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45)
445화
“일본 서버의 함대가 여길 노린다고? 어디 올 테면 와 보라지!”
세일럼시의 시장인 고던은 일본 서버의 침공 소식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럴 만했다.
이곳이 어딘가.
파이브스타 길드의 수많은 유저가 하루에 수만 명씩 오가는 대도시다.
곳곳에는 수많은 성채와 방어 탑, 포루가 놓여 있고, 수만 명의 병사가 해변가와 언덕, 근처의 산에 대기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해상전에서 패배한 뒤, 파이브스타 길드는 이곳에 5천 명의 기사단, 그리고 4천 명의 마법 병단을 배치했다.
하나하나가 레벨 500이 넘는 파이브스타의 1군 전력이다.
심지어 이들을 이끄는 건 무려 베로니카.
파이브스타의 다섯 별 중 한 명이자.
최강의 마법사라고 불리는 유저였다.
“다이야마토건 다다이야마토건 전부 다 와 보라고 하시죠! 베로니카 님과 여러분이 계시니 여긴 이제 안심입니다!”
이 때문에 고던은 수평선 너머로 은빛 거함이 나타날 때까지도 자신만만해했다.
결국 도시를 공략하기 위해선 상륙을 해야 하는데, 그 전에 해안포와 베로니카의 마법에 노출될 터.
그렇다고 멀리서 함포만 쏘면, 이쪽은 도시에 설치된 보호막으로 대응한다.
보급이 불가능한 다이야마토에 비해, 이쪽은 끊임없이 육상에서 지원이 오니, 손해 보는 교환은 절대로 아니었다.
“다이야마토다!”
“어디 올 테면 와 보라지!”
“야! 뭐 하냐!”
수평선 너머의 다이야마토를 사람들은 일제히 야유를 내질렀다.
그때였다.
다이야마토의 선수가 양옆으로 열리고, 그 안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거대한 크기의 대포가 솟아 나왔다.
마치 전극 같기도 하고, 우산 끝 같기도 한 그것의 주변엔 수많은 마석이 빼곡이 꽂혀 있었다.
“저…… 저거…….”
“영상에서 나온 적 없는데?”
마치 로봇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나올 법한 디자인의 포에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 순간 전극 끝에서 광채가 일었다.
수많은 마석이 빛을 내자 다이야마토 함선의 안쪽에서 미증유의 거력이 전극의 끝에 모여 구체가 되고 있었다.
“저, 저거!”
“광선포! 피해욧!”
모두가 경악했다.
다음 순간 빛의 기둥이 해안가와 도시를 휩쓸었다.
-수호 대결계가 발동했습니다.
-수호 대결계가 파괴되었습니다.
-앱솔루트 네이처 배리어가 발동했습니다.
-앱솔루트 네이처 배리어가 파괴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가 발동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가 파괴되었습니다.
-루의 신결계가 발동했습니다.
-루의 신결계가 파괴되었습니다.
파이브스타에서 준비한 대결계들이 단숨에 산산조각 난다.
압도적인 파괴력.
마지막에 붉은 광선이 잠깐 솟아 나와 빛을 막았지만, 금방 밀려나며 도시는 그대로 공격에 휩쓸렸다.
콰아아앙!
광선에 직접 닿은 부분은 그대로 지워지며 거대한 크레이터가 남았고, 주변엔 뜨거운 열기가 퍼져 나가며 추가 대미지를 주었다.
“미…… 미친.”
수성전을 준비하던 유저와 NPC들이 한순간에 쓸려 나갔다.
살아남은 유저들은 말도 안 되는 위력에 입을 쩍 벌렸다.
“저게 주포?”
“방금 뭐가 지나간 거지?”
방송 화면이나 멀리서 볼 때는 빛의 기둥이 도시를 덮은 것처럼 보였다.
직접 당하지 않은 사람들도, 영상을 보자 절로 식은땀이 흘러나왔다.
“마, 말도 안 되는…….”
“이……. 이 새X들……!”
베로니카가 핏발이 선 눈으로 일어섰다.
-플레어.
뜨겁게 모인 화염이 다이야마토를 노리는 순간.
이번에는 양옆의 포탑들이 일제히 십자 포화를 쏟아부었다.
“꺄아악!”
반격을 하려던 베로니카의 모습이 연기와 폭발에 가려졌다.
그렇게 세일럼시는 세일럼‘이었던’ 것으로 변할 때까지 포격을 두드려 맞았다.
산발적인 해안 포대의 공격까지 완전히 사라질 즈음.
포격을 잔뜩 먹인 다이야마토가 해안가에 다가왔다.
“제1진! 상륙!”
“상륙!”
카부토를 입고 말에 탄 일본 장군들이 선두로 내려오고, 그 뒤를 마찬가지로 갑주를 차려입은 왜병들이 줄을 지어 한국 서버의 땅을 밟았다.
그 수는 무려 1만여 명.
병사들을 다 내려놓은 다이야마토는 승강구를 거두더니 다시 먼 바다로 향했다.
“전진!”
“우오오오!”
상륙을 마친 일본 유저들이 유유히 불타고 무너진 도시를 지나 안쪽으로 향했다.
그것을 본 파이브스타 유저들, 나아가 한국 유저들은 깨달았다.
일본 서버는, 오다 노부나가는 애초에 전면 전쟁을 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쓸데없는 전면전 대신, 다이야마토 한 기만으로 전쟁을 이기겠다는 계획을 말이다.
-저, 저거 진짜 더럽게 세네.
-그래도 뭐……. 어차피 해상에서 포만 쏘고 병력 내리고 가는 거 아닌가요?
-그래도 됩니다.
영상이 풀리자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다.
-저 녀석들, 저렇게 하면서 도시에 연결된 해로들을 전부 부숴 버리면, 한국 서버는 해상무역과 운송이 전부 틀어 막혀 버리지요. 심지어 신대륙도 마찬가지고요.
-어? 그럼 설마…….
-신대륙이랑 구대륙 간 보급이건 왕복이건 전부 단절되면,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서버를 천천히 요리하면 그만입니다. 상륙한 병력은 상륙한 병력대로 정복 전쟁을 수행할 거고요.
-미친……. 그럼 어떻게든 바다를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막아야죠.
막지 않으면 죽는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근데 저걸 어떻게 막죠?
-그건…….
다이야마토를 막아야 하지만,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
-이건 한국 서버가 힘을 합쳐야 하는 게 아닌가…….
-파이브스타 따까리가 되자고? 죽어도 사양임.
-아니, 파이브스타 말고.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파프닐 있잖아. 파프닐이랑 파이브스타가 같이 싸우면…….
-파프닐이면 인정이지. 요새 좀 폐관수련 하고 있긴 한데.
-파프닐 님은 믿을 만한 듯. 저번에 본대륙에서 곤충 웨이브 터졌을 때 파프닐 님만 싸워 줬고, 친일파 아크 길드도 앞장서서 싸워 줬잖아요.
늦었을 뿐 파이브스타도 참전하려 했었지만, 어쨌건 싸우지 않은 건 싸우지 않은 것.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파이브스타는 이득만 노리는 대기업, 그리고 파프닐은 일반 유저들을 위해 싸우는 영웅이 되어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파이브스타랑 파프닐이 같이 싸워야 하지 않나.
-근데 파프닐이 나서서 싸우겠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지.
물론 파프닐이 싸워 줄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때 프론티어 길드에서 발표했다.
-프론티어 길드, 일본 서버의 침공을 맞아 파이브스타 길드에 동맹 제안
-소소한 세력전보다 서버를 먼저 지키자.
갑작스러운 프론티어 길드의 제안에, 파이브스타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파이브스타, 프론티어 길드의 제안 ‘불가’
-일본 서버의 견제는 파이브스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해결할 것임. 프론티어 길드가 그 전에 싸우고자 하면 상관하지 않겠음.
너희가 뭘 하건 상관하지 않겠다고.
-아니, 파이브스타 진짜ㅋㅋㅋ
-개털리고 나서 저러니까 좀 추한데?
당연히 여론은 난리가 났다.
그러나 파이브스타는 묵묵부답이었다.
속셈은 뻔했다.
다이야마토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로크아일, 파프닐의 항구도시도 초토화시켜야 하는 건 당연지사.
그러니 그때까지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것이다.
-파프닐도 얻어맞아 보라고 저러는 거지?
-추하다, 추해.
-파프닐이 먼저 도와달라고 굽힐 때까지 안 돕겠다 그거 아님?
-이러면 어떻게 하지…….
-난 프론티어 길드에 갈 거임. 파프닐이 혼자 싸우면 도와야지.
-나도.
-저도 갑니다.
곳곳에서 유저들이 프론티어 길드에 가입하거나, 동맹 제안을 했다.
악당들만 두들겨 패기로 유명한 해적 ‘부산횟집’.
무희 랭킹 1위이자, 현직 연예인인 브릿지 등.
기존에 프론티어 길드에 없던, 길드 간 세력 다툼에 참가하지 않던 거물들도 이번엔 힘을 합쳤다.
그럴 만했다.
한국 서버가 일본에 넘어가는 건 지금까지의 세력, 길드전과 전혀 차원이 다른 큰일이었으니까.
***
“크하하하하!”
대한국 서버 전쟁용 전진 거점인 오사카성.
그곳에서 통쾌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국 놈들, 아주 정신을 못 차리는군.”
웃음을 터뜨린 것은 일본 해군 사령관 야마모토였다.
“경축드립니다! 해군대장님!”
“경축드립니다!”
“오다 클랜 만세!”
“만세!”
장내에 있던 해군 장교들이 술잔을 들었다.
“음, 고맙다!”
같이 술잔을 든 야마모토가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 씩 웃었다.
“설마 이런 계획일 줄은 상상도 못 했겠지.”
모든 해안 도시들을 파괴해 해로를 없애고.
고레벨 유저들을 신대륙에 격리시킨 후.
한국 서버에 고레벨 일본 유저들을 계속해서 상륙시킨다.
사실상 다이야마토 한 척만으로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마토 함대들은 대양에서 보급 거점을 만들거나, 우회하는 한국 선박들을 끊고, 다이야마토만으로 한국 서버 전체를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지.”
심지어 그게 통한다는 게 더욱 무시무시한 일이다.
일본 서버 전체의 귀금속을 모았고, 수많은 요괴의 내단과 마석, 영석을 전부 끌어모아 만든 최종 병기.
드래곤 군단이라도 나오면 모를까.
일반적인 목조선이나 철갑선, 혹은 랭커들 따위로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하긴……. 설마 단 한 척만으로 전쟁을 걸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겠지.”
500년 전, 일본은 조선을 침공했다가 처참한 패전을 겪었다.
그중 가장 굴욕적인 패배가 다름 아닌 명량 해전.
12척의 배에게 1백 척이 넘는 배를 잃어버렸던 그 패전에서, 오다 클랜과 간부들은 교훈을 얻었다.
“12척의 배에 진 이유는 지휘관의 능력과 함선의 성능 때문이지…….”
이순신이라는 초월적인 지휘관, 그리고 바다의 요새라 불리던 판옥선의 힘.
그 앞에서 일본군은 눈앞에 온 승리를 고스란히 말아먹는 대참패를 겪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패배를 교훈 삼아 배의 숫자를 압축하고 또 압축했다.
12척도 필요 없는.
단 한 척의 초거대 함선 다이야마토.
그야말로 거함 거포 주의의 끝판왕이다.
“현실이라면 비행기나 항공 전력에 속절없이 당할 테지만……. 이곳은 게임이란 말이지.”
중세 판타지 세계인 호라이즌에 공군이 있을 리 없고.
폭격기나 전투기는 더더욱 있을 리 없다.
아니, 있더라도 제대로 효과를 보진 못했을 것이다.
강력한 마력 결계와 요격포, 귀금속으로 보호되는 다이야마토는 무적이었다.
그것을 증명한 게 이번 파이브스타와의 해전, 그리고 세일럼시 공략이다.
한국 최고의 길드인 파이브스타의 주력 병력과 요새를 상대로, 다이야마토는 단 한 명의 손실도 없이 완승을 거뒀다.
“오다 님께 승리 보고는 드렸나?”
“예, 승전을 축하한다며……. 이대로 작전을 계속 수행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음, 알겠네.”
“더불어 해군 모두의 능력에 특별히 금일봉을 내려 주시기도…….”
“오오오!”
오사카성의 분위기가 한층 더 달아올랐다.
“자, 제1군을 내렸으니. 다이야마토가 복귀하면 바로 2군을 태우고 출항이다!”
“제2육상군 파이몬 다이묘, 바르바토스 다이묘, 아몬 다이묘 준비되었습니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랭커 영주들이 각각 부하들을 이끌고 육상 공격군에 자원했다.
다이야마토만 온다면 2군, 3군, 4군. 끝없이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있었다.
“좋아,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도록. 한국 서버가……. 새로운 땅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하이!”
해군 장교들이 다시 한번 구호를 외쳤다.
그날로부터 수일 후.
“어째서…….”
야마모토는 창백해진 낯빛을 한 채, 수평선을 보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그의 메마른 입술이 떨어졌다.
“어째서 다이야마토가 오지 않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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