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33)
533화
캥프시롤.
뎀프시-롤이라는 복싱 기술에서 캥황이 몇 가지 부분을 개량해 만든 특수 기술이다.
상체가 옆으로 누운 8자 모양으로 움직이며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동시에 좌우로의 체중 이동을 통해 묵직한 펀치를 날려 상대의 방어를 부수고 치명적인 대미지를 연속으로 때려 넣는 강력한 스킬.
그러나 실제로 현실에 이런 기술은 없다.
뎀프시 롤이란 기술이 있다고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만화에서만 나온 가공의 기술.
실존 선수인 잭 뎀프시는 있지만, 그가 이런 기술을 쓴 건 아니다.
만화의 기술로만 있지, 현실에서 이걸 쓸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유? 간단하다.
현실에서는 누구도 그만큼의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라이즌에서는 다르다.
초AI, 이그드라실의 설정으로 검과 마법이 있고, 레벨에 따라 초인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이 새로운 세상에서.
뎀프시롤 같은 기술은 충분히 구현할 수 있었다.
“크륵…….”
캥황은 비틀거리며 샤이니의 옆에 섰다.
캥프시롤을 막은 금속 방벽.
그것은 캥황의 주먹 모양 흔적이 수없이 많이 나 있었다.
우지직. 쿵.
방벽이 허물어지며 파프닐의 모습이 나타났다.
샤이니의 빔 공격을 받고 몸 곳곳에서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쿨럭! 쿨럭!”
파프닐은 짧게 기침을 했다.
-HP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현재 HP가 20% 이하입니다.
-스태미나가 부족합니다.
-캥프시롤에 당했습니다.
-현기증, 탈진, 방어력 저하, 마법 시전 실패 확률 상승 디버프가 생성되었습니다.
-금속 합금으로 공격을 막았습니다. 디버프의 효과 및 지속 시간이 약간 감소했습니다.
-코알 레이저 빔에 맞았습니다.
-화상 디버프를 입었습니다. 매초 일정 HP가 떨어지며, 절단 부위 재생을 할 수 없습니다.
눈앞에 뜨는 시스템 알림.
그걸 보지 않더라도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확실했다.
당장 몸이 뜨거운 건 물론이고, 고통이 느껴지지 않기 시작.
단순히 아프지 않은 게 아니라, 워낙 부상이 심한 탓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된 거다.
빔을 비켜 맞았기에 망정이지.
제대로 맞았다간 여분의 목숨(생명선)을 썼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캥거루가 전황에 합류했다는 것.
‘결국 합류했나.’
파프닐은 이를 악물었다.
캥황과 샤이니가 제대로 협공을 한다면, 지금까지처럼 안정적인 전투는 불가능하리라.
그런데 캥황의 상태가 이상했다.
팔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비틀거리는 모습.
이유는 간단했다.
방금 전까지 휘두른 주먹, 그리고 다리 쪽이 눈에 띄게 부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건…….’
원인은 하나뿐이었다.
방금 전 쓴 캥프시롤.
전신의 체중을 실어 상체를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만큼, 하체에 큰 부담을 준 것이리라.
안 그래도 외차원의 버섯 포자, 금속 조각들이 몸속에 침투한 상태에서 그런 걸 썼으니, 다리가 멀쩡하지 않을 법도 했다.
말도 안 되는 위력을 내는 스킬이니, 사용에도 그만한 대가가 필요한 것이다.
“후우…….”
물론 여전히 캥황의 주먹은 살아 있고, 발 차기도 위험한 것은 맞다.
하지만 방금 전처럼 파프닐을 상대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는 건 힘들 것이다.
그때였다.
“유칼립 에너지를 한계까지 농축한 빔을 맞고 살다니…….”
샤이니가 그렇게 말하며 숨을 들이마셨다.
“역시 지금 죽여 놓아야겠군……!”
샤이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손에서 검기를 쏟아 내며 달려들었다.
파프닐은 마스터 마인드가 보여 주는 대로 피하며 궁드닐을 휘둘렀다.
일단 계속해서 샤이니와 캥황이 달라붙는다면, 동물 반란군들을 해골병으로 막으면서 계속 체력을 소모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촤아악.
해골병들이 몸이 바스러지며 흰 포자가 사방을 자욱하게 메웠다.
“우스운 짓거리를……!”
샤이니가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꺼내 씹었다.
다음 순간 그의 몸에 붙어 있던 포자들이 일제히 힘을 잃고 떨어졌다.
코알라의 주식이자, 종류별로 다양한 효과가 있는 유칼립투스 나뭇잎.
그중 정화 효과가 있는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씹은 것이리라.
“이런 포자 따위로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샤이니가 재차 입에서 빔을 쏘아 댔다.
그러나 파프닐은 빔의 궤적을 보고 피하며 역으로 뼈 창, 그리고 검은 낙뢰를 날렸다.
“으으으윽!“
흑뢰에 맞은 샤이니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온몸이 강력한 에너지로 보호받고 있다지만, 흑뢰 스킬은 무려 레전더리급.
신수인 천둥새가 자신의 권능 일부를 떼어 준 것인 만큼, 어떤 방어구나 스킬로 막더라도 완전히 대미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저 인간 놈을 죽여라!”
“크어엉!”
동물 반란군의 맹수들이 달려들었으나, 파프닐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해골병들에게 막혔다.
“이놈이!”
기력을 회복한 캥황이 파프닐이 움직이는 방향을 선점하고 달려들었다.
동시에 샤이니도 입에서 에너지를 모았다.
앞뒤에서 오는 공격.
‘분석기는 옆으로 피하거나 금속 방벽을 만들라고 하지만…….’
파프닐은 마스터 마인드의 분석 대신 직접 캥황에게 달려들었다.
휘둘러지는 주먹을 가볍게 피한 뒤, 손목을 잡고 그대로 반 바퀴를 돌며 밀쳐 냈다.
“어?”
찰나의 순간 위치가 바뀐 캥황의 뒤에서 레이저 빔이 쇄도했다.
“크아아아악!”
“이런……!”
샤이니는 급히 발사를 멈췄지만, 캥황은 이미 적지 않은 대미지를 추가로 입은 뒤였다.
“크으으윽……. 인간 놈이……!”
2 : 1임에도 불구하고 두 동물을 유린하다시피 하는 모습.
그 순간 파프닐이 해골병 하나를 소환해 던졌다.
“이 녀석 따위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팔을 휘두르던 샤이니가 멈칫했다.
작은 해골병의 등에, 자기보다 더 큰 폭탄이 메어져 있는 걸 확인한 것이다.
“설마……!”
다음 순간 자폭 해골병이 그대로 빛으로 변하더니,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미스릴 합금, 외신의 사도, 다이야마토 등의 갑주도 뚫을 수 있는 강력한 폭발.
“크어어억!”
캥황과 샤이니가 그대로 뒤로 날아갔다.
그사이 파프닐은 금속으로 된 미스릴 바를 씹었다.
-미스릴 금속 바를 섭취했습니다.
-HP와 MP, 스태미나가 회복됩니다.
HP와 MP, 스태미나를 모두 완전 회복시키는 엘릭서의 효과를 지닌 귀금속 합금 바.
사용된 미스릴은 섭취 시 전부 사라진다.
단 하나가 1백만 원에 가까운 가치를 가졌지만.
특히 이런 전투에서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아끼다가 최종 보스전까지 안 쓰는 것보단 나으니까.’
HP와 MP가 차오른 파프닐은 숨을 골랐다.
그사이 폭발에서 살아남은 샤이니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너…….”
샤이니는 유심히 파프닐을 바라보더니 대뜸 말했다.
“아무리 이 세계 속이라지만……. 네 녀석도 보통 인간은 아니로군.”
“보통 인간이 아니긴 하지.”
프로게이머로 현실 세계에서 정점 바로 아래까지 도달했고.
그 후에도 고인물들만 가득한 드래곤 헌터에서 전설로 알려진 게 현생의 김강한.
파프닐은 그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럼 네 녀석도 우리처럼 선택받은 인간인가?”
“선택받은? 복돌이처럼?”
“알고 있다면 설명이 편하겠군.”
작가 놈에게 잡혀서 이 세상에 오긴 했지만, 그걸 선택이라고 하진 않을 거다.
선택을 받은 인간이라면 아마 따로 있을 거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플러시.
혹은 최종 보스 진영인 파이브스타의 이시우나 검노인 같은 사람들.
“그럴 리가.”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런 쪽이랑은 거리가 멀어서.”
“그럼 그 정도 경지까지 오른 건 오롯이 네 실력이란 이야기인가…….”
캥황과 샤이니 같은 동물들은 현실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부리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에서의 일.
호라이즌에 접속해서 캐릭터를 만든다면, 레벨 1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런데 이들은 호라이즌에 접속하자마자 지금과 비슷한 7~800레벨대의 스펙과 캐릭터를 받아 움직일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캐릭터를 생성하는 순간, 초AI인 이그드라실이 동물의 스펙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레벨을 주는 것이다.
일반인보다 체육인, 운동선수나 군인 등이 시작할 때 보다 유리한 것과 같은 이치.
인간 플레이어는 운영진의 방침으로 모두 동일한 1레벨부터 시작하지만.
동물은 그런 기준이 없으니 시작부터 본신의 힘에 따른 레벨을 받게 된다.
대단한 특전이지만 샤이니는 그 특전을 증오했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시스템이 자신들을 플레이어가 아닌 ‘몬스터’로 규정하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저 인간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었다.
자신들처럼 특별한 힘을 다루지도 못하면서.
시스템이 허락한 안쪽에서부터 순수하게 저런 능력들을 얻고 실력을 쌓아 올렸다는 것이니까.
“……역시 그 많은 인간을 이끄는 리더답군…….”
감탄하던 샤이니가 말했다.
“하지만 너도 그리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HP와 MP를 채우긴 했지만, 다른 자원은 그대로 소모되고 있다.
파괴된 해골병, 엘리트 해골병의 부족분을 채울 시체와 뼈도 점차 줄어들어 가고 있고.
다른 자원과 스킬 쿨타임들도 아직 한참 남아 있으니 말이다.
샤이니가 말했다.
“제안을 하나 하지.”
“무슨?”
“동물 반란군에 들어와라. 최고 간부의 직책, 그리고 10억의 인간을 살려 네 밑에 둘 권리를 주지.”
“뭐?”
어처구니없는 말에 파프닐은 저도 모르게 눈매를 찌푸렸다.
여기서 협상을 한다고?
“……진짜냐.”
“나는 전투 코알라 샤이니, 코알라들을 걸고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동물 반란군의 태반은 반발할 것이다.
그러나 샤이니에게 그 정도 권한은 있었다.
“세이멍은 인간을 전부 죽여야 한다고 하지만, 어차피 인간도 결국은 동물. 힘이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겠지.”
“흠…….”
파프닐은 잠시 생각하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새로 나타난 금속 해골병들이 캥황과 샤이니를 포위한 것은 거의 동시였다.
“그 정도 조건으로는 안 되겠는데.”
“조건?”
“너희가 뭔 짓을 하건 상관없긴 한데, 나는 이 게임을 해야 할 이유가 있어서.”
“흥……. 권주를 거절하고 벌주를 마시다니.”
샤이니는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여 주지. 진정한 코알라 제국, 그 정점인 전투 코알라의 힘을.”
다음 순간 샤이니의 주변으로 금빛 오라가 퍼져 나갔다.
우웅. 주변 수십 미터로 퍼져 나오는 충격파 속에선 익숙한 풀 향기가 느껴졌다.
“저건…….”
파프닐은 눈매를 가늘게 떴다.
더 이상 몸을 감싼 금빛 마나는 보이지 않았다.
겉보기로는 평범한 코알라처럼 보이는 모습.
그러나 파프닐의 직감에는 지금이 아까보다 훨씬 더 위험해 보였다.
“……크오오오오!”
다음 순간 샤이니의 몸이 팽창하기 시작했다.
파프닐과 비슷한 정도의 크기에서, 순식간에 5층짜리 건물 높이의 거대한 모습으로 변신한 것.
“저건…….”
그 순간 파프닐은 옛날 인터넷의 어떤 글들을 떠올렸다.
코알라는 사실 전투 종족이며, 유칼립투스 잎을 진정제로 삼아 항상 먹으며 힘을 억제하고 있다는 내용.
누가 봐도 진지하지 않은 유머 글이었기에 신경 쓰지 않았었지만.
소설 속 세계인 이곳이라면 그게 진짜가 될 수도 있었다.
“……설마.”
“파프닐……!”
그렇게 거대한 전투 코알라가 된 샤이니가 외쳤다.
“죽을 시간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