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87)
487화
“후우…….”
한창 진격하던 파프닐은 잠깐 멈춰 서서 상태창을 확인했다.
[남은 시간 : 05 : 32]무려 55분이 넘도록 연속된 전투.
옆을 보자 HP와 MP, 스태미나 등이 보였다.
[HP : 28,320/88,500(32%)] [MP : 25,493/205,100(11.3%)] [스태미나 : 100,500/150,000(67%)]위험한 수준과 그럭저럭 싸울 수 있는 정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는 모습.
파프닐의 상태도 말이 아니었다.
어깨나 팔, 다리 등엔 화살이 여럿 박혀 있었고, 로브 아래로 입은 갑옷은 거적때기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계속 앞으로 가지 않으면 뒤에서 몰려오는 빛과 어둠의 군대가 결국 파프닐을 따라잡고 말 거다.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겠군.’
힘들긴 하지만, 이런 사냥터는 솔직히 어디 가서 구할 수 없다.
지금은 사라진 악마와 마수, 외신의 부하, 불멸자들이 가득한 고대의 전장!
갈 때 가더라도, 좋은 것 하난 얻어 가고 싶다.
주변을 둘러보던 파프닐의 눈에 어느 외신이 보였다.
“호호호, 미물들 따위가…….”
수 미터쯤 되는 날개를 펄럭이는 거대한 나방.
날개에서 뿜어져 나온 가루에 닿은 천사와 악마, 인간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외신 모스키의 화신]“저 녀석…….”
화신이라면 사도보다도 한층 더 높은 위계.
일전에 잡았던 화신 이블 노우즈가 고양이라면, 저 녀석은 사자 같은 놈이다.
형태를 보면 곤충형이고, 저 흩뿌리는 가루에 깃든 독기는 외차원의 버섯처럼 모든 속성에 우위를 가지는 것 같았다.
저 독이 굉장히 상대하기 까다로워 보통 유저들은 어지간하면 상대하지 않을 어려운 개체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체력이 약한 형태인 저 녀석은 안성맞춤인 사냥감이었다.
“슬로우!”
파프닐은 슬로우 스킬을 쓴 뒤 진 미스틸테인을 휘둘렀다.
“이 녀석……. 아아아악!”
가볍게 받아치려던 모스키의 화신의 날개가 그대로 찢어졌다.
진 미스틸테인은 신의 힘이 깃들어 있기에, 외신 계열의 몬스터에게 속성 우위를 가지는 덕분이었다.
‘속전속결……. 쓸 수 있는 건 전부 쓴다!’
파프닐은 속도를 높였다.
독분을 금속 막으로 막아 내며, 적들의 시체를 밟고 뛰어올랐다.
거대 나방의 날개를 집중적으로 찢고 몸에도 검을 휘둘렀다.
아크로바틱한 움직임.
네크로맨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최상위 랭킹 검사에 뒤지지 않는 빠르고 깔끔한 포지셔닝으로 모스키의 화신을 공격했다.
외신의 군대들은 파프닐을 공격하려 했지만, 1호와 해골병들이 몸을 들이대며 막았다.
무시하고 올 수 있지만, 패턴이 인식되어 있는지 눈앞의 적들을 공격해 잡으려 했다.
그렇다고 해도 눈먼 공격들이 쏟아지며 파프닐의 HP를 20%나 깎은 뒤였다.
남은 HP는 고작해야 13%.
모스키의 화신이 쏟아 내는 독기, 몸을 휘두르며 나오는 강력한 바람의 칼날을 감안하면 굉장히 어려운 상대.
‘약점은 단 하나뿐……!’
파프닐은 해골병들을 대량으로 소환해 화신을 덮게 했다.
금속을 두른 해골병들이 앞뒤로 모스키의 화신에게 매달렸다.
“크, 크아아아! 무겁다. 무거워!”
떨어지는 화신의 더듬이를 향해, 검은빛을 내뿜는 진 미스틸테인이 휘둘러졌다.
모든 부위가 굉장히 강력하고 금방 재생하지만, 더듬이는 예외다.
단순한 더듬이가 아닌, 외차원의 본체로부터 힘을 공급받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마나를 쥐어짜 쏟아 내는 각종 공격.
무시무시한 대미지가 누적되며, 모스키의 화신에게 치명타가 들어갔다.
-치명타!
-치명타!
-연속 공격!
-진 미스틸테인의 마력이 추가 상처를 입혔습니다.
-연속된 공격의 성공으로 추가 피해를 주었습니다.
-모스키의 독에 당했지만 높은 내성으로 견뎌 냅니다.
엄청난 대미지가 들어가며 화신의 더듬이가 잘려 버렸다.
끼에에엑!
모스키가 발버둥을 치며 사방에 독분을 뿜었다.
더듬이를 잘라 대미지를 줬지만, 그것만으로 죽일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생될뿐더러, 마력을 수신받지 못하더라도 가진 레벨과 스펙은 그대로 남아 있다.
“흐룽그니르의 숫돌!”
파프닐은 인벤토리에서 숫돌을 뽑아냈다.
작은 빌딩만 한 돌로 그대로 깔아뭉개며 공격.
“끼에에엑!”
“카아아악!”
주변의 괴수들이 비명을 지르다 깔렸다.
토르와 주인, 흐룽그니르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들 수 없다는 숫돌.
무식하지만 확실한 공격 방법이었다.
“금속 지배!”
파프닐은 거기서 한술 더 떠 숫돌 위에 모든 금속을 끌어모았다.
무게를 더 늘려 초당 나오는 대미지를 더욱 끌어올리고, 탈출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단단한 갑피가 없는 나비형 몬스터인 모스키에게 이것은 더 큰 타격.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같이 깔린 다른 몬스터들이 죽으면서 경험치가 들어왔다.
‘조금만 더……!’
파프닐은 금속 지배를 계속 쓰면서 아래쪽에서 철폭을 터뜨렸다.
땅거죽이 뒤집히며 모스키에게 연달아 대미지를 주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
그때였다.
새하얀 빛이 파프닐의 등을 때렸다.
-루의 광채에 당했습니다.
-모든 어둠의 마나가 소멸합니다.
-스킬이 강제로 취소됩니다.
-HP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언데드들의 소환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언데드들의 소환이 해제됩니다.
-진 미스틸테인의 개방이 해제됩니다.
‘커헉……!’
결정적인 타이밍에 들어온 빛의 군대의 견제!
모든 어둠과 외신의 힘을 무로 돌리는 최고위 신성 마법.
파프닐을 돕기 위해 쏟아진 것이지만, 당사자인 파프닐에게는 치명타였다.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데…….’
HP가 크게 줄어 5% 아래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았다.
문제는 스킬들이 강제 취소되면서 화신이 회복을 하고 있다는 것.
‘안 되겠다.’
파프닐은 흐룽그니르의 숫돌을 해제한 뒤, 그대로 공중에서 뛰어내려 모스키의 화신을 공격했다.
막 회복되려던 상처 부분을 궁드닐로 쑤시며 추가로 공격.
“끼이익……! 끼리릭!”
모스키의 화신은 숨이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발버둥을 쳤다.
이제 조금만 더 찌르면 되는 상황.
그 순간이었다.
번쩍!
-메테오에 맞았습니다.
-치명적인 공격을 맞았습니다.
-HP가…….
……(중략)……
-사망…….
-생존 시간을 달성했습니다.
-거울의 폭주가 마력의 완전 소모로 멈췄습니다.
-현실 세계로 귀환합니다.
-퀘스트 ‘거울의 폭주(유니크)’를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중략)……
-외신 모스키의 화신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외신의 혼 파편(???)을 습득했습니다.
-계몽도 수치가 상승했습니다.
-외신과 외차원의 공격에 보다 내성이 강해집니다.
-외차원 속성 공격과 스킬 공격이 조금 더 강해집니다.
수많은 메시지가 금씩 간격을 두고 연달아 떠올랐다.
다음 순간 파프닐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헛!”
“……!”
“…….”
주변엔 수많은 사람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철혈 기사단과 흑마법사는 물론.
원주민 전사들과 엘프 노인, 심지어 다 자라지 않은 어린아이들까지도 모두.
“……맙소사.”
“살아 돌아왔어.”
“그 전투에서…….”
경탄이라기보다는 경악에 가까운 반응.
“어떻게 된 거지?”
“……시련의 거울이 폭주했습니다. 그래서 거울 속 기억에 남은 전장으로 파프닐 님을 끌어들인 후, 죽이려고 한 듯합니다.”
야무크가 설명했다.
“솔직히 저희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뭐, 괜찮아. 크게 다친 것도 없고.”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지?”
“……통과입니다. 당연히.”
야무크가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탄복했다.
그 옆으로 다른 전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건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전장이오.”
“그곳에서 살아남다니, 당신은 최고의 사냥꾼……. 누구도 이루지 못한 시련을 통과해 냈습니다.”
뒤이어 야무크가 말을 이었다.
“당신은 전설의 칭호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전설의 칭호?”
“그런 게 있었다고!”
철혈패군이 눈을 크게 뜨는 옆.
독고패검이 검에 손잡이를 대고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 철혈패군 님께서도 저 시험을…….”
“흥……. 어쩔 수 없지. 이미 저 거울은 힘을 다 쓴 것 같으니. 이번에는 길마에게 양보할 수밖에.”
말은 이렇게 해도, 철혈패군은 자신이 저 자리에 갔을 때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었다.
활약을 하기는커녕 10분도 살아남지 못하고 저 군대에 휘말려 스러지리라.
“전설의 칭호라……. 뭐지?”
“고대의 귀신을 잡은 자. 귀신을 잡는 귀신……. 귀의 칭호를 가질 자는 당신뿐입니다.”
“……?”
귀신을 잡는 귀신의 칭호.
야무크가 흉악한 귀신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목패를 내밀었다.
-귀두 사냥꾼의 목패를 획득했습니다.
파프닐의 표정이 순간 급변했다.
“잠깐…….”
그 순간 전사단 모두가 팔을 들고 외쳤다.
“와아아아!”
“귀두 사냥꾼의 탄생이다!”
“귀두 사냥꾼 만세!”
-새로운 칭호 ‘귀두 사냥꾼’을 획득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대균열의 모든 지역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미스트 섬의 모든 원주민에게 존경과 호감을 얻습니다.
-미스트 섬의 모든 원주민에게서 호감도 +10을 획득했습니다.
-명성치를 +5,000 획득했습니다.
-사냥꾼의 스킬 숙련도가 약간 상승했습니다.
-사냥꾼 제자를 거둘 수 있습니다.
-숨겨진 사냥꾼의 비전 스킬 ‘필살즉사의 저격(임모탈)’ 스킬을 배울 수 있습니다.
-마을에 사냥꾼으로서 소속될 수 있습니다.
-미스트 섬의 원주민 NPC들을 데리고 사냥을 나설 수 있습니다. 총 15포인트가 주어지며, 해당 포인트에 상응하는 급의 사냥꾼을 고용 가능합니다.
-사냥꾼으로서 소속된다면 해당 마을의 사냥꾼 계열 NPC들의 성장이 보다 빨라집니다.
수많은 메시지와 함께 뜨는 알림들.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왠지 모르게 떨떠름한 기분이 들었다.
“어……. 축하하는 거 맞지?”
“놀리는 건 아닌 것 같긴 한데…….”
좋은 일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는 법.
철혈 기사단원들도 억지웃음을 띠고 박수를 쳤다.
“……추, 축하드립니다. 길마님.”
“귀두 사냥꾼……. 만세?”
미묘한 분위기와 진심 어린 탄성이 공존하는 이곳.
존스 박사가 분위기에 방점을 찍었다.
“귀두 사냥꾼이라니. 이거 조만간 고래도 잡겠구만, 허허허허!”
“…….”
파프닐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렇게 축하 인사가 끝난 후.
야무크는 파프닐을 따로 불러 물었다.
“위대하신 귀두 사냥꾼님, 처음의 무례는 죄송했습니다.”
“무례까지야. 그럴 수도 있지.”
“역시 귀두 사냥꾼님은 관대하시군요……. 저 야무크…….”
“파프닐이라 불러도 돼. 그렇게 불러 줬으면 좋겠군.”
명칭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르는 건 어디서나 좀 더 가까운 사이라는 의미다.
그것은 미스트 섬의 사람들도 마찬가지.
야무크는 눈시울을 붉힌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귀……. 아니, 파프닐 님.”
“그래서, 무슨 일로 나를 홀로 불렀지?”
“실은……. 혹시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부탁?”
순간 파프닐의 감각이 냄새를 맡았다.
퀘스트.
그것도 꽤 큰 보물 퀘스트의 냄새!
“들어 보고 결정하지.”
“감사합니다. 부탁드릴 건 다름이 아니라 대균열에 대한 것입니다.”
마을의 전사들이 모인 전사단을 이끄는 건 야무크이지만.
이 마을 사람 중 가장 강한 게 야무크냐 하면 모두가 고개를 저을 것이다.
이유? 간단하다.
그보다 더 강한 전사가 최소 셋 이상이 대균열에 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 년마다 직접 돌아오거나, 특별한 전서구를 보내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자기 연락이 끊겼더군요.”
“그 말은…….”
“예, 귀두 사냥꾼이신 파프닐 님께밖에 드릴 수 없는 부탁입니다. 부디 대균열 안을 탐색하면서 사냥꾼 셋을 찾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보상으로는 저희 가문이 대대로 보관하던 가보를 드리겠습니다.”
띠링!
-새로운 퀘스트 ‘사냥꾼 수색(레어)’이 생성되었습니다.
-미스트 섬의 서바이브 마을에는 대균열로 떠난 최고의 사냥꾼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대균열 안에서 찾아, 소식을 전달해 주십시오.
-보상 : 봉인된 고대의 상자(?)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Y/N)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