능적인 적개심을 이겨 내고, 흑똘똘이 고개를 숙일 정도의 조직.
그 정도 녀석들이 마약을 유통하고 있었으니, 주인을 위해서라도 배후를 찾아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고양이 도적단은 각지에서 흑똘똘의 조직과 같은 일을 하는 조직 여러 개를 통솔하고 있었으며.
그 규모도 어지간한 플레이어 길드 따위보다 크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인님께서는 얌전히 있으라고 하셨지만, 이건 더 내버려 두면 주인님께도 해가 된다.’
복돌이에게 있어 오진환, 파프닐은 자신의 전부나 다름없었다.
죽음의 순간을 맞았던 자신에게 새 삶과, 새로운 세계, 그리고 모든 것을 준 사람.
차라리 복돌이 자신만 당하고 끝이라면 절대 명령을 어기지 않았을 거다.
그러나 이 상황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명령을 어기는 것이 주인님을 위한 일이라면, 나는 스스로 명령을 어기리라.’
결심을 마친 복돌이는 곧바로 고양이 도적단, 매드캣 맥스의 자취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반응은 곧바로 왔다.
흑똘똘과 매드캣 맥스의 고양이 요원이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고양이들이, 고양이 살수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네놈이 백구라는 놈이냐?”
“흑똘똘을 이겼다고 기고만장하는 것 같던데.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설치지 못할 거다.”
레벨 500이 가까운 고양이 암살자들은 복돌이를 앞에 두고 승리를 자신했다.
매드캣 맥스에서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복돌이는 흑똘똘과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싸우다 승리를 거뒀다.
흑똘똘의 레벨대는 대략 400 정도.
견원회에서 투견으로 싸우다 은퇴한 경험이 있지만 그뿐이다.
그런 흑똘똘과 평범하게 싸우다 이긴 녀석이라면 그 수준도 흑똘똘의 경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터.
그렇다면 복돌이는 절대로 이들 암살자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우리까지 직접 나서게 하다니, 일을 너무 크게 벌였어. 이야옹.”
“자, 그럼 끝내 볼까.”
고양이 암살자들이 움직이자 순식간에 검은 바람이 불었다.
놈들의 앞발은 날카로웠고, 그 몸놀림은 바람보다도 훨씬 빨랐다.
하지만 속도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
복돌이는 발톱이 오는데도 가만히 서 있었다.
‘어리석은 멍멍이 놈!’
‘끝이다!’
고양이 암살자들이 앞발을 휘두르려는 순간.
태연히 서 있던 복돌이가 일순 움직이자, 두 암살자는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단 한 합.
한 합 만에 암살자들을 제압한 복돌이는 그대로 놈들의 냄새를 맡았다.
“……저기군.”
그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복돌이.
다음 날, 현실에서는 어느 길거리에서 수많은 고양이가 실신한 채 발견되는 해프닝이 생겼다.
패싸움이나 영역 다툼 같은 것으로 취급되고 끝날 정도의, 말 그대로 작은 소란.
그러나 가상현실, 게임 속 세계에서는 달랐다.
그 고양이들은 단순히 패싸움을 벌이는 길고양이가 아닌 숙련된 암살자이자 뒷세계의 조직원.
모두가 지능을 얻었고, 그에 맞는 초월적인 스킬과 능력을 게임 속에서나마 쓸 수 있는 정예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개 한 마리에게 조직 자체가 뒤엎어졌다.
일찍이 칠흑의 사신 때 후로, 한국 서버의 뒷세계가 다시금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란은 이제껏 정점의 세계에서 내려온 적 없던 어느 고양이의 귓가에도 들어갔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