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6)
46화
“감사합니다. 저희 대지의 요정들 전체를 대신해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티아르웬 여왕은 파프닐의 손을 붙잡고 고개를 숙였다.
“이것은 제가 요정 여왕의 권한으로 드리는 보상입니다.”
-티아르웬 요정 여왕의 호감도가 +10 상승했습니다.
-마그나카르타(유니크)를 획득했습니다.
-대지 여왕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최대 HP가 10 상승했습니다.
-최대 MP가 10 상승했습니다.
-대지 속성 저항력이 +3 상승했습니다.
[마그나카르타]-분류 : 무기(할버드)
-등급 : 유니크
-레벨 제한 : 180
-공격력 : 851~1132
-내구도 : 100/100
-힘 +65
-체력 +30
-민첩 -5
-방어구 관통력 +121.5
-방어구 무시 대미지 12.15%
-타격 시 100% 출혈
-검, 방패, 창 종류의 무기를 타격 시 3%의 확률로 무기 파괴.
-공격 명중 시 12.15%의 확률로 상대방의 방어구 내구도 대폭 감소.
-설명 : 과거 민중의 혁명으로 인해 무너진 어느 왕국에서, 혁명군의 수령이 쓰던 피의 할버드. 보고 있으면 피 냄새가 나며, 성난 군중의 외침이 들려온다.
‘대지의 축복……. 이건 꽤나 운이 좋군.’
대지 마법을 쓰진 않지만, 다른 효과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효과다.
일단 휴식 효율을 늘리면 더 오랫동안 사냥을 집중할 수 있고, 최대 HP와 MP도 2티어급 스테이터스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런 유니크 무기까지 주면 인정이지.’
단순히 성능도 강력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외관이나 설명도 매력적이다.
시장에 내놓는다면 2천만 원, 아니 어쩌면 3천만 원의 프리미엄까지 받을 수도 있었다.
그때였다.
“그리고 이건 저 개인이 드리는 선물이에요.”
-티아르웬의 풀꽃 반지(유니크)를 획득했습니다.
요정 여왕이 풀꽃 반지 하나를 건넸다.
‘간단한 수제 공예품 같은데? 적당한 액세서리려나? 상태창!’
[티아르웬의 풀꽃 반지]-등급 : 유니크
-레벨 제한 : 없음.
-방어력 : 10
-내구도 : 100/100
-힘 +5
-체력 +10
-민첩 +10
-지능 +10
-지혜 +10
-손재주 +15
-행운 +2
-마법 저항력 +20
-대지 속성 스킬 사용 시 대미지 +7%
-모든 대지 속성 저항력 +500
-모든 대지 속성 공격 대미지 1,500 감소.
-설명 : 대지 요정 여왕 티아르웬이 직접 풀뿌리와 줄기, 꽃을 엮어 만든 풀꽃 반지. 티아르웬의 마력이 깃들어 착용자를 수호한다.
‘레벨 제한이 없으니 바로 쓸 수 있겠고, 능력치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데……. 어째서 유니크 등급이지?’
옵션을 훑던 파프닐은 금방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거군.’
파프닐은 씩 웃었다. 그 모습을 여왕이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당신은 특이한 모험가군요. 어둠의 마나를 다루면서 여신의 신전도 부수는 흑마법사인데도, 막상 대화를 나눠 보면 그리 나쁜 모험가도 아니라니.”
“힘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저도 동의해요. 다만 어둠의 마나를 쌓기 위해서 희생된 수많은 생명이 안타까울 뿐…….”
티아르웬은 한숨을 내쉬고 파프닐에게 말했다.
“어쨌든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겠어요. 혹시 한 가지만 더 부탁할 수 있을까요?”
“어떤…….”
“이걸 펠라론 산맥에 있는 검은모루 드워프들에게 전해 주세요.”
-대지의 정기 결정(에픽)을 획득했습니다.
놀란 파프닐에게 여왕이 말을 이었다.
“제가 모은 대지의 정기예요. 검은모루 드워프분들과는 예전부터 막역한 사이였기에, 정당한 거래를 통해 드리고 있지요. 최근엔 몬스터들 때문에 연락이 끊긴 지 한참 됐는데, 그분들께 저희 소식과 함께 이 정기를 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검은모루 드워프는 원작 소설에서도 나왔던 강력한 드워프 왕국이었다.
소설이 중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대장장이로 쳐줬던 NPC 종족.
후반부에 타 서버의 대륙이 열리고 콘텐츠가 진행되며 최고란 말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장인들이기도 했다.
“보상은 그분들께 챙겨 달라고 할게요. 좋은 분들이니 거절하시진 않으실 거예요.”
“음……. 알겠습니다. 기한은 언제까지죠?”
“슬슬 떨어질 때가 되긴 했는데……. 그래도 5년 안에만 전해 주시면 될 거예요.”
너무 급하면 거절하려고 했던 파프닐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네크로맨서라면, 남쪽 사마라 대수림에 한번 들러 보세요.”
“네?”
“대지 요정의 여왕쯤 되면,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는 법이죠. 사마라 대수림에는 강력한 흑마법사가 있다고 해요. 당신이 그의 마음에 들면, 자신의 비전을 전수해 줄 거예요.”
“……! 기억해 두겠습니다.”
요정 여왕쯤 되는 NPC가 이리 말할 정도면 믿을 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파프닐은 고개를 숙이고 걸어 나갔다.
“파프닐, 이제 가는 거야?”
“버섯 줄게, 좀 더 있으면 안 돼?”
“가면 장난칠 거야! 두고 봐!”
요정들 여럿이 몰려들어서 매달렸다.
이럴 땐 그냥 무시하고 가는 게 상책.
그러나…….
“일이 끝나면 돌아오마. 그땐 정말 맛있는 걸 가지고.”
“맛있는 거?”
“너희, 꿀은 알지?”
“응! 꿀 엄청 맛있어. 달고.”
재잘거리는 대지의 요정들.
보다 보면 과거 어렸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맞벌이로 바빴던 부모님은 집을 자주 비웠고, 혼자 남아서 집을 보는 건 언제나 김강한의 몫이었다.
떠나지 말라고 매달리는 요정들의 모습이 그때의 자신과 겹쳐 보였다.
“그럼 꿀술이란 건 들어 봤냐?”
“어……. 아니.”
“술이 뭔데?”
“차가운 불이지, 거기에 달을 담아 마신단다.”
“…….”
“아니, 아무리 우리라도 그건 좀.”
과거 팀 동료가 이야기했던 유명 판타지 소설 대사를 말했는데, 어째 반응이 영 좋지 않았다.
“아무튼 정말 맛있는 꿀술을 가져와 주마.”
파프닐은 씩 웃으며 일어났다.
그 뒤로 요정들이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었다.
“또 와야 해!”
“다음번엔 꿀술 가지고 와!”
“그동안 인간이 좋아할 만한 거 많이 찾아 둘게!”
요정들의 목소리를 뒤로한 파프닐이 지상으로 나왔다.
‘일단 안전지대까지 가서 전리품을 팔아야겠군.’
바이론시로 가는 건 그다음이다.
파프닐은 들어왔던 길과 다른 쪽으로 향했다.
‘플러시가 난리 난 걸 뻔히 봤는데, 미쳤다고 저 길로 다시 가겠어?’
들어갈 때와 나갈 때의 기분이 다르다는 것처럼, 나오는 사람이 있다면 몬스터들이 먼저 달려들게 된다.
소설 속 내용 덕분에 위험을 피하는 파프닐이었다.
‘그나저나 대지 속성 저항력이 그렇게 오르는 반지라니…….’
파프닐은 풀꽃 반지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것만 있으면 소설 속에서 나왔던 그 사냥터에 갈 수 있겠는걸.’
이 반지는 단순히 반지가 아닌 노다지 사냥터의 열쇠가 된 셈.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필드를 걷던 파프닐이 고갤 들었다.
‘다른 플레이어가 근처에 있나?’
나무나 땅에 인위적인 흔적이 남아 있고, 몬스터들의 출현 빈도가 훨씬 낮다.
‘아무래도 대형 길드에서 여기까지 개척을 하려 시도 중인가 보군.’
세력과 정예를 모은 대형 길드들은 고레벨 사냥터 개척에 누구보다 열성이다.
이유? 간단하다.
보다 강한 몬스터와 사냥터를 독점하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비결이기 때문이다.
‘만나면 골치 아파질 테니 조금 더 신경 써야겠는걸.’
이상하게도 길드는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매너가 없어졌다.
소설 속이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리라!
파프닐은 아까보다 한층 더 신중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쿠오오.
“음……?”
몬스터를 잡던 한 미청년이 고개를 들었다.
“내가 잘못 본 건가?”
잠시 먼발치를 훑어보던 남자가 그쪽으로 움직였다.
긴 검은 머리에 단단한 갑옷 대신 가죽 코트와 면 셔츠, 바지만을 걸친 모습이었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했다.
한 손에는 분명 긴 흑도가 들려 있는데, 다른 손에는 검은 나뭇가지가 나선형으로 휘감고 있는 흑단 지팡이가 마찬가지로 들려 있는 것이다.
“흐음.”
놀랄 일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평선을 보던 남자의 눈에 푸른 빛이 독수리 문양을 만들었다.
사냥꾼의 스킬 ‘이글 아이’!
분명 전혀 다른 직업의 스킬일 텐데, 남자는 제대로 그 스킬의 효과를 보고 있었다.
“아……!”
순간 남자의 눈이 커졌다.
“역시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군.”
멀리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초원으로 향하는 어느 로브의 남자.
파프닐이었다.
“……놀라운걸.”
천천히 움직이는 파프닐을 지켜보던 미청년이 중얼거렸다.
“……여긴 아직 나만 사냥할 수 있는 곳일 줄 알았는데?”
적어도 한국 서버에서는 그랬다.
실제로 여기 들어와 최초 발견자 알림을 들은 것도 자신이 처음이었고 말이다.
‘이준혁 녀석도 아직 여기까진 못 오고. 그럼 다른 서버 놈인가?’
하지만 서버를 벌써 넘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서버 간의 장벽은 최소 500레벨은 넘어야 이동이 가능할 테니 말이다.
‘어느 쪽이건……. 저 녀석이 사냥을 한 건 변하지 않지.’
미청년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역시 호라이즌은 재밌군.’
때마침 움직이던 파프닐의 뒤로 샤벨 타이거 한 마리가 붙었다.
남자는 씩 웃으며 몸을 돌렸다.
그사이 새로 몰려든 몬스터들이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더 못 보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저 정도 실력과 스펙을 갖춘 사람이면, 언젠가 반드시 또 한 번 더 만나게 되리라.
휘릭, 남자의 흑도와 지팡이가 동시에 움직였다.
남자의 닉네임은 아진.
호라이즌 전 세계 서버에서 랭킹 1위가 되는 인물이었다.
***
-플레임하츠 요새에 입장했습니다.
대도시에 들어선 파프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쯤 오면 안전하겠지.”
몇 번이나 위기를 넘기고 서부의 200레벨 몬스터들의 땅을 벗어나, 가장 가까운 곳에 도착한 것이다.
‘역시 플러시처럼은 안 되는군.’
중간에 샤벨 타이거에게 들켜 쫓기긴 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왔다.
그때였다.
“저기요, 형!”
“정문으로 가면 안 돼요.”
도시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지나가던 유저 두 명이 파프닐을 붙잡았다.
“그쪽은 킹스맨 길드 구역이라, 통행세를 걷거든요.”
“이 도시가요?”
“정확히는 성문 근처긴 한데, 사실상 들어가려면 성문밖에 없으니 입장료 맞아요.”
파프닐은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으며 물었다.
“게임인데 통행세를 걷고 구역을 찾는다고요? 콘셉트에 너무 과몰입한 거 아닌가?”
킨도르한처럼 나와바리가 스펙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유세 떨어서 나오는 게 있을까?
“이 게임이 돈이 좀 많이 되다 보니까…….”
“저희도 벌긴 하는데, 다 부모님한테 가서 잘 모르겠어요.”
돈이 나온다.
그것도 꽤 많이.
파프닐은 헛기침을 했다.
‘그래, 여긴 게임 판타지 속 세상이었지.’
아니, 현실에서도 게임으로 통제해서 돈을 버는 일은 꽤나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쌀먹’인 셈.
다만 호라이즌은 규모가 전 세계급이니 실제로 이런 통제가 세게 되는 셈이고 말이다.
“아무튼 도와준다니 고마운데,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쪽으로 오세요.”
두 사람은 파프닐을 인파 속으로 안내했다.
NPC들에 섞여 심사를 받는 사이, 멀리서 다른 유저들이 킹스맨 길드원들에게 붙들린 게 보였다.
“통행료가 이 정도면 싼 거지. 봐 봐, 우리가 NPC들도 뚫고, 사냥터도 먼저 개척했는데 그걸 공짜로 쓰지 말란 거 아니야.”
“NPC 뚫은 건 우리랑 상관없잖아요! 당신들한테만 뚫린 건데!”
“하…….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네.”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상황.
파프닐은 두 사람 덕분에 그런 시비를 피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뭔가 보상을…….”
“아뇨, 괜찮아요!”
“안 받아도 돼요, 형.”
두 유저는 손을 내저었다. 그런데 이유가 가관이었다.
“엄마가 힘든 사람은 도와줘야 한다고 했거든요. 학교에서도 그랬고.”
“형 네크로맨서잖아요. 저희 일진 아니니까 그냥 넣어 두세요.”
“…….”
네크로맨서라고 동정을 받는 건 또 처음이었다.
멍한 파프닐을 두고 두 유저, 아니 두 학생은 재잘거리며 사라졌다.
‘이런 일도 있구만…….’
아무튼 이제는 전리품을 팔 차례.
파프닐은 광장에서 자이언트 맨티스의 갑주와 힘줄 등을 꺼내 놓으려 했다.
그때였다.
“잠깐만.”
누군가가 파프닐을 불러 세웠다.
과학자처럼 흰 가운과 로브를 두른 남자였다.
“혹시 그 재료들 파는 거요?”
“그렇긴 한데……. 혹시 좌판 펴는 것도 허가 같은 게 필요합니까?”
“허가라니, 그럴 리가.”
남자는 파프닐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혹시 그 재료들 파는 거면 내게 파시오. 전부 다 사지.”
“정말입니까?”
“그럼 거짓말이겠소?”
좌판을 펴기도 전에 재료를 전부 구입해 줄 손님을 만나다니?
‘이거 운이 좋군.’
파프닐이 속으로 미소 지었다.
그때 남자도 말을 이었다.
“정말이지 오늘은 운이 좋군. 나 파브르, 이렇게 상태 좋은 자이언트 맨티스 재료는 60 평생 처음 보오!”
“네?”
순간 파프닐의 표정이 뭐 씹은 것처럼 변했다.
이유? 간단하다.
남자의 이름을 듣자마자 그가 누군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운이 좋긴 개뿔…….’
잠시나마 그런 착각을 한 대가가 온 것일까.
‘이거 완전 지뢰잖아?’
어쩔 수 없지.
한숨을 내쉰 파프닐이 말했다.
“일단 댁으로 가죠.”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