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53)
453화
야쿠자 개, 야쿠이누들의 조직은 인간 야쿠자 조직에 비해 한층 더 유능하고, 또 그만큼 철저한 규율로 지배된다.
야쿠스타가 데려온 야쿠이누들도 마찬가지였다.
잘 훈련된 그들은 야쿠스타가 밀려났음에도 포위망을 풀지 않고 복돌이에게 이를 드러냈다.
“크르릉, 내가 옆을 맡지.”
“도망은 우리가 막는다.”
그 사이로 야쿠스타가 일어났다.
“크릉?”
복돌이의 눈이 빛났다.
비록 공격을 피하느라 힘을 주진 못했지만, 그 발 차기를 맞고도 일어나다니.
“감히……. 내게 발 차기를 먹여? 어디 이것도 받아 봐라!”
야쿠스타가 한쪽 뒷다리를 들고 가랑이 사이를 복돌이에게 향했다.
저 자세는 설마?
“물대포!”
슈웃. 오줌발이 대포처럼 쏟아진다. 복돌이는 발에 힘을 주어 점프한 뒤, 마치 유령처럼 그것을 피했다.
한 번, 두 번.
스무 번을 넘어설 때부터는 야쿠스타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저놈……. 뭐 저리 속도가!’
수많은 수련을 거친 자신의 오줌 대포는 말 그대로 총탄 같은 위력을 지닌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대포도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때였다.
“거기 멈춰라! 안 그러면 네 목숨도 끝이다!”
부하 야쿠이누들이 암견의 목에 이를 들이댔다.
복돌이가 흠칫 놀란 그 순간, 야쿠스타의 물대포 대여섯 발이 복돌이의 몸 곳곳에 명중했다.
“깨개개갱!”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지는 복돌이.
재차 일어서려 했지만 상처가 꽤 깊었다.
“후후, 어리석은 놈.”
그런 복돌이를 향해 야쿠스타가 비웃음을 날렸다.
“어느 파의 복돌이인진 모르겠지만, 감히 우리 일에 끼어들다니. 한참은 어리다.”
그때였다.
“개 오줌 냄새가 지독하군.”
차가운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복돌이의 등 쪽 털들이 오스스 일어났다.
그는 저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었다.
“웬 놈이냐!”
“야오옹.”
검은 그림자가 주변을 휩쓴 순간, 야쿠이누 무리가 일제히 쓰러졌다.
사자 같은 갈기를 휘날리며 고양이 한 마리가 내려섰다.
“이쪽에서 만나는 건 처음인가?”
“너는……!”
사자묘.
수많은 개를 수탈하고, 세뇌시켜 병사로 만들려 하던 그 고양이가 서 있었다.
***
수일 후.
오진환 가족과 복돌이, 미즈호는 온천 휴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진환이 덕분에 재밌게 놀았어. 이 엄마가 호강한다, 호강해.”
“진짜 고급 료칸은 차원이 다르더라. 오빠 그 회사 분들한테 감사하다고 전해 줘.”
가족들의 평가는 그야말로 대만족.
부모님의 얼굴은 며칠 전보다 두 배는 더 새하얘졌고, 피부에도 윤기가 돌았다.
“근데 오빠, 그 료칸 대체 어떤 데야? 고글 검색해 봐도 상호가 안 나오던데.”
탕에 몸을 담그는 순간 피로가 말끔하게 사라지고, 끼니마다 나오는 코스 정식과 마사지 등 서비스는 5성급 호텔을 ‘따위’로 취급할 만큼 편안했다.
오진환을 껄끄럽게 여기는 아버지마저도 만족한 게 그 증거.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그런 데가 있냐고 하더라. 대체 어디야?”
“음…….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회사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같은 거겠지.”
만약 료칸 관계자가 그 말을 들었다면 열불이 터졌을 거다.
일본의 정치인, 재벌 등에게만 허락되는 비밀스러운 온천을, 고작 회사에서 운영하는 리조트랑 비교했으니 말이다.
“집에는 안 들러도 되겠니? 하루 있다 가려무나.”
“그동안 밀린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갈게요.”
“그래, 무슨 일 생기면 언제든 연락해라. 그 일본 회사랑도 문제 생기면 말하고.”
부모님과 미즈호를 각각 보내고 집에 돌아온 김강한은 곧바로 짐을 풀었다.
“복돌이 너, 잠깐만 이리 와 봐.”
“……멍.”
안쪽 방으로 들어가려던 복돌이가 흠칫하더니 천천히 가까이 왔다.
“대체 거기서 뭐 하고 논 거야?”
“멍!”
“이 아니라……. 대체 왜 다른 개들이랑 패싸움을 한 거야?”
“끼이잉……. 멍치만…….”
“멍치만?”
“멍치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주인님 관심을 주지 않는데.”
“…….”
김강한은 대답 대신 신문지를 말아 휘둘렀다.
깨갱! 깽! 뒤로 쫓겨난 복돌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자묘…….’
현실에서 복돌이를 도와준 사자묘는 말했다.
조만간 큰 전쟁이 일어날 테니, 그에 맞춰 대비를 하라고 말이다.
‘전쟁…….’
아수라견에 대해 물어보아도 대답하지 않고 피해 버렸을 뿐.
‘그러고 보니 그 암견은 잘 들어갔는지 모르겠군.’
암견의 주인은 야쿠자들과 야쿠이누에게 원한을 사 쫓기고 있었다.
주인을 찾지 못한 야쿠자들이 개라도 잡아 단서를 얻어 내려 했는데, 때마침 그걸 목격하고 구해 준 것이다.
-제 주인님께선 엄청 강하시니까, 주인님께 말씀드려 언젠가 이 은혜를 꼭 갚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골목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던 암견을 떠올린 복돌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김강한은 원두커피를 내리며 웹 서핑을 시작했다.
적당히 씁쓸한 커피가 정신을 선명하게 해 주었다.
“보자……. 그동안 어떻게 일이 흘러가고 있나.”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호라이즌의 뉴스 게시판.
배너의 최상단에는 화면의 절반을 가려 버릴 정도로 큰 뉴스 기사가 박혀 있었다.
-오다 클랜, 협상 타결을 선언하다
-조건은 다이야마토의 소유권 파프닐에게 양도, 동시에 10년 동안 일본 서버의 타 서버 선제공격을 절대 엄금하는 것.
-사실상 항복 선언!
“오다 클랜이 한 가지 빼고 약속을 지켰군.”
김강한의 입꼬리에 미소가 나타났다.
뉴스 내용을 훑어본 뒤 스크롤을 내리자, 유저들의 반응이 나타났다.
-ㅋㅋㅋ꼴좋다.
-기껏 만든 최종병기, 파프닐한테 뺏겼쥬?
-이 시각……. 오다 클랜 발표 보는 일본 유저들.jpg
-근데 너희가 뭐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다 뒤집어엎는 것 말고 대체 뭘 할 수 있는데?ㅋㅋ
한국 서버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적게 잡아도 50페이지 전부터 도배된 게시글의 숫자가 증명했다.
반면 일본 서버는 축제가 아닌 장례식 분위기였다.
수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한국 서버와는 정반대.
98%는 한국에 진 것을 분해하는 내용이고 나머지 2%는 오다 노부나가와 오다 클랜을 욕하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아주 약간이지만 이런 협상 조건을 발표하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해질 정도였다.
일본 서버를 통일한 영웅에서, 한순간에 역적이 된 거니 말이다.
“그럼 이제 나도 대가를 지불해야겠지.”
파프닐은 씩 웃고 말했다.
“비밀번호를 알려 줘도 되겠어.”
미리 받아 둔 텔레그람 ID에 접속한 뒤, 연결된 계정 한 곳으로 메모를 보낸다.
잠시 후 계정을 삭제한 김강한은 기지개를 켰다.
“이제 일본도 대비에 들어가겠지.”
사실상 항복 선언이나 다름없는 이번 협상.
하지만 야마모토 사부로는 항복이 아닌 협상이라는 말을 썼고, 실제로 이건 협상이 맞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가로 김강한이 내준 정보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 달 후, 태평양 해저화산이 폭발해 환태평양 지진대가 흔들린다. 그 여파로 일본엔 20m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오지.
과거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을 능가하는 엄청난 규모의 초자연재해.
원작 소설에서는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플러시를 현실 ‘갱’ 하려고 했던 오다 클랜에 내려온 하늘의 심판이었다.
대지진과 해일로 인해 해안가에 있던 원전과 발전소, 항구 및 주요 지역의 1/3가량이 물에 완전히 잠겨 침수되고.
도쿄까지 영향을 미쳐 최소 1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지진.
일본 서버는 그걸로 직격타를 맞고, 그 후로 플러시를 더 이상 막지 못하게 된다.
물론 플러시는 지금 오다 클랜과 척을 진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김강한은 알고 있었다.
원작에서 일어났던 자연현상, 사건은 자신이 플러시를 어떻게 움직이건 반드시 똑같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의 움직임이야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현상만은 아니야.’
잠시 후 일회용 스마트폰이 울렸다.
-이게 무슨 소리야?
발신인은 오다 노부나가, 현실 이름 야마모토 사부로였다.
“무슨 소리긴, 거기 적힌 내용 그대로다.”
김강한의 대답에 사부로의 목소리가 격해졌다.
-정말로 동일본 대지진을 능가하는 진도 9의 대지진이 온단 말이냐?
“그래, 얼마 안 남았어.”
-이런 미친……. 개소리를……!
“정말 개소리라고 생각하면 지금 물러도 상관없는데?”
-…….
사부로라 해서 모를 리 없었다.
지금 김강한이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또 그럴 이유가 없다는 걸 말이다.
워낙 믿기 힘든 사실이기에 소리쳐 본 것뿐.
-그럼……. 어떻게 해야…….”
“나야 모르지.”
김강한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이다.
재난 대비나 공사 같은 건 그의 영역 밖이었다.
“그런 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본 건 조만간 일본에 그런 게 온다는 것뿐이니까.”
-……그래……. 알겠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었다.
만약 아무것도 모르고 그대로 지진을 맞았다면 일본은 그야말로 수십, 어쩌면 백조 엔 대의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면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지금의 일본에,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지도 모른다.
그걸 미리 대비하는 대신 다이야마토와 게임 속 서버의 움직임을 10년간 봉인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김강한의 말대로 이건 굉장히 합리적인 거래였다.
아니, 거기에는 알려지지 않은 계약 조건 두 가지가 더 있었다.
“세이메이의 행방은 어떻게 됐지?”
-……아직 찾지 못했다.
사부로가 말했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해 수색 중이지. 어찌 됐건 그자는 범죄자이기도 하니까.”
물론 전 세계에서 세이메이를 잡기 위해 다방면으로 수사 중이다.
그러나 일본 서버는 그중에서도 한층 더 열심히 세이메이를 찾고 있었다.
당연한 일.
세이메이가 주 거점을 두었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곳이 다름 아닌 일본 서버였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개들을 세뇌시킨 범죄자가 일본 서버에 있다고?
-일본 서버도 사실 그놈들이랑 한패 아니야?
전면에서 말은 하지 않지만, 이미 일본 서버를 범죄자들로 보는 여론도 은근히 있었다.
그런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오다 노부나가는 따로 더 열심히 세이메이를 추적하고 있었다.
-야규가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세이메이에게 포섭된 일부 인원도 있지만, 다른 조직은 놈을 추적하는 데 전력을 다해 서포트하겠다고 하더군.
기존 게임처럼 운영진이 직접 추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슈퍼컴퓨터의 구조 때문에 직접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점에 있어서는 네가 말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추적할 거다. 놈에게 당한 건 우리도 마찬가지니까.
“그건 다행이군. 세이메이가 계속 있으면 나도 등골이 서늘하거든.”
-흔적을 찾으면 또다시 연락하지.
말을 마친 사부로가 한 가지 질문을 했다.
-그런데……. 혹시 정말 5년으로는 안 되겠나?
그 순간 파프닐은 딱 잘라 말했다.
“절대 안 돼.”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