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53)
553화
“말도 안 돼……. 그 흉악한 동물 학대범이 무죄로 풀려나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동물 보호 단체 애니멀러브의 사무실.
마카롱과 여러 음료수가 놓인 테이블 가장자리에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분을 토하고 있었다.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놈에게 희생당할 불쌍한 아가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파마머리의 중년 여인 한 명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들은 애니멀러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보호 단체의 단체장 및 간부들이었다.
“세상이 왜 이런지 모르겠네요. 원심이나 항소심이나 우릴 모두 웃음거리로 만들고…….”
“우린 그저 게임 속에서 희생당하는 동물들을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호라이즌 내부의 동물들은 현실과 다를 바 없다.
귀여운 쥐, 말을 하는 고양이나 강아지.
아니, 현실보다 더 좋은 점도 있었다.
게임 속의 동물들에게 먹이를 줘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었고.
호감을 얻는 스킬만 배우면 알아서 다가와 애교를 부리니 말이다.
하나하나가 자아를 가지고, 자신들과 상호작용 하며 움직이는 귀여운 녀석들.
데이터상의 쪼가리라고들 말하지만, 그 녀석들은 분명 살아 있었다.
그런데 파프닐과 그 부하 놈들은 그런 동물들을 지금도 마구 때려잡고 있었다.
당장 경찰을 불러 잡고, 희생당한 아이들의 목숨값을 받아 내도 모자랄 판인데.
세상은 오히려 그녀들에게 유죄를, 파프닐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 이 세상은 분명 잘못됐어!”
“그 판사 녀석, 살도 뒤룩뒤룩 찐 게 분명 파프닐한테 뭔가 받아먹은 걸 거예요!”
분개하던 활동가들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동안은 어떻게든 막아 왔지만……. 무죄 판결이 났으니…….”
그 동물 살인범이 자유를 얻었으니 한층 더 활발하게 날뛰며 동물들을 죽일 게 틀림없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가운데 있던 단발 여인, 애니멀러브의 리더인 활동가 김혜인이 주먹을 쥐고 외쳤다.
“법이 지켜 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동물들을 지켜 줘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간단해요. 저희가 직접 움직여야죠.”
“직접?”
활동가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동물 살해범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서, 직접 찾아가 설득하는 거예요.”
“하…… 하지만 그게 될까요?”
“물론 되죠!”
김혜인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면 그 사람도 알아줄 거예요.”
“하지만…… 안 된다면요?”
“그때는 다른 방법을 써야죠.”
김혜인이 말을 이었다.
“게임 속에서 그 사람도 저희를 공격했는데, 저희가 공격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요?”
“……!”
“이건 정당방위예요. 호라이즌에 있는 아가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맞아요!”
“우리가 지켜야 해요!”
활동가들의 눈이 번쩍하고 빛났다.
그때였다.
문을 연 활동가 한 명이 우편 하나를 가져왔다.
“어우, 아주머니. 지금 회의 중인 거 안 보여요?”
“가상현실 속 동물들의 동물권을 위한 중요한 회의라고요.”
“그래도 그……. 보셔야 할 것 같아서요.”
“뭐길래 그…….”
우편 서류를 받아 읽던 김혜인의 낯빛이 새하얘졌다.
“꺄아아악!”
뱀이라도 본 듯 서류를 책상 위로 던지고 웅크리는 그녀.
“무슨 일이에요, 언니?”
“왜……. 헉.”
다른 활동가들도 서류를 보고 흠칫 놀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활동가들에게 배송된 서류는, 법원에서 보낸 소장 서류였기 때문이다.
그 서류에는 파프닐, 플레이어 오진환이 무고죄 겸 업무 방해죄로 동물 활동가들을 역으로 고소했고.
(주)타이탄사의 법무팀, 그리고 추가로 고용된 로펌 김앤박의 변호사들이 소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
-배상금 120,000,0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김강한은 씩 웃었다.
“드디어 끝났군.”
동물 보호 단체를 업무 방해죄 및 무고죄로 역고소한 뒤.
한 번의 재판을 거쳐 최종적으로 배상금이 들어온 것이다.
개인 대 개인의 배상금은 얼마 되지 않겠지만.
이 경우엔 프론티어 길드라는 ‘단체’의 규모, 그리고 파프닐이 거둘 수 있는 수익 등을 따져 이 정도의 금액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엄청나군.”
현실에서는 죽어라 신규 보스, 히든 보스를 기믹으로 깨도 월 120만 원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만지긴 했지만, 그때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돈의 가치를 잊어버리는 바보는 아니기도 했고 말이다.
“이 정도면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겠어.”
레전더리 아이템을 하나 구할 수도 있고, 최고급 외제 스포츠카나 지방의 아파트를 구매해 둘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아쉬웠다.
“이 돈을 전부 다 써야 한다니.”
그때였다.
스마트폰의 화면이 수화기 하나로 바뀌었다.
발신자는 뻔했다.
김강한은 전화를 받은 뒤 말했다.
“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김앤박의 박형진 변호사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수석 변호사는 곧바로 본론을 말했다.
-끝났습니다.
“확인했습니다.”
-배상금 혹시 입금되었나요?
“네. 방금 통장 알림으로 받았습니다.”
재판의 끝.
즉 동물 보호 단체가 항소를 포기했으며, 김강한(오진환의 몸에 빙의한)의 승리가 확정되었다는 뜻이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도와주셔서.”
-아니요.
수화기 너머의 박형진 변호사가 대답했다.
-저흰 받은 만큼 도울 뿐입니다.
김강한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사비를 들여 초대형 로펌에 의뢰하길 잘했어.’
대한민국 최고 로펌 김앤박은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서비스로도 유명했다.
기본적인 법률 자문료마저도 다른 로펌의 두 배에 달하지만.
일단 사건을 맡는 것만 해도 최소 1천만 원 이상을 들여야 하는 곳.
김강한이 받은 것은 그런 김앤박 로펌의 최고급, VVVIP용 법률 서비스였다.
오성 그룹이나 LH 그룹의 회장, 전직 대통령 정도나 받는 게 일반인인 김강한에게 쓰인 것.
-호라이즌 플레이어 파프닐, 김앤박의 초호화 변호사단 선임, 고용
-사실상 재벌급의 인원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초대형 재판……. 해외 유저들도 깜짝
‘하긴, 정말 대단하긴 하지.’
변호사 선임료만 해도 몇 억이 들었다.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간 돈은 그 몇 배.
국내, 해외 뉴스나 인터넷에서 주목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야말로 막대한 돈을 발라서 동물 보호 단체를 공격!
‘이번엔 이례적으로 거의 공짜나 다름없어서 다행이군.’
파프닐은 씩 웃었다.
‘이것도 그 원숭이 덕분인가.’
(주)타이탄의 법무팀은 파프닐이 김앤박을 고용하자 그 금액을 대부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김앤박 로펌 쪽에서도 이번 사건은 로펌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고, (주)타이탄 측에도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라며 여러모로 편의를 봐주었다.
-참, 오진환 님.
“네?”
-끝났다는 연락 외에도, 실은 여쭤볼 게 있어서…….
질문의 내용은 뻔했다.
김강한은 말을 이었다.
“네, 사전에 말씀드린 대로 써 주시면 됩니다.”
-……동물 보호 말이군요.
“맞습니다. 이번에 애니멀러브에게 받은 배상금, 차후 다른 곳에서 들어올 민사소송 배상금까지 전부 동물 보호에 써 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동물 보호 단체에서 얻은 배상금을 동물 보호에 사용한다.
애니멀러브와 다른 동물 활동가들에게 있어 최고의 굴욕일 것이다.
‘그 외에도 부탁받은 것들도 있고 말이지.’
인게임 속에서는 웅녀가.
현실에서는 콩이 직접 부탁했다.
세이멍과 그 추종자 외의 다른 동물들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여파가 다른 동물들에게까지 퍼지지 않게 해 달라고 말이다.
‘돈을 쓰는 건 아쉽지만, 투자라고 생각할 수밖에.’
돈을 버리는 건 안 될 일이지만, 투자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측이 신용 있는 동물 보호 단체와 운동을 찾아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통화가 끝난 후.
김강한은 기지개를 켰다.
“드디어 끝났군.”
동물 보호 단체의 고소와 역고소 건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지만, 피곤한 법정 다툼이 오늘로 끝이라 생각하니 후련한 기분이었다.
“자, 그럼 이 건도 마무리되었겠다……. 슬슬 레이드 준비를 해 볼까?”
지금까지 여러모로 허송세월을 보냈으니,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었다.
호라이즌에 접속한 뒤.
파프닐은 가고일을 소환해 탄 뒤 미스트 섬 쪽으로 향했다.
외차원의 마수들과의 전투 도중, 장비들이 부서진 해골병들의 복구 및 강화를 마저 마무리해야 했으니 말이다.
“음?”
그렇게 하늘을 날던 도중.
땅 쪽에서 수백 명의 사람이 동물 무리를 몰아붙이고 있는 게 보였다.
“저건…….”
파프닐은 그쪽을 살펴보았다.
“……동물 반란군인가?”
동물 반란군 잔당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동물들 사이에 유저들이 끼어 있다는 것 정도.
‘저 사람들은…… 동물 활동가들이군.’
동물 반란군이 무너진 후. 진압 포인트, 그리고 동물을 잡고 나온 경험치, 아이템을 노리는 유저들이 흩어진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도살하고 있었다.
처음에 날뛰던 동물 인권 운동가들은 PK가 합법이 되자 대부분이 도망쳤지만.
몇몇 동물 활동가들은 아직까지 남아 무고한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수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숫자.
남은 활동가들도 나름 레벨이 높긴 하지만, 수많은 플레이어들과 대형 길드의 정예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반면 상대는 전문적인 사냥 파티, PK 경험이 가득한 베테랑이나 PVP로 생계를 유지하는 카오틱 플레이어들.
압도적인 숫자와 화력 앞에서 활동가와 동물 들은 일방적으로 사냥당하기 일쑤였다.
‘뭐, 자기들이 선택한 일이니까.’
비록 김강한을 고소하긴 했지만, 딱히 저들에 대해 별다른 악감정은 없었다.
무고-역고소를 통해 금융 치료를 받기도 했고.
현실이 아닌 호라이즌 속에서는 무엇을 하건 개인의 자유이니까.
사실 아예 관심 자체가 없다고 보는 게 맞았다.
세이멍을 막은 뒤, 플러시와 파이브스타를 막고 게임 승리 플랜을 진행하는 데, 활동가들과 동물들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으니까.
저런 데 간섭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몬스터 사냥이라도 한 마리 더 하는 게 나았다.
“가자.”
파프닐은 가고일을 움직여 다시 가던 길을 계속 가려 했다.
“안 돼요! 멈춰요!”
“이 동물들은 저희들 편이었어요! 동물 반란군의 공격에도 참가하지 않았고, 피난해 있다가 돌아가는 길이란 말이에요!”
“그래?”
“그래요!”
“흠, 알 바인가?”
“무고한 동물은 우리 경험치가 된 동물밖에 없는데?”
“지금이다, 발사!”
전사, 광전사들이 창이나 도끼를 던지고, 마법사들은 불덩어리나 번개를 만들어 쏘았다.
활동가 플레이어들이 방패를 들거나 결계를 쳤지만, 공격이 맞을 때마다 찢어질 듯 크게 흔들렸다.
대형 동물들은 그때마다 움찔거렸고, 토끼, 다람쥐 같은 동물들은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보, 보로리 님……. 살려 주세요!”
“찌찍……! 찍!”
보로리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름이다.
파프닐은 잠시 고민하다가 가고일의 소환을 해제하고 뛰어내렸다.
타탓, 땅바닥에 착지한 파프닐을 향해 주변 플레이어들의 시선이 쏠렸다.
“뭐, 뭐야?”
“보로리를 아나?”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