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32)
532화
“……커헉……!”
캥황은 무릎을 꿇었다.
그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다.
아니, 매우 심각한 편이었다.
일단 몸에는 수십 개의 크고 작은 상처가 났으며, 상당수는 신경을 베어 내고 뼈까지 닿았다.
그렇게 열린 부위로는 독성을 지닌 금속 가루들이 파고들어 대미지를 주고 있으며.
상처가 없는 부위에는 외차원의 버섯 포자가 가득 덮여 디버프와 중독 대미지를 쌓고 있었다.
반면 파프닐은 어쨌거나 쓰러지지 않고 꿋꿋하게 서 있었다.
캥황의 펀치를 맞느라 팔 곳곳에 상처가 생겼고.
HP와 MP, 해골병의 뼈 재료들을 소모하긴 했지만 그뿐이다.
뼈가 부러지지도 않았고, 상처가 깊이 나지도 않았다.
캥황의 주먹과 발 차기 연격을 맞긴 했지만, 다크 룰 스킬의 효과로 해골병들이 싸우며 입힌 대미지가 HP와 MP로 변해 차오르고 있기에 숨을 돌릴 만했다.
더불어 슬로우 스킬과 필살기를 한 번에 찔러 넣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파프닐은 거의 완승이라 할 수 있었다.
치명타인 공격들도 꽤 있었지만, 대부분은 부하인 해골병들에게 대신 맞게 한 덕분이다.
‘슬슬 마무리군.’
파프닐은 직접 끝을 내기 위해 움직였다.
원래대로라면 해골병들로 대신 마무리를 치며 리스크를 없앴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쓸 수 있는 모든 해골병들은 주변에서 동물 반란군 정예들과 싸우고 있었다.
“노……옴!”
캥황이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다 그대로 쓰러졌다.
현실이었다면 독기로 어떻게든 움직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게임 시스템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멸망의 창술-트럼페터]창을 든 파프닐이 앞으로 휘둘렀다.
캥황의 눈이 감기는 순간.
쾅! 파프닐의 창이 단단한 벽 같은 것에 막혔다.
“……!”
“거기까지다, 파프닐.”
정권으로 창을 막은 코알라, 샤이니가 말했다.
“끼어들지 말라고……!”
“닥쳐라, 캥러지.”
만약 자신이 막지 않았다면 캥황은 그대로 로그아웃이 되었을 터.
그리고 시스템의 특성상 그때의 대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뭐라고……!”
“체력을 채우고 내 옆에서 가세해라. 유감이지만 지금부터 일대일은 넌센스다.”
캥황에게 짧게 쏘아붙인 샤이니가 파프닐에게 말했다.
“원래 일대일로 싸우긴 하지만, 여긴 전장이니만큼 이해해 주길 바란다.”
“흥.”
파프닐은 피식 웃었다.
“내가 싫다고 해도 물러나지 않을 거잖냐.”
“정곡을 찌르는군.”
“애초에 동물 녀석들이 그렇지. 마음대로 해라.”
“……동물이라.”
코알라, 샤이니는 그 말을 듣자 묘한 표정을 지었다.
웃음 같기도 했고, 분노 같기도 했다.
“겨우 인간이라는 동물이 그렇게 말하니 웃음이 절로 나오는군.”
“……?”
“지금부터 보여 주도록 하마.”
말을 마친 샤이니가 입에서 무언가를 뱉었다.
“저건…….”
유칼립투스 잎?
파프닐이 고개를 든 순간, 눈앞으로 샤이니의 형체가 쇄도했다.
“1호!”
“딱!”
1호가 금속 방패를 들고 막은 순간, 방패가 양옆으로 찢어지면서 금빛 손톱이 1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샤이니의 손끝에 금빛 오라가 뭉쳐서 레이저 손톱처럼 되어 있었던 것.
‘무도가 계열이군.’
캥황이 주먹과 발 차기를 해 대는 무투파라면, 샤이니는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에서 나오는 강기를 추가로 쓸 수 있는 것.
1호가 든 합금 방패를 찢어 버릴 정도라면, 최소 850레벨 이상의 보스 몬스터가 쏘는 필살기와 맞먹는 강도라고 봐야 했다.
‘그리고 저 녀석은 캥황보다 더 높은 지위의 녀석이다.’
캥황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캥황이 그 말에 복종해 뒤쪽으로 물러났다.
아마 저 녀석이 이 동물 반란군 별동대 전체를 이끄는 총대장이리라.
그리고 동물 반란군의 위계를 정하는 방법은 오직 힘뿐.
즉 저 코알라야말로 이 원정군에서 가장 강한 동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산 넘어 산인가.’
캥황은 강력한 적이었다.
최소 레벨 850 이상에, 동물 반란군 전체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네임드.
실제로 파프닐의 레벨이 조금만 낮거나, 스킬 몇 개가 없었으면 반격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밀려 났을 거다.
슬로우라는 비장의 스킬을 써 간신히 캥황을 몰아붙였는데, 더욱 강한 적이 등장한 것.
심지어 내버려 둔다면 두 명, 아니 두 마리의 동물을 혼자 상대해야 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군.’
지금까지의 보스들과 비교해 봐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상대.
파프닐의 입꼬리가 보일 듯 말 듯 하게 올라갔다.
‘역시 게임은 이래야 재밌지.’
플러시를 잡아야 한다는 목표를 제외하면.
호라이즌은 최고의 게임이었다.
현실의 어떤 게임에서도 느껴 보지 못한 완벽한 그래픽과 AI들.
그리고 드래곤 헌터에서도 보지 못한 위기와 적들까지.
그런 적들을 상대로 파프닐의 육성법이 효과를 발휘할 때.
그때가 바로 파프닐이 게임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자, 그럼 이 녀석도 사냥해 볼까?’
파프닐은 샤이니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코알라라고 해서 가볍게 마음먹었다가는 큰코다치지.’
코알라.
귀여운 얼굴과 통통한 몸으로, 동물원의 인기 동물 겸 각종 매체에서도 캐릭터화가 된 동물이다.
실제로 동물원의 코알라들은 인간의 손길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인간에게 먼저 쓰다듬어 달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야생의 코알라를 만나게 되는 순간, 코알라의 무서움을 알게 된다.
야생의 동물들은 대부분 영역을 침범한 적에게 사납고, 그건 코알라도 예외가 아니니까.
“일단 시험부터 해 볼까? 전진!”
파프닐은 해골병들을 소환해 전진시켰다.
딱딱! 레벨 700대급의 실력을 가진 금속 해골병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샤이니에게 쇄도했다.
각종 네크로맨서 스킬의 버프, 퍼리우스의 인형술, 그리고 블랙 칩까지 이식된 완벽에 가까운 해골병들은 단순 소환물이 할 수 있는 행동의 한계를 벗어나 있었다.
“같잖은 장난감들이군.”
샤이니는 그 모습을 보고 코웃음을 치며 손을 내질렀다.
[코알 클러]손끝에 모여 있던 오라가 초승달 형태의 검기들이 되어 쏘아졌다.
보통 야생동물들은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근거리 공격에 한정되어 있지만.
코알라의 몸에 가득한 마나가 이런 공격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딱딱!”
“딱!”
달려들던 해골병들이 바스러졌다.
파프닐은 뒤이어 고위 기사, 듀라한, 데스나이트 등을 보냈지만 마찬가지였다.
‘역시 그렇군.’
쏘닉이나 엘리트 해골병들, 1호는 조금 더 버티겠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
‘주로 주먹과 발 차기, 몸통 박치기 등 근접 공격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저 녀석도 근접전 특화인가 보군.’
이를테면 저 녀석은 캥황의 하드 모드.
캥황의 기존 타입에서 원거리 공격이 조금 추가되고, 공격이 조금 강해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파프닐이 공략 못 할 상대는 아니었다.
‘일단 캥황을 노리는 건 불가능하니, 샤이니의 HP와 MP부터 최대한 깎아야겠군.’
파프닐은 창을 휘둘러 샤이니의 양손에서 쏟아지는 검기들을 튕겨 냈다.
창은 한 자루고 검기는 열댓 개가 한꺼번에 날아오지만, 막아야 하는 공격들만 막고 나머지는 피하면서 MP를 소모시켰다.
“신기하군…….”
그 모습을 본 샤이니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인간 중에 이 정도로 뛰어난 사람이 있을 줄이야.”
과거, 북극에서 때려잡은 그 고래를 제외하고 저 정도의 실력을 가진 인간은 없었다.
“크워어!”
샤이니가 달려들어 파프닐을 향해 양손을 거세게 휘둘렀다.
캥황도 강력했지만, 확실히 샤이니의 공격은 그 이상이었다.
손에서 쭉쭉 뻗어 나온 검기가 주변 10여 미터에 손톱자국을 남기고, 직접 공격에 맞지 않은 부분도 땅이 푹푹 파였다.
‘하지만 저 녀석에게도 한계가 있을 거다.’
파프닐은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공격했다.
“재밌구나!”
샤이니는 물러나지 않고 마주 공격했다.
코알라의 손과 발이 내리쳐질 때마다 파프닐의 HP가 뭉텅뭉텅 깎였다.
‘엄청난 힘이다.’
미스릴 합금으로 방어를 하고 있음에도 샤이니의 검기를 막는 게 한계였다.
그때였다.
파프닐의 눈앞에 어떤 형체와 빛의 점, 그리고 선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마스터 마인드의 데이터 수집이 완료되었습니다.
-마스터 마인드가 상대의 다음 패턴과 행동을 예측합니다.
파프닐의 눈이 팔 쪽에 장비해 둔 팔찌로 향했다.
다른 장비들처럼 네크로맨서 전용 장비를 구비해 맞추고 있지만, 저 팔찌엔 한 가지 특이한 게 부착되어 있었다.
마스터 마인드.
곤충학자 파브르의 뇌를 베이스로, 수많은 곤충의 신경절, 리치의 뇌, 몬스터의 뇌 등을 모아서 만든 초거대 두뇌 컴퓨터의 일부다.
주 용도는 바로 전투 분석.
파프닐이 전투하는 상대의 움직임을 저장한 뒤.
그것을 기반으로 상대의 다음 움직임이나 사용하는 스킬들을 예측한다.
‘흠, 다음은 앞으로 돌진해 온다라.’
파프닐은 마스터 마인드가 보여 주는 대로 대처하며 해골병들을 소환했다.
“딱딱!”
외차원의 버섯 포자로 하얗게 변한 해골병들이 샤이니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샤이니가 한 번 손을 휘두르면 쓰러지는 해골병들이다.
그러나 해골병들은 쓰러져도 쓰러져도 계속 나타나 달려들어 왔다.
놈들을 쓰러뜨릴 때마다 퍼지는 흰색 포자는 덤.
‘이건……. 버섯인가?’
거침없이 해골병들을 쓸어버리던 샤이니가 멈칫하며 포자들을 피했다.
그러나 온 사방의 공기를 전부 메운 포자를 언제까지고 피할 수는 없는 법.
갈색 털이 나 있던 샤이니의 몸이 점차 새하얀 밀가루를 뒤집어쓴 것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이건…….”
계속 파프닐을 쫓으며 공격하던 샤이니의 시선이 흔들렸다.
몸의 상태가 명백히 이상했기 때문이다.
‘이 포자 때문에 몸이…….’
포자만이 아니다.
공격을 피하는 파프닐의 움직임이 점차 여유로워지고, 또 자신의 행동을 예측했다는 듯 당연하게 피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까 전부터 그랬지만, 그때보다 한층 더 빨라진 느낌.
이대로라면 일방적으로 공격만을 맞다가, 해골병들만 쓰러뜨리다 지치게 될 터.
흔들리는 모습을 본 파프닐이 씩 웃었다.
‘마스터 마인드의 예측이 생각보다 유용하군.’
기존의 전투가 머릿속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분석해 예측하고 움직인다면.
지금은 마스터 마인드가 보여 주는 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그만이다.
‘……계속 버전 업을 하다 보니 꽤 쓸 만해졌어.’
본래 이 녀석의 용도는 플러시를 상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이런 식으로 실전 데이터를 쌓아서 나쁠 건 없으리라.
‘그럼 계속 시간을 끌어 볼까.’
외차원의 버섯 포자가 계속 퍼지면 파프닐의 승리.
그때였다.
재차 거리를 만들려던 파프닐의 뒤에서 검은 형체가 파프닐에게 엄습했다.
“크아아아!”
“음!”
완전한 사각에서 접근해 온 동물.
보통 동물이라면 해골병들이 막을 수 있었겠지만, 상대가 캥황이라면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이다!”
캥황의 상체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그 형체들에서 주먹이 쏟아졌다.
[캥프시-롤]단순히 상체를 움직이며 펀치를 연달아 날리는 게 아닌.
수많은 환상을 만들어 한꺼번에 주먹을 날리는 마스터 스킬.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파프닐은 곧바로 그 스킬을 향해 금속 덩어리를 끌어 올리고, 뼈의 벽을 쳤다.
쿵쿵쿵쿵쿵!
연달아 금속 벽을 때리는 캥황.
그 순간 파프닐의 눈앞이 새빨갛게 변하며 경고음이 울렸다.
-Warning
“……!”
분명 샤이니는 아직 해골병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텐데?
등을 돌리자, 그곳에는 입을 벌린 채 이쪽을 보는 샤이니가 있었다.
“광선……!”
저런 식의 공격은 본 적 있었다.
드래곤의 브레스.
다이야마토의 주포인 레이저 캐논이 저런 식이었으니까.
하지만 설마 코알라가?
“쿠어어어!”
샤이니의 입 안에 모인 빛이 그대로 번쩍이더니, 빛의 기둥이 되어 파프닐을 덮쳤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