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47)
447화
“이 쓸모없는 녀석들 같으니!”
도쿄성의 천수각.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축제 분위기였던 이곳은, 오늘 이 시간만큼은 온 성이 쥐 죽은 나락처럼 고요했다.
그 속에서 단 한 사람의 노호성이 터져 나왔다.
“너희가 진짜 사람이냐!”
노호성을 내는 건 오다 노부나가였다.
평소 포커페이스를 잃지 않던 그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 소리쳤다.
“다 꺼져! 해고다, 이 쓸모없는 밥버러지들아!”
인격적 모독이 섞인 욕설을 듣던 간부들이 고개를 움츠렸다.
사태의 원인은 오늘 아침 들어온 한 가지 급보 때문이었다.
“다이야마토를 탈취당해?”
“예……. 내부에 있던 인원들은 소형 목조선들을 제공받아…….”
“누가 그게 궁금하댔나!”
대답하던 간부 한 명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런 멍청한 놈들……. 너희 같은 놈들을 데리고 대업을 이루려 했으니……!”
오다 노부나가는 가슴을 쾅쾅 쳤다.
차라리 한국 서버가 압도적인 힘으로 다이야마토를 부쉈다면 이 정도까지 억울하지는 않았을 거다.
다이야마토를 뺏은 적은 단 한 명.
허술한 경계를 뚫고 배 안에 들어온 한 명이, 그대로 동력원을 장악하고 승조원과 간부, 경비 인원들을 전부 쓰러뜨렸단다.
“고작 한 명이다……. 그 안에 몇 만 명이 있었는데! 수비 병력은 뭘 하고 있던 거냐!”
“그, 그게……!”
“한국 서버에 상륙한 후 돌아오고 있었는지라, 최소한의 호위 병력만 있었다고 합니다.”
“최소한? 그래서 1만 명이나 있었나?”
일반 항공모함의 승조원은 대략 4천 명.
그 몇 배나 되는 다이야마토에는 무려 1만 명이나 되는 승조원들이 각자의 임무를 맡고 있었다.
“1만 명으로 한 명을 못 이기고 그 배를 탈취당하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그 한 명이 보통 인간이 아니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요.”
장내의 시선이 목소리가 나온 곳으로 집중되었다.
“아케치……. 그게 무슨 소리냐?”
“방금 한국 서버 게시판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프론티어 길드의 파프닐이 다이야마토를 빼앗는 데 성공했다고요.”
“파프닐?”
“파프닐이라고?”
“으음!”
순간 장내에서 간부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놀랐다.
‘파프닐이라면 그럴 수 있지.’
‘그자, 아크 길드와 싸울 때도…….’
일본 서버에서 한국 서버를 분석할 때 SSS급 위험도로 책정된 두 사람이 바로 파프닐과 이시우였다.
만약 파프닐이 배에 잠입했고, 만전의 준비를 했다면 다이야마토가 탈취당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파프닐의 클래스도 일대다에 최적화되어 있다.
넓고 복잡한 다이야마토 안에서 파프닐의 해골병들은 그야말로 미쳐 날뛰었으리라.
하지만 그런 말을 해 봤자 다이야마토가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파프닐이 뺏을 만해서 뺏었으니 얌전히 뺏겨야 한다고?”
“그건 아닙니다. 다만 파프닐이 직접 나섰다면 전력상 어쩔 수 없다는 것뿐.”
“흐음, 말은 잘하는구나. 네놈 머리처럼 매끄러워, 아케치.”
평소였다면 깔끔하게 넘어갔겠지만, 오다 노부나가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 그렇게 말하는 걸 보아하니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도 가지고 있겠지?”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없다.
이것은 이른바 화풀이.
그렇게 잘 알면 네가 풀어 보라는 꼬장에 가깝다.
아케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곧바로 사죄하며 물러나면 괜찮겠지만, 이대로라면 오다 노부나가의 화를 자신이 뒤집어쓴다.
그러나…….
“예, 노부나가 님.”
“호오? 그럼 잘됐군. 다이야마토를 다시 찾아오면 내 너를 중히 쓰지.”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나서 봤자 이 사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표정에 짜증이 어렸다.
“그럼 대체 무슨…….”
“적이 소수의 인원을 보냈다면, 이쪽도 그렇게 해야겠지요.”
“흐음?”
회의 중 처음으로 오다 노부나가의 얼굴에 분노가 아닌 다른 감정이 어렸다.
“좀 더 말해 보도록.”
“예, 그러니까…….”
그때였다.
“노부나가 님! 노부나가 님!”
척, 부하 한 명이 급히 달려들어 왔다.
“무례하다! 회의 중에.”
“죄송합니다. 하지만 노부나가 님께 급히 보고드려야 할 게…….”
“뭐냐.”
“그…… 그게…….”
부하가 말을 이었다.
“파프닐이 생존자들 편으로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오다 노부나가 님과 협상을 하고 싶다고…….”
***
다이야마토의 함장실.
오다 노부나가와 부하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곳에서, 파프닐은 점검을 하고 있었다.
‘이 다이야마토라는 거…….’
점검하는 것은 당연히 오다 노부나가의 함, 다이야마토에 대한 것이었다.
‘상상 이상이군.’
[다이야마토]-등급 : 하이퍼
-분류 : 선박
-제한 : 없음
-장착 파츠
-주포 : 밀레니엄 네오 하이퍼 아케인 플라즈마 야마토 블래스터
-제1부무장 : 아마테라스 80cm구경 주포X8문
-제2부무장 : 아마노무라쿠모 레이저 캐논X36문
-제3부무장 : 토츠카노츠루기 발칸포X144문
-제4부무장 : 어뢰방어용 씨 스팅어 X16
-방어력 : 50,000
-HP : 3,931,577,841,551(3조9천3백15억7천7백8십4만1551)
-공격력 : 최소 55,000,000 최대 1,200,000,000.
-속도 : 45노트~60노트
-배리어 : 구궁오행 프리즘 배리어(하이퍼)
-상세 설비 : (확인을 원할 시 터치하십시오.)
-현재 선원 수 : 1/10,000(매우 부족)
……(후략)……
현재 제작 가능한 어떤 배도 이길 수 없는 사기적인 스펙.
일본 서버 전체가 만든 역작을 손에 넣는 데 성공한 것이다.
‘뭐, 어디까지나 시작이지만.’
다이야마토를 탈취한 것은 어디까지나 미끼.
아무리 일본 서버의 총수인 오다 노부나가라 해도, 다이야마토를 가져오기 위해서라면 협상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 거다.
물론 지금도 만날 수는 있긴 하지만.
데스 드래곤이 아닌 파프닐로서 만날 기회가 필요했다.
‘그다음부터는 계획을 이어 나가야지.’
그때였다.
띠링!
보이스 메시지창이 반짝이며 연락을 알렸다.
누군지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이 때문에 연락을 받은 파프닐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지?”
-야. 야, 이 자식아!!
킨도르한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대형 사고를 칠 거면 적어도 말은 하고 가야지! 씨바……. 개코 놈도 이런 짓은 안 하는데, 어떻게 윗사람이란 녀석이…….
일본에서 활동한다고만 말해 뒀지, 다이야마토 탈취는 파프닐의 독단이긴 했다.
이어지는 잔소리를 듣던 파프닐이 짧게 말했다.
“하지만 통했지?”
-……젠장. 잘했다. 겁나게 잘했어.”
이 말만큼은 진심이었다.
다이야마토가 계속 활동한다면 한국 서버 전체에 계속해서 손해가 누적되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아 참, 이럴 때가 아니지. 지금 그거 조종 가능해?
“조종?”
-선원이 없어서 안 되려나?
파프닐은 질문했다.
“조종은 왜?”
-그야 당연히 배를 뺏었으니 우리가 역으로 써야지. 생각해 봐라. 일본 서버를 일방적으로 초토화시키는 다이야마토를! 열도에 상륙해서 일본 사무라이 놈들을 쓰러뜨리는 우리 기사랑 마법사들을! 크…….
국뽕이라는 말이 있다.
자국에 대한 환상에 도취되어, 무조건적으로 자기 나라를 찬양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른다.
물론 어느 정도는 자기가 속한 나라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사실을 무시하면서 그렇게 부르는 게 문제지.
아무래도 킨도르한은 그런 국뽕의 초기 단계인 듯 했다.
‘이건 예상 못 한 사실이군.’
이름의 모티브가 ‘김두한’이었던 것엔 그쪽도 있었던 건가.
“킨도르한.”
파프닐은 열변을 내뿜는 킨도르한에게 말했다.
“인수 인원은 필요 없다.”
-그러니까……. 뭐?
킨도르한은 순간 반문했다.
그런데 그게 파프닐의 의도와는 약간 다르게 받아들인 듯했다.
-아, 해골병들로 조종하는 건가? 놀랍군. 그럼 보급 자체가 필요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거잖아……. 훨씬 대단한데?
“조종은 그렇긴 한데…….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아무래도 킨도르한의 잘못된 상상을 바로잡아 주어야 할 것 같았다.
파프닐은 말을 이었다.
“이 배는 미끼다.”
-미끼?
“오다 노부나가를 끌어내기 위한.”
-그러니까 노부나가를……. 다이야마토를 인질로 잡아 나오라고 협박을 하겠단 이야기지? 범죄 영화처럼!
“…….”
맞는 말이긴 한데, 뭔가 기분이 더러워졌다.
-그렇게 애를 태우다가 노부나가가 못 이기고 나오면, 덤으로 그 녀석까지 잡아서 일본 서버의 머리를 완전히 잘라 버린단 거고.
킨도르한은 보이스 메시지를 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파프닐.
굳이 자신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미 다음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고 있다.
과거 자신이 우미간파와 함께 놈에게 당한 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설계’에 넘어간 것이리라.
“……뭐 비슷하게 흘러가긴 할 거다.”
-너만 믿는다!
이야기를 하던 킨도르한이 아 소리를 냈다.
-아 참, 이번 소식을 듣고 파이브스타 측에서 제안이 왔어.”
“제안?
-그래, 이시우가 직접 보냈더군. 같이 손을 잡고 일본 서버와 싸우자고.
얼마 전 프론티어 길드는 파이브스타에 같이 일본과 싸우자고 제안했다.
파이브스타의 반응은 칼 같은 거절.
너희가 어떻게 하든 알아서 하고, 우리는 우리끼리 싸우겠다는.
어찌 보면 오만하기까지 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다이야마토를 파프닐이 단신으로 탈취했다.
파이브스타의 입장에서는 껄끄러웠던 주식이 갑자기 연일 상한가를 치는 격!
이제라도 프론티어 길드의 잔칫상에 한 상 끼어들고 싶을 것이다.
-어떻게 하지?
“흠…….”
꽤 중대한 사안이었다.
파이브스타의 모든 전력은 소설을 읽은 파프닐로서도 아직 알 수 없을 정도로 광대했다.
그런 그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면, 플러시가 나타나기 전 게임을 끝낸다는 계획에 크나큰 차질이 온다.
하지만…….
“거절하도록.”
-그렇게 말할 것 같았지. 사실 나도 그러려고 했거든.
먼저 손길을 거부하다가, 막상 파프닐이 진짜로 해 내니까 그제야 도움을 청한다.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그러면 파이브스타가 독자적으로 공격하려나?
“가능은 하겠지만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을 거다.”
파이브스타 길드와 일본 서버 간 싸움을 붙이면 이득이 되긴 하겠지만.
그건 저쪽도 알고 있을 테니, 절대 먼저 나서지 않을 거다.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완전히 준비되기 전까진 성장과 자원 모으기에 전념하는 중인 게 현재의 파이브스타였으니까.
이번 사건 같은 중대사가 일어나지 않고서야, 파이브스타는 절대 움직이지 않을 거다.
-흠……. 뭐, 굳이 건드려서 좋은 일 없긴 하지.
납득하던 킨도르한이 질문을 하나 던졌다.
-아, 참. 혹시 오다 노부나가가 안 나오면 어떻게 할 거야?
“음?”
-그 녀석, 굉장히 신중한 성격이라던데. 다이야마토를 미끼로 내걸어도 안 나올 수 있지 않겠어?
“그럼 그때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거다.”
-뭐?
“중요한 건 믿음이니까.”
킨도르한의 목소리에 의문이 어렸다.
-믿음이라니, 뭘 어떻게 믿게 하려는…….
“인간을 연기하는 건 끝났으니, 요괴를 연기할 차례지.”
-……요괴?
설명을 좀 더 바라는 눈치였지만, 파프닐은 굳이 더 말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백 번 말해 주는 것보다 한 번 직접 보여 주는 게 훨씬 확실했으니까.
‘그럼 이제 죽음의 용을 연기할 차례로군.’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