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06)
506화
-코르크 타운에 입장했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커다란 바위, 흙 산 곳곳에 사람 몇 명은 가볍게 들어갈 수 있는 굴이 가득했다.
파프닐은 그 굴 곳곳에서 느껴지는 기척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긴가?”
굴 안쪽으로 들어서자, 털이 수북한 형체가 파프닐을 맞이했다.
“왔군, 파프닐.”
“홍길동 이름 봐서 와 준 줄 알아.”
“흥…….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너 같은 인간은 여길 들어오지도 못할 거다.”
“그건 웅녀 님이 판단할 문제지, 문지기 따위가 판단할 게 아니지 않나?”
한국 서버의 수호 여신인 웅녀의 편지.
무엇 때문에 편지가 왔는진 대략 알 것 같았다.
“이쪽이다.”
곰은 파프닐을 중앙의 굴 안으로 안내했다.
동굴 안쪽 깊은 곳.
쑥과 마늘 냄새가 가득한 이곳엔 일전에 만났던 어린 소녀 한 명이 있었다.
“웅녀 님을 뵙습니다.”
“와 줬군요.”
웅녀는 이전보다 약간 더 지친 모습이었다.
“사쿠라 열도에서의 소식은 들었습니다. 그들의 침략 야욕을 아주 멋있게 분쇄하셨다고요.”
“운이 좋았습니다.”
“운도 실력이지요.”
웅녀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 당신을 부른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첫 번째는 그때 말씀드렸던, 제 아이들 중 한 명에 대한 소식을 듣고 싶어서입니다.”
“……!”
그러고 보니 그런 퀘스트를 받은 적 있었다.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내용.
‘이대로 말한다면 큰일 나겠지?’
파프닐은 적당히 사실과 거짓을 섞어 대답했다.
“사쿠라 열도에 도착한 후, 저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는 와중 오다 노부나가의 뒤에 있던 흑막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요.”
“흑막이요?”
“예, 세이메이라고…… 현재는 동물 반란군의 배후에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런…….”
“그때 찾아 달라고 하셨던 그 불곰도……. 아마 그 녀석에게 희생된 것 같습니다.”
“그럴 수가…….”
웅녀의 얼굴에서 구슬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의 아이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확실하지는 않으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한참 동안 슬퍼하던 웅녀가 진정했다.
“소식이나마 가져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이여, 이것은 노고에 대한 제 성의 표시입니다.”
띠링!
-세계의 수호자 찾기(노말)를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5골드를 획득했습니다.
-태고의 쑥X10(이모탈), 태고의 마늘X10(이모탈)을 획득했습니다.
-진체 해방(에픽)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이건?’
태고의 쑥과 마늘은 단군신화에서 만든 아이템인 것 같은데, 진체 해방 스킬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웅녀의 퀘스트를 둘러대기로 완료했습니다. 만약 웅녀가 사실을 눈치챈다면 웅녀의 호감도가 대폭 하락할 것입니다.
뭐, 이건 괜찮을 거다.
사쿠라 열도, 일본 서버는 실제로 세이메이의 일로 혼란스러웠으니까.
수색을 했다는 거짓말만 고작 10% 정도 섞었을 뿐이고 말이다.
원래 진실 속에 거짓말을 숨기는 게 가장 어려운 거짓말이라 하지 않던가?
“……그러고 보니 세이메이란 자가 동물 반란군을 이끌고 있다고 하셨죠.”
“네.”
“마침 잘됐군요.”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이자 웅녀가 말을 이었다.
“두 번째 용건입니다. 세이메이의 동물 반란군에 맞서는 걸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예?”
이게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 곰들이 동물 반란군과 싸우겠다는 말인가.
“본래 곰들은 신수이자 세계의 수호자.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나서지 않는 게 규칙입니다만……. 이번 일은 개입을 할 수밖에 없더군요.”
동물 반란군이 움직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세계의 수호자로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곰들까지 인간을 무조건적으로 죽이는 싸움에 강제로 나서게 되는 게 문제였다.
“동물들의 신……. 그자의 신성력을 받은 동물들은 이상한 힘이 생기고,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내용을 말하며 인간을 죽이려 합니다. 딱히 인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죽이는 것은 절대로 옳지 않습니다.”
웅녀가 파프닐을 형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영웅이여, 우리 곰들을 도와 동물 반란군을 격퇴해 주세요. 저의 개인적인 복수이기도 하지만, 곰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띠링!
-새로운 퀘스트 ‘웅녀의 대리자(하이퍼)’가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이건……!’
하이퍼급 퀘스트.
분명 보상도 어마어마할 거다.
최소 수십억 원, 어쩌면 수백억 원의 현금 가치를 지닌 아이템.
혹은 이 호라이즌 세계에서 남들보다 몇 발짝 더 앞서갈 수 있는 스킬이나 스테이터스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을 터.
평생에 한 번 잡기도 힘든 엄청난 기회가 눈앞에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 퀘스트는 기존 콩의 의뢰인 세이멍을 처리해 달라는 것과 완전히 목표가 일치하기까지 한다.
같은 일의 보상이 공짜로 늘어나는 데다가.
웅녀를 비롯한 곰들의 협력까지 얻을 수 있다.
일반 곰과 달리, 천 년을 수련한 신수 곰들의 힘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각 개체의 레벨은 최소 700 이상.
네임드답게 엄청난 체력과 방어력, 마법 저항력을 가지고 있고.
각 개체만의 특수한 스킬을 쓰거나 연계 스킬로 대규모 전투에 큰 도움이 된다.
그야말로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 온 셈.
“…….”
파프닐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만, 그 청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감사……. 잠깐만요. 받아들일 수 없다고요?”
“예. 무례를 무릅쓰고 청을 한 가지 더 드리자면, 모든 곰 여러분들은 동물 반란군과의 싸움에 나서지 말고 후방으로 움직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안 거절은 물론, 곰들에게도 나서지 말라고 부탁하기까지.
“……그러니까 당신은 저희의 복수를 당신에게 맡기고 포기하라는 것인가요?”
“예.”
“흥미롭네요.”
웅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동시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웅녀의 몸에서 나온 기세가 당신을 압박합니다.
-압도적인 힘을 느끼고 몸이 긴장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30% 감소했습니다.
-몸 안에 잠재된 신성이 저항합니다.
-스테이터스 감소 효과가 50% 감소했습니다.
엄청난 힘.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자, 잠깐!”
그때였다.
파팟, 어둠 속에서 한 장년의 남성이 뛰쳐나왔다.
개량 한복 차림에 새치와 긴 수염이 인상적인, 안경을 쓴 남자는 급히 웅녀와 파프닐 사이에 끼어들었다.
“웅녀 님, 진정하십시오. 이 친구가 웅녀 님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옵고…….”
“걱정하지 마세요, 홍길동.”
웅녀는 장년인을 보며 말을 이었다.
“저는 단지 이유를 듣고 싶을 뿐이니.”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파프닐은 웅녀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놀랍게도 잠시 후 웅녀의 몸에서 피어오르던 마력이 깔끔하게 사그라들었다.
“아니……!”
“납득할 만한 이유군요. 알겠습니다.”
장년인, 홍길동은 깜짝 놀랐다.
웅녀는 여신이지만, 그 본질은 곰이다.
그리고 곰은 한번 화가 나면 맹수답게 엄청나게 흉폭하기로 유명한 짐승.
이 때문에 웅녀가 분노를 터뜨리기 전에 말리려 한 건데.
그렇게 분노한 웅녀를 단숨에 설득하다니.
“어떻게……?”
“그렇다면 영웅이여.”
그때 웅녀가 말했다.
“제 대리인인 홍길동을 데려가 주십시오.”
“음?”
“흠.”
홍길동을 돌아본 파프닐은 잠시 생각하다가.
“뭐, 알겠습니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
직접 만난 홍길동은 소탈하고 몸에 여유가 배어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한 파티를 하게 되다니, 이거 생각지도 못한 인연이구먼. 인연 하니까 자네는 인연의 뜻을 알고 있는가? 인과 연. 인은 결과를 돕는 직접적인 힘이고, 연은 그것을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힘이지.”
더불어 한번 말이 꽂히면 계속 수다를 떠는 사람이기도 했다.
한국 서버를 뒤에서 지키던 활빈당의 수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가벼운 모습.
“그러고 보니 자네, 웅녀 님께 어떤 말을 했길래 웅녀 님이 바로 설득된 건가?”
“별것 아닙니다.”
파프닐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냥 그 퀘스트 자체가 함정이라는 걸 알면 대답하기가 편해지죠.”
“함정?”
“곰들을 받아들여서 싸우면, 동물 반란군들은 그 곰들을 전장에서 곧바로 세뇌시킬 겁니다.”
동물 반란군의 세뇌 방식은 간단하다.
동물들에게 지성을 주는 축복을 광역으로 퍼뜨리거나.
특정 타깃을 지정해 축복 스킬을 써서 자신들의 편으로 만드는 것.
“그런데 거기에 곰들을 데려가면, 아군이 적이 되는 건 한순간일 테지요.”
“흠, 확실히 그렇긴 하겠구먼.”
“그러니 함정이란 겁니다.”
그 경우 신수인 곰들의 강한 힘은 오히려 독이 된다.
게다가 웅녀를 생각하면 곰들을 죽일 수도 없으니 더욱 까다로운 전투.
“게다가 곰들이 없어도 조만간 이 전투는 저희가 이길 테고요.”
“그래?”
“예.”
파프닐은 말을 마치고 홍길동을 보며 물었다.
“그래서 홍길동 님은 그곳에서 뭘 하고 계셨던 겁니까?”
“나야 웅녀 님을 도우며, 한국 서버를 위해 일하고 있었지.”
활빈당은 한국 서버가 여러 혼란에 휘말릴 때마다 뒤에서 싸우고 있었다.
최근에 있었던 일본 서버의 침공 때도 야규가의 뒷공작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미국 남부 서버와 파이브스타가 싸울 때도, 전면전이 되지 않도록 여러모로 총력을 다했다.
“결국 파이브스타 좋은 일만 했다는 거군요.”
“어흠, 말이 그렇게 되나……가 아니라 그 녀석들이 난리를 친 거지! 미국 남부 서버 전체가 쳐들어올 뻔했다네.”
아마 파이브스타 길드의 진짜 전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당 가능할지도 몰랐다.
미국 서버가 크다고는 하나 그 절반, 게다가 원정을 나와야 하니 더 줄어들 테고 말이다.
“그래서 자네, 대체 어떻게 동물 반란군을 막을 셈인가?”
“네?”
“프론티어 길드가 열심히 하고 있는 건 알고 있네만……. 동물 반란군의 규모가 보통이어야지.”
한 서버 전체를 실제로 점령한 데다, 한국 서버까지 진군하며 더욱 숫자가 늘어난 동물 반란군이다.
아무리 뛰어난 용병술을 가졌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국 서버는 불리해질 터.
“설마 신대륙으로 전부 도망치겠다는 건 아니길 바라네.”
“흠……. 가르쳐 드릴 수도 있긴 합니다만.”
“그래?”
“일단 이 동물 반란군 토벌 퀘스트부터 진행하도록 하죠.”
“흠흠, 하긴 그렇지. 중요한 건 이거지.”
홍길동은 헛기침을 했다.
때마침 멀리서 지평선을 가득 채울 만큼의 검은 무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흐음……. 잠시만 기다리게.”
퍼엉! 새로 변신해 날아오른 홍길동이 잠시 후 내려왔다.
“숫자는 1만 마리 정도인데, 레벨 800대 정도 되는 동물 간부들이 열 마리 정도 있구먼. 다른 녀석들도 600레벨 중후반에 700레벨도 꽤 있고.”
즉 저놈들은 일종의 정예부대라는 뜻.
“아무래도 저놈들과의 싸움은 피하는 게…….”
“홍길동 님.”
“으, 으음?”
“홍길동 님은 저 녀석들을 이쪽으로 유인해 주십시오. 전투는 제가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파프닐의 주변에서 해골병들이 땅 밑으로 매복하기 시작했다.
홍길동은 저도 모르게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저런 녀석들을 지금 잡아 줘야 동물 반란군도 이기고, 레벨 업도 하죠.”
“…….”
이어지는 말에 홍길동은 파프닐에 대한 보고를 떠올렸다.
파티원들을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해골병들을 끝없이 소모하는 사냥, 사냥, 그리고 또 사냥을 하는 게 파프닐의 사냥 스타일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