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3)
43화
[판데모니엄 네펜데스]-종족 : 판데모니엄 네펜데스
-레벨 : 103
–관계 : 사역마
-공격력 : 883
-방어력 : 35
-성장치 : A
-충성도 : 50
-힘 : 313
-체력 : 189
-민첩 : 450
-손재주 : 120
-지능 : 100
-지혜 : 100
-행운 : 50
[보유 스킬]-암흑 폭발
-암흑 대폭발
-성장 폭발
[착용 장비]-없음.
첫 사역마는 종족과 달리 폭발을 좋아하고 화끈한 녀석이었다.
‘1, 2, 3호와 궁합이 잘 맞겠군.’
사실 지금까지 파프닐은 제대로 된 광역 대미지 딜링 스킬이 없었다.
1, 2, 3호는 각각 검사와 창병, 탱커.
벨도 견제와 근접 전투에 특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데모니엄 네펜데스, 판네스가 있다면 다르다.
네펜데스 넝쿨이 일으키는 폭발은 충분히 범위가 넓고, 땅속에서 넝쿨이 침투하기에 기습하기나 사거리도 넉넉하다.
물론 위력은 말할 것도 없이 최상 중의 최상!
지금까진 한 마리씩 천천히 사냥해 왔지만, 이제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 할 게…….’
파프닐은 스케줄을 점검했다.
‘대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레벨 업이라도 해 둘까?’
오크를 사냥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현재 파프닐의 레벨은 83에서 2레벨을 더 올려 85가 된 상태.
90레벨인 오크와 큰 차이가 없으니,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번 건으로 공헌도도 워낙 압도적으로 벌려 놓았기도 하고 말이다.
게다가…….
‘시간이 남을 때 미리미리 플러시가 이 왕도 근처에서 얻은 히든 피스들을 선점해야지.’
대규모 이벤트가 일어난 후에는 늦다.
정신없이 이벤트 활동을 뛰고, 또 성장하다 보면 6개월은 순식간에 지나갈 터.
게임 시간으로 1년 6개월.
그 후에는 플러시가 게임을 시작하고, 원작 소설대로의 연대표가 흘러가기 시작한다.
‘지금 근처에서 얻을 수 있는 플러시의 히든 피스는 총 두 개……. 일단 쉬운 것부터 해 볼까?’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다.
파프닐은 곧바로 왕국 서쪽 변방으로 향했다.
-레드불 황야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몬스터의 레벨이 과도하게 높은 지역입니다!
-마르파스 골짜기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몬스터의 레벨이 과도하게 높은 지역입니다!
-고드프리 고원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몬스터의 레벨이 과도하게 높은 지역입니다!
수도에서 멀어질수록 주변의 몬스터들이 내뿜는 기세도 커져 갔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 되자, 주변은 한 명의 플레이어도 없이 괴물들로 가득했다.
-망각의 황야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몬스터의 레벨이 과도하게 높은 지역입니다!
[피에 굶주린 블랙 룬 샤벨 타이거] [대형 안개 거인]하나같이 레벨 200이 넘는 몬스터들.
왕국 동쪽, 중앙 대륙과의 경계인 펠라론 산맥의 마수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강력한 개체들이었다.
‘진짜 센 놈들로만 꽉꽉 채웠군.’
한숨을 내쉰 파프닐이 걸음을 멈췄다.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여길 지나가야 하는데, 저 몬스터들이 그걸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다.
‘어쩔 수 없지, 타이밍을 기다리는 수밖에.’
그대로 기척을 죽이고 지켜보길 십여 분째.
크허어엉!
키이익! 킥!
하늘에서 날아온 쥬르뱃들이 샤벨 타이거 한 마리를 둘러싸고 이를 드러냈다.
몬스터들 간에 일어난 싸움!
호라이즌의 몬스터들은 단순한 AI가 아니다.
각자 자신들의 영역을 가지고 움직이며, 특정한 조작이 없다면 생태계에서 저들끼리 서로 싸우기도 한다.
고오오!
일단 싸움판이 벌어지자, 안개 거인이나 어둠의 전사 같은 다른 몬스터들까지 모여 난장판이 되었다.
파프닐은 그곳에서 살짝 거리를 벌린 뒤 태연하게 걸었다.
‘역시 소설 속 내용대로군.’
난장판을 벌이는 몬스터들은 바깥을 신경 쓸 틈이 없다.
힘이 워낙 대등하기에, 잠시라도 한눈을 파는 순간 다른 놈에게 일격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 속의 플러시는 때마침 일어난 싸움판 덕분에 그냥 지나쳤다.
그 사실을 미리 알고 있기에 파프닐은 기다렸고, 덕분에 마지막 필드를 넘을 수 있었다.
‘좋아, 도착이다.’
황야의 남쪽으로 움직이자 탁 트인 분지와 그 한가운데의 신전이 눈에 들어왔다.
파프닐은 신전을 보며 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저 신전을 보는군.’
한눈에 던전처럼 보이는 신전.
주변 필드에도 고레벨 몬스터가 가득한데, 저 안은 한층 더 지독하리라.
‘플러시 녀석이 여기서 폭업을 했었지.’
보통 이곳까지 오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몬스터들이 서로 싸우는 시기를 맞추는 운.
그리고 한눈에 봐도 더 강한 몬스터가 가득해 보이는 지역에 들어설 수 있는 배짱.
이유는 간단하다.
도박에서 따라 주는 운과, 그 운을 가지고 배팅할 배짱이야말로 이 신전의 주인이 가장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야 그렇겠지, 이 신전의 주인이 티케니까.’
행운의 여신, 티케.
플러시의 배후 신이자.
이 운빨로 게임 지존의 주연 겸 히로인 중 한 명이었다.
***
플러시는 망각의 황야를 가로질렀다.
크아아!
캬흥!
곁눈질로 보기만 해도 날카롭게 날이 선 게 보이는 송곳니의 샤벨 타이거들.
그런 놈들 여럿이 안개로 된 거인을 공격하고 있었다.
하늘엔 날카로운 발톱과 송곳니를 가진 쥬르뱃들이 떼를 지어 약점을 물어뜯는다.
몬스터들이 서로 싸우는 아비규환.
그 사이를 플러시는 천천히 가로질렀다.
“혹시나 해서 움직여 봤는데, 진짜 이게 되네?”
서로 싸우느라 여념이 없었기에, 발치에 누가 지나가건 신경도 안 쓰는 몬스터들!
그렇게 신전 앞에 도착하자 메시지창 하나가 나타났다.
-티케의 신전에 도착했습니다.
-티케가 신전에 들어가길 재촉합니다.
-티케가 신전에 들어가지 않을 시 지원을 중지할 것이라고 전합니다.
“아니, 들어가면 내가 죽을 것 같은데? 이게 맞는 거냐?”
-티케가 괜찮다고 대답합니다.
“아무리 운빨이 좀 받쳐 준다 해도 그렇지, 아예 대미지가 안 들어가는 걸 어떻게 잡아? 내가 무슨 거미 인간이야? 독이라도 만들게?”
-티케가 헛소리 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아오, 진짜.”
플러시는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겼다.
***
-망각의 평원 티케의 신전에 입장했습니다.
-망각의 평원 티케의 신전을 발견했습니다.
-망각의 평원 티케 신전의 최초 발견자가 되었습니다.
-탐험가 길드에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손재주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행운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끼이익.
돌문을 연 파프닐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소설 속에서 나온 그 신전이군.”
묘사에 따르면 처음 나오는 방은 몬스터라 할 게 딱히 없었다.
넓은 대강당의 중앙에는 제단이 있고, 그 양옆의 벽에는 원형을 간직한 채 잊혀 가던 신상과 조각들이 가득했다.
‘저 제단에서 제의를 갖추면 행운의 여신 티케가 힘을 주고.’
원작 내용을 떠올린 파프닐이 제단에 다가갔다.
먼지가 쌓인 채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원형 제단과 장식들.
잠시 심호흡을 한 파프닐이 인벤토리를 뒤졌다.
“아, 찾았다.”
그렇게 꺼낸 것은 채굴용 곡괭이와 망치.
하수도 탐험을 비롯해 광물을 캐는 용도의 것이었다.
“이거면 술술 부서지겠군.”
곡괭이를 든 파프닐이 자세를 잡았다.
‘내가 여기 있는 건 플러시보다 더 강해지기 위한 것이지.’
최초 타이틀을 얻고 히든 피스를 가져간다 해도, 이 신전이 남아 있는 한 플러시도 같은 혜택을 볼 터.
즉, 이게 남아 있어서 파프닐에게 좋을 일은 하나도 없다는 뜻이었다.
‘그 녀석이 성장할 여지가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들은 미리 없앤다!’
여러 전략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승리를 위해선 단순히 확장 및 자원 관리뿐만 아니라, 상대 플레이어의 일꾼 및 건물을 효과적으로 부숴야 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견제란 말이지.’
깡! 파프닐은 곡괭이를 휘둘러 제단을 부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전 곳곳에 있는 성물이나 조각상들도 곡괭이 날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름 없는 예술가가 만든 여신상을 파괴했습니다.
-매력이 1 감소했습니다.
-이름 없는 예술가가 만든 수호 석상을 파괴했습니다.
-매력이 1 감소했습니다.
-카리스마가 1 감소했습니다.
‘매력 스테이터스? 그딴 것보다 견제가 우선이다.’
파프닐은 내친김에 곡괭이를 휘두르며 성물에 박힌 보석까지 캐냈다.
도굴꾼이었다면 조심스레 떼 내서 챙겼겠지만, 그랬다가 플러시의 운이 적용되면 또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 말이다.
-신전의 주인이 분노했습니다.
-신전의 주인이 자신은 행운의 여신 티케라고 말합니다.
-행운의 여신 티케가 이런 무례한 짓거리는 당장 그만두라고 소리칩니다.
-행운의 여신 티케가 강력한 적대감을 표출합니다.
-행운의 여신 티케가 그만두지 않으면 저주를 내릴 것이라고 소리칩니다.
신전을 부수자 주인인 여신 티케가 반응했다.
당연한 일이다.
티케는 잊힌 신들 중 한 명.
잊힌 것만 해도 서러운데, 집 안에 들어와 깽판을 부리는 도둑까지 보이면 얼마나 열이 뻗치겠는가.
이 때문에 파프닐은 여기까지 예상하고 있었다.
“저주? 내리든가.”
어차피 네크로맨서는 소환물을 통해 싸운다.
명중률 저하나 치명타 확률 저하 같은 저주가 걸린다 해도, 상대적으로 싸움에 영향이 덜하다는 뜻.
파프닐이 중얼거린 순간 메시지가 멈추더니 주변에 스산한 기운이 움직였다.
그때였다.
-티케가 저주 ‘절대적인 암운’을 시전합니다.
-하데스가 저주 ‘절대적인 암운’의 시전을 취소시켰습니다.
‘어라?’
파프닐이 고개를 갸웃하자 계속해서 메시지가 나타났다.
-하데스가 당신의 행동에 만족합니다.
-하데스가 당신의 행동에 박수를 칩니다.
-하데스가 어서 빨리 남은 것들을 더 부수라고 재촉합니다.
축복을 내려 줬던 하데스가 저주를 막은 것.
다음 순간 파프닐의 머릿속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방구석 노망난 영감탱이가 뭐 하는 거야! 지금 내 집 부수는 저 도둑놈도 네가 보낸 거지?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 녀석이 돌발 행동 한 게 맞는데? 스틱스강에 걸고 까 볼까?
-비켜, 내 집 다 망가지기 전에 비키라고!
-놰 쥡 다 뫙과쥐기 저눼 뷔키롸거~.
-으이이이익! 그럼 왜 막는 건데에!
-왜냐니……. 그야, 재미있기 때문이지.
신들이라기보다는 어린아이와 동네 노인과 같은 모습.
생각해 보면 원전인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많으니, 고증이라면 고증인 셈이었다.
‘이런 서비스는 예상 못 했는데, 덕분에 저주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군.’
하데스가 비록 주신은 아니지만, 나름 신도도 있고 무엇보다 명계와 죽음이라는 강력한 영역이 있다.
반면 티케는 이제 아는 사람조차 없는, 거의 잊힌 여신일 뿐.
대놓고 저주를 막고 비웃어도 어쩔 수 없는 것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아무튼 서비스가 좋다면 나도 힘내야지.”
파프닐은 신전에 남은 성물과 신상 들을 남김없이 박살 냈다.
단순히 부수는 게 아니라 곡괭이로 광물 캐듯 작업을 하자, 보석은 물론 채광 스킬의 숙련도까지 약간씩 얻을 수 있었다.
애초에 작정하고 부수기로 마음먹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티케의 신전을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더 이상 티케의 신전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신전의 효과가 발휘되려면 신전이 복구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업적 ‘성상 파괴’를 달성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힘 스테이터스가 +3 상승했습니다.
-지혜 스테이터스가 -1 감소했습니다.
-숨겨진 업적 ‘단신으로 신전을 파괴한’을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신전 파괴자’를 획득했습니다.
-행운을 제외한 모든 스테이터스가 +2 상승했습니다.
-여신 티케와의 관계가 상시 ‘최악’으로 고정되었습니다.
-하데스의 호감도가 +3 상승했습니다.
-하데스가 만족했습니다.
-스테이터스 포인트가 +1 상승했습니다.
신전을 전부 파괴하자 열대여섯 개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파프닐은 곡괭이를 거뒀다.
“좋아, 이 정도면 충분해.”
이쯤 되면 플러시가 와도 얻을 거라곤 예쁜 모양의 돌 조각밖에 없으리라!
혹시 모르니 파프닐은 기둥이나 벽까지 남김없이 갈아 버렸다.
“자, 그럼 이제…….”
남은 건 신전 지하에 있는 신전 지하실과 그곳과 연결된 몬스터들의 마굴뿐이었다.
“그 꿀이다, 꿀이다, 강조한 대박 사냥터, 어디 나도 한번 먹어 볼까?”
준비운동도 마쳤겠다,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레벨 업의 시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