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84)
484화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야무크는 파프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며 말했다.
“하지만 너무 순진한 말씀이신지라.”
“순진한?”
“예.”
야무크가 덧붙였다.
“대균열은 단순히 동굴이나 절벽 같은 곳이 아닙니다. 자연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이 바깥 섬과는 또 다른 별도의 생태계이지요.”
직경 1km의 원형 구멍인 대균열은, 안으로 끝도 없이 깊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안을 보면 단순히 원통형으로 이어진 것만도 아니다.
‘’ 모양으로 파이거나 내부의 식물, 혹은 곳곳에 뚫린 동굴 등을 통해 수많은 길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그야말로 복잡한 필드.
“지형뿐만 아니라 환경도 문제입니다.”
미스트 섬은 어둠의 마나로 가득한 마경.
그런데 대균열은 그보다 더 진한 어둠의 마나가 있다고 한다.
미스트 섬이 커피라면, 대균열은 카페인 정제 알약이라고 해야 할 정도.
모여 있는 어둠의 마나가 워낙 진하다 보니, 그 안으로 들어가는 건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적응 진화를 마친 이들 혼종 생존자들도, 대균열에 들어가다 보면 마력 오염으로 죽거나 마수가 된다고.
“저희도 그런데, 바깥에서 오신 여러분들이 어떻게 버티겠습니까.”
“흐음, 그 정돈가?”
“직접 보시면 알 겁니다.”
야무크는 책 한 권을 가져왔다.
-‘대균열 정보 기록’을 열람합니다.
-대균열 맵에 대한 정보를 획득했습니다.
[대균열]-1층 : 악마의 입.(균열 0~1,000m)
-언덕과 나무들이 가득하며, 폭포를 통해 단숨에 통과할 수 있다.
-지상에서 떨어진 마수들이 곳곳의 돌출부에 있으며, 가끔 2층에서 올라온 마수들을 볼 수 있다.
-지역 : 악마의 송곳니, 뒤틀린 숲, 입구 동굴, 회오리 탑, 공동묘지, 하얀 그물.
-마나 농도 : 150dm(dark mana)
-출현 마수 : 사슴 괴수, 살아 있는 나무, 거대 뱀…….
-입장 제한 : 랑(狼)두 사냥꾼.
-2층 : 지하 대수림(균열 1,000m~2,000m)
-본격적으로 균열 속이 넓어지며, 5km가량의 거대한 지하 공동이 있다.
-지상과 비슷한 환경의 수림이 형성되어 있으며, 본격적으로 지상과 차이가 나는 지하 마수들이 출몰하기 시작한다.
-마나 농도 : 250~350dm.
-지역 : 죽음의 호수, 포자 숲, 침몰선, 용의 뼈.
-출현 마수 : 미스트 아르마딜로, 미스트 섬 독수리, 미스트 섬 부엉이, 지네 공, 미스트 섬 거대 카피바라, 헬 울프…….
-입장 제한 : 호(虎)두 사냥꾼 이하.
-3층 : 대지의 목구멍(균열 2000~6,000m)
-대수림 중앙에 있으며, 균열의 폭이 200~300m로 좁아진다.
-불규칙적으로 상승기류와 하강기류가 바뀌며, 이를 타고 하층의 강력한 마수들이 올라온다.
-가장자리에는 여러 구멍과 식물이 자라는 통로와 회랑이 있는데, 회랑 주변으로 개미굴처럼 난 수많은 마굴에서는 각자 강력한 아이템을 찾을 수 있다.
-이곳부터 뛰어난 전사가 아닌 자는 폭주해 마수가 된다.
-입장 등급 : 마두 사냥꾼.
-마나 농도 : 400~500dm.
-지역 : 나선 회랑, 개미굴, 무명의 신전, 산호 숲.
-출현 마수 : 미스트 아르마딜로, 기르네뷸라, 미스트 갈귀새, 미스트 프테라노돈, 공허의 부유고래, 이블 아이, 삼안의 바포메트, 미스트 와이번, 미스트 그리폰…….
-4층 : 어둠의 요람.
-어둠의 마나가 시야를 완전히 가려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
-열원이 없기에 기온이 굉장히 낮아진다.
-이 시점부터 마계에서나 볼 법한 악마, 마수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현실과 이차원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입장 등급 : 요두 사냥꾼, 용두 사냥꾼.
-마나 농도 : 500~700dm.
-지역 : 독기의 골짜기, 고요한 도시, 구름 평원, 마신의 잠자리, 휴식처.
-출현 마수 : 심연 악령, 골렘, 비홀드 아이, 언데드 공룡, 엑토플라즘 슬라임.
-5층 : 홍염의 땅
-어둠의 마나뿐만 아니라 용암, 마그마와 불길이 가득한 불의 지대.
-모든 곳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으며, 곳곳에선 결정화된 광물이 보인다.
-마나 농도 : 800dm 이상.
-지역 : 광채의 꽃밭, 헬 하운드의 소굴, 타오르는 강, 수정의 산, 신의 눈.
-출현 마수 : 이프리트, 불의 거인, 브리트라, 인페르노 맨, 저주받은 태양.
-6층 : 백야의 땅.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태양이 항상 떠 있는 곳.
-온도는 지상과 유사하며, 사막 지형임.
-이차원과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며, 거대한 바다가 있음.
-어둠의 마나가 가득함.
-마나 농도 : ???.
-지역 : 마해, 신의 거상, 세라핌의 둥지, ???.
-출현 마수 : 사신.
[사냥꾼 등급]-(Min)랑<호<마<요<용(Max)
-사냥꾼 등급은 시험 퀘스트를 통해 부여받을 수 있으며, 그 후 탐험 내용과 발굴 업적에 따라 추가 갱신이 가능함.
정보창을 읽던 파프닐의 눈이 빛났다.
‘미스트 아르마딜로……. 저기 있었군.’
마경인 미스트 섬이지만, 수많은 생명체가 존재하는 생명의 보고이기도 하다.
미스트 섬 아르마딜로는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찾아야 하는 녀석이었다.
이유? 간단하다.
갑옷 껍데기는 단단하고, 고기는 부드러우며 불에 가열하면 더없는 진미가 된다.
영양과 스태미나가 회복되는 건 물론.
추가 버프까지 주는 완전식품!
원작 소설에서는 여신의 도움으로 대지를 정화하며, 멀쩡한 물과 곡물을 받았지만…….
정화가 아닌 이용을 목표로 하는 파프닐로서는 굉장히 귀한 녀석이다.
‘그 외에도 여러 곳이 많군.’
내용을 읽던 파프닐이 말했다.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네, 말씀하시죠.”
“여기 dm이란 거, 이 지상은 몇이지?”
“지상은 평균 100dm 정도입니다.”
마경인 미스트 섬이 고작 100dm이라면, 확실히 대균열 아래쪽은 차원이 다른 지옥일 거다.
어둠의 마나에 익숙해진 혼종들마저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진한 마력!
‘무리하게 들어가다가는 마력 중독으로 죽을 수도 있겠군.’
적정량의 마력이 있는 장소는 흑마법사들의 스펙을 더 늘려 준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과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엉뚱한 스킬이 나온다거나, 여러 가지 디버프가 걸리고 HP가 깎이는 식.
심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HP가 0이 되어 사망할 수도 있었다.
내성을 올리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레벨을 올려 전체 스펙을 키우거나, 해당 속성의 내성, 저항력을 올려도 되고.
또 정반대되는 속성의 스킬이나 특성을 올려도 된다.
지금처럼 어둠의 마나가 가득한 지역을 들어갈 땐 성기사나 신관 쪽 스킬을 육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파프닐은 담피르이기에 상관없는 일이긴 했다.
어둠의 종족, 마물인 데다 수많은 업적을 쌓으며 내성과 특성을 올렸고.
결정적으로 하데스와 리리스라는 두 어둠의 신에게 직접 축복을 받고 있었으니까.
“그게 끝입니까?”
“아뇨. 여기 5층 구역부터는 입장 등급이 없는데…….”
“그건 간단합니다.”
야무크가 설명했다.
“5층 이후부터는 생업이 아니라 도전의 영역. 이 때문에 마을에서도 딱히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겁니다.”
“……그 정도 급이면 알아서 잘 조절하라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책을 돌려준 파프닐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역시 저는 이 대균열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이런…….”
야무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유물 때문에 그런 겁니까?”
대균열 안의 유적을 수색하거나, 마수들을 잡다 보면 특별한 유물이나 설계도 등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이든 베어 내는 광선검이나 적을 감지하는 고글, 특별한 종이나 비누, 결계를 만들어 주는 수정구 같은 것들 모두 균열 안에서 얻은 것.
‘다른 곳에선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고급 아이템들이 많지.’
원작 소설에서 플러시는 그야말로 그곳에서 엄청난 이득을 봤다.
과장 좀 보태면 강남에 있는 빌딩 한 채를 건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
물론 그건 운빨 덕분에 얻은 것이니 파프닐에겐 해당되지 않을 거다.
그래도 그런 보물이 있는 장소를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예.”
파프닐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섬을 개척해서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유물이 필요합니다.”
“후우……. 알겠습니다.”
결심을 꺾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야무크는 고개를 젓고 일어났다.
“가시죠.”
“바로 균열로?”
“그럴 리가요.”
야무크는 곧바로 대답했다.
“이렇게 하죠. 테스트부터 받아 보고, 만약 등급이 낮게 나온다면 얌전히 그 등급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
파프닐 일행이 원주민 마을을 구하고 베이스캠프를 개척하는 동안.
국영수는 그야말로 생존 영화, 아니 생존 뉴스를 찍고 있었다.
“……헉, 헉, 헉.”
평소 호흡법에 따라 숨 쉬던 소리 없는 호흡은 사라진 지 오래.
헐떡이는 국영수의 앞에는 수많은 거대 동굴 박쥐와 전갈 무리가 쓰러져 있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플레이어라면 누구나 기뻐할 레벨 업 메시지.
그러나 그 메시지를 확인한 당사자는 환호성 대신 욕설을 내뱉었다.
“……간나XX!”
지난 한 달 동안.
국영수는 레벨이 10이나 올라 무려 831이나 되는 고레벨을 달성했다.
파이브스타의 최고 간부들을 제외하면 레벨로는 이길 자가 없을 정도.
하지만 레벨은 레벨이고 힘든 건 힘든 것이다.
“미치겠군…….”
한 달 가까운 시간.
그동안 국영수의의 하루는 전투로 시작되어 전투로 끝났다.
게임 속에 접속하는 순간 몰려드는 마물들.
놈들과 싸우다 지쳐 도망치면, 그곳에 있던 또 다른 마물들이 덤벼든다.
제대로 된 정비는 물론 간단한 임시 조치도 할 수 없다 보니.
아슬아슬한 HP와 스태미나를 한계까지 쥐어짜 사냥하는 게 일상이다.
암살자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타깃 하나를 잡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마친 뒤, 철저한 방비를 뚫고 강력한 상대 한 명을 죽이는 게 본래 암살자의 방식.
이런 장기간에 걸친 난전은 국영수의 힘을 절반 정도밖에 끌어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빨리 정비를 해서 파프닐을 암살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수많은 타깃들을 암살했지만, 이 정도로 고생한 건 단연코 지금이 처음이었다.
현실에서 활동했던 경험들을 생각해도 마찬가지.
적어도 그때는 은신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건 한 달 내내 싸움이 끝도 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었다.
-리스폰 포인트가 생성되었습니다.
-로그아웃 후 재접속 시, 리스폰 포인트에서 자동 귀환됩니다.
‘리스폰 포인트…….’
국영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었다.
‘이제 한숨 좀 돌릴 수 있겠군.’
마을에 있는 리스폰 포인트.
주변은 당연히 몬스터가 없는 안전지대다.
무기나 장비를 정비하고, 포션이나 약초 등을 보충할 수 있는 NPC가 있는 것은 덤.
‘NPC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안전지대만으로도 충분하다.’
일단 내구도가 떨어진 장비들을 수리하고, 스킬과 레벨을 점검하면 다시금 파프닐을 타깃으로 잡고 움직일 수 있으리라.
국영수는 진심으로 안도하며 로그아웃한 뒤, 곧바로 재접속했다.
실수였다.
“뭐야?”
“저놈은…….”
리스폰 포인트 주변.
접속한 국영수를 본 흑마법사들은 눈매를 일그러뜨리더니, 곧 누군지 눈치채고 외쳤다.
“침입자다!”
“지난번 그 암살자 놈이다!”
“공격!”
쏟아지는 저주와 사방에서 몰려오는 해골병들!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 국영수는 짧게 중얼거렸다.
“에라이……. 씨X.”
어느새 남한 욕설이 입에 붙어 버린 그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