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43)
443화
파프닐이 일본 서버에 가 있는 사이.
전 세계 호라이즌 서버 곳곳에서는 커다란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었다.
우선 한국 서버에서는 최초로 신을 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주역은 당연히 파이브스타.
이시우와 검노인, 베로니카를 비롯한 파이브스타의 최정예 멤버들은 물론.
1군과 2, 3군 등 수만 명의 유저들이 한 몸처럼 움직여 종래는 하급신을 쓰러뜨렸다.
비록 말단의 말단이고, 심지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봉인된 최하급 신이다.
게다가 악마교단, 폭주하는 드래곤까지 끌어들여 한껏 힘을 빼기까지 한 완벽한 사냥.
그러나 신은 신이다.
무려 970레벨.
네 자릿수 레벨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사냥에 성공했던 몬스터 중 가장 강한 개체를 사냥한 것이다.
-와, 저걸 기어이 잡았네.
-파이브스타 길드가 성장이나 몬스터 사냥 면에선 전 세계 1위일걸.
보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저들은 갓급 아이템이 있을 거라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호라이즌 모든 아이템 등급의 정점!
하지만 자세한 보상 내용은 철저히 기밀에 부쳐졌기에, 유저들은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여러 곳에서 큰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미국 서버에서는 남부 세력이 대규모 반격에 성공, 기세를 올리던 북부에 엄청난 손해를 입혔으며.
신수 천둥새의 힘을 얻은 플레이어들이 전면에 나서는 등의 일이 있었다.
유럽 서버에서는 독일 측 세력이 영국, 프랑스 길드와 대규모 세력전에 돌입.
그 와중에 강력한 마법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놀라운 일은 중국 서버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정체불명의 새로운 천마신교 교주가 등장하더니, 기존 교주였던 상관기홍을 백수로 만들고 천마신교 교주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교주를 등에 업은 천마신교는 곧바로 무림맹, 녹림, 황군에게 전쟁을 선포했다.
당연히 무림맹은 코웃음 쳤다.
예로부터 중국은 꽌시와 인맥의 나라.
천마신교는 물론, 무림맹과 황군 등에 있는 랭커급 플레이어들은 모두 서로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다.
그들 중에는 공산당의 상무위원, 재벌 총수나 그 아들, 군 4성장군 같은 상위 계층도 꽤 있었다.
계층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위치한.
중국이라는 나라를 움직이는 거물들.
만약 운영진이 허락했다면 ‘VIP 캐릭터, VIP 아이템’에 수백억 원까지도 쓸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신임 천마는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뭐, 별것 아니겠지요.
-그동안 할 거 다 해서 심심했는데, 오랜만에 대규모 레이드 좀 뛰어 볼까?
가볍게 대응하던 무림맹은, 순식간에 구대문파 중 두 곳이 무너지자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저 천마 놈, 보통이 아니야!
-어디서 뭐 하던 놈인진 몰라도, 압도적인 힘이다……!
검붉은 불꽃, 성화를 다루는 새로운 천마.
놀랍게도 그 천마는 무림맹과 황군의 네임드들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두며 중국 서버를 제패했다.
-저 녀석 어디 사는 누구야? 공안 보내.
-그게……. 조회가 안 된답니다. 정보나 자료 무엇 하나 없다고.
-그게 말이 돼? 데이터베이스에 쌓인 게 얼만데……. 저놈이 중국인인 이상, 절대로 벗어날 수 없을 텐데!
현실에서 해코지를 하려 해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신생 천마, 플러시는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었으니까.
-중국 서버가 한 명한테 통일됐다는데?
-말도 안 돼! 거기 인구만 2억이 넘는데 도대체 어떻게…….
-소문이긴 한데, 그 천마가 움직일 때마다 무림맹 측에 운이 안 좋은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나 봐.
-뭐?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지.
새로운 천마가 이길 수 있던 이유의 대부분은 운이었다.
천마와 싸우러 나선 무림맹의 군대는 수많은 확률의 저주에 확정적으로 시달렸다.
포위 공격 도중 부대 하나가 신호를 잘못 알아듣고 엉뚱한 곳으로 간다든가.
공격 도중 갑자기 요괴들이 무림맹을 공격한다든가 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래도 천마의 능력이 부족했다면 승리는 무림맹에 돌아갔을 것이다.
새로운 천마는 모든 전투의 선두에서, 적들을 학살했다.
자신의 힘이 중국 서버의 정점에 있음을 증명했다.
그렇게 바깥세상이 흘러가는 와중.
오다 노부나가가 한 가지 발표를 했다.
“오늘, 우리는 본격적으로 일본 서버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오니가시마 섬.
일본 서버에 잘 알려진 금역 중 한 곳이자, 600레벨대의 요괴와 마수들이 가득한 귀신 섬이다.
24시간 독 안개가 퍼져 있고,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거점은 작은 어촌을 개조한 요새 단 한 곳뿐.
사실상 몇몇 고레벨 플레이어 외에는 인적 자체가 끊겨 있는 곳이다.
바로 그곳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그동안의 탐색전으로 좋은 결과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결과도 있었습니다.”
자리에는 무사시와 세이메이(야베), 그리고 아케치(도만)를 비롯한 오다 클랜의 최고 간부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일본 서버의 일반 유저들과 미디어들은 이 연설을 주목했다.
하지만 해외는 달랐다.
몇 명의 주재원과 송출 카메라가 있는 걸 제외하고서는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를 것입니다. 일본 서버의 위엄을 온 세상에 보여 주고, 나아가 일본이 최고의 게임 강국, 바다를 지배하는 강대국 서버임을 모두에게 입증할 것입니다!”
오다 노부나가가 본 내용을 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일본 서버는 이제부터, 세계를 정복할 것입니다!”
-방금 뭐라고?
-세계 정복?
일본 서버 전체가 다시 움직인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말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대업의 선두에 설 것이 바로 이 녀석입니다. 다이야마토, 발진!”
오다의 명령에 오니가시마 섬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쿠쿠쿠쿠.
산과 바위가 흔들리다가 갈라지더니, 그 안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은빛 철갑함이 튀어나온다.
“저, 저건!”
“미친……!”
철갑함의 크기는 무려 현대 항공모함의 2~4배에 달했다.
중세 배경의 게임에서는 있을 수 없는 크기에, 연설을 지켜보던 플레이어들은 저도 모르게 헉 소리를 냈다.
쭉 뻗은 유선형의 형체 곳곳에 장비된 현대식 함포와 설비들.
현대 FPS 게임, 21세기를 배경으로 한 듯한 모습의 전함의 등장에 유저들은 눈을 몇 번이나 비볐다.
심지어 아직 끝이 아니었다.
바다 위에 떠서 움직이는 다이야마토의 양옆으로, 금속으로 된 야마토 함대 수십 척이 뻗어 나왔다.
해상전에서 커다란 기함 하나가 집중 공격을 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많은 호위함을 건조한 것이다.
일반 배라고는 하지만, 그 크기도 어지간한 현대 초계함이나 쾌속선에 버금가는 크기다.
해군 강국이라 불리는 일본.
그 일본의 해군 함대를 그대로 바다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이제 이 함대로 전 세계를 정복할 것입니다! 우선은 오다 클랜의 동맹이었던 아크 길드를 공격한 한국 서버부터입니다.”
그 배 위에서 자신만만하게 선포하는 오다 노부나가를 마지막으로 연설이 끝났다.
-오다 노부나가, 선전포고를 하다.
-일본 서버가 한국 서버를 침공할 야욕을 드러내다.
-파이브스타 길드, ‘신대륙의 모든 권역과 경로는 철저히 관리 중……. 일본 서버의 군대가 오면 최선을 다해 막을 것.’
한국 서버의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불에 기름을 넣은 듯 타올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선전포고? 선전포고?
-왜놈들이 난리도 아니네. 거북선 맛 좀 볼래?
-저번에 아크 길드 돕다가 개털린 녀석들이 무슨…….
-일본이랑 싸우는 이벤 뜨면 같이 파티해서 나가실 분 구함. 인당 10인 이상 처치 목적, 투기장 랭킹 골드 이하 ㅈㅅ
많은 유저가 일본 서버의 공격을 기다리며 칼을 갈았다.
그럴 만했다.
게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데다, 일본과는 두고두고 악감정이 있는 한국.
게다가 일본 서버는 아크 길드를 통해 한 번 음모를 꾸미다 실패한 적 있다.
-언제든지 와 보라지. 김치 게이머 매운맛을 보여 줄 테니까!
하지만 그런 반응은 오다 노부나가의 연설을 본 순간 쑥 들어갔다.
정확히는 노부나가가 탄 초거대 함선과 호위함대를 본 뒤부터다.
-저 배는 뭐야?
-씨바……. 무슨 판타지 게임에서 현대전을 하고 있어.
-외양만 삐까번쩍한 거 아님? 그래 봤자 화약 대포 쓰겠지;
-ㄹㅇ; 마법으로 막으면 될 듯.
-Oh, those Japanese built a fleet!(오, 저 일본놈들이 함대를 만들었어!)
-Wtf……. What the hell are we doing?(젠장……. 우리 윗대가리들은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미국과 유럽, 러시아, 해외 각 서버에서도 난리가 났다.
그럴 만했다.
일본 서버의 저 함대는 지금까지 있었던 호라이즌의 기본적인 틀을 짓밟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다름 아닌 한국 서버 최강의 길드인 파이브스타였다.
“흠……. 놀랍군요.”
커다란 홀로그램 화면이 떠 있는 회의실 안.
파이브스타 최고 간부진이 모여 있었다.
평소 성장에 관심을 두었던 이시우와 검노인, 베로니카 등도 이번에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다 노부나가……. 이와사키가 엄청난 일을 해냈어요.”
화면 너머 은빛 배를 보던 이시우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전략 기획부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죠?”
“아, 예.”
대머리가 돋보이는 중년 남성, 전략 기획부장이 설명했다.
호라이즌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랭커였지만, 이시우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 같은 모습이다.
“일본 서버의 최종 병기이며……. 만약 전면전, 해상전을 시행할 시 현재 저희 측의 가용 전력으로 승리할 확률은 대략……. 10%가량입니다.”
“10%라…….”
“겨우 그것밖에 안 돼? 이 쓸모없는…….”
“그래도 꽤 후하군요.”
화내는 베로니카를 무시한 이시우가 평가했다.
“그 말인즉 저 다이야마토라는 함선의 스펙이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겠고요.”
“예,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는 차원 장벽으로 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검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 노인이 시도해 봤지만, 그 벽은 뚫지 못했습니다. 특별한 수단이 없는 이상 저 말은 사실입니다, 도련님.”
“그렇군요…….”
수개월의 시간.
그다지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파이브스타에는 그 정도만 있으면 충분했다.
이유? 간단하다.
최종 병기를 준비 중인 건 그들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이전에 다이야마토가 한국 서버에 온다면, 확실히 심각해집니다.”
“그럼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겠군요.”
“네?”
“오다 노부나가……. 그는 네임드입니다. 그런 그가 저렇게 공식적인 발표를 했다는 건, 이미 침공 준비와 계획이 준비되었다는 것일 테니까요.”
이시우의 눈이 번득였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지요. 다이야마토를 파괴, 혹은 점령할 수 있다면 파이브스타 길드는 확실히 전 세계의 정점에 설 수 있을 겁니다.”
“……!”
“함대를 준비시키도록 하세요. 이번에는 지난번 철갑선 때처럼 실패해서는 안 될 겁니다.”
“예!”
최초의 철갑선을 두고 일어났던 각축전.
그때 같은 패배는 결코 용납하지 않으리라.
“파프닐이 잠잠한 지금이야말로 기회, 이번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기를 바라지요.”
한국 서버의 왕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