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97)
497화
게임.
놀이의 한 갈래에서 규칙을 추가해 만들어진 이것은, 스포츠부터 보드게임, 비디오게임까지 수없이 많은 갈래로 갈라져 왔다.
그러나 그 모든 게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게임은 어디까지나 사람이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
이 때문에 그 게임이 사람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가 되고.
게임 서버가 장악당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러시아 서버에서 몬스터들이…….”
“반려견과 반려묘 들이 주인 의사랑 관계없이 반란에 합류하고 있대.”
“새로운 이벤트인가?”
“뭔가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우리 댕댕이는 안 되는데.”
수많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나 그중 99.9%는 이 사태를 게임 내부의 이벤트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당연한 일이다.
가상현실 게임이 실제 사람에게 해를 끼치다니.
대부분의 사고는 정전, 감전 사고일 뿐이고.
그마저도 기술이 발전된 지금은 일부러 죽으려 하지 않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사태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있는 0.1%.
호라이즌에 깊이 발을 담그고 있거나, 세계의 권력을 조종하고 있는 그들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거 사전에 나오는 이벤트가 아닌데?”
“어떻게 된 거야?”
유럽 서버의 1위, 원탁의 기사 길드.
미국 서버의 프리메이슨.
수많은 지역의 거물들이 이 사태를 당혹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제각기 한 서버를 주름잡거나, 혹은 서버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거대 세력들.
당연히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의 소식통을 갖고 있었다.
호라이즌의 어느 곳에서 어떤 히든 피스가 발견되었고.
새로운 이벤트는 어떤 내용인지, 또 보상은 무엇인지 같은 것들.
대형 길드들은 이런 정보들을 종합해서 앞으로 일어날 이벤트, 메인 스트림들을 예측했다.
한데 이번 건은 그런 세력 중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서버 하나가 통째로 점령될 정도라는 것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동물 반란군의 규모는 차원이 달랐다.
당연한 일이다.
동물 반란군은 서버 하나를 통째로 집어삼킨 초거대 세력.
서버 최강자로 군림하던 길드라고 해도, 저 세력 앞에 비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에 불과했다.
“젠장, 이거 맞아?”
“어떻게 된 거야. 그 전자 세뇌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운영진 놈들은 뭐래?”
“자기들도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하는데. 메인 컴퓨터가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나 봐.”
“미친……. 저게 아무 이상 없다고!”
각 길드의 우두머리들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그뿐이었다.
누구도 선뜻 저것을 막으러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혹시나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기를 기도하며.
그때, 프론티어 길드에서 발표 한 개를 내놓았다.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 중요도는 엄청났다.
동물 반란군 웨이브는 사상 최초의 사건이자, 메인 스트림들에 버금가는 커다란 사태라는 것.
모든 서버에서 힘을 합쳐서 막아야 하며, 파프닐과 프론티어 길드가 우선 앞장설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또 파프닐은 발표의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물론 프론티어 길드가 가장 먼저 나서긴 했지만, 그것이 프론티어 길드에만 기회를 준다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는 것은…….”
“이 전쟁에 같이 참전할 유명 길드들은 참가 인원의 명단을 편성해 프론티어 길드로 보내 주십시오.”
프론티어 길드를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결성 제안.
실시간 방송 채팅창은 불이 붙었고.
자리에서 중계를 하던 게임 언론 기자들은 그 순간 곧바로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파프닐, 러시아 서버 사태에 대해 연합군 결성 제안하다
-프론티어 길드를 중심으로 한 한국 서버 연합 결성되다!
***
“……라고 기사가 우르르 떴을 때는 진짜로 뭔가 될 줄 알았는데.”
킨도르한은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나 반응이 없군.”
뉴스가 나간 후.
킨도르한은 재빨리 각 길드에 메시지를 보냈다.
파프닐, 프론티어 길드와 함께 동물 반란군을 막을 사람을 모집한다는 공고였다.
물론 지원자가 많을 경우, 철저한 심사를 통해 인원을 추리겠다는 내용도 함께.
반응은 금방 나타났다.
메시지를 받은 한국 서버의 여러 대형 길드들이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최대한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결단에 찬사를 표한다.
여러 미사여구가 가득한 내용들.
그러나 정작 인원 편성을 해서 보낸 길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심지어 파이브스타는 발표마저도 하지 않았다.
완전히 무시로 일관했다는 뜻이다.
“거 참, 그렇게까지?”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프론티어 길드와 연합해 동물 반란군을 막는 데 성공한다면.
그 명성과 공훈은 대부분 프론티어 길드와 파프닐로 갈 뿐.
자신들은 열심히 싸웠음에도 주목받지도 못하고, 고생만 할 게 뻔한 일이었으니까.
“동물 반란군을 막긴 해야 하는데, 앞장서서 나서자니 타깃이 될 것 같고.”
“희생을 하기는 싫다 그거군.”
“맞아. 그래서 누가 통나무를 대신 짊어져 주길 바라는 거야.”
작은 콘텐츠라면 모를까.
동물 반란군은 무려 수천만 마리의 동물과 몬스터로 이루어진 대행진이다.
자칫하면 길드 전체가 한순간에 공중분해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조금 배신감이 드는군. 평소 우리가 뭐 하자고 하면 앞장서서 나서더니.”
허탈해하는 킨도르한에게 파프닐이 말했다.
“차라리 잘됐군.”
“응?”
“이참에 제대로 된 아군을 가려낼 수 있으니.”
“흠……. 듣고 보니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으려나?”
이 상황에서 프론티어 길드를 돕는 길드는, 진심으로 프론티어 길드와 한편이 되겠다는 의사 표시를 내보인 거나 다를 바 없다.
“문제는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지만.”
역시 이번엔 상대가 좋지 않았다.
“젠장, 갑자기 의뢰를 받아서 그걸 막아야 한다느니 뭐니…….”
“뭐, 그건 걱정하지 마라. 어쨌든 중요한 건 우리가 주도권을 가졌다는 사실이니까.”
“주도권?”
“그래. 각 길드의 장들에게 비밀리에 메시지를 보내. 이번 동물 반란군을 막는 데 당신들의 힘이 반드시 필요한데, 언론에 그 사실을 밝혀도 되냐고.”
“……!”
애초에 파프닐도 다른 길드들이 나서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대형 길드들이라면 동물 반란군의 규모와 배후를 알 테니 더더욱 연관되지 않으려 할 테고.
당연히 그걸 예상하고 언론에 발표를 했고, 그 후 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다.
“그럼…….”
“놈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다. 참가해서 동물 반란군이랑 죽기 살기로 싸우다 승자 명단에 이름만 남기든가. 아니면 대가를 낼 테니 명단에서 빼 달라고 로비를 하든가.”
현재 프론티어 길드를 향한 유저들의 여론은 극호 그 자체다.
남들이 모두 기피하는 똥을 치우겠다고 나선 덕분.
그런 프론티어 길드가 하는 말에는 엄청난 무게가 있었다.
하물며 그 내용이 자기만 쏙 빠져나가려고 하는 얌체를 고발하는 것이라면야.
“……이 미친놈.”
킨도르한은 어처구니없다는 눈빛으로 파프닐을 쳐다보았다.
“진짜 그렇게 악랄하게 뜯어도 되는 거냐?”
“악랄하다니.”
파프닐은 피식 웃었다.
“한국 서버의 위기를 내가 혼자 막아 준다는데, 그 정도면 싼 대가지.”
조별 과제를 입금받고 해 주는 셈.
심지어 파이브스타도 여기서는 자유로울 수 없으리라.
현실의 오성 그룹도 여론을 민감하게 신경 쓰는 판에.
그 그룹의 일부인 파이브스타 길드가 대놓고 여론을 거스르면 어떻게 될지는 뻔했으니까.
“그래도 뭔가 좀 그런데. 돈 받고 빼 주는 것 같아서.”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응? 그럼 아닌가?”
“아직 그렇게 판단하기엔 일러.”
파프닐은 자신을 보는 킨도르한을 향해 말을 이었다.
“지금 빠지는 녀석들은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할 테니까.”
“후회? 뭐 하러?”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지.”
“……?”
“생각해 봐라. 동물 반란군이면 당연히 몬스터나 적대 세력으로 취급되겠지.”
“음……. 그렇지.”
“즉 몬스터 수천만 마리가 몰이사냥을 해 달라고 몰려오고 있는 셈이란 거다.”
“……경험치가?”
“엄청난 양이 들어올 거다.”
동물 반란군은 이른바 오크 전쟁이나, 신대륙 개척과 같은 초대형 콘텐츠.
그런 것을 길드 하나가 독점할 수 있다는 건 역대급 대박이기도 했다.
수천만 마리의 최정예 몬스터와 고레벨 반려견, 반려동물 들.
그 녀석들을 모두 처리할 시 들어오는 경험치와 아이템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리라.
NPC들에게서 호감도를 크게 얻거나, 숨은 히든 피스, 혹은 각 직업의 상위 스킬도 받을 수 있다.
그뿐인가.
러시아 서버는 계산에 넣지도 않았다.
반란이 토벌된 후.
러시아 유저와 NPC들은 자신들을 몬스터들로부터 구해 준 사람들이 누구인지 기억할 것이다.
나중에 파티를 맺거나, 재료 거래를 할 때도 프론티어 길드는 다른 곳과 약간이나마 차이가 있을 테고.
건설이나 장비, 포션 대량 계약을 두고 경쟁한다면 어느 쪽이 선택될지는 뻔했다.
“흠, 이득이 엄청난 건 확실히 알겠어.”
킨도르한은 팔짱을 끼고 물었다.
“네 말대로 동물 반란군이 대박 건수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그놈들은 어떻게 막을 건데?”
“그건 지금부터 준비해야지.”
“뭐?”
“비타민과 가습기에게 말이나 전해 둬. 백신이 준비되면 최대한 빨리 대량 양산에 들어가라고.”
세이멍이 만든 반려견용 마약.
그 효과를 해소하는 백신은 중대 문제였다.
반려견들을 주인에게 돌려보내고, 몬스터들만을 없앨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니 말이다.
그때였다.
한창 명령을 내리던 파프닐의 어깨 위로, 흰 부엉이 한 마리가 앉은 것은.
-띠링!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서신?”
플레이어가 아닌, 인게임의 NPC들이 호출한 연락.
편지를 확인하던 파프닐의 입꼬리가 히죽 올라갔다.
“……이거 기대되는군.”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