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60)
460화
다이야마토의 주포인 밀레니엄 네오 하이퍼 아케인 플라즈마 야마토 블래스터.
핵분열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이 마력 대포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 대미지를 1초 만에 쏟아부을 수 있었다.
오다 노부나가가 호라이즌 일본 서버에서 가장 강한 화력이라고 자신하는 병기이기도 하다.
즉 진 미스틸테인의 대미지는 그것과 비교될 만큼 강하다는 뜻이었다.
“한국 서버에 저 정도의 무기 아이템이 있었다니…….”
오다 노부나가의 눈에 경악이 어렸다.
‘신대륙에서 획득한 건가?’
아니다.
파프닐의 영상 중, 로크아일에서의 싸움에서 저런 기술을 썼다.
“암흑 기사 놈……! 잔에게까지 손을 뻗쳐 저렇게 만든 게 네 녀석이더냐!”
미스틸테인을 거둔 파프닐에게 롤랑이 다가왔다.
갑옷과 몸이 모두 크게 망가진 채 만신창이가 된 모습.
하지만 금빛 오라가 전신을 감싼 롤랑은 절대 아까보다 약할 것 같지 않았다.
“잔, 네가 왜 저런 흑마법사의 말을 따르고 있지?”
“파프닐은 믿을 수 있는 흑마법사다.”
“맙소사……. 우리의 맹세를 잊은 거냐? 이 세상을 지키는 데에 한 몸 바치겠다고 했던 그때의 약속을…….”
“그게 무슨…….”
페넬로페는 머리를 한 차례 쓸어 넘긴 뒤, 더 듣기 싫다는 듯 검을 잡았다.
“말도 안 돼……. 네놈, 잔에게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무슨 짓은.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그럼 어째서 잔이 저렇게 된 거냐!”
잔이라.
페넬로페를 처음 본 것은 게임 초창기 펜드래곤 영주가 준 보물 덕분이었다.
목걸이에 봉인된 여기사 페넬로페는, 처음엔 파프닐을 몬스터 보듯 보았다.
그래도 그건 어디까지나 초반의 일.
선행을 계속하며 신용을 얻자 여러 곳에서 활약하며 부족하던 정예 소환물의 공백을 메워 주었다.
잘 안 따라 주긴 했지만, 페넬로페가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신임이나 호감을 얻기도 했고.
유니콘들에게 관련 퀘스트에 대한 단서를 얻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잔이라니……. 비슷한 사람을 착각한 건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뭔가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정말 기억도……. 힘도 잃었구나.”
롤랑은 피를 토하면서도 형형히 눈빛을 빛냈다.
그가 홱 돌아서 파프닐을 향했다.
“저 흑마법사 놈 때문이겠지…….”
“뭐? 나?”
아니, 잠깐만.
파프닐이 해명하려던 순간, 롤랑이 검을 치켜세우며 외쳤다.
“봉인을 파괴하려는 적에, 잔을 이렇게 만든 우리의 원수! 너만큼은 이 자리에서 죽인다. 설사 내가 영혼까지 사라지더라도 반드시!
-12영웅 롤랑이 버서크 모드를 사용했습니다.
콰아아, 롤랑의 몸 주변으로 붉은빛 오라가 치솟았다.
하지만 파프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버서크 모드가 쓰인 순간 ‘렉’이 걸려 주변이 멈췄기 때문.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롤랑의 분노를 자극했다.
“네……. 이놈!”
롤랑의 검에서 무지막지한 검격이 쏟아졌다.
피하지 않으면 아무리 강한 탱커들이라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대미지가 쏟아져 들어오는, 유사형 즉사기!
그러나 그 많은 검기들 모두 파프닐에겐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
믿기지 않는 신컨!
“아무리 봐도 놀랍군. 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인간의 컨트롤이 아니야……!”
오다 노부나가와 일본 랭커들이 경탄했다.
동시에 파프닐의 반응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회피가 저 정도이니, 공격은 과연 어떻게 할까?
대답은 금방 나왔다.
“1호, 페넬로페, 저 녀석을 상대로 시간을 끌어라.”
“딱!”
“알겠다, 흑마법사.”
대답과 함께 물러난 파프닐은 롤랑의 몸에 포자가 깃든 금속을 붙이기 시작했다.
아케치의 낯빛이 변했다.
“저건……! 다들 물러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직접 상대해 본 적 있기에 저 포자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인지 보자마자 눈치챈 것이다.
“이깟 먼지 따위에……. 컥!”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롤랑이 피거품을 토해 냈다.
“네놈……. 비겁한 수를……! 이리 오지 못할까!”
어떻게든 파프닐을 공격하려는 롤랑이었지만, 그때마다 파프닐은 신기한 움직임으로 모든 검을 피해 냈다.
가만히 있어도 승리가 나는데 왜 굳이 상대해 준단 말인가.
무리해서 파프닐을 공격하려던 롤랑에게 1호의 검격이 쇄도했다.
“커헉!”
비틀거리는 롤랑.
갑옷도 없이 맨몸으로 맞았기에 꽤 큰 대미지가 박힌다.
더욱 고통스러운 건 균사체와 질병, 독들!
외차원에서 소환된 이것들은 생명체건 석거인이건 가리지 않고 마력을 갉아먹었다.
결국 롤랑의 무릎이 꺾였다.
“네놈……. 지금 네가 성공하더라도 그 앞엔 결국 파멸만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말을 마친 채 쓰러지는 롤랑.
동시에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띠링!
-12영웅 롤랑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마법사의 무덤을 지키던 12영웅 롤랑을 쓰러뜨렸습니다.
-12영웅 중 한 명을 최초로 쓰러뜨렸습니다.
-호라이즌의 모든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하고 찬사받을 만한 크나큰 업적이자 악명입니다. 12영웅은 과거 세계를 악의 손아귀에서 한 번 구했던 영웅. 그를 쓰러뜨린 일은 모든 어둠의 길을 걷는 자들에게 알려져 당신의 이름을 떨칠 것입니다.
-범죄를 꾸미거나 범죄 조직을 결성, 활동을 할 때 뛰어난 범죄자 NPC가 모여들 확률이 조금 더 증가합니다.
-힘 스테이터스가 +4 상승했습니다.
-지능 스테이터스가 +4 상승했습니다.
-지혜 스테이터스가 +4 상승했습니다.
-모든 선 계열 NPC들의 호감도가 10 감소했습니다.
-악명이 상승했습니다.
-다른 12영웅들과 무조건 적대 관계가 됩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12성의 추락자(레전더리)’를 획득했습니다.
-롤랑의 별빛 갑옷 세트(레전더리)를 획득했습니다.
-롤랑의 별빛 부츠(레전더리)를 획득했습니다.
-별빛의 수호자 목걸이(레전더리)를 획득했습니다.
-뒤랭달(하이퍼)을 획득했습니다.
-훔치는 여섯 손가락(레전더리)을 획득했습니다.
‘하이퍼……!’
12영웅의 전리품까지 획득!
롤랑이 죽자 무덤 수호자들의 몸도 한꺼번에 힘을 잃고 무너졌다.
아마 저들이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술법의 중심이 롤랑이었으리라.
“허억…….”
“끝났나!”
오다와 야베, 아케치도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때였다.
파아앗.
롤랑과 제자가 모두 죽은 순간.
바닥에 있던 마법진에서 빛이 나오더니, 검은 우주 공간 위에 검은 포탈 하나를 만들었다.
“이건…….”
“설마 여기가 끝이 아니었단 말인가……!”
“12영걸이 중간 보스라니, 이 정도의 던전이었을 줄은…….”
12영걸은 어지간한 메인 스토리에서도 나오지 않은, 어찌 보면 드래곤보다도 더 찾기 힘든 초네임드 NPC다.
드래곤은 수십 마리지만, 이들은 고작 12명!
호라이즌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시스템이다.
12영걸들 중 한 명이 지키고 있다는 건, 이 너머에 그 이상의 보물이 있다는 뜻이리라.
오다와 아케치, 야베의 눈이 자연스레 한 사람을 향했다.
‘파프닐 저자라면 분명히…….’
‘상식적으로는 돌아가야 하지만, 저 남자라면 모른다.’
‘과연 저 안쪽은 어떨지……. 궁금한걸.’
더 깊은 던전의 안은 분명 영걸보다 더한 게 가득하리라.
12영웅이 목숨 걸고 지키던 봉인인 만큼 레벨 900의 강력한 몬스터들, 어쩌면 외신이나 신 같은 초월자가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걸 가장 먼저 볼 수 있다고 생각하자 피가 끓어올랐다.
게임 세계 정복을 꿈꾸는 우두머리이기 전에, 모험을 좋아하는 플레이어이기도 했던 것이다.
‘자아, 파프닐.’
‘저 녀석……. 이번만큼은 뜻대로 움직여 줘야겠군.’
‘역시 그때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어.’
일본 서버를 지배하는 군주와 최상위 랭커 둘.
모두가 파프닐의 지시를 기다리는 동안, 파프닐은 꽤 오래 침묵을 지켰다.
‘분명 아까까지 얻은 정보들을 정리해 뭔가를 유추해 내고 있는 중이겠지……?’
‘미리 가진 정보가 있을 테니, 그것으로 공략법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어떤 분석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지만, 그건 오직 파프닐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마침내 파프닐이 입을 열었다.
“좋아.”
“오……!”
“돌아간다.”
“오……?”
앞장서 걸어가려던 야베가 그대로 휘청거리다 겨우 자세를 잡았다.
“돌아간다고?”
“그래. 이번 사냥은 여기까지다.”
***
검은 포탈을 본 순간 파프닐은 결정을 내렸다.
‘여기서 더 나아가는 건 무리다.’
지금까지 내려오면서 본 마법사의 무덤은 포털 안쪽의 던전을 막기 위한 봉인.
당연히 저 포탈 안쪽엔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강적들이 가득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물론 어거지로 사냥을 하려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꺼져 가는 모닥불을 억지로 살리려는 것일 뿐.
효율로 따지면 차라리 위층의 무덤 수호자들을 계속 사냥하는 게 몇 배는 나았다.
게다가 다른 문제가 더 있었다.
‘저 안에서 렉이 더 심해지면, 그땐 진짜 사냥이고 뭐고 당장 끄겠지.’
게이머 중에서 렉을 좋아하는 게이머는 한 명도 없다.
특히 파프닐처럼 도전과 공략 전문을 좋아하는 게이머는 더욱 그랬다.
일부 게이머가 렉을 꼼수로 이용한다지만 그것도 수 초 정도.
아예 움직임 한 번당 1분씩 걸린다면, 그건 더 이상 게임을 한다고 할 수 없었다.
‘그 정도면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서 대응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최소한 이 렉 현상만큼은 어떻게든 해결을 한다.
그다음 만전의 상태를 만들고 재차 돌입하는 게 계획이었다.
‘아무튼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없다.’
파프닐은 렉이 사그라들길 기다려 다른 세 사람에게 사냥의 끝을 알렸다.
셋은 순순히 파프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의외였다.
이쪽을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기에 반발이 나올 거라 생각했기 때문.
“잠시 쉬지.”
던전 입구 근처의 베이스캠프까지 도착한 파프닐이 숨을 돌렸다.
“그럼 이제 이 사냥도 끝인가.”
“레벨이 무려 20이나……. 맙소사, 이런 대박이…….”
마법사의 무덤은 그야말로 역대급 꿀 사냥터였다.
경험치 두 배 이벤트가 겹친 지금은 전 세계에서 제일가는 폭업 장소라 할 수 있을 정도.
“다들 고생 많았네.”
“아닙니다, 오다 님.”
“뭐……. 그럭저럭…….”
“아케치, 머리 조심하게나. 들키잖나.”
“…….”
잡담이 오가던 그때.
파프닐이 오다 노부나가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마지막 할 일을 해야겠군.”
“……!”
순간 오다 노부나가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마법사의 무덤은 아무것도 없는 곳.
파프닐이 무언가를 꾸미려 하면, 실행하기 가장 좋은 곳이었다.
“설마……!”
“……!”
오다 노부나가가 조총을 들자 다른 세 사람도 무기를 들었다.
그러나 파프닐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세 사람을 태연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
“무슨…….”
“오다 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아니, 그게……. 파프닐이…….”
“파프닐이 이번에도 배신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럴 거였으면 진작에…….”
“크흠……. 흠……!”
헛기침을 한 오다 노부나가가 무기를 집어넣고 파프닐에게 다가갔다.
“……미안하네!”
그대로 상체를 90도 숙이는 오다 노부나가.
“내가 잘못 생각했군. 자네를 믿지 못해서 순간 결례를 저질렀네.”
“…….”
“정말 미안하네. 앞으로 두 번 다신 이러지 않겠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뭐지?
슬쩍 오다 노부나가가 고개를 들려는 순간.
“갑자기 왜 고갤 숙여?”
“아……. 아닐세, 아무것도.”
“아니면 됐고.”
파프닐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그럼 쉬는 겸 바로 일을 처리하도록 할까.”
“일?”
“그래, 근데 즐거운 일이지.”
파프닐은 그렇게 말하며 인벤토리창을 열었다.
“아이템 분배를 시작하지.”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