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68)
568화
“세상 사람들이 약속을 다 잘 지키면 경찰은 필요 없죠?”
돈을 빌려 간 뒤 갚지 않거나, 완전히 도망치는 일은 흔하다.
세상엔 수많은 사기가 있고.
호라이즌 속도 예외가 아니었다.
-벨로트 시장에서 블루나이트 세트 받고 도망친 ‘김삼순내개XX’ 박제합니다.
-‘유니카맘 XXX야, 1000골드 안 갚고 먹으면 뭐 천년만년 잘살 줄 아냐? 진짜 죽여 줄 테니까 겜 접을 각오 하고 기다려라.
당장 커뮤니티 자유 게시판이나 게임 속 왕국 수도의 자유 공고 게시판만 가도 사기 피해자들의 하소연이 가득 적혀 있다.
프론티어나 파이브스타가 이런 면에서 자유로운 이유는 그만큼 힘이 세기 때문이었다.
워낙 소속된 유저들의 숫자가 많고.
사기를 쳤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명확하기에, 어떤 사기꾼도 그런 초대형 길드를 노리지 않았다.
하지만 헤이 허니비(HEY HONEYBEE) 길드는 다르다.
만든 지 얼마 안 된 길드에, 꿀 포션과 드워프제 장비로 돈만 끌어모은 상태.
사기꾼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호구 중의 호구라고 보일 만했다.
‘장비 뺏어 가면 어쩔 건데?’
‘파손될 때까지 막 써, 어차피 리스(대여)한 거야.’
대여라는 규칙의 허점을 이용하려 하거나.
아예 기본조차 지키지 않고 먹고 장비를 탈취하려는 사람들까지.
물론 파프닐도 땅 파서 장사하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대응책을 마련해 두었다.
-척살 명령 대상 ‘헤일러, 베울, 아플리오스’를 처치 완료했습니다.
-해당 플레이어가 리스폰되면 재차 추적을 시작합니다.
-회수 명령 대상 ‘미라스, 정명철, 염상훈’에게서 장비 회수 처리 완료했습니다.
-장비 수습 후 귀환합니다.
헤이 허니비 길드에는 파프닐이 보낸 리치들이 있었다.
그 수만 무려 1만 마리.
평소엔 일반 플레이어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초고난이도 퀘스트를 맡아 진행하지만.
만약 길드 규약을 어긴 플레이어가 나타나면,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악성 유저 추적도 그중 하나였다.
장비를 가지고 도망치거나, 정해진 규약에 어긋날 정도로 함부로 사용하는 플레이어들.
그런 유저들을 추적 기술을 통해 뒤따라간 뒤.
발견 후엔 문답무용으로 공격한다.
유저들이 순순히 잡혀 줄 리도 없으니, 저항에 따른 손상과 파괴는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나 일반 몬스터들과 달리 이들은 죽어도 의식을 유지한 채 그대로 부활한다.
파프닐의 마나를 넘치도록 받으면서 레벨이 오른 녀석도 가끔씩 출현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나온 리치들은 다시 플레이어들을 추격하러 가고.
죽으면 부활해서 돌아온다.
플레이어가 지치거나,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악성 유저들이 아무리 도망치더라도 결국 붙잡힐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어가 무한히 부활한다고는 하지만, 24시간을 게임에 쓰며 무한히 도망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안 통하는 건 악성 유저들의 뒷배에 대형 길드가 있을 경우인데.
그때는 야허비가 해당 길드에 꿀 포션 판매를 금지하면 알아서 문제가 해결되었다.
강한 무력이 필요할 땐 리치들이 해결하고, 일반적인 의뢰와 포션 판매는 유저들이 움직이는 식.
그렇게 해결된 퀘스트엔 당연히 보상이 주어진다.
몬스터에게서 나온 경험치와 아이템, 골드, 그 외에도 퀘스트를 완료하며 나온 아이템과 골드 등이다.
골드와 아이템은 허니비 길드에, 그리고 경험치는 대부분 리치들에게 바로 간다.
하지만 그런 보상의 일부는 제단을 통해 다른 곳으로 향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오.”
동물 반란군을 막던 최전선 룬타라 평원.
서부 개척의 중심지가 되어 거대 도시로 성장한 이곳에서, 파프닐은 길드의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이 정도로 영업이 되다니.”
가만히 있는 지금도 쉼 없이 알림창이 올라가고 있다.
-퀘스트 ‘그웬 산의 트윈헤드 드레이크 처치’를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의뢰 보수를 획득했습니다.
-거인 베르하젤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넴머른의 악몽’을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크라우젠 후작 호위’를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3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상태창을 본 파프닐이 생각했다.
‘진짜 자동 사냥인데?’
모바일 게임들을 둘러보다 보면 이런 자동 사냥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는 게임들이 있다.
일정한 작업을 반복하게 해 두고 시간이 될 때마다 보상을 얻게 하는 식.
있다는 것만 알고 있던 시스템인데, 설마 호라이즌에서도 그것과 비슷한 식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그렇게 들어온 보상의 대부분은 파프닐이 금속을 비롯한 각종 재료를 모으거나, 정보를 사들이는 데 쓰였다.
헤이 허니비 길드뿐만 아니라 프론티어 길드에서 나오는 수익도 마찬가지.
당연한 일이다.
이미 파프닐, 김강한이 평생 먹고살 만큼의 돈은 모여 있고.
더 투자할 부분도 없으니 게임 속에 남아 있는 적들을 상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게 이치에 맞는 일이었으니까.
‘그나저나 보통 이런 날로 먹기는 제재를 해야 할 텐데……. 딱히 운영진에서 막을 것 같은 모습은 안 보이는군.’
제단을 통한 리치 자동 사냥이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개입이나 연락은 일절 없었다.
‘하긴 리치를 대량 생산한다는 발상은 하기 어려웠겠지.’
원래 리치는 언데드 중에서도 고위 개체.
리치화는 초고레벨 마법사 유저 아니면 할 수 없고 라이즈 리치는 그보다 더 레벨이 높은 네크로맨서가 아닌 이상 어렵다.
특히 네크로맨서가 리치를 사역하기 위해서는 본신의 역량만이 아니라 고위 존재의 힘을 빌려야 하기에, 외부적인 요인의 특수성까지 고려하면 더욱 난해하다 볼 수 있다.
그런 리치를 한두 기도 아니고 수백 수천 기를 만들어 낸다?
물론 진짜 흑마법을 난사하는 불사의 마법사 리치가 아닌 열화판 리치라고는 하지만 그런 발상 자체를 떠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그에 대한 제재나 법령을 만드는 것 역시 제작사 측에서 고려하기 어려웠다.
시스템을 만들고 감독하는 제작사 측도 그런 생각을 하진 못했을 테니까.
‘뭐, 그런 것까지 막는다면 이 게임의 모토가 훼손되는 것도 있겠고.’
호라이즌의 모토는 완벽한 또 하나의 세상이다.
모든 플레이어는 극한의 자유도를 얻기에, 게임 속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학살하고 다녀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영진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문제가 있거나, 버그를 이용해 하는 플레이일 뿐.
아무리 날로 먹는 플레이를 하더라도 게임 속 콘텐츠와 스킬 들만을 이용했다면 딱히 막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나야 좋은 일이지만.’
상태창을 확인하던 중 갱신되지 않은 창 하나가 보였다.
[‘연구소’ 공략 중]-현재 던전 공략도 : 32/100%
미스트 섬 중앙 연구소 공략도도 천천히지만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다른 던전이나 퀘스트에 비하면 거북이처럼 느린 속도.
그러나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그도 그럴 게, 이곳은 파프닐마저 고개를 내저은 장소였으니까.
‘정말 난리도 아니었지.’
난이도가 높다면 어떻게든 뚫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어려운 게 아닌 더럽다고 할 수 있는 던전이었다.
플레이어를 헷갈리게 하는 수많은 포탈로 이루어진 공간 미로.
잘못 발을 내디디면 처음으로 돌아가는 함정 복도.
심지어 시간에 따라 지형이 바뀌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까지.
괜히 파프닐이 자동 사냥을 맡긴 게 아닌 것이다.
“흠, 생각이 딴 데로 샜군.”
다른 정보들을 확인하던 파프닐에게 보이스 콜 연락이 왔다.
누가 보냈는지는 뻔했다.
“야허비 님?”
-파프닐 군. 고맙네!
“뭐가 말입니까?”
-나쁜 녀석들 잡아 준 것 말일세. 세 놈뿐만 아니라 다른 놈들도 전부 다 잡혀 왔더구만.
허니비 길드를 등쳐 먹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문드와 다리오스 일행을 제외하고도 수없이 많았다.
최소 세 자릿수가 넘는 그들은, 지금 리치들에 의해 전부 잡혀 온 상태다.
-덕분에 앓던 이가 쏙 빠진 기분이야. 허허허.
“제가 맡긴 일인걸요. 아무 대비책 없이 야허비 님만을 내세우진 않지요.”
-허허허, 아 참, 그러고 보니 물어볼 게 있었지.
헛기침을 한 야허비가 본론을 말했다.
-채무자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질문은 채무자들을 용서할 것이냐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채무자들이 저지른 짓에 대한 배상을 어떤 식으로 받아 내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전투 끝에 채무자들을 잡더라도, 이미 드워프 장비들을 팔아 치웠거나 고의로 부숴 버린 자들이 대다수.
계약서에 적힌 대로 그들에게는 그 장비의 시세 가치의 열 배에 달하는 금액을 변제할 의무가 있었다.
현재 그런 악성 플레이어들은 모든 아이템을 압수당하고, 위험한 광산이나 농장, 공사판, 실험실 등에서 3D(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기간은 훔쳐 간 드워프 장비들의 가격의 열 배가 되는 금액을 메울 때까지.
급여는 일반적으로 쳐주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최소 1달은 붙잡혀 있어야 했다.
딱히 문제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애당초 먼저 고급 장비를 훔쳐 가려 한 것은 녀석들.
만약 리치들이 잡아 오지 않았다면, 그대로 도망쳤을 것이다.
문제는 채무자들이 게임을 접게 될 때 발생하는 일이다.
게임사는 물론 자신에게도 손해가 온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유저들의 반발은 물론 게임사에서도 파프닐을 불편하게 생각하게 될 터였다.
“접으면 안 되지, 소중한 돈줄들인데요.”
물론 그에 대한 개선 사항은 이미 생각한 뒤였다.
“허니카 제도를 도입하죠.”
-허니카?
“포인트입니다. 음식을 사거나, 술, 담배, 침구 등을 살 수 있는.”
-……!
“직접 벌 수 있는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니지만……. 그것을 벌기 위해 다들 악착같이 매달릴 겁니다.”
-오호라…….
“그리고 조장 계급을 만들어 성실하게 임하는 녀석에게 주십시오. 그들이 알아서 다른 채무자들을 감독할 겁니다.”
파프닐의 방식은 현실에서도 효과를 본 제도들이었다.
이미 효과가 검증된 방법들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동기를 부여하면, 최소한 게임을 접지는 않으니까.’
유저 수만 줄어들지 않는다면 게임사 측에서도 굳이 개입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잘 알겠네. 그리고 수익금은 말한 대로 포션 생산 시설과 정보 길드 매입에 사용했네. 이대로 이어 가면 되나?
“예.”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함세. 나중에 또 연락하지.
야허비와의 대화를 마친 후.
파프닐은 기지개를 켰다.
“이대로만 가면 문제 없겠군.”
리치들 덕분에 허니비 길드도 문제없이 순항 중이고, 프론티어 길드 쪽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그렇게 조직 두 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파프닐은 개인의 스펙에 대한 투자도 잊지 않았다.
엘리트 해골병들에게는 에픽, 레전더리급 장비들을 세트로 무장시켜 주고.
헬카이트가 건네준 세 개의 흑마법 스킬들도 개량을 위해 실험과 연구, 분석을 진행 중이었다.
“파프닐 님.”
그 순간이었다.
스슥. 어둠 속에서 그림자 같은 인영 하나가 나타났다.
태연한 모습의 파프닐을 본 인영이 물었다.
“……제가 올 걸 알고 있었습니까?”
“그건 아니고, 암살자 대처는 그 녀석 때문에 확실히 해 두는 편이니까.”
“아.”
암살자, 악튜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가 칠흑의 사신이라면 그럴 만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지?”
“지난번에 의뢰하신 수상한 정보 수집……. 그중에서 당첨이라 생각되는 게 있어서…….”
“그런가.”
이야기를 들은 순간 파프닐은 입꼬리를 올렸다.
“드디어 세이멍 녀석의 꼬리를 밟았군.”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