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86)
486화
“흠…….”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붉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우.
그 아래로 수많은 형체들이 싸우고 있었다.
“저건…….”
파프닐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악마나 천사, 그리고 정령이나 괴수들이군.”
엘프나 드워프, 인간도 섞여 있긴 했지만.
전장을 구성하는 대부분은 천사와 악마, 그리고 거신족이나 고대의 문명을 이룩한 고대 인간들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장은 총 세 세력의 전투였는데.
마지막 세력은 다름 아닌 외신과 그 부하들이었다.
다곤을 따르던 어인, 딥 원의 정예 전사와 부대들.
그 외에도 수많은 개체가 전장에 뛰어들어 무기를 휘둘렀다.
‘저건…….’
심지어 그중엔 처음 미스트 섬에서 본 거대 갯지렁이 떼들도 있었다.
-시험의 거울 안에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퀘스트 ‘거울의 폭주’가 생성되었습니다.
-거울에 깃든 기억 속 세계에서 1시간 동안 살아남으십시오.
흔히 보이는 생존 서바이벌 미션!
파프닐은 곧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시뮬레이션이 아니군.’
기존의 시험이었다면 죽어도 환상이 사라지고 끝이다.
그러나 이곳은 실제로 던전에 전송된 듯한 느낌.
이곳에서의 죽음은 캐릭터의 진짜 죽음으로 이어지리라.
사망 페널티도 물론 그대로.
플러시를 빠르게 이기고, 외통수로 몰아넣을 계획을 실행해야 하는 파프닐로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무조건 살아남아야 하겠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전장에 스며들어 숨어 살아남기.
그러나 이미 사방의 적들이 파프닐을 인식한 지 오래였다.
거울의 폭주는 그런 ‘꼼수’를 용납하지 않을 작정인 듯했다.
“카아악! 칵!”
“저기 적이다!”
“죽여라!”
고블린처럼 생겼지만 머리에 뿔이 난 임프들.
그 뒤로는 수많은 헬하운드, 파리처럼 생긴 곤충형 악마, 박쥐형, 조각상처럼 생긴 악마 등이 몰려왔다.
“저놈도 죽여라!”
“오오!”
등 뒤로는 검을 든 인간, 엘프 등이 몰려오는 상황.
파프닐은 곧바로 전투를 시작했다.
궁드닐을 들고 몰려오는 악마들을 베어 내며, 전장을 질주했다.
‘세 세력에게 모두 포위당해 싸워서는 끝장이다.’
사람 사는 게 그렇다.
아무리 혼자 강하다고 해도, 내가 세다고 사방에 적을 만들면 결국 숫자에 밀려 쓰러지고 만다.
드래곤 헌터를 하기 전.
프로게이머로 있던 전설의 리그에서도 그랬다.
-아, 탑(상단) 진짜 뭐 하는 거임?
-개솔ㄴ정글 니가 잘못한 거지.
게임이 항상 잘되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
팀 게임인 이상 그렇게 되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런 싸움은 대개 둘이서 끝나지 않는다.
-야, 미드(중단)야. 니가 보기엔 어떠냐?
-이 XX 잘못하고서 미드한테 ㅋㅋ
-흠……. 정글이…….
-거봐라ㅋㅋㅋ
싸우지 않는 제삼자를 아군으로 끌어들이고, 상대를 여론으로 찍어 누르기 시작한다.
결국 다수에게 욕을 먹은 소수는 배척되고, 게임이 끝난 후에도 신고를 먹고 사라진다.
여기에서 누가 잘못했는진 중요하지 않다.
쓰러뜨릴 적을 빠르게 정하고, 나머지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게 급선무.
파프닐이 정한 적은 간단했다.
-흑뢰!
검은 번개가 외계 괴수들의 무리 사이에 떨어졌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썰물처럼 흩어지는 외신의 부하들.
그 사이로 뛰어든 파프닐은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향해 스킬을 썼다.
-슬로우!
끼리릭!
고깃덩어리의 움직임이 급격히 느려졌다.
-5%&^@@!(!(%의 위험한 주문을 막았습니다.
-5%&^@@!(!(%의 스킬이 취소되었습니다.
위협적인 스킬을 취소시킨 뒤, 곧바로 접근한 파프닐.
“지금 끝을 내지 않으면 앞으로 절대 끝 못 내지.”
외차원의 버섯, 해골 자폭병을 한꺼번에 소환한 뒤 그대로 투척.
곧 엄청난 폭발이 고깃덩어리를 산산조각 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끼리리릭!
끼리리릭!
조각들 하나하나가 거대한 갯지렁이가 되어 이쪽으로 덤벼들었다.
외신 쪽 세력 몬스터들은 쓰러뜨려도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끼에에엑!”
“키에에엑!”
다른 괴물들도 파프닐에게 쏟아졌다.
스킬을 썼으니 공격한다는 판단이라기보다는, 이 세상에 속한 모든 것들을 없애고자 하는 것에 가까웠다.
‘일단 시체가 생겼으니 싸워 볼까?’
파프닐은 1호와 몇몇 해골병들을 소환했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사방에서 일어난 수백 수천 기의 해골병이, 일제히 적들을 막아섰다.
“이건……!”
그 순간 파프닐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곳은 특수한 맵.
일반 맵에 있는 해골병 소환 개체 수 제한이, 이곳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다이야마토 건조 중인 해골병들을 전부 불러내도 작업장의 해골병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
“키시시싯!”
“키아아악!”
뱀이나 점액질 괴물, 사냥개, 거미처럼 생긴 여러 괴수가 해골병들을 덮쳤다.
다음 순간 해골병들은 가볍게 놈들을 막아 내며 창 자루를 찔러 꽂았다.
“오랜만에 해골병들을 전부 불렀군.”
파프닐은 그 뒤에서 씩 웃으며 언데드들을 불러냈다.
작업 중이던 엘리트 해골병들은 물론, 소닉을 비롯한 여러 해골 마법사들까지.
“딱딱딱(딱딱)!”
해골병들은 방패와 창을 들고 공격들을 튕겨 냈다.
블랙 칩들이 삽입된 덕분에, 외신의 군대가 쏟아 내는 공격에도 바로 쓰러지지 않는다.
한 대를 맞더라도, 악착같이 달라붙어 두 번째 공격을 유도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해골병들의 몸 위로 새하얀 포자가 피어났다.
외차원의 버섯 여왕.
그 녀석의 포자는 같은 외신들마저도 진저리 치게 하는 극독과 저주를 매초 뿌리고 있었다.
끼리리릭!
“끄우우…….”
각양각색의 형태를 가진 괴수들의 몸이 녹아 간다.
그 사이로 파프닐은 능숙하게 헤집었다.
단순히 눈앞의 공격만을 피하는 게 아니다.
포지션.
적들의 움직임을 미리 보고, 그에 따른 흐름을 예측해 움직인다.
움직임에 따라 일어나는 파동에 순응하거나, 혹은 거스르면서.
전혀 엉뚱한 곳으로 움직이는가 싶었는데 적들의 공세가 흐트러진다.
괴수들의 공격은 덧없이 해골병들에게 막히거나, 아예 서로를 때리는 경우도 생겼다.
쓰러뜨린 외신의 괴수들은 그대로 해골병의 재료가 되고, 다시 일어나 얼마 전까지의 동료들과 싸우기 시작한다.
‘이 평원을 벗어나는 건 불가능할 테니, 최대한 이런 식으로 싸우면서 시간을 번다.’
외신의 군대와 최대한 오래 싸우며, 그다음 순위는 천사와 인간, 자유민들로 이루어진 빛의 군대다.
가장 피해야 할 건 흑마법사와 악마들.
이유? 간단하다.
같은 어둠 속성의 동료와 싸우면, 배신이라고 해서 어떤 페널티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 같은 곳에서 보면, 이런 데서 잘못 선택한 것 때문에 미래의 누군가가 나를 잡으러 오기도 하지.’
파프닐은 집요하게 외신의 군대만을 노렸다.
그 모습을 보던 빛과 어둠의 군대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 흑마법사는 대체…….”
“굉장한 실력이군. 우리 중에 저런 녀석이 있었던가?”
“사특한 어둠의 종자이지만, 실력은 쓸 만하군.”
쨍! 쨍!
부딪치던 무기의 속도가 점차 느려졌다.
다른 방향을 보는 병사들이 많아진다.
“저 녀석……. 외신 놈의 부하들만을 죽이고 있잖아?”
“외신 놈한테 가족이라도 잃었나?”
“뭣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엄청난 집요함이군……. 혼자 천 마리 넘게 쓰러뜨린 것 같아.”
그럴 수밖에 없는 퍼포먼스다.
파프닐을 지켜보던 병사들이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외신 놈의 부하들이야말로 위험한 거 아닌가?”
“우린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저런 흑마법사도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세계를 지킨다는 빛의 군대의 일원인 우리가…….”
외신은 이 세계 바깥의 신들.
세계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단순한 목표로 이 세계에 사도를 내려보내고, 외차원의 마물을 집어넣는다.
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비할 바 없는 분노에 찬 마물들은, 대화나 이용이 아닌 오직 절멸의 대상.
세계 공공의 적이나 마찬가지인 녀석들을 상대로, 자신들은 지금까지 무얼 하고 있었는가.
“이거…….”
“어둠의 종자 놈도 아는 걸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니…….”
“젠장, 어디 놈인진 모르겠지만 우리 것도 남겨 두라고!”
서로에 대한 증오로 죽고 죽이던 빛과 어둠의 세력.
그들이 외신의 군대 쪽으로, 정확히는 파프닐을 향해 몰려들었다.
“끼리릭?”
“끼이익!”
마법을 쏘고, 점액질을 뱉던 마물들이 어둠의 창에 찔려 쓰러졌다.
“우리도 가만있을 수는 없지.”
“신성천주!”
하늘에서 빛의 기둥이 떨어져 외신의 무리 수천 마리를 단숨에 불태웠다.
방해물 하나 없는 평지라는 지형의 특성상, 이런 광역 마법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해도 엄청난 위력.
주변 수십, 수백 미터까지 빛과 전격이 뻗어 나가며 외신의 부하들을 불태웠다.
마물들과 엉켜 파프닐의 해골병들 수백 기가 단숨에 증발했다.
-해골병들이 역소환되었습니다.
-MP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마력 역류가 일어났습니다.
-HP가 감소했습니다.
-HP, MP 회복이 줄어듭니다.
-일시적으로 스킬을 쓸 수 없습니다.
“커헉……!”
해골병들이 대량으로 사라지며 파프닐에게도 충격이 왔다.
뒤를 돌아본 파프닐의 눈이 흔들렸다.
‘저 녀석들이 나를 같이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하긴, 이곳은 폭주한 거울의 안쪽 공간.
이 전장의 모든 개체가 파프닐을 노려도 이상하지 않다.
거울 입장에서는 모든 시험을 통과한 파프닐을 죽이고 싶을 테니까.
[남은 시간 : 39 : 18]시간을 확인한 파프닐이 숨을 들이마셨다.
‘좋아, 이 시간 동안 술래잡기를 해 주지.’
아이템은 드롭되지 않지만, 몬스터를 잡으면 경험치가 계속해서 들어온다.
일단 살아남기만 하면 이곳은 경험치와 레벨, 그리고 외신 세력의 정보와 약점까지도 덩달아 얻을 수 있는 개꿀 사냥터!
파프닐은 등 뒤를 쫓아오는 군대를 피해 더 안쪽으로 진격했다.
“저 흑마법사가 더 힘을 낸다!”
“질 수 없다. 우리도 뒤를 따라라. 빛이여!”
“루이시여, 힘을 주소서!”
수많은 군대가 뒤를 따라 돌진했다.
빛과 어둠의 군대가 한데 어우러져서 전진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할리우드 영화 그 자체였다.
“크아악! 이놈! 성법은 이쪽에 쓰지 말란 말이다!”
“커억……. 이 자식……. 그 독기를 치우…… 끄르륵!”
빛의 오라에 적중된 악마들이 불타 사라지고, 어둠의 마나에 중독된 고대 인간들이 푹푹 쓰러져 간다.
그러나 워낙 많은 수가 엉키다 보니, 그 정도 소소한(?) 충돌은 금세 묻힌 채 양군은 외신들의 군대를 향해 전진했다.
띠링!
-플레이어의 활약으로 거울 속 과거의 기억과 다른 전개가 진행됩니다.
-환상 속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역사가 거울의 기억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아군이 쓰러뜨린 경험치 일부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어라?”
한참 돌진하던 파프닐의 눈이 크게 뜨였다.
아군이 있다고?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어딜 봐도 자신을 노리는 수많은 공격뿐이었다.
‘뭐지? 해골병들이 뭔가 했나?’
의문을 품어 봤자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옆으로 화살과 마법, 저주가 쏟아지는 긴박한 상황.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새로운 아군에게는 최대한 오래 살아남아 달라는 기도밖에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니…….
‘……미안하다!’
파프닐은 짧게 읊조린 다음 걸음을 내디뎠다.
그 모습은 외신의 군대를 지휘하던 자들에게까지 비쳤다.
더 이상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네놈!”
갑자기 주변이 요동치더니 거품 형태의 괴수가 파프닐의 앞에 나타났다.
“감히 여기까지 쳐들어오다니, 허나 그것도 끝…….”
“슬로우. 진 미스틸테인 개방.”
파프닐의 짧은 영창와 함께, 검은빛의 기둥이 괴수를 휩쓸었다.
“이…… 이 힘은! 어떻게 신 놈들의 힘이……! 크아아아악!”
굴-구아칙.
외신의 상위 사도이자, 수많은 적을 절망하게 만든 개체의 최후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