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62)
462화
프리메이슨.
미국 남부 서버를 뒤에서 지배하는 이 조직의 영향력은 단순 미국 서버로 한정할 정도가 아니었다.
미국은 현실의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초거대 강국.
당연히 그 미국의 지배층은 전 세계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다.
사실상 전 세계의 지배자에 가까운 셈.
그런 그들의 수뇌부가 바라는 건 단 하나였다.
재미.
지상의 수많은 쾌락과 경험을 모두 누려 본 그들에게, 가상현실은 새로운 영역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충분한 자극이 있었다.
건강한 신체, 초인적인 힘, 강력한 마법을 부리며 마치 영화 속 히어로나 초능력자가 된 듯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다.
프리메이슨의 일원들은 엄청난 자본을 사용해 게임 자원을 독점했고, 곧 게임 속에서도 흑막으로 자리 잡았다.
일반 유저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대한 퀘스트, 막강한 적들을 한 손으로 쓸어버리는 힘.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시간이 지나자 그 어떤 사냥도, 퀘스트도 질려 오기 시작했다.
새로운 자극을 찾던 그들이 주목한 것은, 호라이즌을 정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었다.
“다들 모였군.”
어두운 밀실.
동그란 모양의 책상 한 자리에서 검은 후드의 남자가 말했다.
“그럼 정기 회의를 시작하지. 안건이 있나?”
“미국 북부 녀석들이 서부 개척에서 거대 뱀 신수와 싸우고 있다더군.”
“그건 좀 재미없는데……. 다른 건?”
“남북전쟁이야 뭐, 굳이 말 안 해도 알고 있잖나.”
장내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럴 만했다.
최근 기대하던 가장 큰 이벤트가 엎어진 후, 고만고만한 전쟁들만 나오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 간의 사생결단……. 최초의 서버 전쟁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군.”
“그러게 말입니다.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파프닐이 그렇게 판을 엎어 버릴 줄 누가 알았겠나?”
큰 게임을 기대하던 이들에게는 아쉬운 일.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자, 그럼 어디서 일을 만들어 볼까요.”
“중국 서버를 이용하기엔 아직 그곳은 때가 무르익지 않았단 말이지요…….”
“유럽과 러시아는 어떻습니까?”
“그거 괜찮군요. 하지만 체급이 되겠습니까?”
“부족한 부분은 저희가 지원해 주면 됩니다.”
아쉬움이 가시자마자 곧바로 새로운 판 짜기에 들어갔다.
계획이 하나 엎어진 것과 별개로 축제는 계속되어야 했으니까.
그때였다.
자리에 있던 그랜드마스터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바깥이 소란스럽군.”
탓. 기다렸다는 듯 천장에서 한 남자가 내려왔다.
“침입자가 있습니다.”
“침입자?”
“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지시로 끝날 거라 생각했다.
당연한 일.
이곳이 위치한 장소는 무려 레벨 800대 사냥터들로 둘러싸인 요새.
800레벨대 몬스터들과 지옥의 유황 온천, 독 안개, 괴수들이 서식하는 절벽을 뚫어야 도달할 수 있다.
설령 요새 안에 도착하더라도 프리메이슨의 최고 정예 부대와 초월적인 경험치를 쌓아 레벨 800을 넘긴 프리메이슨의 그랜드마스터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나저나 세이메이라는 녀석의 처리는…….”
“한번 보고 싶군요. 산 채로 잡아 와서 확인해 보고 싶어요. 어떤 스킬을 어떻게 육성했는지……. 무슨 NPC를 만났는지 말이지요.”
“허허, 그건 노하우 강탈이 아닙니까.”
“아니지요. 그저 연구의 일환입니다. 보다 큰 진보를 위한.”
그 순간이었다.
쾅! 회의실의 문이 양옆으로 밀려 나며 서너 명의 남녀가 들어왔다.
선두에 선 미청년의 얼굴을 확인한 그랜드마스터 한 명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는……. 미스터 리?”
“이시우라고 불러 주십시오, 엘론 마스크 님.”
엘론 마스크.
세계 제2위의 거부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때 G7 정기총회 후 처음 만나는군.”
“오랜만일세.”
세계 제일의 투자자 워렌 바우핏이 끼어들어 말했다.
이시우는 고개를 까딱 숙여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다음 순간 그랜드마스터들의 표정이 냉랭하게 변했다.
“건방지군.”
“동방 작은 땅에서 꽤 잘나간다고 들었는데, 그래 봤자 아시아의 작은 나라. 감히 그곳의 재벌 아들이랍시고 우리 앞에서 유세를 떨어?”
이시우가 속한 오성 그룹은 분명 거대한 그룹이다.
하지만 이들, 프리메이슨의 그랜드마스터들이 각자 가진 세력에 비하면 코끼리 앞의 개미.
“하지만 이렇게 해야만 했습니다.”
“뭐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들을 제 아래 둘 수 없으니까요.”
“허, 허허허허!”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
그랜드마스터들은 제각기 검과 지팡이, 구슬 등을 꺼냈다.
단순한 랭커 캐릭터가 아니다.
온갖 히든 피스들을 세포 하나하나까지 스며들 정도로 키운 인간 기업들이다.
공식 랭킹 1위는 모험가 아진이지만, 비공개 랭킹으로 따지면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호라이즌의 최강자들.
계산을 한 뒤 돌입했다지만, 이시우의 몸이 떨려 왔다.
-황제의 오라(레전더리)가 발동했습니다.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가 42% 감소했습니다.
-경외에 휩싸입니다.
-모든 스킬 위력이 10% 감소했습니다.
-흉왕의 위압(레전더리)이 발동했습니다.
-피격 시 자동으로 0.1초간 공포 상태이상을 획득했습니다.
……(후략)……
신적 존재들과 관련된 레전더리 스킬들이 대여섯 개나 쓰였다.
그 상태로 일어난 워렌 바우핏이 손을 든 순간.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HP가 심각하게 감소했습니다.
-스킬 시전이 취소되었습니다.
-사망했습니다.
“음?”
툭, 투툭.
워렌 바우핏과 엘론 마스크, 베일러 로스차일드.
프리메이슨의 세 그랜드마스터가 순식간에 목이 베여 사라졌다.
말도 안 되는 쾌속의 검격.
그 검격을 선보인 백발의 노인이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처리했습니다, 도련님.”
“그래요.”
검노인을 일별한 이시우가 남은 여섯 명의 그랜드마스터들에게 향했다.
“이 정도면 더 이상 싸워 봤자 의미가 없다는 걸 아시겠지요.”
“그래, 그래서 지금 바로 로그아웃을 할 생각일세.”
남은 그랜드마스터들은 태연했다.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이들이 이곳에 있는 건 그저 유희일 뿐이었으니까.
“웃기는군요.”
“……?”
“이 속에서 일어난 일은 이 속에서만으로 처리한다. 그것이 여러분들의 철칙 아니었습니까.”
“물론 그렇다네. 하지만 회의 도중 예의 없이 들어온 침입자에 대한 처리는 예외지.”
오성 그룹까지 불똥이 튈 위기.
그러나 이시우는 태연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이야기를 듣고 가시지요.”
“음?”
“저에게 계획이 하나 있습니다.”
“계획이라…….”
“보여 드리지요. 여러분 모두가 만족하실 만한 큰 이벤트를.”
***
“세이멍, 놈은 다름 아닌 이 일본 서버에 있었습니다.”
도호쿠 지방에 위치한 외딴 성.
야규가의 수장, 타케루가 말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심지어 이 근처에 말이지요.”
“혼자는 아니겠군.”
오다 노부나가의 말에 타케루는 살짝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지원자가 있습니다.”
“지원자?”
“예.”
정면 화면에 홀로그램으로 한 남자의 프로필이 나타났다.
오다 노부나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겐 나오토…….”
“유명한 사람인가?”
“일본 정계의 이인자이자 내 적수일세.”
야마모토 사부로는 일본의 정치에도 깊이 발을 담그고 있다.
최근엔 파프닐의 예언을 대비해 방파제 사업, 원자력발전소 설비 증설 등 중요한 사업들을 쉬지 않고 진행 중.
그런데 그것을 사사건건 반대하는 게 바로 저 겐 나오토였다.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시급한 일들이 많은 데 그딴 곳에 돈을 쓰는 게 말이 되냐는 논리지.”
“흠…….”
“내 쪽도 명분은 있긴 하지만……. 정치가 항상 좋은 쪽으로만 가지는 않지.”
주된 이유는 다름 아닌 예산.
당장 돈이 없어 죽겠는데 그런 일에 재정을 지출하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그 돈으로 노인복지 정책을 약속하면서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있지.”
오다 노부나가가 팔짱을 꼈다.
“그런데 그 겐이 세이멍의 협력자다?”
“그렇습니다.”
사부로처럼 겐 나오토도 호라이즌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보통 유저 정도가 아닌, 사부로에 준하는 수준의 랭커까지 되면서.
“최근 겐의 성채 장부에서 여러 특별한 금속 구매 기록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정찰을 해 보았는데……. 금속 저장고에서 세이멍의 심복 요괴들을 발견했습니다.”
“직접 세이메이를 본 사람은 없나?”
파프닐이 질문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계가 워낙 삼엄해서……. 그래도 거의 확실합니다. 세이메이가 들어간 흔적은 있는데, 나간 흔적이 없기 때문에…….”
“그 정도면 한번 파헤쳐 볼 만하군.”
함정일 가능성도 있지만 힘으로 뚫어 버리면 그만이다.
“겐은 어떤 녀석이지?”
“일본 서버 최고의 대장장이이자, 의사이다.”
대장장이와 의사의 듀얼 클래스.
양쪽 모두에서 정점을 가진 보조 클래스 유저라는 뜻이다.
파프닐은 그 말을 듣자마자 대답했다.
“까다롭군.”
“까다롭지.”
단순히 전투력이 강력한 유저는 세력의 힘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 클래스 랭커가 세력을 갖췄을 경우, 그 유저와의 전투 난이도는 몇십 배까지도 올라간다.
전투 클래스 랭커의 전투력이 100이라면. 생산 유저의 전투력은 대략 30 정도.
그런데 생산 클래스 유저는 주변 유저들의 전투력을 +5씩 끌어올릴 수 있다.
만약 서로 전투력 10인 1백 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싸운다면, 100+1,000 vs 30+1,500의 싸움이 되는 거다.
그리고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더욱더 차이는 커지게 된다.
물론 전투가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어려운 싸움인 건 사실.
게다가 형식적으로는 오다 클랜의 간부다.
막무가내로 쳤다가 잘못되면 오다의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었다.
“결국 주력을 쓰지 않고 세이메이를 잡거나, 적어도 묶어 두어야 하는 건가?”
“맞아, 해골병들을 쓸 수 있다 해도 못 쓰는 경우지.”
해골병들이 강한 건 뭉쳤을 때.
각각의 해골병들은 일본 최상위 랭커보다 못하다.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가지.”
“참, 그러고 보니 지난번 그 소녀는 호라이즌을 하지 않나?”
“요괴?”
“크흠……. 지난번에 데려왔던 그 소녀 말일세.”
“아.”
오다는 민망한 듯 헛기침을 했다.
차마 다른 간부들 앞에서 영능력이니 주술이니 하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모양.
“이번엔 안 왔어. 그래도 큰 차인 없을 거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아무튼 알겠다. 내가 들어가서 증거를 잡을 테니, 신호를 보내면 돌입할 수 있게 준비해 두도록.”
“그 정도야 간단하지.”
세이메이는 현실에서도 수배령이 떨어진 범죄자이니, 증거만 있다면 얼마든지 현행범으로 체포가 가능하다.
“그럼 바로 시작하지. 시간이 금이니까.”
“잠깐, 어떻게 잠입할지 이야기는 해 줘야…….”
“생각해 둔 계획이 있다.”
파프닐은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문득 한 가지를 떠올렸다.
“한 가지 빼먹을 뻔했군.”
“뭐지? 필요한 게 있나?”
“그건 아니고, 보수를 책정해서 받아야지.”
공동 전선으로 세이메이를 잡고 있긴 하지만, 겐의 성채에 잠입하는 건 별도의 일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오다 노부나가가 입을 벌렸다.
“어…….”
“게임 아이템이 싫다면 현금 투자를 해 줘도 좋다.”
“현금 투자?”
“그래, 쓸 만한 요식업 아이템이 있거든.”
파프닐은 씩 웃고 말했다.
“나중에 맛보여 주지. 기대해도 될 거다.”
“…….”
한국인이라 하면 매운맛!
오다 노부나가는 저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켰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