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34)
434화
“딥 원이 물러간다!”
“이, 이겼어.”
“우리가 살았어!”
딥 원들이 물러가자 지상에 있던 오다 3함대 인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그사이 파프닐은 골드로드에게 철수 지시를 하고 린돈을 따라 심해로 향했다.
‘딥 원의 심해라……. 르뤼에인가?’
르뤼에.
단순히 해저 도시 하나가 아니라, 심해에 있는 딥 원들의 거대 제국이다.
등장 몬스터들의 레벨은 6~700대.
본래 신대륙, 뮤 대륙에 도달하기 전 플레이어의 성장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신대륙이 운영진의 예상보다 빠르게 알려지며 플레이어들에게 외면받은 지역이기도 했다.
드넓은 대륙, 보다 강력한 몬스터와 고급 퀘스트, 글로벌 플레이어 간 전투를 내버려 두고 바닷속을 다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크지.’
지구에서 바다는 5/7를 차지하며, 물로 치면 97%의 양을 가지고 있다.
호라이즌의 세계도 마찬가지.
각 서버가 들어선 거대 대륙이 있다고는 하지만, 바다의 크기가 최소 70%를 넘는다.
그런 광대한 세계의 한 축을 차지하는 세력이다.
뮤 대륙에 비교해도 훨씬 더 넓은 필드와 던전 곳곳에 자리한 수많은 히든 피스!
그 절반을 차지한 게 바로 저 딥 원들이었다.
‘생각보다 강한 것 같진 않았지만.’
방어 스킬을 쓰지 않아도 대미지가 들어오지 않는 것은 물론.
움직임이나 스킬, 전술까지도 전부 예상 범위 안에 있다.
그동안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만을 잡아 온 파프닐에게, 이 녀석들은 그야말로 피라미 그 자체였다.
물론 새로 얻은 스킬이 없었다면 꽤 성가셨을 것 같긴 하지만.
‘보이드 머쉬룸의 아성체……였나?’
줄여서 보머.
파프닐은 씩 웃었다.
‘굉장한 물건을 주웠군.’
네크로맨서는 언데드 외에도 각종 식물, 골렘, 마수 등을 사역할 수 있다.
외계의 버섯도 식물이라면 사역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무려 하이퍼급의 식물이라니.’
상태창을 열자 정보가 나타났다.
[보이드 머쉬룸]-종족 : ???
-레벨 : 800
-관계 : 사역마
-공격력 : 15,000~16,000
-방어력 : 1500
-충성도 : 100(고정)
-힘 : 2,000
-체력 : 6,000
-민첩 : 1,000
-지능 : 12,500
-지혜 : 13,000
-행운 : 1,000
-가연성 포자 살포(매직)
-빙결 포자 살포(매직)
-초전뇌광 포자 살포(매직)
-살풍 포자 살포(매직)
-번식 포자 살포(유니크)
-다중 독 포자 살포(유니크)
-다중 질병 포자 살포(유니크)
-보이드 독 포자 살포(에픽)
-보이드 질병 포자 살포(에픽)
-효과 대증폭(레전더리)
-디지즈 노바(레전더리)
-절대 독내성 관통(레전더리)
-종언의 속삭임(하이퍼)
매직급 스킬들이라고 얕볼 게 아니다.
스킬 등급과 관계없이 각 포자의 기본적인 위력부터 파프닐의 절대 방어를 뚫고 들어올 수 있고.
질병과 독 포자는 드래곤급의 적, 혹은 불멸자들에게도 유효한 대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아성체를 사역하기만 해도 엄청난 도움이 되었으리라.
적들의 한가운데에 깔아도 되고, 자신의 주변에 아성체 포자를 퍼뜨려 방어를 할 수도 있다.
파프닐은 그 아성체를 사역한 뒤, 새로운 쓰임새를 찾았다.
‘이 포자, 아군에게는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는군.’
게임 시스템적인 허용이 되는지 확인해 본 파프닐은, 곧 포자가 아군을 가린다는 걸 발견했다.
그 후는 일사천리였다.
해골병에게 금속을 씌울 때 홈이 있는 형태로 만들고.
그 후 버섯 포자를 기생시키면 독을 흩뿌리는 포이즌 해골병의 완성이다.
‘그래도 첫 개시는 이번 전투가 처음이었는데, 덕분에 좋은 데이터를 얻었어.’
해상전, 수중전은 기존에 가진 스킬들로는 효율이 떨어진다.
금속은 물보다 무거우니 당연히 가라앉고, 뼈만 있는 해골병들도 수영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
번개나 저주, 흑마법도 물을 뚫고 적을 명중시키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파프닐은 독과 질병을 이용했다.
각종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수많은 독극물 성분, 살을 썩게 하는 장기(瘴氣).
이것들을 한껏 머금은 딥 원의 시체를 그대로 바다에 던져 넣으면, 그 시체는 주변의 물에 독극물과 각종 균체를 퍼뜨린다.
본래 포자와 독, 질병은 공기보다 가벼워 바람에 날려야 정상.
그러나 물을 머금게 된 포자는 급격히 무거워져서 물속에 퍼지게 된다.
심지어 이 독과 독기는 외차원의 것이기에, 어지간한 독은 면역인 딥 원들조차도 단숨에 절명시킬 수 있었다.
바닷속에서 주로 활동하는 딥 원에게서, 그 바다를 뺏어 온 것이다.
결과는 일방적인 대량 학살.
오다 3함대를 유린하던 딥 원들은 독이 퍼지는 족족 죽어 나갔고, 곧 새로운 독의 매개체가 되어 방금 전까지 같이 싸우던 동포들의 목덜미에 칼날을 들이댔다.
‘지상에서도 쓰기에 따라 막강한 파괴력을 지닐 수 있겠고, 수중과 화산, 공중 지대에서도 강력하겠군.’
유일하게 쓸 수 없는 곳은 빙하 지대.
독과 질병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통째로 얼어 버리면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장소에서는 상대를 더없이 곤란하게 했다.
그야말로 일인 군단.
바알런이나 여러 네크로맨서가 꿈꾸는 궁극의 언데드 군단에 맞는 자격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독과 저주였다.
‘군단병 한 명 한 명이 독을 옮긴다면 그만큼 까다로운 게 없으니까’
물론 완벽하진 않았다. 파프닐은 혀를 찼다.
‘독과 질병이 랜덤이라는 게 아쉽긴 하군.’
모든 질병을 한꺼번에 낼 수는 없는지, 매번 포자를 쓸 때마다 랜덤으로 몇 가지 독과 균이 정해져 랜덤으로 나온다.
다른 모두에게는 여전히 위협적이겠지만.
이걸로 인해 단 한 명에게만은 절대 통하지 않을 스킬이 되었다.
플러시.
모든 걸 운빨로 때워 버리는 그 녀석에게, 이건 디버프가 아니라 버프만을 가져다주는 역관광 스킬이 되리라.
‘그래도 나쁜 건 아니지.’
플러시 외의 다른 플레이어, NPC와 몬스터들에게는 무조건 통할 테니까.
생각하는 사이 어느샌가 주변이 검은 물감을 푼 것처럼 어두워져 있었다.
빛조차도 들어오지 않는 심해.
그 너머에서 푸른 빛이 해파리처럼 너울거리고 있었다.
‘저건……?’
거리가 가까워지자 빛의 정체가 보였다.
그 순간 파프닐은 저도 모르게 눈을 비볐다.
‘도시 모양이 이상한데?’
길이 공중으로 깔려 있다가 끊기는 것은 예사.
뾰족해 보이던 건물의 끝이 움푹 들어가 있거나, 공중으로 올라가던 계단이 어느 순간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도 플레이어들을 배려한 설계인지, 전체적인 건물의 모양은 피라미드 모양과 원뿔 형태, 소라고둥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끼리리…….”
“기익!”
그리고 그런 건물들 사이에서 수많은 딥 원들, 그리고 정체불명의 촉수 괴물이나 수많은 눈이 달린 이형의 마수들이 이쪽을 보았다.
-해저도시 르뤼에에 입장했습니다.
-새로운 지역을 발견했습니다.
-명성이 +100 상승했습니다.
-외차원의 구조물들을 목격했습니다.
-건축학 지식이 +10 상승했습니다.
-심해의 신비를 발견했습니다.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공허 계열 마법 저항력이 +1 상승했습니다.
무미건조한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공포 영화에 나올 법한 광경이 연달아 펼쳐진다.
파프닐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도시를 지켜보았다.
‘흥, 괴물 놈……. 역시 우리의 도시를 보니 얌전해지는군.’
린돈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심해의 도시 르뤼에.
수많은 신관과 전사, 더 많은 투사가 있는 이곳은 해저 제국 그 자체였다.
딥 원 제국의 위용, 거기다 이곳 전체에 깔린 그분의 힘을 느꼈다면 당연히 말이 없어질 만도 했다.
‘지상에서 우리 전사를 몇 번 죽여 봤자 그뿐……. 우리의 진정한 힘을 똑똑히 보아라.’
득의양양한 린돈은 일부러 속도를 늦춰 도시 곳곳의 전경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만약 그가 파프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흠……. 저 길로 계속 직진하면 북서쪽 함정으로 공간 이동이 되는군.’
‘계단이 아니라 낭떠러지이니, 저기선 해골병들을 먼저 깔아 다리를 만들고 움직여야겠어.’
곳곳에 보이는 함정들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안쪽으로 향하는 올바른 공략 루트, 그리고 각 지점에서 잡기 좋은 진영을 생각한다.
만약 르뤼에를 공략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때 이 정보가 큰 도움이 되리라.
‘공략을 하려는 플레이어에게 팔아도 되고 말이지.’
공략할 가치는 충분했다. 외신의 사도가 있고, 외신이 숨겨 놓은 강력한 아이템과 외신을 잡으면 나오는 칭호, 각종 스테이터스나 스킬 등은 각각이 최소 수억 원이 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을 테니까.
그러나 다른 외신의 사도나 플러시, 세이메이 같은 일로 바쁜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둘을 태운 비누 거품은 도시 한복판의 거대한 구멍으로 들어갔다.
심해 바닥에 파인 굴.
거의 마리아나 해구 같은 느낌의 그 장소 안에 들어간 순간,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저건……!”
“우리의 신, 다곤 님이시다.”
린돈의 말이 육성으로 들려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게 앞에 있었다.
수 킬로미터 이상으로 넓고 큰 공간.
곳곳에는 마천루 크기의 딥 원들 여럿이 눈을 빛내고 있고, 한가운데에는 수백 미터가 넘는 거대한 딥 원이 정면을 보고 있었다.
“위대한 해신이시여, 이자가…….”
“알고 있다.”
바닷속 전체가 공명하며 목소리를 전달했다.
“인간……. 아니, 피와 삶에 값어치가 매겨진 종족이여. 그대가 여기 온 이유는 그자에 대한 것을 물어보려고 하는 것일 터. 그렇지 않은가?”
“…….”
파프닐은 꿀꺽 침을 삼켰다.
외신의 사도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신 본체를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이 정도면 신대륙에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는 사냥터가 아니다.
‘그래도 생각만큼 강해 보이지는 않는군.’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상대.
파프닐은 그렇게 생각하며 말문을 열었다.
“일단 인간들과 싸운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들은 나의 영역을 의도적으로 침범했다. 당연히 거슬리는 건 치워야겠지.”
“그럼 세계의 벽을 뚫는 건 아무 문제 없다는 겁니까?”
“가이아가 만든 벽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것이 약간 더 빠르게 사라진다고 한들, 나와 내 추종자들, 그리고 그분들에게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다.”
“……답변 감사합니다.”
오다 노부나가에게 이 사실을 알려 주면 엄청난 보상을 또 받을 수 있으리라.
파프닐은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럼 한 가지 더……. 일전에 이곳에 침입한 인간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인간 검사……. 아득한 세월 동안 이곳에 온 인간은 단 한 명밖에 없었지.”
“그렇겠지요. 인어들, 아틀란티스의 편에서 당신들과 싸웠던 그자 말고는.”
파프닐은 심호흡을 하고 물었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것만 가르쳐 주신다면, 당신의 신관과 했던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그자는 세상의 행운이 돌보는 자, 위대하신 그분, CthuXXX 님과 대등하게 싸운 특이한 인간이었다.”
다곤이 촉수를 꿈틀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나 그 행운도 놈을 그분의 저주에서 지켜 주지는 못했지. 그는 그분의 저주를 맞고 이곳에서 튕겨 나가, 아주 머나먼 지상으로 떨어졌다.”
“지상……?”
“삼황오제와 옥황상제, 투신과 신선들이 있는 곳……. 너희가 부르는 말로는 중원이라 하는 곳이다.”
중원. 다른 말로는 중국 서버.
파프닐의 주먹에 힘이 가득 들어갔다.
‘찾았다, 플러시.’
드디어 그 빌어먹을 녀석의 행보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