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69)
469화
-흑마법사 델로스가 사망했습니다.
-언데드 군단의 사기가 떨어졌습니다.
-언데드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을 확률이 상승했습니다.
쏟아지는 신성력 앞에 언데드들은 일방적으로 쓸려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흑마법사들은 계속해서 언데드들을 밀어 넣었다.
커다란 산도 수많은 삽질 끝에 결국 사라지듯.
언데드들의 시체가 쌓이며 신성력을 중화시키고, 땅을 오염시키기 시작했다.
-성역의 효과가 약해졌습니다.
-언데드들의 힘이 약해지는 폭이 감소했습니다.
“이건…….”
“음.”
성군단 진영이 움직임을 보였다. 병사들이 양옆으로 물러나고, 말을 탄 성기사들이 앞으로 나왔다.
성기사들이 갑옷을 점검하고 대열을 갖췄다. 신성력이 깃든 갑옷과 마갑은 어떤 언데드들의 공격을 받아도 튕겨 낼 수 있었다.
“돌진!”
“와아아!”
그대로 언데드들에게 돌진하는 성기사단.
언데드 군단의 물결이 반으로 쪼개졌다.
빛으로 된 창을 든 성기사들은 마구 돌진하며 그 언데드들을 흐트러뜨렸다.
그렇게 엉킨 해골병과 좀비들을 향해 신성력의 빛이 쏟아져 내렸다.
“크아아악!”
“캬악!”
직격으로 맞은 해골병과 언데드들은 그대로 소멸!
남은 빛이 주변으로 뻗어 나가며 대미지를 주었다.
데스 나이트들은 조금 더 버텼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성기사들의 공격은 일반 기사들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었다.
언데드들에게 추가 대미지가 들어갈뿐더러, 신성한 빛은 주변까지 퍼지며 다른 언데드들에게도 대미지를 주었다.
“허억…….”
“보내도 보내도 녹아내리는군.”
“저게 성기사…….”
후방의 흑마법사 유저들은 꿀꺽 침을 삼켰다.
성기사 대 흑마법사의 상성은 알고 있지만, 상상 이상으로 쉽게 썰려 나간다.
“그래도 어떻게든 접근은 했네?”
“워낙 많으니까, 무슨 디펜스 맵처럼 몰아붙이긴 하지만…….”
“파프닐은 어디 있지?”
흑마법사들은 언데드 강화 버프와 각종 독구름, 식물들을 뿌리며 파프닐을 찾았다.
나선 모든 전투들을 승리로 이끈 영웅.
한국 서버의 자존심이자, 일본 서버의 침략 계획을 미리 대처하다 단신으로 좌절시킨 성웅 같은 게 바로 그였다.
그런 파프닐이라면 이번 전투에서도 분명 큰 계획이 있을 거다.
“빅 픽처가 있겠지.”
“그럼.”
흑마법사들은 믿고 언데드들을 계속 전진시켰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몰려들었다.
-파프닐 참전한 흑마법사 전투라고?
-혹시 파프닐 몇 분에 나왔어요?
-ㄴㄴ 안 나옴.
-일본 서버 부수고 뭐 하나 했는데, 직업 퀘스트 하고 있었나?
-‘바닐라아이스크림’님이 1,000다이아를 후원했습니다.
흑마법사와 언데드 20만 대 성기사, 성직자 군대의 싸움!
파프닐이 아니라도 한국 서버에서 몇 안 되는 큰 콘텐츠인 건 확실했다.
“흠…….”
루의 성직자 진영.
전장을 바라보던 벨 아르크가 손을 휘둘렀다.
“절대적인 광휘, 루의 빛이여. 여기 강림하여 사특한 그림자들을 몰아내라. 썬 오브 루!”
전장의 하늘에 빛이 모이더니, 태양처럼 번쩍이는 빛의 구체가 나타났다.
주문 그대로 루의 태양.
잠시 후 아파트 여러 채를 합친 크기의 구체에서 사방으로 빛의 광선이 쏘아지기 시작했다.
“케에엑!”
“카아악!”
전진하던 언데드들의 군대 곳곳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쌓여 가던 어둠의 마나가 단숨에 걷힐 정도의 파괴적인 공격.
-신성력이 어둠의 마나를 몰아내었습니다.
-성기사들의 HP가 15,513만큼 회복되었습니다.
-성기사들의 스태미나가 10% 회복되었습니다.
포위를 성공하는 듯했던 언데드 군대가 재차 주춤했다.
“저, 저건…….”
“최소 레벨 700대 이상의 레전더리 스킬……. 아니 어쩌면 하이퍼 스킬일 수도 있겠는데.”
흑마법사들이 술렁였다.
전장이 일어나는 대평원 전체에 효과를 낼 정도의 초광역기라면, 십중팔구 하이퍼급 스킬이다.
“맙소사……. 저 저주받은 성법이 진짜로 나오다니……!”
진영에 있던 헬카이트가 입으로 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저게 대체 뭡니까……?”
“썬 오브 루……. 루의 태양이지. 막대한 신성력을 이용해 루의 화신체가 깃든 작은 태양을 이 세상에 불러내는 거다.”
썬 오브 루.
게임 속 역사서나 설정에서 나온 적은 있지만, 실제로 인게임에서 보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용하면 신성력으로 만든 구체가 소환되어 필드 전체에 빛을 뿌린다.
범위는 무려 필드 전체.
언데드 몬스터는 빛을 쐬면 지속적으로 HP 감소 및 능력 저하 효과를 받고, 인간, 그중에서도 선 속성 카르마인 인간과 자유 몬스터는 HP 회복 및 각종 버프를 받는다.
심지어 그게 끝이 아니다.
매초 적들에게 빛의 광선을 쏘는데, 그 빛에 맞으면 엄청난 대미지를 입거나 그 자리에서 시체도 남기지 못하고 타 버린다.
과거 역사서엔 이 스킬로 열 배가 넘는 악마교단의 군대를 격퇴한 이야기도 있을 만큼, 그야말로 성직자의 종결급 필살 스킬!
그만큼 저 성직자의 능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저걸 어떻게 이기지…….”
“미치겠네…….”
성직자의 하이퍼 스킬이 공개되는 건 처음이기에, 자리에 있는 유저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집중한 채로 스킬의 위용을 감상했다.
빛의 태양에게 완전히 몰두하고 있는 것.
그때였다.
모두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려 있는 사이.
정면에서 방패를 들고 막던 성군단 NPC들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어?”
남아 있는 언데드들 사이에 보이는 사람의 모습.
잘못 보았나 싶은 순간, 그 사람이 창을 내지른다.
“컥……!”
병사들이 뭔가 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파고드는 한 남자.
파프닐은 앞으로 계속 달렸다.
‘전면전으로 이어 가서는 승산이 없다.’
만약 전면전이 가능했다면 레전더리 퀘스트일 리 없다.
어떤 수단을 쓴다고 하더라도 정공법만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 난이도.
이 때문에 파프닐은 해골병과 언데드 군단을 미끼로 썼다.
몰려드는 언데드들을 상대하며 스킬과 MP를 빼게 한 뒤.
그 사이에 숨어들어서 단번에 적을 공격하는 요격 작전.
파프닐은 병사들 사이를 쾌속으로 돌파했다.
하나하나가 다 경험치 덩어리이지만, 지금은 소소한 이득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방금 무슨…….”
병사들의 열을 돌파하자 뻥 뚫린 구릉지가 펼쳐졌다.
파프닐은 아무도 없는 사이를 달리며 외쳤다.
“전령입니다! 추기경님께 급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 전령?”
“전령 맞아?”
“비켜! 급한 일이다!”
-성기사들이 당신을 의심합니다.
-카리스마 스테이터스가 충분히 높습니다.
-성기사들에게 설득이 통했습니다.
-설득(노말)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다가오던 성기사들이 멈칫하고 길을 열어 주었다.
“빨리 가도록!”
“추기경님은 저 안에 계신다!”
어디 있는지 안내까지 해 주는 것은 덤.
성기사들은 처치 시 성기사 전용 장비, 그리고 성수 등을 떨어뜨린다.
인기 직업인 성기사의 장비는 하나하나가 백 수십만 원에 팔리고, 성수도 개당 1만 원은 넘는 귀한 소모품.
버릴 데 하나 없는 알짜배기 몬스터지만, 지금은 눈물을 머금고 지나쳐야 했다.
“저긴가.”
진영 중앙의 언덕으로 가자 성직자들이 모여서 광역 성법을 쓰고 있는 게 보였다.
-신성력이 강하게 응집되어 있습니다.
-HP가 감소합니다.
-어둠 속성 스킬의 위력이 감소합니다.
언데드 몬스터들을 데려왔을 시엔 큰 페널티를 받는 신성력 분포.
금속 해골병들만 믿고 있었다면 여러모로 곤욕을 치를 뻔했다.
“뭐냐.”
“이 녀석, 피 냄새가 나는데?”
성직자들이 파프닐을 향해 성법을 쓰려 했다.
더 이상은 숨길 수 없다는 걸 확인한 파프닐은 그 사이로 무언가를 던졌다.
“이건…….”
“커헉!”
그대로 터지는 금속 덩어리. 사방으로 비산하는 파편에 성직자들이 그대로 나뒹굴었다.
‘지금이다!’
파프닐은 열린 길 사이를 달렸다. 성직자들 몇 명이 앞을 가로막기도 했지만, 근접 전투력이 없는 몬스터이기에 순식간에 뚫려 나갔다.
“저놈이군.”
성직자들 사이로 평범한 흰 로브 미남자가 손을 위로 뻗은 게 보였다.
띠링!
미남자의 머리 위로 알림이 나타났다.
“흑마법사가 여기까지 접근했나……? 분명 가까이 온 녀석들은 없었을 텐데.”
미남자, 벨 아르크 추기경은 그 말과 함께 파프닐에게 빛을 쏘았다.
레이저 포인터에서 레이저를 쏘듯 빠른 속도.
그러나 파괴력은 엄청났다.
-루의 신성력에 노출되었습니다.
-HP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현기증이 일어납니다.
‘커헉!’
파프닐은 순간 현기증에 휘청거렸다.
담피르다 보니 인간 흑마법사보다 신성력에 훨씬 더 많은 대미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스친 것만으로도 체력이 20% 가까이 깎일 정도.
‘이거 보통 대미지가 아니군.’
마법사의 무덤에서 사냥하며 레벨을 올려 두지 않았다면 방금 한 방에 빈사 상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곧바로 날아오는 후속타에 죽음이 확정될 테고 말이다.
‘프로게이머 때도 그랬지.’
아무리 혼자 잘 크더라도.
또 아무리 컨트롤이 뛰어나더라도.
확정으로 맞는 상태이상 스킬들을 연달아 맞다 보면 죽을 수밖에 없다.
파프닐은 빛의 광선들을 피해 시계 방향으로 돌며 창을 휘둘렀다.
추기경의 목덜미를 조준한 날카로운 일격.
그러나 우윳빛 보호막이 나타나며 그것을 막았다.
“소용없는 짓이다!”
추기경은 비웃으며 성법을 연이어 날렸다.
-대정화에 당했습니다.
-HP가 감소했습니다.
-MP가 감소했습니다.
-신벌의 낙인!
-빛 속성 저항력이 감소했습니다.
-빛 속성 대미지를 받을 때 5% 확률로 기절 상태이상에 걸립니다.
“혼자 여기까지 온 건 가상하다만, 그 판단이 네 목숨을 거둘 거다!”
뒤이어 쏟아지는 빛의 파도.
“이런……!”
파프닐은 본 월 스킬을 쓴 뒤, 뼈의 벽에 금속을 씌우고 뒤에 섰다.
신성력의 파도를 막아 낼 때마다 몇 미터씩 뒤로 밀렸지만, 그래도 맨몸으로 맞는 것보단 나았다.
“죽어라!”
사방에 있던 성직자들도 파프닐을 향해 집중 공격을 날렸다.
뭉텅거리며 떨어지는 HP와 계속되는 대미지 경직.
스킬조차 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파프닐은 이를 악물고 인벤토리를 꺼냈다.
‘외차원의 독은 쓸 수 없다.’
이 전투가 방송에 나간다면, 파이브스타도 틀림없이 보고 있을 거다.
미래의 적에 비장의 수를 노출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을 터.
그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준비한 게 있긴 했다.
“서몬 타깃!”
-광역 소환 마법 스크롤을 사용했습니다.
파프닐의 외침과 함께 포획해 둔 몬스터들이 전송되어 나타났다.
몬스터월드인 메티스 대평원에서 공수해 온 거대 미노타우로스, 오우거, 샤벨 타이거 등!
대형, 네임드 몬스터들이 난동을 부리자 순식간에 성직자들의 대열이 흐트러졌다.
“어엇!”
“사, 살려……. 끄아악!”
언데드 군단을 아이스크림처럼 녹이던 성직자들이지만, 눈앞에 몬스터들이 나타나는 건 대처할 수가 없었다.
성법의 포화가 약해지자 주춤하던 언데드 군단이 다시 기세를 올렸다.
“지금이다! 지금 돌격해라!”
“우오오오!”
다시금 혼란해지는 전장.
“이놈……!”
벨 아르크 추기경이 집중하자, 흔들리던 루의 태양이 다시 빛을 되찾았다.
그때였다.
갑작스레 벨 아르크 추기경이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아악!”
“멍멍!”
그대로 한쪽 다리의 살점이 뜯기며 쓰러지는 추기경.
옆에 붙은 복돌이가 눈을 빛내며 짖었다.
“컹! 멍멍 펀치다 멍!”
“잘했다, 복돌아.”
신성력을 받아도 약해지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는 비장의 패!
이 전투에서만큼은 치트키라 할 수 있는 강아지, 복돌이의 등장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