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81)
581화
-사도련 세력, 하루아침에 해체되다.
-파프닐, 단신으로 사도련 지역에 잠입. 중국 유저들에게 잡혀 있던 각국 유저 3천여 명을 구출하다.
파프닐이 사도련을 전멸시켰다는 소식은 하루 만에 SNS와 게임 사이트에 퍼져 나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재키 챙은 천마신교 본토에 과시하기 위해 연회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는데, 그 중계방송에서 파프닐이 움직이는 게 찍혔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엔 지지보단 반대 의견이 많았다.
사도련이 아무리 중국 세력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유저들이고, 그들을 이유 없이 공격하는 건 옳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아니, 중국 애들 X같긴 한데……. 그렇다고 무작정 들어가서 다 부숴 버리는 건 좀.
-개인적으로 통쾌하지만, 저 대상이 우리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파프닐의 해골병이 언제 다른 곳으로 향할지 모르는 만큼 타당한 이야기.
그때 어떤 게시글이 게시판에 올라왔다.
[제목 : 사도련에 3달 동안 잡혀 있었습니다…….]-작성자 : 미라클스톤
-내용 : 일단 인증부터 하겠습니다.
(마이스터, 연금술사, 마법 공학자 직업이 등록되어 있는 레벨 780의 상태창, 자세한 내용은 가려져 있지만, 스킬 형태나 캐릭터 이름 등은 확실하게 나와 있다.)
저는 마도 공학자로서 광물을 찾으러 갔다가, 사도련의 인간 사냥꾼들에게 잡혀 3개월간 강제 노역을 해야 했습니다.
놈들은 제 모든 장비를 강제로 압수한 후, 환생 포션을 먹이겠다 협박하며 주 60시간에 가까운 작업을 무보수로 하라고 강요했습니다.
작업 내용은 단순 노동과 오물 청소 등의 3D 작업이었으며, 하는 도중 온갖 욕설과 인격적인 모욕, 구타 등이 있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한국인 유저, 그리고 일본과 유럽, 미국 서버의 유저들도 예외 없이 잡혀 와 일해야 했습니다.
현대의 지옥 같던 그곳에서 삶의 희망을 버리려던 도중, 파프닐 님이 나타났습니다.
……(후략)……
중국 유저들에게 잡혀 있던 김창석의 증언.
그 외에도 다른 유저들이 앞다퉈 게시판에 인증 글을 올리며 파프닐을 변호했다.
더불어 중국 유저들이 다른 플레이어들을 잡아 노예처럼 부리거나, 매매하고 있다는 사실도 퍼져 나갔다.
-저 미친놈들…….
-파프닐이 잘했네 ㅇㅇ……. 21세기 플레이어가 플레이어 사고파는 게 말이냐?
물론 불법은 아니다.
가상현실 게임 내부에서 허락된다면, 버그가 아닌 이상 무엇을 해도 죄는 아니다.
사기를 쳐도 되고, PVP로 죽여도 되고.
그러나 법적인 문제와 별개로, 사람들의 보편적인 관념에서 이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심지어 사도련은 전 세계 유저들을 고루 납치해 노예시장에 팔아넘겼다.
그런 악행이 드러나자 여론은 순식간에 기울었다.
-인신매매 조직 조진 건 잘한 일이지.
-파이브스타나 천마신교 쪽은 대체 뭐 했음? 파프닐이 보다못해 구해 줄 정도면 진짜 아예 손 놓고 있었다는 건데.
-다 한통속이지 뭐ㅋㅋ 노예 써서 이득 보는 게 한둘이냐?
-아니……. 아무리 그래도 파이브스타가 그렇게까진…….
-여기 댓글 알바 있네요.
-댓글 하나당 얼마 받냐? 내가 몹 잡아서 버는 것보다 더 많으면 나도 좀 하자.
-기 습 숭 배~
처음엔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유저들도, 이쯤 되자 사도련의 악행을 비난하고 그것을 징벌한 파프닐에게 엄지손가락을 들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사도련의 악행에 쐐기를 박은 건, 사도련에서 개와 고양이를 세뇌하던 범죄 조직의 수뇌부가 발견되었다는 것이었다.
-수뇌부 세이메이의 캐릭터 처치 및 삭제 확인.
-반려동물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려 했던 조직, 발본색원할 것…….
이쯤 되자 더 이상 사도련 쪽에서 의견을 낼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유저들이 칭송하는 가운데.
사도련이 있던 금오성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파프닐 님.”
“부르셨습니까?”
강제로 잡혀 와 노역을 하다가, 얼마 전 파프닐에 의해 구해진 사람들.
빼앗긴 장비를 되찾거나, 금오성 무림인들의 장비를 착용한 그들은 며칠 전의 거지 떼 같은 몰골이 아닌 어엿한 베테랑 플레이어들로 바뀌어 있었다.
세이멍이 탕후루에 둘러싸이고, 사도련이 무너진 후.
잡혀 있던 유저들은 금오성 주변에서 사도련 잔당들을 몰아내며 활동했다.
피로가 가득 쌓여 있었지만, 사도련 유저들에 대한 복수를 하지 않을 수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한창 적들을 몰아내던 도중, 파프닐이 이들을 불렀다.
이유는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이들은 부득이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은 모두가 모여 파프닐을 기다렸다.
“다들 장비는 잘 찾으셨습니까?”
“네, 도와주신 덕분에 어느 정도 복구했습니다.”
모든 장비를 찾을 수는 없었다.
사도련 측에서 다른 곳에 팔아 버렸다거나, 강화 실패로 인해 파괴된 장비 등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으니 말이다.
대신 사도련의 정예 무림인들에게서 득템한 장비들을 착용했으니, 손해는 어느 정도 복구된 셈.
파프닐은 그런 유저들이 얻은 장비는 유저들의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워낙 많다 보니 관리가 어려워서 그런 것이지만, 유저들의 눈에는 파프닐이 그야말로 천사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랬다.
노예로 있던 걸 구해 준 것도 모자라서, 장비까지 되찾아 주고 사도련 무림인들의 장비까지 내어 준 셈이니까.
“그래서 무슨 일로…….”
“별것 아니긴 한데……. 실은 여러분들께 프론티어 길드 가입 제안을 드리려고 합니다.”
“프론티어 길드요?”
“예. 저희 프론티어 길드에 오시면 일단 프론티어 길드 영역에 속한 모든 사냥터를 장비를 대여하면서 이용할 수 있고, 바란 왕국에서 신용도 추가 혜택이 있으며…….”
파프닐은 프론티어 길드 가입 시 주어지는 여러 가지 혜택을 설명했다.
세금 설명부터 길드 내부 포인트 시스템, 길드 레이드 지원, 드워프 장비나 엘프 마법, 신대륙 통행편 등의 수많은 혜택을 들을 때마다 유저들 사이에선 침 삼키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일단, 이런 일만큼은 절대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 길드원들을 납치해서 노예로 팔거나 학대하는 건…… 제가 절대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요.”
“헉…….”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안일 뿐이니까, 오시고 싶지 않으시면…….”
“아이고, 당연히 가야죠!”
김창석이 손을 들고 외쳤다.
“저부터 가입하겠습니다.”
“저, 저도요.”
“어……. 외국 유저도 됩니까?”
한국 유저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이나 미국의 유저들도 손을 들고 가입 의사를 표시했다.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들 환영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길드 마스터님!”
***
“아이고, 또 작업이야!”
김창석은 아파 오는 허리를 펴고 기지개를 켰다.
“중국 놈들 밑에서 매일같이 작업했는데, 자유인이 된 지금도 또 이 짓거리라니……!”
주변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나무를 베거나 벽돌을 가지런히 다듬어 수레에 싣고 있었다.
이곳뿐만 아니다.
봉래 산맥과 안쪽 반도에 있는 모든 유저들이 파프닐의 지시에 따라 벽돌과 나무를 채집하고 있었다.
“여기 이 건물 잔해들은 어떻게 하죠?”
“쓸 만한 건 싣고 가고, 나머지는 전부 다 치워 버립시다.”
우르르 몰려든 유저들이 산처럼 쌓인 성벽 잔해와 건물들을 순식간에 치웠다.
혼자서 수 톤의 바위를 들 수 있는 전투 계열 유저들이 수십 명이나 달려들자, 작은 산만큼 가득하던 벽돌들은 순식간에 해체되어 수레에 실렸다.
“석재와 나무, 나무 우선으로 수레에 실어 주세요!”
“이 근처에 월묘 숲이라고, 좋은 소나무가 가득한 데가…….”
“갑시다!”
수십 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월묘 숲은 단숨에 민둥산이 되어 황량한 표면을 드러내야 했다.
“자 자, 밥 먹고 합시다!”
“이것만 하고요!”
그래도 김창석을 비롯한 유저들의 표정은 밝았다.
중국인들에게 노예로 부려질 때와 달리, 지금은 프론티어 길드원으로서 월급도 주어지고, 인센티브나 혜택도 그대로다.
무엇보다 스스로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게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재미를 주었다.
일하는 분량에 따라 프론티어 길드의 여러 보상을 더 많이 받고, 추후 이 지역에서 사냥을 하거나 퀘스트, 자원 채취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할 수 있기 때문.
한창 작업하던 김창석 일행의 주변.
외곽 지역 쪽에서 수많은 사람의 행렬이 나타났다.
“저기다!”
“도착했다!”
베테랑 도적, 탐험가 장비를 맞춘 유저들이 전방을 보고 신호한다.
“응? 저게 누구야.”
“무슨…….”
김창석이 바라보는 와중, 마차 행렬의 선두에 있던 유저 한 명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당신들은 누굽니까?”
“그건 저희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만…….”
김창석의 말에 유저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제 이름은 최항우, 파프닐 님의 지시를 받아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해 왔습니다.”
“아, 파프닐 님이요?”
“그렇습니다만…….”
“저희는 이번에 파프닐 님이 구해 주신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모두 프론티어 길드에 가입해서 일하고 있지요.”
“오오…….”
고개를 끄덕인 최항우가 물었다.
“그런데 다들 지금 무슨 일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김창석은 고개를 갸웃한 다음 설명해 주었다.
“파프닐 님께서 이곳 해안가부터 주변 지역을 요새화시켜 놓으라고 해서 밤샘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작업이요?”
“네, 지원 인력이 도착하면 곧바로 해안가로 재료들을 운반하면서 방어 태세를 갖추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그 말은…….”
“노가다 작업이죠. 뭐.”
“……아……. 젠장……!”
털썩, 최항우의 무릎이 꿇렸다.
“오자마자 작업이라니……!”
절규하는 최항우.
김창석은 그런 최항우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
한편 그 시각.
봉래 산맥 지역의 해안가 쪽에서는 심상찮은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으음.”
“……저건…….”
검은 불꽃 문양을 내건 수많은 배가 바다 위에서 멈췄다.
정중앙의 사령선.
천마신교 해군 제독 해계광은 눈매를 좁혔다.
“한발 늦었나?”
바닷가 전체에 수많은 돌벽, 모래 포대가 가득 쌓여 있다.
그 뒤에서는 높은 성벽이 수많은 병사들과 해골병들의 작업하에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명령을 받자마자 출발했을 터……. 파프닐 녀석, 우리가 이럴 걸 예상하고 예전부터 저곳에 수비 진영을 만들고 있었군…….
사도련이 무너졌단 소식을 들은 교의 본단에서는 곧바로 해군 제독인 그를 호출했다.
-지금 당장 상륙군을 이끌고 가 봉래 산맥과 주변 지역을 점령하도록!
봉래 산맥 지역은 중국 서버에게 있어 반드시 차지해야 할 노다지 땅이었다.
고레벨 콘텐츠가 가득한 뮤 대륙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입구이자, 반드시 점령해야 할 보급 거점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사도련의 세력이 천마신교를 옥죈 것은, 이곳의 지형적 특성도 있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그런 사도련이 공중분해 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천마신교는 곧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분명 쾌속선과 부대를 이용해 전속력으로 배를 몰았건만.”
해안가 요새는 수백 미터에 걸쳐 여러 겹으로 쌓여 있다.
간이 요새들을 뚫더라도 성벽을 공성해야 하는데, 그곳엔 이미 해골병과 한국 서버의 플레이어들이 요충지마다 배치되어 있었다.
저 정도로 철저하게 수비하는 요새를 뚫기 위해선 압도적인 전력이 필요하다.
방어군이 5배~10배 이상의 고급 병력이나, 교주, 천마 같은 초인.
그러나 이들은 그 정도의 전력은 없었다.
“어떻게 할까요? 상륙할까요?”
부관의 물음에 해계광은 혀를 찼다.
“무리하게 도전하다 손실을 낼 수는 없지. 돌아간다.”
“알겠습니다.”
“복귀하면 배를 저은 노꾼들과 선원들은 참회업을 시키도록.”
“예.”
선원들이 들었다면 차라리 자살을 했을 것이다.
수개월간 낮에는 노역, 밤에는 자아비판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지시를 내린 해계광이 선실로 들어가자, 잠시 후 사령선을 비롯한 천마신교의 배들이 하나둘씩 선수를 옆으로 돌렸다.
천마신교의 공세가 한 차례 더 꺾이는 순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