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65)
565화
[지옥 흑벌의 벌꿀]-등급 : 이모탈
-분류 : 소모품
-레벨 제한 : 레벨 700 이상
[효과]-HP, MP의 최대치가 6시간 동안 +300% 상승.
-스태미나가 6시간 동안 +20,000 상승.
-골든 스태미나가 6시간 동안 기존 스태미나의 10%만큼 생성.
-골든 스태미나는 스태미나 고갈 디버프, 저주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음.
-MP가 초당 +10,000씩 10초 동안 회복.
-1분 동안 MP의 회복 속도가 +500% 상승.
-최대 HP, MP가 영구적으로 +50 상승.
-어둠 속성 직업 레벨이 150 이상 되지 않을 시, 섭취 후 디버프 및 HP 감소 효과가 발동됨.
-설명 : 지옥 흑벌이 어둠의 마나를 정제해 만든 어둠의 마나 꿀. 일반인에게는 극독이나 다름없지만, 누군가에게는 극상의 미식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게 꿀 중 최고의 꿀인 개꿀……. 아니 최고의 꿀인가?”
저도 모르게 개꿀이라 말하려던 파프닐이 고개를 저었다.
비교를 해 봐야 알겠지만, 최고가 아니라도 거의 세 손가락 안에 들긴 할 거다.
‘암브로시아나 암리타, 라그나로크의 벌꿀 술 정도가 대볼 만하겠지.’
고레벨 몬스터인 지옥 흑벌들에게서 나오는 흑벌의 꿀.
이모탈급의 미식이지만, 벌들이 파프닐의 제어하에 들어온 지금은 쉽게 입수할 수 있었다.
“자, 그럼…….”
“멍멍멍! 꿀멍꿀멍꿀!”
막 꿀을 먹으려던 파프닐이 옆을 돌아보았다.
가득 쌓인 꿀에 얼굴을 파묻은 복돌이의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파프닐은 한숨을 내쉬고 마법서를 돌돌 말아 복돌이의 뒤통수를 때렸다.
“이 녀석아, 너 먹으라고 놓은 거 아니다.”
“멍멍! 너무 맛있다, 멍…….”
독이 올라 얼굴이 부은 복돌이가 혀를 내밀며 웃었다.
“으휴. 가라, 가. 가.”
엉덩이를 툭툭 쳐서 쫓아낸 파프닐은 지옥 흑벌의 꿀을 큰 수저로 떠 입에 넣었다.
“흐읍……!”
다음 순간 파프닐의 표정이 오만상을 다 쓴 것처럼 일그러졌다.
복돌이가 그렇게 맛있어하던 꿀이지만.
직접 먹자 마치 탄산을 가득 넣은 한약을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기분.
‘이건 정말 적응 안 되는군.’
메탈 담피르의 단점 중 하나인 미각 역전!
식도락 때문에 호라이즌을 하는 유저에게는 무엇보다 끔찍한 고난이었다.
파프닐은 그 정돈 아니었지만 그래도 쓴 건 쓴 것이었다.
‘그래도 마나를 채우려면 어쩔 수 없지.’
파프닐은 계속 숟가락을 움직였다.
-지옥 흑벌의 벌꿀을 먹었습니다.
……(중략)……
-MP의 최대치가 +300% 상승했습니다.
-MP가 +100,000 회복되었습니다.
-MP의 회복 속도가 +500% 상승했습니다.
MP가 차오르면 재차 리치를 만들고, 다시 MP가 부족해지면 꿀을 먹는 것의 반복.
쓴맛이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물로 가글을 하며 계속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파프닐은 알지 못했다.
만약 미각이 제대로 돌아와 있다면, 오히려 꿀의 단맛 때문에 몸이 꿀을 받지 못했을 거란 사실을 말이다.
***
“……끝났군.”
수 시간 후.
파프닐은 텅 빈 인벤토리 안의 한 공간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덤프트럭 한 대 분량을 넣을 수 있는 에픽급 아공간 주머니가 세 자릿수 넘게 비어 있는 모습.
그 안에 든 모든 재료는 리치가 되어 바깥으로 나가 있었다.
“세팅도 완료했으니 이제 여기서 할 일은 마친 셈인가.”
파프닐은 제단 쪽을 보았다.
수천 개의 라이프 포스 베슬들이 망혼의 제단 앞에 놓인 거대한 그릇에 담겨 있거나, 주변에 가득 쌓여 있었다.
리치들이 죽게 되면 제단에 있는 마력을 통해 지정한 장소에서 부활하는 방식.
그야말로 무한 부활이 가능하지만, 아직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다.
‘고위 언데드의 부활에는 고위 악마나 신격의 허락이 필요한 게 그것이지.’
엘리트 해골병 정도까지는 재료만 있어도 괜찮다.
그러나 그보다 고위 개체.
가령 데스나이트나 리치 정도까지 가면, 흑마법사보다 고위 신격인 존재에게 부활을 허가받아야 했다.
죽음을 피하기 위한 술법이 깨졌을 때, 다시 죽음에서 몸을 피하기 위해선 그만한 신격의 허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레벨 흑마법사 플레이어는 악마와의 인맥을 만들어 두는 게 기본이다.
일반 아이템인 악마의 행적이 적힌 서적, 악마가 나타난다는 유적의 정보 등이 고가에 팔리는 것도 그런 이유.
‘헤모라나 하데스에게 신청하는 건 부담스럽지.’
매번 대가를 내기도 그렇고,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었다.
“웃차.”
파프닐은 대균열 5층의 거대 벌집으로 향했다.
벌집에 가까이 가자 수많은 벌이 사방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보였다.
개중에는 한 번 죽고 살아난 비(Bee) 스켈레톤도 보였다.
붕붕붕!
부우우우웅!
파프닐이 가까이 가자 벌들의 움직임이 거칠어졌지만, 곧 페로몬이나 마나를 확인한 벌들이 양옆으로 물러섰다.
여왕의 명령으로 파프닐과 인간 흑마법사, 원주민들에겐 피해를 끼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교육이 잘됐군.’
벌집 안으로 들어간 파프닐은 곧바로 여왕이 있는 여왕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서자 인간 형체를 한 여왕벌, 시리가 이쪽을 보며 말했다.
“어, 어째서 여기에……?”
“내가 못 올 곳에 왔나?”
“그건 아니지만…….”
“안 잡아먹으니까 걱정 마.”
몸보신 때문에 여왕벌을 잡아먹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이 여왕벌이 얼마나 귀한 여왕벌인데 그런 짓을 하겠는가.
파프닐은 피식 미소 지으며 분석 스킬을 사용했다.
띠링!
[시리]-종족 : 지옥 흑벌 여왕벌
-원종 : 나이야탈라스파탄(외신)
-HP : 100%
-MP : 100%
정보창에 떠 있는 외신이란 표기를 본 파프닐의 눈이 빛났다.
‘이 정도면…….’
외신도 신이긴 하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어디 한번 시도해 볼까.”
“무엇을 말입니까?”
시리의 물음에도 파프닐은 마나석과 물 한 병을 앞에 놓은 채 무릎을 꿇었다.
“외신 시리에게 공물을 바치노니, 부디 이들이 죽음을 한 번 더 거부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시리의 고개가 갸웃했다.
저자는 빅스비를 죽였다 살리고, 자신을 무력으로 제압할 정도로 강한 인간.
그런 인간이 갑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고개를 숙이다니.
“인간, 대체 무슨…….”
“잠깐만. 가만히 있어 봐.”
파프닐은 아랑곳하지 않고 의식을 진행했다.
절을 올리고 마나를 바친 뒤, 피를 흘림으로써 의식을 마무리한 순간.
띠링!
-외신 나이야탈라스파탄 여왕 시리의 허락을 얻었습니다.
-리치 베르모트의 부활 및 육체 재구성이 가능해졌습니다.
‘된다.’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온 것이지만, 막상 실제로 되는 걸 보니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파프닐은 시리를 향해 말했다.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게 무슨…….”
“별건 아니고, 간단한 일이다.”
파프닐은 시리에게 설명했다.
“리치들이 죽은 뒤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고위 신격의 허락이 필요하다. 그 신격으로 네가 보증을 서 줬으면 하는 이야기다.”
“보……증?”
“별다른 해가 되는 건 아니다. 공물을 바칠 테니, 신으로서 리치들이 부활하는 걸 허락하면 된다.”
“제가…… 이걸로 얻는 손해는 무엇인가요?”
“손해는…….”
잠시 생각하던 파프닐이 말하려 했다.
“시리……!”
그때였다.
쿠웅, 벌집 한쪽의 벽이 쪼개지며 갑각류의 형태만 남은 비 스켈레톤 한 구가 나타났다.
“빅스비?”
“그 인간 녀석이 왔다는……. 여기 있군.”
빅스비의 몸에서 시꺼먼 오라가 솟구쳤다.
한층 더 강해졌다는 게 사실인 듯,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파프닐의 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네놈……. 분명 내가 복종하는 대신 시리에게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겠다고 약속했을 텐데?”
“그런 약속은 한 적 없다.”
“감히……!”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고 했을 뿐이지. 그리고 실제로 그냥 제안을 하나 하러 왔을 뿐이고.”
“허튼소리, 네가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시리를 이용할지 내가 어떻게 알지?”
“싫다면 거부해도 상관없다. 강제로 시키면 그만이니까.”
“이놈…….”
“그래도 너와의 약속 때문에 선택권을 주려 했건만, 어쩔 수 없겠군.”
“정말 내 손에 죽고 싶은 거냐?”
“잠깐만요!”
일촉즉발의 상황.
막 독침을 들이대려던 빅스비를, 시리가 앞발을 움직여 막은 채 말했다.
“제 일이니 제가 결정할게요. 파프닐, 다시 한번 말해 주시겠어요?”
“어렵지 않지.”
파프닐은 아까의 이야기를 말한 뒤, 시리의 질문에 마저 대답했다.
단지 명의를 빌리는 것뿐이며.
손해는 모든 경우의수를 따져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는 것까지.
“대가는 방금 전과 같은 꿀 원재료, 그리고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획득한 여러 공물이 될 것 같군.”
“딱히 위험하진 않은 것 같은데……. 괜찮나, 시리?”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빅스비.”
딸깍딸깍. 앞턱을 움직여 대답한 시리가 파프닐에게 질문했다.
“……만약 거절한다면 어떻게 되지요?”
“상관은 없어.”
어차피 파프닐에게 구애하는 다른 신격들은 많았다.
굳이 시리에게 먼저 말한 건, 이편이 가장 조건이 덜 까다롭기 때문이었다.
“그 대신 벌들에게 요구하는 게 더 많아지겠지.”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시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명의를 빌려드리겠습니다.”
“그거 고맙군.”
파프닐은 씩 웃으며 생각했다.
‘이걸로 사이클이 완성됐나.’
리치들을 망혼의 제단에 소속시킨 뒤.
특정 던전에 보내 공략시킨다.
그 과정에서 파괴된 리치는 곧바로 제단에서 다시 복구되고, 가끔 더 강해지며 던전으로 재차 움직일 것이다.
살짝 걱정되는 것이라면 이 계약을 릴리스나 하데스에게 들켰을 경우인데.
하데스는 몰라도 릴리스는 질투심이 많다.
자신 외에 또 다른 신을 섬기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수 있었다.
‘뭐……. 공물 좀 넣어 두면 괜찮겠지.’
그래도 큰 문제는 안 일어날 것이다.
시리에게 공물을 바친 건 어디까지나 술법으로 인한 계약.
진짜로 마음을 담아 따르는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제단으로 돌아온 파프닐은 곧바로 망혼의 제단을 만졌다.
다음 순간 펼쳐지는 지도.
-던전을 지정해 주십시오.
“여기로.”
섬 중앙 부분을 손으로 건드리자 제단의 마법진들이 빛을 발했다.
“명령이…… 떨어졌다.”
“가자……!”
갑옷과 무기, 장비로 단단히 무장한 리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 진짜로 움직이는군.”
파프닐은 리치들을 배치해 둔 숲 쪽으로 향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수만 마리의 리치, 해골병 들이 갑옷과 병장기를 들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였다.
행진을 지켜보던 파프닐의 눈앞에 새로운 상태창이 나타났다.
[던전 ‘연구소’의 공략이 시작되었습니다.]-현재 던전 공략도 : 0/100%
“이건……?”
모바일 게임의 자동 사냥 같은 형태의 상태창.
생각해 보면 제단의 시스템 자체가 자동 사냥과 똑같으니, 이런 상태창이 나와도 이상할 건 없었다.
직접 사냥하는 재미를 싹 빼고, 소환물로만 진행하는 자동 던전 공략!
“……잘된 것 같군.”
상태창은 예상 못 했지만, 원하던 효과대로 리치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다 보면 연구소 공략이 되어 있거나 최소한 보스전 바로 앞부분까지는 뚫려 있으리라.
“저, 파프닐 님.”
리치들을 돌아보던 파프닐에게 흑마법사 한 명이 다가왔다.
“무슨 일이지?”
“그게……. 남는 꿀은 어떻게 할까요?”
“남는 꿀?”
“예, 워낙 채취량이 많다 보니……. 가져다드린 꿀 말고도 꿀이 워낙 많이 남아서…….”
“흠…….”
꿀이 효과가 좋다고는 하지만 너무 많이 쌓아 두면 다른 것을 할 공간마저 꿀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단맛과 향기 때문에 몬스터들이 꼬이는 것은 덤.
‘흠…….’
베이스캠프의 모든 사람이 먹어도 남아돌고, 버릴 수도 없으며, 내버려 두기엔 너무나도 많아 자리가 없는 골칫거리.
잠시 생각하던 파프닐의 머릿속에서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그림이 떠올랐다.
“간단한 방법이 있긴 하지.”
“네?”
“바로 알려 줄 테니 준비하도록.”
말을 마친 파프닐이 흑마법사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잠시 후 흑마법사 베이스캠프 곳곳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