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28)
428화
“수비대장님, 침입자가.”
“침입자?”
아이언하트성 수비대장, 장고 캣은 총을 닦다가 고개를 들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옹? 경비조가 뚫렸다는 말?”
“그렇습니다.”
“어떤 놈들인데?”
“강아지 한 마리랑 소녀 한 명입니다.”
“신경 쓰지 말라옹. 어차피 금방 정리될 테니.”
장고 캣은 피식 웃었다.
“애완견을 뺏긴 인간 놈이 들어온 거겠지. 5분 내로 처리하고 오도록.”
“알겠습니다. 가자!”
멀어지는 수비대를 바라보던 장고 캣은 그들이 곧 침입자를 처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울러 그 강아지 놈을 빨리 털어 버리고, 하고 있던 그루밍을 마저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그러나 그 생각이 착각이라는 게 밝혀지는 것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제3대대, 4대대까지 뚫렸습니다!”
“5대대가 막고 있지만 이제 곧……!”
“뭐, 뭐야.”
500레벨을 넘은 전투 고양이 1백 명.
이들을 그렇게 순식간에 뚫어 버리는 괴물이라니.
“서, 설마.”
그 순간 장고 캣은 최근 조직을 괴롭히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떠올렸다.
벌써 사천왕 중 두 명을 단신으로 처리한 괴물 강아지를.
등골을 타고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바로 며칠 전, 그 강아지 때문에 남은 사천왕 한 명이 주력을 이끌고 나갔다.
부대의 수는 무려 5천 마리.
평균 레벨이 500이 넘는 고양이들이, 조직에서 제공한 값비싼 유니크, 에픽 장비로 무장한 대인원이다.
고양이, 동물들이 독자적으로 가지기엔 과한 전력.
무려 인간 플레이어의 길드, 같은 숫자의 인원이 있는 대형 길드마저도 쓰러뜨릴 수 있는 전력이 강아지 한 마리를 노리고 있었다.
머지않아 처리 완료 소식이 들려올 거라 믿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만한 인원이 빠져나간 성채는 거의 텅 비어 있는 빈집 상태!
즉 저 강아지는 말 그대로 본진에 빈집 털이를 온 것이다.
-아아!
-망 했어요! 망했어요~.
캐스터가 부르짖는 처참한 비명, 어느새 들려오는 BGM.
굉장히 위험한 도박이지만, 성공한다면 판도를 완전히 끝장낼 수 있다.
물론 강아지 놈의 승리로.
“아, 안 돼. 안 돼! 놈을 어떻게든 막아야……!”
그때였다.
막 장고 캣이 경기를 일으키려 할 무렵.
검은 인기척들이 천천히 옆을 지나쳤다.
“너, 너희는 뭐야! 소속을……. 컥!”
수비대 고양이 한 마리가 그렇게 말하다 목을 부여잡았다.
앞발 사이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오더니, 그대로 쓰러지는 고양이.
“무…… 무슨.”
“비켜라.”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말했다.
그게 끝이었다.
마치 유령처럼, 사신처럼 수백 마리의 검은 고양이들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수비대 고양이들 여럿이 있었지만, 아무도 저 고양이들을 막지 못했다.
“자, 장고 캣 님. 저 녀석들은 뭡니까?”
“저놈들은…….”
꿀꺽, 침을 삼킨 장고 캣이 말했다.
“……죽음의 데스 캣 군단……. 각 서버의 전장들만을 돌며 수라장을 겪어 온……. 괴물들이다.”
***
성안의 복도는 평범했다.
곳곳에 고양이 그림들이 걸려 있고, 고양이 동상이나 쥐 장난감 등이 돌아다닌다.
그 사이를 지나던 복돌이의 눈썹이 꿈틀했다.
“왜?”
미도리의 물음에 복돌이는 짧게 대답했다.
“적들의 기척이 사라졌다.”
분명 빈집을 공격했음에도,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고양이가 앞을 막고 덤벼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고양이들이 전부 사라졌다.
“좋은 거 아닌가?”
“아니야.”
복돌이는 고개를 저었다.
“경우의수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정말 아무도 없어서 사자묘와 간부들까지 도주했다는 것.
이 경우에는 끝까지 추격해 사자묘를 잡아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두 번째보다는 나을 거다.
도망치는 적을 공격하는 것은 정면에서 싸우는 것보다 훨씬 쉬웠으니까.
그렇지만 두 번째의 경우는 어렵다.
맞서 싸울 태세를 정비해 두고,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번에는 두 번째의 경우 같았다.
“이 앞이다.”
복돌이는 앞을 막은 문을 향해 마운트를 날렸다.
콰앙, 부서진 문짝이 앞으로 날아가는 순간.
갑자기 문짝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
“쳇.”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군.”
반대편에는 거대한 연회장이 있었다.
넓은 테이블이 옆으로 누운 곳. 검은 고양이들 여럿이 이쪽을 겨누고 있다.
2층의 테라스, 3층 테라스도 마찬가지.
곳곳에 검은 재킷과 제복을 입은 흑고양이들이 복돌이와 미도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네놈이구나옹.”
검은 고양이들의 리더가 말했다.
“그때의 굴욕. 한시도 잊지 않았다.”
“너는……!”
복돌이의 눈이 커졌다.
“박애용! 네가 왜 여기에?”
김단토의 고양이인 박애용.
프론티어 길드에 김단토가 영입된 후 아군으로 알고 있었던 그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주인인 김단토는 박애용을 진심으로 아껴 주었다.
대우가 박한 것도 아니다.
애초에 킨도르한부터가 파프닐에게 항복해서 간부가 되었고.
이 때문에 프론티어 길드는 적의 간부들이라 하더라도 실력에 따라 공평하게 대우를 해 주었다.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지?”
“그걸 모르는 거냐?”
박애용은 수염을 찡긋거리며 조소했다.
“아무래도 너는 ‘선택’받지 못한 것 같구나. 새로운 시대에 말이야.”
“……무슨 개……. 아니, 고양이 소리야?”
“역시 모르는 건가.”
새로운 시대와 선택이라.
순간 복돌이의 눈이 흔들렸다.
“설마 너……. 개들에게 마약을 풀어 부하로 만든다는 그 허접한 짓거리에 동참한 거냐?”
“허접한? 쿠하하하하!”
순간 박애용이 웃음을 터뜨렸다.
“단순한 마약 따위가 아니다, 그것은.”
“그럼 무슨…….”
“미안하지만 더 기다릴 수가 없군.”
박애용의 눈에 핏발이 섰다.
“네놈 때문에 내가 겪은 수많은 굴욕과 고난을 생각하면, 사지를 갈가리 찢어 쥐 먹이로 주어도 모자라! 그때의 복수, 이 자리에서 해 주겠다.”
“아무래도 대화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군.”
“애초부터 그럴 생각 따윈 없었다……. 쳐라!”
지시를 받은 검은 고양이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저, 저게 뭐야?”
“바이크다……!”
복돌이는 이를 갈며 정면으로 달렸다. 양옆으로는 바이크가 있고, 천장으로 뛰면 표적이 되기 딱 좋았다.
“이쪽으로 온다고?”
정면의 바이크에 탄 흑고양이가 입 안에 앞발을 집어넣더니, 무시무시한 샷건을 꺼냈다.
그대로 샷건을 겨누고 손잡이를 당기는 흑고양이.
“죽어!”
탕, 탕! 총격이 쏟아지는 사이를 질주한 복돌이는 가볍게 바퀴 옆을 찼다.
중심을 잃은 오토바이가 그대로 넘어지면서, 옆에서 달리던 고양이들까지 휘말렸다.
“키야옹!”
“카아악!”
바이크의 대열에 생긴 빈틈.
그 사이로 짓쳐 나간 복돌이가 2층으로 뛰어올랐다.
“야옹!!
총을 쏘던 고양이들이 깜짝 놀라 총구를 겨눴다.
일제히 쏘아지는 총알.
복돌이의 앞발이 원을 그리더니, 궤적에 따라 반투명한 원반이 나타났다.
다음 순간 날아가던 총탄들이 일제히 그 원으로 빨려 들어갔다.
“말도 안 되는!”
“저런 스킬……. 끼야옹!”
놀란 고양이들의 공격이 일순간 멈췄다.
그 틈을 파고든 복돌이가 2층의 고양이들 사이를 헤집기 시작했다.
“키야아아오옹!”
바이크를 탄 고양이들이 벽과 바닥, 기둥을 타고 그곳으로 몰려든다.
“저 인간 계집부터 죽여라!”
“지금이 기회다!”
2층으로 바이크를 움직이던 고양이들 대여섯 기가 미도리에게 쇄도했다.
“놈……!”
“죽어라!”
부아아앙-!
바이크가 거센 엔진음과 함께 돌진하는 그 순간.
미도리의 주변으로 달려들던 고양이들의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끼야아오오옹!”
파팟, 팟.
흑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운전석을 박찼다.
동시에 그들이 타고 있던 바이크들에 일제히 버섯과 각종 줄기 식물, 나뭇가지들이 자라났다.
“저건……!”
“이야옹, 그린 드래곤인가!”
박단토의 등골이 일순간 서늘해졌다.
검문을 피하기 위해 데려온 인간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파프닐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너무 쉽게 긴장을 풀었다.
‘진짜 그린 드래곤이라면……. 이대로는 이길 수 없다!’
드래곤의 레벨은 최소 800 이상.
이곳에 있는 모든 고양이가 레이드를 시작한다 해도 이길 수 없다.
복돌이 하나를 상대하는 것도 벅찬데, 저 녀석이 같이 싸운다면?
“막아라! 막아!”
“이놈!”
그사이 2층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테라스와 복도, 각 방 안까지 들락날락거리며 날뛰는 복돌이.
수많은 흑고양이가 입 안에서 검을 뽑아내거나, 온몸에 가시를 돋게 한 뒤 덤볐다.
복돌이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그들 사이를 돌파하며 앞발과 다리를 내질렀다.
“끼야옹!”
“캬아앙!”
정통으로 맞은 흑고양이들은 죽거나 빈사 상태가 되었다.
“죽어라옹!”
“캬앙!”
다른 고양이들이 죽는 사이 몇몇 흑고양이가 빈틈을 향해 칼을 찔렀다.
그러나 그때마다 복돌이는 기묘한 몸짓을 하며 모든 공격을 흘려 내더니, 곧바로 패도적인 기세를 가진 발 차기, 물기 공격으로 고양이들을 쓰러뜨렸다.
“캬……. 캬아앙…….”
죽음의 데스 캣 부대.
수많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역전의 부대원들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아무리 감정을 죽이고 살인 기계가 되었다 한들, 무의미하게 갈려 나가는 건 이성 이전에 본능적인 두려움이 거부했다.
‘벌써 손실이…….’
50명 이상이 죽었을 때, 박단토는 이를 악물었다.
‘하는 수 없다. 그걸 쓸 수밖에……!’
결심을 내리자 행동은 빨랐다.
숨을 들이마신 박단토가 양옆 고양이들에게 외쳤다.
“포메이션 제트!”
“포메이션 제트!”
“포메이션 제트!”
다음 순간 흑고양이들이 일제히 박단토에게로 모였다.
복돌이를 공격하던 놈들, 미도리를 공격하던 놈들도 마찬가지.
“뭐야, 쫄았냐?”
“……아니.”
자신만만하게 소리치는 미도리의 옆.
복돌이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심상치 않다.”
한 곳에 모여든 고양이들이 꾸물거리며 서로 파고든다.
말미잘의 촉수 같기도 하고, 수많은 쌀알 같기도 한 모습.
어느 순간 복돌이는 그 사이의 선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착각? 아니다.
실제로 고양이들이 슬라임처럼 되어 하나의 형체로 뭉치고 있었다.
“복 돌!”
거대한 검은 고양이.
큰 레미콘이나 덤프트럭 여러 개를 합친 크기의 괴수가 울부짖었다.
“크아아아아!”
“뭐야, 합체잖아?”
코웃음을 친 미도리가 주먹을 내질렀다.
그 순간 거대 고양이가 가볍게 앞발을 휘둘렀다.
콰콰콱!
강력한 두 힘의 충돌.
결과는 놀라웠다.
“끼에에에엑!”
괴성을 지르며 날아간 초록 머리 여자아이가 그대로 벽에 처박혔다.
“미도리!”
복돌이가 급히 그곳을 돌아보자, 무너진 벽 사이로 걸어 나오는 미도리가 보였다.
“으으윽……. 머리야……. 너 이 자식……. 용을 뭘로 보고…….”
기세가 살아 있는 걸 보니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은 듯했다.
“다 죽여 버리겠…….”
“잠깐.”
순간 복돌이가 앞을 막았다.
“지금 또 가 봤자 개죽음일 뿐이야.”
“뭐?”
“저놈의 힘, 압도적이다. 아마 금단의 술법을 썼겠지.”
고양이 수백 마리의 힘을 합칠 수 있는 술법 스킬은 흔하지 않다.
최소 레전더리, 어쩌면 그 이상의 급.
복돌이는 그의 주인을 떠올렸다.
파프닐이 다루던 수많은 해골병은, 함께 움직일 때 각 개체보다 몇 배나 더 강한 힘을 발휘했다.
그런데 저런 식의 녀석이라면 더할 거다.
힘뿐만이 아니라, 속도도 지금까지 만났던 적들 중 발군.
지금까지처럼 각각으로 싸워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었다.
암컷을 끌어들이는, 그것도 상관없는 암컷을 끌어들이는 건 취향이 아니지만…….
“미도리.”
“엉?”
복돌이가 말했다.
“임시 동맹이다. 네 등에 나를 태워 줘.”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