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36)
536화
고양이 도적단.
동물 반란군이 나타나기 전부터 세이멍의 수하로 음지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반려견과 반려묘 들을 세뇌시킨 악독한 단체다.
수만 마리의 고양이를 부하로 부리고 있으며, 간부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레벨 6~700 이상.
세이멍의 수하인 만큼, 동물 반란군의 부대에도 이들이 있었다.
“네놈들……. 인간을 보내고 뒤에 남다니.”
복돌이, 사자묘와 마주한 철 가면이 처음으로 말했다.
“덕분에 코알라 놈에게 짜증 좀 듣겠군.”
전투 코알라와 캥거루는 그도 함부로 여길 수 없는 절대 강자들이다.
직접 싸우진 않았지만, 기세만으로 알 수 있는 사실.
짜증이 솟아오른 철 가면이 손톱으로 가면을 긁었다.
“뭐, 됐다. 덕분에 내 조직을 공격한 버릇없는 개새끼와……. 조직의 배신자 녀석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니.”
“크르릉…….”
“캬앙……!”
수많은 고양이가 하악질을 해 댔다.
“……끄응.”
복돌이의 표정에 수심이 어렸다.
저 고양이들 대부분이 레벨 700 이상.
파프닐을 보내긴 했지만, 이들 둘이서는 철 가면과 고양이들을 이길 수 없다.
‘하는 수 없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그때였다.
복돌이가 결의를 다지는 사이.
사자묘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과연 그럴까?”
“뭐?”
“야옹, 이런 곳에 오는데 내가 혼자일 리 없잖냐.”
말을 마친 사자묘가 사자후를 외쳤다.
그 순간 철 가면의 부하 고양이들이 갑자기 옆에 있는 고양이들의 목을 베거나 가슴을 찔렀다.
모여 있던 고양이들의 1/3쯤 되는 수였다.
“뭣……!”
“고양이의 왕이 되기 위해선 머리도 잘 써야 하는 법이지.”
사자묘는 그렇게 말하며 철 가면에게 달려들었다.
냥냥 펀치!
순식간에 게임이 끝나나 싶은 순간.
철 가면도 재빨리 냥냥 펀치를 날렸다.
두 손이 부딪친 순간.
사자묘는 한두 걸음 물러난 반면, 철 가면은 대여섯 걸음이나 물러났다.
“아닛!”
“캬아옹!”
고양이들의 탄성과 당혹감 어린 비명이 교차했다.
그 순간 철 가면이 검은 망토로 자신을 덮었다.
“무슨?”
“온다!”
다른 고양이들이 갸웃하는 순간, 사자묘가 외쳤다.
동시에 복돌이는 등 뒤에서 섬뜩한 감각을 느꼈다.
“키야악!”
“멍!”
급히 등을 돌린 복돌이가 손을 휘둘렀다.
어느새 등 뒤에 있던 철 가면이 내민 냥냥 펀치가, 복돌이의 그랜드 워리어 피스트(이모탈) 스킬과 부딪쳤다.
“이 자식……. 어떻게 알았지!”
까가가각. 철 가면이 화난 어조로 아이언 마스크를 긁으며 말했다.
“분명 양자 이동을 했을 텐데…….”
놀란 건 복돌이도 마찬가지였다.
칠흑의 사신.
플레이어 중 최강의 암살자인 그녀의 은신도 복돌이의 기감 앞에선 감지가 된다.
이 때문에 은신 스킬이나 순간 이동을 썼다면 분명 기척을 느꼈을 텐데, 전혀 그런 게 없었던 것이다.
“순간이동?”
“그런 하급한 수일 리가.”
말을 마친 철 가면이 다시 망토를 덮자, 사자묘가 외쳤다.
“슈뢰딩거의 이론이다! 놈은 지금 양자 세계를……. 키야옹!”
“말이 너무 많군.”
사자묘의 다시 나타난 철 가면이 손톱을 뻗었다.
이번엔 사자묘도 배 쪽에 상처를 허용해야 했다.
“멍멍!”
물러나려는 철 가면에게 복돌이가 돌진하면서 사이클론 킥을 날렸다.
그러나 발 차기가 닿는 순간 복돌이의 몸은 그대로 철 가면을 통과해 지나갔다.
“멍!?”
“후후, 소용없는 짓이다…….”
철 가면은 유령처럼 웃으며 복돌이에게 냥냥 할퀴기를 시전했다.
순식간에 자상이 여러 개 난 복돌이가 뒤로 밀려 나 널브러졌다.
“끄으응…….”
“젠장……. 역시 쉽지 않군.”
복돌이의 옆에 착지한 사자묘가 이를 갈았다.
“어떻게 된…….”
“놈의 클래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저건 그 직업의 일부다.”
사자묘는 언젠가 철 가면을 쓰러뜨리고 고양이의 정점이 되길 꿈꾸고 있었다.
이유라기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현실에서도 무적에 가까운 자신과 달리, 이 세계에서만 얻는 능력만으로 으스대는 녀석.
그런 놈 따위의 아래에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송충이가 기어다니는 느낌이었다.
현실에서 정점이면 된 것 아니냐고?
진정한 동물의 정점은 모든 세계에서 오롯이 꼭대기에 서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철 가면의 능력과 스킬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덕분에 철 가면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그래, 들어 본 적 있나?”
두 사람, 아니 개와 고양이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대화를 이어 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있다가는 철 가면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놈들……! 요리조리 잘도 피하는군!”
철 가면이 으르렁대며 따라붙는 걸 피한 사자묘가 말을 이었다.
“양자역학에 관련된 이론이지. 고양이를 상자에 넣고 독극물을 흘리면…….”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역학의 사고 실험 중 하나로, 간단히 요약하면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진 고양이는 죽거나, 살아 있거나의 상태가 둘 다 있을 수 있다.’라는 내용이다.
즉 직접 보지 않으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고.
어디에나 있을 수 있거나 어디에도 없을 수 있다는 뜻.
그런 슈뢰딩거의 고양이 스킬을 얻은 철 가면이기에, 방금 같은 공격이 가능했다.
“원리는 이래. 양자는 파동과 입자의 형태를 둘 다 가지고 있고……. 우리가 관측하는 것에 따라 형태가 바뀐다. 그리고…….”
“……..”
“그래서 우리가 관측한다는 그 사실에 양자의 형태가 영향을 받아. 그래서 고양이의 상태도 우리의 관측에 따라 삶, 죽음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거다…….”
“…….”
복돌이는 눈을 크게 뜨고 사자묘의 설명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저 녀석의 약점은 다름 아닌 관측이다. 알겠나?”
“……그…….”
“말해라.”
사자묘의 질문에 복돌이는 입맛을 다셨다.
“끄으응,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멍…….”
“……뭐라고?”
“들어도 이해가 안 간다. 멍…….”
“…….”
복돌이의 나이는 고작 두 살가량.
열 배나 스무 배 가까이 나이를 먹은 인간들도 어려워하는 이야기를, 처음 듣자마자 알아듣는 건 힘든 일이었다.
사자묘는 심호흡을 한 뒤 말을 이었다.
“……됐다.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돼.”
“시키는 대로?”
“작전이다.”
“멍, 말해 봐.”
“그것은…….”
끼끼끼끽!
철 가면의 공격을 한 차례 피하느라 흩어졌던 복돌이와 사자묘가 붙었다.
“귀를 대라.”
“멍.”
“그러니까…….”
사자묘의 이야기를 듣던 복돌이가 흠칫 놀랐다.
“그래도 되냐, 멍?”
“어차피 여기서 죽어도 현실에서 살아 있으니 괜찮…….”
“그게 아니라, 나중에 트집 잡는 거 아니냐, 멍!”
“……내가 지시했는데 그게 되겠냐?”
“요즘은 진술만 일관적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시키는 대로 해!”
“……알았다, 멍!”
“좋아, 오늘만큼은 임시 동맹이다.”
말을 마친 사자묘가 사자후를 내질렀다.
등 뒤에서 나타나던 철 가면이 움찔하는 순간.
사자묘는 사자 돌진 스킬을 써 철 가면에게 달라붙은 뒤, 사자 조르기 스킬을 썼다.
“크아아악!”
“지금이다! 놈이 움직이지 못하는 지금!”
“멍멍!”
괴성을 지르는 철 가면에게 복돌이가 달려들었다.
이번에도 움직이려 하던 철 가면에게 사자묘가 한층 더 힘을 주어 조르기를 걸었다.
“캬, 캬아옹……. 미친놈……! 너도 같이…….”
“흥, 천하의 아이언 마스크도 레벨 다운은 두렵나 보지?”
“이놈이……!”
“멍멍!”
옴짝달싹 못 하는 철 가면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든 철 가면이 흠칫 놀랐다.
12바퀴를 회전하며 내려치는 복돌이의 발 차기 공격.
푸른 마나가 가득한 돌려 차기가 철 가면과 사자묘를 같이 쳤다.
“이야아옹!”
“키야앙!”
철 가면과 사자묘가 엉킨 덩어리가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곧바로 망토를 쓰려는 철 가면의 등을 그대로 사자묘가 덮쳤다.
“지금이다!”
“멍멍!”
이에 호응하듯 복돌이의 몸이 하늘로 치솟았다.
[견무-붕천견각]과거, 복돌이에게 가르침을 줬던 두 무인 NPC 중 한 명이 보였던 한없이 패도적인 무술.
그 무술을 받아들인 복돌이의 발이 푸른 마나로 덮인 채 철 가면의 가면을 쳤다.
“끄악!”
철 가면은 그대로 피하지 못하고 맞았다.
“멍! 효과가 있다, 멍!”
“계속해! 얼마 못 잡는다!”
아무리 사자묘라 해도 자기보다 스펙이 높은 철 가면의 몸부림을 언제까지고 붙들 수는 없었다.
서서히 팔에 경련이 오고 있는 게 그 증거.
“알겠다, 멍!”
복돌이는 온 힘을 다해 연속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팔다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며 철 가면의 아이언 마스크를 집중 공격했다.
-연속 공격을 성공했습니다.
-방어구에 막혔습니다.
-연속 공격을 성공했습니다.
-방어구에 막혔습니다.
-발경으로 방어구를 관통해 대미지를 주었습니다.
-약점 공격!
-연속 공격을 성공했습니다.
-뇌진탕 디버프를 일으켰습니다.
-연속 공격을 성공했습니다.
-아이언 마스크의 내구도가 감소했습니다.
-연속 공격을…….
끝도 없이 뜨는 공격 알림.
그러나 복돌이는 그걸 확인할 새도 없이 몰입해 팔다리를 휘둘렀다.
“자, 잠깐……. 나 아직 여기 있…….”
사자묘가 뭔가 말하는 것 같았지만, 복돌이의 연속 공격이 일으킨 폭발에 순식간에 묻혀 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먼지구름이 천천히 가시자, 그 자리엔 서 있는 복돌이와 널브러진 두 고양이가 있었다.
“……끄…… 끄웨엑.”
“……커헉……!”
철 가면이 산산조각 난 채 엎어진 붉은 고양이.
그 뒤로 만만찮게 상처를 입은 사자묘가 고개를 떨궜다.
공격을 같이 맞으며 HP가 완전히 떨어진 것.
“……끝인가, 멍.”
“……네……놈……!”
그때였다.
쓰러져 있던 철 가면이 이를 악물고 일어난 것은.
“내…… 가면을…… 내 가면을……. 내 가면을 부수다니……. 죽여 버리겠다. 죽여 버리겠다!”
놀랍게도 철 가면은 그 공격을 맞고 살아 있었다.
온몸이 피에 젖어 붉은색이 된 채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모습은 두려움마저 들었다.
“멍.”
복돌이는 그런 철 가면을 향해 침착하게 자세를 잡은 뒤, 드래곤 사이클론 킥을 날렸다.
회전하는 발끝 주변으로 모인 푸른빛이 전방을 휩쓸었다.
“끄……. 끄아아아아악! 내 철 가면……. 내 철 가면이이이!”
터져 나오는 빛 속에서 철 가면의 단말마의 비명이 들려왔다.
“……후.”
복돌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철 가면의 패배를 확인한 고양이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사자묘 측 고양이들이 그들을 쫓고 있었다.
‘강적이었다…….’
알 수 없는 능력을 쓰며, 체급과 맷집, 힘 모두 복돌이급만큼이나 강한 고양이.
사자묘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기지 못했을 거다.
“멍, 고맙다.”
짧게 감사를 표한 복돌이는 상추를 말아 입 안에 넣었다.
당장에라도 쓰러져 자고 싶지만.
그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주인님……. 기다려라, 멍! 금방 가겠다!”
그 순간 숲 저편에서 폭음과 함께 번쩍이는 빛이 터져 나왔다.
복돌이는 그 빛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후의 일은 간단했다.
파프닐과 합류한 뒤, 코알라를 공격해 이겼다.
“역시 동물들이 보정을 많이 받긴 했나…….”
“멍!”
“그래그래, 잘했어.”
파프닐은 손을 내밀어 복돌이의 머리와 목을 쓰다듬어 주었다.
몸을 맡긴 복돌이의 꼬리가 좌우로 마구 흔들렸다.
그때였다.
띠링.
손을 놀리던 파프닐의 눈앞에 알림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건…….”
내용을 읽던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이제 안심할 수 있겠군.”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