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76)
476화
미스트 섬에 흑마법사들이 정착한 지 이 주일이 지났다.
그사이 흑마법사들의 거점은 얼추 형태를 갖춰 가고 있었다.
“베이스캠프의 형태는 그럭저럭 갖췄군.”
대공동 안을 수많은 천막들이 가득 메웠다.
옹기종기 모인 모습은 흑마법사 세력의 본거지라기보다는 동네 캠핑장이나 군대 막사처럼 보였다.
천막들 사이엔 수로와 배수로가 파였고, 쓰레기들은 그 수로를 통해 동굴의 깊은 곳으로 흘러 내려갔다.
‘이게 은근히 도움이 되는군.’
프로게이머를 그만둔 뒤 군대에서 수없이 했던 삽질들!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이런 진지 건설 작업을 하게 되자 큰 도움이 되었다.
“어디 볼까? 캠프 상태창!”
띠링.
[미스트 섬 흑마법사 베이스캠프]-레벨 : 3
-현재 인원 : 1,021명
-숙박 시설 : 천막(1레벨)X248개(부족 상태)
[설치된 시설]-배수로(1레벨)
-취사장(1레벨)
-물자 창고(1레벨)
-급수대(1레벨)
-중앙 광장(1레벨)
*진료소(필수 시설)가 건설되어 있지 않습니다.
*캠프 구성원들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질병의 치유 확률이 낮아집니다.
*방어 울타리(필수 시설)가 건설되어 있지 않습니다.
*몬스터들의 습격을 막기 힘들어지고, 몬스터들의 습격이 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경비 초소(필수 시설)가 건설되어 있지 않습니다.
*캠프에 허락받지 않은 외부인이 쉽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종합 시설 레벨 : 아이언] [상태]-천막 간의 거리가 좁습니다.
-캠프 내부 구성원 간의 협동력 : 18%(매우 부족)
-캠프 내부 구성원들 간에 빈번하게 싸움이 일어납니다.
-캠프 구성원들의 충성심 : 32%(부족함)
-캠프 내부 구성원들은 당신의 지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힘과 규율로 억누르고 있지만, 기회가 있다면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빈말로라도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태창의 설명!
“흠…….”
파프닐은 완성된 베이스캠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이 X같은 해골병은 또 뭐야? 당장 치워!”
“뭐? 내 귀여운 해골병을 X같다고? 이 새X가……!”
좁은 자리에 모여 있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다툼이 일어났다.
안 그래도 성격이 더럽기로 유명한 흑마법사들!
거기다 환경까지 좋지 않으니, 서로 옛 원한이 있던 학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기 일쑤였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었다.
수천 명의 인원이 자리 잡은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으니까.
“흠, 다들 혈기가 넘치는군. 일을 시키면 잘하겠어.”
파프닐은 짧게 평가하고 취사장으로 향했다.
“오늘 아침은 갯지렁이 스튜다.”
“크웨에에에엑!”
“제…… 젠장, 또냐…….”
일주일 내내 갯지렁이를 먹은 흑마법사들이 구토를 했다.
메뉴라도 다양했으면 그나마 나을 텐데, 항상 갯지렁이 고기 스튜만 나온 결과다.
식량은 아직 꽤 남아 있긴 하다.
그러나 보급이 불가능한 만큼 마구잡이로 풀 수는 없었다.
결국 사냥한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현재 가지고 있는 고기가 갯지렁이밖에 없었다.
맛이라고는 더럽게 없고, 바닷물 비린내만 나는 괴식!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군.”
드래곤 헌터 시절엔 3주 동안 풀뿌리를 뜯어먹는 체험을 하며 생존했던 적도 있었다.
감각을 최대로 구현화한 덕에, 흙냄새와 맛까지 진하게 느껴질 정도!
“거점은 마련했으니 슬슬 다른 일들도 처리해야겠군.”
식량이나 연구실, 그리고 흑마법사들의 성장까지.
처리해야 할 일거리가 많았다.
각 흑마법사에게 필요한 연구실, 공방을 마련할 장소.
파프닐은 지시를 내렸다.
[동굴 주변과 안쪽을 계속 개척합니다. 먼저 개척하는 흑마법사 학파들은 그곳을 공방으로 써도 괜찮습니다. – 파프닐.]흑마법사 거점 중앙의 종유석에 검은 불꽃으로 된 공고문이 붙었다.
“먼저 개척하면 우리 거라고?”
“서둘러라, 카라약 놈에게 질 순 없다!”
해골병과 장군들을 잔뜩 거느린 흑마법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동굴 속으로 떠났다.
“여긴 길이 좁은데……. 들어가면 사고가 날 것 같기도?”
동굴 속에는 바닥을 알 수 없는 호수나 사람 한 명이 넘기도 힘든 좁은 길도 있었다.
어딘지 모를 장소로 이어지거나, 막다른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하다 죽을 수 있는 위험한 장소.
네크로맨서들은 손짓을 하며 외쳤다.
“가라!”
“딱!”
해골병들은 돌 틈 사이로 뼈다귀를 들이밀거나, 차가운 물속에 몸을 던졌다.
대부분은 돌아오지 못했지만 몇몇은 성공적으로 맞은편 길을 확인했고, 때로는 좋은 공동이나 바깥으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하기도 했다.
“숙소에서 동쪽으로 한참 가면 독수리 발톱 같은 형태의 길이 있는데, 그 밑에 꽤 큰 공동이 있더군.”
“북쪽에 천장이 무너져 생긴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위로 지상이 보여! 아래쪽 호수에 크라켄 같은 촉수가 있긴 한데, 그놈만 잡으면 어떻게든 쓸 수 있을 것 같군.”
흑마법사들이 발견한 정보는 하나도 빠지지 않고 파프닐의 노트에 적혔다.
플러시가 수일 동안 공들여 만든 동굴 지도가 순식간에 완성되었다.
“여기 쓸 만한 동굴과 석실이 있군.”
“어둠의 박쥐 떼와 정체 모를 짐승 인간들이 있지만, 놈들만 청소하면 쓸 만하겠어.”
고위 흑마법사들은 제자들을 이끌고 각 동굴 내부를 확인했다.
미스트 섬엔 오랜 시간 동안 어둠의 마나가 쌓였다.
평범한 토착 생물, 몬스터들은 진작 멸종한 지 오래.
자연히 동굴 속에 사는 괴물들은 세포 대신 어둠의 마나가 가득할 정도로 변화한 변종들밖에 없었다.
“크아악!”
“위, 위험해!”
흑마법사들은 연전연패!
“지금부터는 제가 나서죠.”
그때 파프닐이 움직였다.
정말 위험한 몬스터들을 상대로 활약하며, 급한 불들을 연이어 껐다.
“흑마법사 주제에……. 데스나이트들보다 더 잘 싸우는데?”
“역시 파프닐인가…….”
흑마법사들이 싸울 때의 데이터를 참고하고 싸운 덕에 쉽게 약점을 공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점을 모르는 흑마법사 NPC와 몇몇 유저들은, 파프닐이 신들린 컨트롤로 몬스터들을 유린하는 것처럼 보였다.
“몬스터의 시체는 분석해서 해골병으로 만들고, 엘리트 해골병들을 아끼지 말고 싸우게 하세요.”
파프닐은 전투 후 지시를 내렸다.
미스트 섬은 어둠의 마나가 넘쳐흐르는 곳.
사실상 더없는 명당이기에, 흑마법을 쓰면 어둠의 마나가 위력을 1.5배 가까이 강하게 해 주었다.
그런 곳에서 언데드들을 부활시키거나 사역하면, 막대한 어둠의 마나가 해골병들의 몸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어둠의 마나가 스며듭니다.
-듀라한의 힘 스테이터스가 +2만큼 영구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데스나이트의 HP가 영구적으로 +100만큼 상승했습니다.
“오오!”
“이거 대박인데?”
흑마법사 플레이어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밖에서는 수많은 어둠의 마나석을 구해 오거나, 특별한 강화 술법을 걸어야 영구적으로 스테이터스가 오르는데.
여기선 전투 불능인 언데드들을 재활성화시키는 것만으로 스펙이 상승한다.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꿀 땅.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바깥에 있는 다른 네크로맨서, 흑마법사 플레이어들과 큰 차이를 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면 사냥할 맛 나지!”
“가자!”
흑마법사 플레이어들은 언데드들을 아끼지 않고 던졌다.
숲속의 마수가 손을 휘두르면 열댓 마리의 해골병이 부서졌지만, 그 몇 배나 되는 해골병들이 마수의 다리 힘줄을 베고 몸에 창을 찔렀다.
부서진 해골병들은 다시 만들어졌고, 더 강해진 스펙으로 적과 싸웠다.
원시인 수백 명이 맘모스를 둘러싸 잡듯, 흑마법사와 언데드들은 하나씩 괴수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마수의 고기(노말)를 획득했습니다.
-마수의 가죽(???)을 획득했습니다.
사냥을 마친 후에는 고기를 한 점에 모으게 했다.
파프닐은 산더미 같은 고기를 던져 버린 뒤, 수박만한 크기 고기 두어 덩어리를 골라 던져 주었다.
“이것만 먹고 나머지는 버리십시오.”
대부분의 시체는 어둠의 마나나 독이 있어 제대로 먹을 수 없었지만, 몇몇 마수들은 먹을 수 있는 살점이나 부위를 가지고 있었다.
원작 소설에서 플러시는 기가 막힌 운으로 피해서 먹거나, 독에 걸려 골골대다가 더 강해지는 과정을 거치길 반복했다.
그러나 파프닐은 굳이 그런 불필요한 과정을 거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독을 먹고 강해진 것도 플러시여서 가능하지, 다른 사람이라면 그대로 죽을걸.’
그나마 독이 없어 먹을 수 있는 게 다름 아닌 미스트 갯지렁이!
갯지렁이 스튜만 나오는 게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안 먹고 죽는 것보다는 맛이 없더라도 먹을 게 있는 게 낫지.’
물론 파프닐은 예외다.
이차원의 버섯을 사역하며 독에 대한 저항력도 크게 올랐기에, 어둠의 마나로 오염된 고기를 먹고도 버틸 만했다.
“그나저나 역시 땅이 좋긴 하군.”
어둠의 마나가 넘쳐 나는 미스트 섬!
먹을 걸 구하기 어렵고 사방에 마수가 가득하지만, 흑마법사들에게 있어서는 천국 그 자체인 곳이다.
기존의 대도시처럼 인프라가 편하고 안전하지는 않지만, 모든 것을 직접 만들고 개척하는 재미도 있었다.
동굴 속에서 추위에 떨면서 웅크리더라도, 다른 동 레벨 플레이어들보다 몇 배 빠르게 강해지는 해골병과 쌓이는 스킬 숙련도를 보면 절로 이곳을 사랑하게 되었다.
파프닐도 해골병들과 고급 언데드들을 마구 불러 싸우게 하고 싶었지만, 그 녀석들은 작업에 몰두하느라 바쁜 상황.
“아쉽지만 몸으로 직접 뛰는 수밖에.”
해골병 소환 스킬의 숙련도가 늘었기에, 기존에 소환할 수 있던 5백 마리가 6백 마리까지 늘었다.
듀라한이나 데스나이트, 스컬 메이지, 가고일 등 고급 언데드들의 소환 한계도 조금 더 늘어서, 그럭저럭 군대의 구색을 갖출 수는 있게 되었다.
엘리트 해골병들도 작업이 끝나면 불러올 수 있으리라.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미스트 섬 흑마법사 베이스캠프]-레벨 : 11
-현재 인원 : 535명
-주변 거점 : 486명
-숙박 시설 : 천막(1레벨)X270개(적절)
[설치된 시설]-배수로(5레벨)
-취사장(3레벨)
-물자 창고(8레벨)
-급수대(4레벨)
-중앙 광장(3레벨)
-진료소(6레벨)
-방어 울타리(9레벨)
[종합 시설 레벨 : 브론즈] [상태]-천막 간의 거리가 좁습니다.
-캠프 내부 구성원 간의 협동력 : 41%(부족)
-캠프 내부 구성원들 간에 가끔 싸움이 일어납니다.
-캠프 구성원들의 충성심 : 60%(적당함)
-캠프 내부 구성원들은 당신의 지시에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불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되는 지시라면 기꺼이 따를 것입니다.
놀랄 만큼 성장한 캠프의 상태.
개척한 주변 동굴에 흑마법사들을 분담시키고.
사냥을 통해 식량을 충분히 쌓은 덕분이다.
“이 정도면 기반은 만든 셈이군.”
물론 아직 만들어야 할 곳이 많다.
본격적인 흑마법사들의 거처, 공방은 아직 작업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요새나 의식장, 농경지 등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태.
그러나 파프닐은 걱정하지 않았다.
원작 소설에서 확인한 대로라면, 이 섬은 그 모든 것을 전부 채울 수 있을 만큼 넓고 방대한 자원의 보고였으니까.
“그럼 나도 슬슬 깊은 곳부터 탐색해 볼까?”
어차피 섬 전체를 개척해야 하니, 그 전에 숲을 봐 두는 건 공략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파프닐은 숲속으로 장비를 챙겨 들어갔다.
길 하나 없이 풀과 나무로 가득한 밀림이 앞을 막았다.
그러나 가끔 나무들이 짓이겨지고, 풀이 없는 마른 길들이 나 있었다.
먹이를 먹는 마수들이 움직이며 만들어 낸 자연의 길!
“이쪽이군.”
길들을 따라 움직이며, 파프닐은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그렇게 한참 길을 따라가던 파프닐의 등골이 일순 오싹해져 왔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나던 마수의 소리나 새소리, 벌레 소리 등이 전부 사라진 것이다.
다음 순간 파프닐은 곧바로 풀숲에 몸을 숨겼다.
잠시 후.
쿠웅. 쿠웅.
멀리서 땅 전체가 울릴 정도의 진동이 가까워져 왔다.
“……!”
고개를 든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저건……!’
나무 사이로 움직이는 거대한, 긴 목을 가진 형체.
익숙한 모습이긴 했지만, 여기서 나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몬스터가 움직이고 있었다.
‘……대박이군.’
물론 파프닐에게는 엄청난 금덩어리로 보이는 녀석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