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8)
48화
[속성 해골병 소환] [다크 골렘 소환] [영혼 폭발] [엘리트 해골 기사 사역] [스컬 필드] [본 트리] [시체 폭발] [망령 폭풍]……후략……
카탈로그에 적힌 건 레기온 학파의 마스터 스킬들, 그 외에도 다른 학파들이 각각 지닌 마스터 스킬들이었다.
“제가 고르면 되는 겁니까?”
“그럼, 원하는 대로 고르면 돼.”
학파를 선택했다지만 아직 100레벨인 상황.
기존 학파의 마스터 스킬을 배울 수도, 다른 계열의 마스터 스킬을 배울 수도 있었다.
여기서 무슨 스킬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육성이 달라지는, 상당히 중요한 선택지.
“나는 이걸 추천하지.”
굴드가 카탈로그의 한 항목을 가리켰다.
“시체 폭발……. 공격 마법이군요.”
“밸런스를 위해선 강력한 파괴력의 마법 하나쯤은 있는 게 좋지. 네 수준까지 올라온다면 슬슬 챙겨 줘야 해.”
네크로맨서들 대다수는 지능과 지혜에 스테이터스를 찍는다.
그렇다 보니 소환 스킬만으론 MP가 남을 때가 많았다.
그런 잉여 마나의 사이클을 쉬지 않고 돌리기 위해 공격 마법이나 저주술을 배우는 것.
“게다가 위력 못지않게 보이는 효과도 대단하고. 폭발이 터질 때마다 병사나 몬스터 놈들이 흠칫흠칫 놀랄 거야. 자, 어떠냐?”
“음…….”
파프닐은 한참을 고민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내 분석도 그게 밸런스가 가장 좋다고 여겨지긴 해.’
합리적인 면에선 분명 나무랄 게 없는 제안.
그러나…….
“전 이걸로 하겠습니다.”
수 분 후, 파프닐이 손을 들어 하나를 정했다.
“그걸?”
“예.”
파프닐은 잡은 스킬을 들었다.
[엘리트 해골 기사 사역]“전 이거면 됩니다.”
“호오……. 하지만 그러면 마력이 남아돌 텐데, 그건 괜찮은 거냐?”
굴드가 턱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최강의 정예군을 만들기 위해선 이것밖에 없지.’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이미 뜻을 정했습니다.”
“……크.”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굴드가 웃음을 터뜨렸다.
“크크크크큭. 우리 학파의 비전 스킬을 고르다니, 역시 그럴 줄 알았다, 요 녀석!”
-굴드의 호감도가 +10 상승했습니다.
해골 기사 사역은 레기온 학파의 비전 마스터 스킬이었다.
양팔을 벌린 굴드가 소리쳤다.
“역시 내가 제자 하나는 잘 뒀어. 좋아, 가져가라! 우리 학파의 비전류 마스터 스킬을!”
-‘헬카이트의 엘리트 해골 기사 사역(에픽)’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100레벨의 마스터 스킬을 배웠습니다.
-새로운 업적 ‘하프 마스터’를 획득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레기온 학파 최고의 어르신이자, 굴드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헬카이트의 이름이 붙은 비전 스킬!
‘대박이다!’
파프닐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스킬창을 확인했다.
[헬카이트의 엘리트 해골 기사 사역]-등급 : 에픽
-분류 : 액티브
-소모 MP : 200
[소모 재료]-소체가 될 뼈 1조각
-원혼 깃든 뼈 1조각
-레어 급 이상의 어둠의 마나석 30개
-액토플라즘 용액 1병
-기사의 영혼 1개
-블랙 매직 허브 100개
-쿨타임 : 7일
-효과 : 영혼으로 이어진 엘리트 해골 기사를 1기 생성한다. 해당 해골 기사는 플레이어에게 귀속된다.
-스킬 레벨 : 1
-현재 사역 가능한 엘리트 해골 기사의 수 : 1마리(0/1)
-습득 조건 : 레벨 100 이상, 네크로맨서 클래스
*해당 스킬은 마스터 스킬입니다.
엘리트 해골 기사.
뼈로 된 유령마를 타고 다니며 중갑옷을 입은 해골 기사다.
데스 나이트만큼은 아니지만, 기병이란 병과가 가진 장점은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개체.
그런 기사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스킬.
검술이나 마법 쪽 마스터 스킬에 비해서 화력은 덜하지만, 실용성은 그 못지않았다.
‘기병이 필요해서 고른 스킬인데, 예상도 못 한 시너지 효과를 받았군.’
말을 탄 기사의 돌격력은 어지간한 트럭급.
보병에게는 없는 변수를 창출할 수 있으니, 기사가 있다면 더욱 다양한 전술을 쓸 수 있으리라.
‘기사의 뼈와 영혼만 구하면 바로 소환할 수 있겠어.’
파프닐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스승님, 이 스킬 말입니다만.”
“왜 그래?”
“혹시 제가 가진 영혼과 뼈로 소환이 가능합니까?”
“기사의 영혼을 가지고 있나? 어디…….”
다가온 굴드에게 파프닐은 허드슨의 창과 뼈를 내밀었다.
뚫어져라 뼈를 보던 굴드가 깜짝 놀랐다.
“아니, 이, 이런 혼과 소재를 어디서 구했지? 왕실 영묘라도 턴 건가?”
“네? 그럴 리가요, 모험 중에 발견했습니다.”
“그래……. 만약 진짜로 영묘를 털었으면 당장 짐 싸야 했을 텐데 그건 다행이구먼.”
겨우 진정한 굴드가 이마에서 땀을 닦았다.
“굉장한 녀석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대단한 혼을 가져왔어.”
유서에 나온 허드슨은 무려 전설적인 NPC와 호각을 다뤘던 영웅.
그런 사람의 뼈와 혼이 깃든 창을 가져왔으니 이렇게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부재료나 조금 구해 놓았겠지 싶었는데, 설마 이런 걸 가져오다니. 내 제자지만 잠재력이 놀랍군.”
“그럼 이 녀석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잠깐, 멈춰!”
파프닐이 손을 뻗자 굴드가 곧바로 막아섰다.
“왜 그러십니까?”
“이 혼과 뼈는 지금 만들기엔 격이 너무 높아. 만들어도 실패할 텐데, 그렇게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혼이야.”
“음…….”
굴드의 설명은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갓 요리를 시작한 초심자가 캐비어나 한우 안심, 등심으로 요리를 하면 어떻게 될까?
‘분명 망치겠지.’
파프닐은 창과 뼈를 집어넣었다.
“알겠습니다. 이건 아껴 두겠습니다.”
허드슨의 창과 뼈는 추후 쓸 수 있을 때 써도 늦지 않았다.
‘그럼 이제 적당한 기사의 뼈만 구하면 되겠군.’
다만 거기엔 작은 문제가 하나 있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겠어.’
파프닐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지켜보던 굴드가 히죽 웃으며 물었다.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할 수 있겠어?”
기사는 준귀족 취급을 받는다. 시체도 일반 NPC와 달리 특별한 묘지에 안장되고, 이를 파헤치면 악명이 높아지며 추격대가 붙게 된다.
그렇다고 살아 있는 기사를 죽이는 건 더욱 바보짓.
만약 그랬다간, 당장 교단뿐만 아니라 같은 네크로맨서들에게도 추격을 받게 될 것이다.
“어떻게든 찾아봐야죠.”
수도나 요새 지역에 가면 한두 개쯤은 남는 시체가 있을지도 몰랐다.
돌아서는 파프닐을 굴드가 붙잡았다.
“이걸 써라.”
-대충 살다 죽은 기사의 뼈를 획득했습니다.
-대충 살다 죽은 기사의 영혼을 획득했습니다.
“스승님, 이건!”
“내가 견습 시절 가장 서러웠던 게 시체 구하려고 무덤 파는 짓거리였다. 심지어 잘생긴 다른 제자 놈들은 어디선가 시체를 받거나, 스승님께서 내려 주시더군.”
빠드득, 굴드의 이가 갈렸다.
“그래서 난 내 제자에겐 그 꼴 안 나게 하려고 다짐하고 있었다. 이렇게 말이지.”
“……감사합니다.”
“대신 내 부탁 하나만 들어 다오.”
“네?”
“발푸르기스의 밤이라는 행사가 있다.”
발푸르기스의 밤.
세상 마녀와 흑마술사 들이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비밀 회합이었다.
“원래는 나도 참석해야 하는데, 자리를 비울 수 없다 보니 최근 몇 년은 가지 못했어. 그래서 이번엔 어떻게든 얼굴을 비쳐야 하는데, 그곳에 나 대신 가 줬으면 한다.”
“제가 대신 가도 되는 겁니까?”
“너 정도면 뭐, 어디 가서 꿀리는 제자는 아니니까 말이다.”
-흑마법사 굴드가 퀘스트 ‘발푸르기스의 밤 참석’을 의뢰하려 합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Y/N)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스승님의 부탁이라면 기꺼이 가겠습니다.”
“히히, 사실은 너도 가고 싶은 게 아니냐? 세상 각지의 흑마법사들을 보고 하나라도 더 훔쳐 오고 싶어 애가 타겠지!”
역시 네크로맨서답게 속물의 극치라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
“그럼 잘 쓰겠습니다.”
“그래.”
굴드의 공방을 빌린 파프닐은 천천히 새로 얻은 마스터 스킬을 사용했다.
“엘리트 해골 기사 사역.”
쉬이익.
어둠의 마나가 재료들로 모이더니 형체를 만들었다.
뼈로 된 말을 타고, 단단한 금속 갑옷과 칼을 든 거구의 기사!
“으으윽! 몸이 좀 가벼워진 느낌인데?”
걸걸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기사의 아래에 이름이 떴다.
엘리트 해골병은 일반 해골 기사보다 자아와 지능이 뛰어나다.
해골 기사쯤 되면 생전의 자아가 대부분 남아 있고, 데스 나이트나 리치는 전부 생전 그대로의 이성을 유지한다.
“네가 나를 불러낸 술사냐?”
루이의 질문에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순간 루이의 턱이 딸깍거렸다.
“겔겔겔! 이거 완전 약골이구만.”
대놓고 비웃는 모습.
기사도를 익힌 기사의 모습은 티끌만치도 보이지 않았다.
“네 역할은…….”
“잠깐만, 미리 말해 두겠는데, 나는 나보다 약한 녀석의 명령은 듣지 않을 거다.”
“약한?”
“소환해 준 건 고마운데……. 그게 끝! 더 이상은 없어.”
“그런 거로군.”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하고 말을 이었다.
“그럼 강함만 증명하면 되나?”
“물론!”
자신만만하게 가슴팍에 손을 올리는 루이.
그 앞에서 파프닐이 수호 기사의 인장을 열었다.
“불렀나.”
척, 인장에서 빛이 나오더니 금발 여기사로 변했다.
수호 기사의 인장에 봉인되어 있던 여기사, 페넬로페.
“그래, 해 줬으면 하는 게 있어서.”
“뭐지?”
“저 해골 기사를 죽기 직전까지 두드려 패 줬으면 하는데.”
“……흠?”
여기사, 페넬로페는 고운 눈썹을 움직이며 루이 쪽을 바라보았다.
“언데드를 징벌하라니, 모처럼 듣기 좋은 명령이군. 알았다.”
“오오오오오옷!”
루이가 해골마의 고삐를 당기며 창을 세웠다.
“아름다운 레이디, 실례가 안 된다면 저와 스틱스 물로 끓인 차 한잔 하시겠습니까?”
“…….”
페넬로페의 얼굴에 서리가 끼었다.
“흑마법사, 명령을.”
“서로 싸워라. 죽기 직전까지.”
“크하!”
곧바로 시작된 여기사와 해골 기사 간의 싸움.
결과는 순식간에 판가름 났다.
“커헉!”
와장창, 바닥에 넘어진 루이가 턱을 벌렸다.
같이 쓰러진 해골마는 산산조각 난 채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
“같이 차를 마시진 못하겠군, 언데드 놈.”
검을 거둔 페넬로페가 코웃음을 쳤다.
“이, 이럴 수가…….”
루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버르적댔다.
여기사에게 진 게 적잖은 충격이었던 듯했다.
‘흠…….’
보고 있던 파프닐이 생각했다.
‘저 녀석, 스펙은 괜찮은데 싸우는 방식이 영 별로군.’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페넬로페와 달리, 되는 대로 무기를 휘두르다가 꼬이는 루이.
저 정도면 필드에 있는 흔한 보스 몹과 다를 바 없었다.
“크억!”
루이가 쓰러지자 파프닐이 다가갔다.
“승패는 났군, 그럼 이제 명령을 따르는 데 불만은 없겠지?”
박수를 친 파프닐이 1, 2, 3호를 소환했다.
“같이 합을 맞춰야 할 직속 병사들이다. 어디 너희 넷이서 서로 어울려 보도록.”
해골 군대가 강한 건 각 병사들이 제 역할을 맡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가 된 군대는 강한 한 마리 개체의 몇 배에 달하는 힘을 낼 수 있었다.
당연히 군대를 구성하는 해골병들과 해골 기사는 반드시 유기적으로 합을 맞출 수 있어야 했다.
“자, 여기 서라!”
루이가 명령을 내리자 해골병들이 어기적어기적 모였다. 마치 말년 병장들만 모아 놓은 내무반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1, 2, 3호는 그동안 죽어라 열심히 싸운 공신이었다. 하지만 루이가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이노옴들! 스켈레톤이 됐다고 빠져 가지고는……! 기열!”
곧바로 파프닐을 가리킨 루이가 외쳤다.
“주인님 앞이다! 오와 열을 갖춰라!”
“딸그락.”
1, 2, 3호는 대답 대신 서로를 바라보더니 뒷짐을 지거나 하품을 했다.
“이……!”
루이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땅개 주제에, 정녕 쓴맛을 보고 싶은 게냐?”
“달그락. 달그락!”
해골병들은 대답 대신 무기를 들었다. 루이의 두개골 안에서 푸른 귀화가 일어났다.
“오냐, 상대해 주마.”
자신은 기사고 이 해골병들은 병사다.
저렇게 기고만장하는 것도 이제 끝!
한 손만으로 이기고 나서 제대로 질서를 심어 줄 것이다.
“카하!”
창을 든 루이가 덤볐다. 이에 맞서 세 해골병은 능숙하게 루이를 포위하며 각자의 무기로 맞받아쳤다.
달그락, 따닥! 딱!
네 해골이 어우러지길 수 분, 루이의 골 안에서 타오르는 불꽃이 흔들렸다.
‘아, 아니, 대체…….’
직접 상대해 보니 해골병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한 놈을 공격하려면 다른 한 놈이 같이 공격을 막고, 다른 한 놈이 기가 막히게 틈을 노려 온다.
대충 살아오긴 했지만 나름 기사인 루이도 고전할 정도.
“앗!”
경악하던 루이의 창이 3호의 할버드에 걸려 튕겨 나갔다. 동시에 1호와 2호의 검 면이 루이를 바닥에 넘어뜨렸다.
이후로는 일방적인 구타가 이어졌다.
“딸그락! 딸각!”
1호의 지시에 따라 제 다리를 몽둥이 삼아 휘두르는 둘.
비 오는 날 먼지 날 정도로 맞은 뒤, 루이는 자신이 해골병보다도 밑임을 인정하고 살아 나올 수 있었다.
“으윽……. 두고 보자……. 말도 못 타는 땅개 놈들, 이 굴욕 반드시 갚아 주리라…….”
이를 갈던 루이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났다.
검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이 인상적인 십 대 초중반의 미소녀였다.
“너는…….”
“주인님께서 명령하셨다. 서열을 증명하라고.”
“그래?”
‘적어도 최하위는 안 되겠구만.’
순식간에 기고만장해진 루이가 자신만만하게 창을 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녀, 호문쿨루스 벨이 조용히 피의 검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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