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38)
538화
-동물 반란군 별동대 격파, 주력군의 세력도 크게 꺾여……
-파프닐이 소수 파티원들과 함께 움직인 것으로 알려져……
-반란군 별동대장 샤이니, 황제 캥거루 등 쟁쟁한 최고 간부들까지 사망해
파프닐의 승전 소식은 금방 곳곳에 퍼져 나갔다.
퍼지지 않을 수 없었다.
동물 반란군의 별동대는 워낙 규모가 컸고, 그 이동 방향도 모두가 알 수밖에 없었으니까.
결정적인 것은 파프닐의 동물 연합군 토벌이 방송에 방영되고 나서부터였다.
호라이즌 콘텐츠를 상영해 주는 와이드 투 호라이즌 채널.
그곳에서 파프닐의 동물 반란군 토벌을 독점으로 중계해 3시간짜리 대형 프로그램으로 틀어 준 것이다.
“우와…….”
“엄청난데?”
방송이 송출된 후, 반응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안 그래도 최근 모든 TV 채널 중 드라마, 스포츠, 연예와 더불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와이드 투 호라이즌 채널이다.
그런 곳에서 작정하고 편집한 동물 별동대의 토벌은, 그야말로 엄청난 흥행을 했다.
“시청률 20% 돌파했습니다.”
“그렇지……!!”
방송이 나간 후.
터져 나오는 시청률에 방송국의 PD와 작가, 조연출 들이 서로 껴안거나 축배를 드는 사이.
TV를 본 웹 사이트의 플레이어들도 이야기꽃을 피웠다.
-근데 그게 그리 대단한 일임?
-대단한 거 맞음.
무려 10만이 넘는 엄청난 양의 동물 무리.
수천만 마리의 본대에 비하면 별것 아닐지 모르지만, 이들 모두가 최상위 1%에 달하는 동물들인 걸 생각하면 엄청난 일이었다.
-파티 하나면 6명……. 많게 잡아도 12명일 텐데, 그걸로 10만이 넘는 별동대를 공격할 생각을 하다니…….
-나였으면 최소한 5천 명 정도는 이끌고…….
-그랬으면 계란에 바위 치기였을 듯.
보통 사람은 실행 이전에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전략이다.
당연한 일이다.
10만이 넘는 동물들은 이미 군대.
아무리 호라이즌이 검과 마법이 있는 세계라 해도 단신으로 군대와 싸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소신 발언) 네, 네크로맨서라서 가능한 게 아니라……. 파프닐……이라 가능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무슨 소리니 성바퀴야.
-그게 무슨 소리니 몽크야.
이 때문에 파프닐이 네크로맨서라고 업적을 저평가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얘 직업 성바퀴 아님ㅋㅋ 네크로맨서 게시판에서 파프닐 네크 어케 키우는지 물어보던데 아마 제대로 긁힌 듯.
-근데 파프닐식 기사단 네크로맨서……. 그거 금속 해골병 때문에 가능한 거잖음. 그게 아니면 엘리트 해골병들만으로 싸워야 하던데.
-파프닐 아니면 못 하지. 엘리트 해골병만으로 움직이면 반드시 공백이 생기거든. 암살자나 돌파력 강한 광전사, 기사가 접근하면 네크로맨서는 죽을 수밖에 없어.
-대체 어떻게 그런 캐릭터를 키울 생각을 한 거지?
-키우다 보니 그렇게 된 거겠지.
오히려 파프닐이기에 네크로맨서로도 그 정도나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파프닐 덕분에 동물 반란군들 진군도 멈춘 듯.
-덕분에 NPC들 피난 안 가서 연계 퀘스트 완료했음. 보고 있다면 진짜 감사합니다!
파프닐에 대한 반응으로 가득 찬 게시판.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퍼져 나갔다.
-오, 파프닐이란 유저 한 명이 동물 반란군을 혼자 막고 있다고요?
-한국의 네크로맨서 유저…… 대단하군요.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저들도 파프닐의 활약에 주목했다.
동물 반란군.
한국 서버처럼 본대가 공격하진 않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서버에서도 동물 반란군이 진격해 왔다.
강력한 동물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 속에서 파프닐의 활약은 어느 곳에서나 돋보였다.
-금속 해골병을 주로 쓰고……. 근접전에서도 동물들과 맞상대가 가능할 만큼 근접, 원거리 양쪽에서 능숙한 네크로맨서라…….
-공략한다면 파프닐이 눈치채기 전 막대한 대미지를 쏟아붓거나, 스킬 봉인을 한 다음에 공격하는 게 맞겠군.
더불어 유럽, 미국의 랭커들은 밝혀진 파프닐의 스킬과 패턴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차 파프닐과 싸워야 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호라이즌의 최상위 랭커들은 공통적으로 이 게임 속 세계의 정점을 노리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그 정도의 욕망이 없다면, 수억 게이머들 중 최상위 0.01%까지 올라오지도 못했을 테니까.
현재는 동물 반란군과 싸우고 있지만.
사실 랭커들은 모두 서로가 호라이즌 세계의 정점을 노리는 경쟁자.
이번에 활약한 파프닐은 그들 중에서도 특히 한층 더 위협적인 경쟁자로 여겨졌다.
‘한국 서버에 이시우 말고도 저런 자가 있었다니…….’
‘다이야마토를 탈취해 일본 서버의 침공을 혼자 막은 건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실력이었나.’
‘파이브스타만 견제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단신으로 파이브스타 길드급 실력을 선보이다니, 쉽지 않겠어.’
유럽 서버에는 북구 신화를 따른다.
오딘과 토르, 프레이 등의 신들이 있고.
이에 맞서 펜리르와 요르문간드, 수르트나 거인족들이 싸우는 세상.
그런 북구 신화의 특징이라면 다름 아닌 끝없는 전쟁과 싸움이다.
라그나로크를 대비하는 수많은 전사 플레이어들이 유럽 서버에 있고.
이들은 매일같이 몬스터는 물론 같은 유저들끼리도 피비린내 나는 PVP와 세력전을 펼쳤다.
남북으로 나뉘어 싸우던 미국 서버도 마찬가지지만.
유럽 서버는 각 국가 간의 감정이나 사건으로 인해 미국보다 훨씬 더 싸움이 잦았다.
그런 곳에서 성장한 최상위 랭커들은 그야말로 실전 무투파의 극의.
그런 그들이 보기에도 파프닐의 근접전은 자신들보다 그리 뒤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능가했다.
‘가까이서 싸운다면 최소한 셋 이상 동맹을 해서 협공을 해야겠군.’
‘발할라의 전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고……. 고민인걸?’
지금까지 파이브스타를 1순위로 두고 있던 랭커들이, 파프닐을 우선 공략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할 만큼.
그만큼 이번 별동대 격파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파프닐이 동물 반란군을 크게 이겼다라…….”
“단신……. 아니, 대여섯 명의 파티로 10만이 넘는 숫자의 동물들, 코알라와 캥거루를 비롯한 다섯 마리 이상의 최고 간부들과 싸웠다고 합니다.”
횃불 십수 개가 일렬로 늘어서 어둠을 밝히는 가운데.
중국 서버 원정군 소속 천마혈검 대원들은 정리한 보고를 올렸다.
“동물 반란군 본대의 위세도 크게 축소되었고, 한국 플레이어들의 반격도 기세를 탔다고 합니다.”
“승전보가 계속되니 그럴 만도 하겠군…….”
원정군 총사령관, 고월추의 표정이 굳었다.
그때 참모 한 명이 다가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음?”
“저희로서도 나쁠 게 없는 이야기 아닙니까?”
“무슨…….”
“적들끼리 서로 싸워 주니, 이건 이이제이의 묘리입니다. 우린 가만히 있다가 어부지리를 취하면 될 일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린 가만히 있다가 지친 적들을 마무리하고 이득을 보면 될 일이라는 뜻.
실제로 한국 서버와 동물 반란군은 둘 다 사냥 대상이니, 서로 싸워 힘이 빠지면 원정군 입장에선 나쁠 게 없긴 했다.
“그러니…….”
“떽, 꾸짖을 갈!”
말을 잇던 간부의 목이 몸과 분리되었다.
검을 휘두른 고월추가 노호성을 내질렀다.
“어리석은! 천마신교가 그딴 말을 해서야 천마신교라고 할 수 있겠느냐!”
천마신교의 교리는 강자존.
오로지 힘과 무력만을 신념으로 삼은 단체에 속한 이들이, 쫄보(?)처럼 물러나서야 말이 안 되는 일 아닌가.
“전 대원들을 소집해. 파프닐 놈이 동물 반란군을 처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친다!”
“예!”
천마혈검대장 고월추가 검을 뽑았다.
한편 같은 시각.
동물 반란군의 본영에 있는 정글 한복판에서 롱암은 눈을 떴다.
“……믿기지가 않는군.”
파프닐의 별동대 격파 소식으로 수많은 플레이어가 시끄럽다.
하지만 가장 충격을 받은 건 그들 누구도 아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별동대의 대장인 캥황과 벌쳐, 그리고 샤이니.
이들 셋을 직접 굴복시키고 반란군에 영입시킨 게 바로 롱암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야말로 동물 반란군 별동대의 스펙을 알고, 최고 간부들의 힘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롱암은 파프닐의 승전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도 큰 충격을 받았다.
“……설마 파프닐 그 녀석이 캥황과 샤이니를 리타이어시킬 줄이야…….”
동물 반란군에 속한 동물이 VR 기기로 호라이즌에 접속했다가 강제로 사망하면, 초AI인 이그드라실은 그들을 몬스터로 취급해 처리한다.
안전장치가 있는 인간과 달리, 그대로 전류에 의해 뇌가 타 버린다는 뜻이다.
99%는 죽거나, 운이 좋아 살아남는다고 해도 식물인간, 아니 식물동물 신세가 된다.
“호주 녀석들이 실패할 줄은 몰랐는데…….”
롱암은 두 팔을 들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인간의 손길이 닿은 다른 곳과 달리, 호주는 대부분의 영역이 대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겉으로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사실 그곳이야말로 약육강식의 원리가 가장 잘 적용되는 곳.
푸른 사막이라는 말답게, 수많은 동물이 살아남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대륙이다.
그런 곳의 정점인 동물들이 실패했다.
“……파프닐이 그 정도 인간일 줄이야.”
“그 정도 인간이지.”
아장아장. 푸들 한 마리가 걸어 나오며 말했다.
롱암은 푸들에게 예를 갖췄다.
“세이멍 님.”
“일이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세이멍이 말을 이었다.
“게임의 룰 안에서 인간 녀석들과 싸우는 건 이제 끝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잠시 이곳을 비워야겠다.”
“……?”
이런 급박한 상황에 본진을 비우다니?
롱암의 표정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그런 그를 본 세이멍이 말했다.
“네게는 알려 줘도 괜찮겠지.”
“예?”
“주술 하나를 쓸 거다. 이 주술이 성공한다면, 더 이상 저 인간 녀석들은 나를 방해하지 못할 거다.”
“주술이라면…….”
“최근 이 양자 세계 속에서 실마리를 잡았다. 만약 내 예상이 맞는다면……. 이 주술이 성공했을 때 나는 보다 높은 존재가 될 거다.”
“높은 존재가 되면, 레벨이 얼마나 높아지는 겁니까?”
“레벨 따위로 잴 수 없게 되겠지.”
세이멍은 차갑게 읊조렸다.
“개미가 인간을 막을 수 없듯, 인간이라면 무릇 신을 막을 수 없는 법이니까.”
“알겠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내가 주술을 쓸 때까지, 이 동물 반란군이 인간 놈들에게 무너지지 않게 지켜라.”
강력한 주술인 만큼 준비에는 많은 시간과 은밀한 장소가 필요했다.
“내가 승천하는 날, 너와 동물들도 인간 대신 지상의 주인 자리에 오르리라.”
“알겠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인간들의 방해를 먼저 쓰러뜨리고 시행하려 했지만……. 이렇게 되면 하는 수 없지.”
세이멍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사라지자, 롱암은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기대되는군.”
다른 동물들이 말했다면 코웃음을 쳤을 거다.
그러나 상대는 세이멍.
동물의 정점에 올랐다 자부하는 자신을, 간단한 동작 몇 개로 쓰러뜨린 괴물이다.
그런 그가 인간들을 쓰러뜨릴 주술이 있다고 하면, 실제로 그런 주술이 있는 거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간단했다.
롱암은 부하를 불렀다.
“몽키!”
“몽!”
“제천 십결, 미후 십이신장, 천원 오영걸을 불러라.”
“그들을……! 그럼 설마?”
깜짝 놀라는 부하 원숭이를 앞에 둔 롱암이 씩 웃었다.
“인간 놈들이 이곳에 쳐들어온다면, 여기가 놈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