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85)
585화
“후우…….”
다음 날.
다시 호라이즌에 접속한 파프닐은 기지개를 켰다.
“드디어 이걸 볼 수 있겠군.”
파프닐은 복돌이를 불렀다.
“복돌아, 이리 와 봐라.”
“멍!”
탕후루를 먹고 있던 복돌이가 쫄래쫄래 다가왔다.
“무슨 일…….”
“자, 받아라.”
“……상자?”
복돌이의 눈이 왕방울만 하게 커졌다.
“고맙다, 주인!”
“……?”
“이렇게 좋은 상자를 받아서 너무 기쁘다, 멍!”
아무래도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듯했다.
“상자는 그냥 상자고, 안쪽을 봐야지.”
“멍! 그럼 상자도 가져도 되는 거냐?”
“그래.”
“멍멍멍! 아우우울!”
기쁨을 표현한 복돌이가 장비를 착용했다.
귀여운 꿀벌 옷과 발싸개 슈트.
동시에 파프닐도 장비의 내용을 확인했다.
[꿀벌 슈트]-등급 : 하이퍼
-분류 : 전신 방어구 세트
-제한 : 레벨 800 이상. 강아지일 것.
-내구도 : 20,000/20,000
-물리 방어력 : 18,000(세트 장비 효과)
-마법 방어력 : 4,500(세트 장비 효과)
-힘+100
-체력+120
-민첩+70
-지능+70
-모든 근접 공격 대미지 10% 감소
-회피율 +70% 상승
-치명타율+30%, 치명타 대미지+30%
-모든 스킬 레벨+1
-모든 안 좋은 효과를 등급당 스태미나를 소모해 회피, 무효화 가능.
-꿀 섭취 시 모든 장비 스테이터스 향상 효과 및 특수 효과의 배율 +300%
-특수 스킬 ‘꿀벌화’ 사용 가능.
[꿀벌화]-꿀벌 슈트에 깃든 미증유의 힘을 이끌어 내, 가장 빛나는 한 마리의 꿀벌로 변신한다.
-설명 : 노란색 솜털이 보드라운 꿀벌 슈트, 손을 대고 있으면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 온다.
[이박사 헤드셋]-등급 : 하이퍼
-분류 : 머리 방어구 OR 액세서리.
-제한 : 몽키 매직 스킬이나 파생 스킬 숙련도 30% 이상
-내구도 : 2,500/2,500
-물리 방어력 : 1,500
-마법 방어력 : 3,000
-힘+30
-체력+30
-민첩+100
-지능+50
-착용 시 이박사의 모든 노래가 반복되어 재생된다.
-착용 시 몽키 매직 스킬이 진화해 ‘킹갓황마제스티 몽키 매직’ 스킬이 된다.
-설명 : 의문의 금속 기기, 귀에 대고 있으면 흥이 나는 음악이 아련하게 들려온다.
“…….”
상상을 초월하는 옵션들에 파프닐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
“이게 무슨…….”
간단한 꿀벌 옷이 이 정도로 강력한 아이템이라니.
사실상 복돌이용 방어구는 이것으로 ‘졸업’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저 헤드셋.
단순한 하이퍼급 방어구가 아니다.
복돌이의 최고 오의 스킬이자, 현재 가장 많이 투자해야 할 스킬인 멍키 매직.
그것을 완전한 몽키 매직처럼 작용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한 단계 더 스킬을 진화시킬 수 있는 특수한 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확실히 엄청난 장비로군.’
둘 다 일반적인 사냥이나 공략으로는 구할 수 없는.
흔히 말하는 ‘특전’ 장비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당장 스킬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온갖 고생을 해 각성을 해야 할 텐데.
그런 부분이 생략될 테니 말이다.
‘이건 아직 못 쓰겠군.’
신의 위액으로 감싸여 있는 나무 열쇠.
굳은 위액을 녹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갓급 아이템이 필요했다.
롱기누스의 창이 있었다면 쉬웠겠지만, 세이멍을 봉인하는 데 쓰이고 있는 걸 뺄 수도 없다.
‘다른 갓급 아이템이나 도구를 구하는 수밖에 없겠어.’
그보다 이젠 진척을 확인할 시간.
파프닐은 던전을 공략중인 제단의 상태창을 열었다.
[망혼의 제단] [현재 던전 ‘연구소’ 공략 중]-현재 던전 공략도 : 90/100%
-현재 보스 몬스터 공략 중.
“흐음.”
사실상 보스 몬스터만을 남긴 채 공략이 끝난 상황.
‘아무래도 보스 몬스터까지는 어려웠나 보군.’
호라이즌은 레벨이 전부가 아닌 게임이지만, 레벨의 영향력이 아주 큰 게임이기도 하다.
레벨 1 토끼를 아무리 많이 보내 봤자 레벨 200의 트롤을 이기지 못하는 식.
고레벨 몬스터들은 대부분 특별한 능력, 압도적인 HP와 공격, 방어력을 가지고 있으며.
높은 회복력이나 흡혈 효과를 가지고 있는 녀석들도 있다.
하물며 마경인 미스트 섬 중심부의 보스 몬스터라면, 숫자만으로는 클리어할 수 없는 네임드일 가능성이 컸다.
“즉 복잡한 구조들은 전부 공략되었다는 뜻이지.”
처음 파프닐이 연구소 공략을 미룬 이유는, 보스가 아니라 연구소의 길고 복잡한 미궁 같은 지형 때문이다.
보스까지 향하는 길이 모두 뚫린 이상 굳이 그걸 막을 이유가 없었다.
“가자, 복돌아.”
“멍!”
파프닐은 복돌이를 데리고 섬 중앙부로 향했다.
수많은 리치가 연구소 주변을 둘러싼 가운데, 창과 칼, 방패를 든 리치 전사들이 입구로 들어가고 있었다.
“마스터……!”
“마스터!”
파프닐을 본 리치들이 무기를 내던지고 땅에 엎드렸다.
“상황은 어떻지?”
“연구소의 소장과 연구원, 실험체들을 무력화했습니다. 다만 연구소의 간부 한 명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저항이 거센가 보군.”
“죄송합니다.”
“아냐.”
어차피 망혼의 제단은 일반 몬스터들을 사냥하기 위한 용도였다.
파프닐은 복돌이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연구소 곳곳엔 수많은 공룡 괴수들의 사체가 조각조각 갈려 있었다.
곳곳에 있던 레이저 포탑, 황산 트랩 등의 함정들은 완전히 망가져 있거나, 해골병들의 뼛조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잘 먹혔군.’
몬스터들의 시체들을 보던 파프닐이 감탄했다.
공룡 몬스터들은 흑벌들을 제외하면 명실상부 미스트 섬의 최상위 포식자였다.
네임드 공룡들이라면 대균열 5, 6층의 몬스터들이라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
그런 공룡 몬스터들이지만, 끝도 없이 몰려오는 리치들 앞에선 하나둘씩 힘이 다해 쓰러져 갔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공룡들은 생명체이지만 리치들은 언데드.
죽여도 죽여도 살아나는, 즉 생명이 무한히 적용되는 적을 상대로는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리치들은 뼈만 남아 있으니, 살코기를 먹어 체력을 회복하는 것도 불가능했고 말이다.
“멍, 주인님. 그런데 그 벌 스켈레톤은 안 데려와도 되는 건가?”
앞서가던 복돌이가 물었다.
“벌?”
“그렇다, 멍.”
비 스켈레톤 빅스비와 지옥 흑벌들을 말하는 것이리라.
“멍멍, 그 녀석들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고개를 갸웃하던 복돌이의 말끝이 흐려졌다.
“설마 또 내가 개소리를 한 거냐, 멍?”
또 꿀밤을 맞을까 봐 머리부터 슬쩍 움직이는 녀석.
“아니, 그건 네 말이 맞다.”
“멍?”
“그 녀석들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되겠지.”
한 시대 최강의 기사였던 카라미트와 호각을 이뤄 내고.
파프닐의 스킬을 저항하며 이겨 낼 정도의 강력한 언데드.
그 정도면 준초월자라 할 수 있으니, 세이멍의 식신들을 상대로도 압도했으리라.
“문제는 그 녀석이 날 배신할지도 모른단 거지.”
“멍, 배신?”
“녀석은 진심으로 나를 따르는 게 아니니까.”
지금 빅스비는 여왕인 시리를 인질로 삼은 계약을 통해 사역되고 있다.
세이멍 정도의 강자, 초월자들과 싸우게 된다면 안심하고 뒤를 맡길 수 없다는 뜻.
만약 조건이 달라진다면 얼마든지 파프닐을 배신할 수 있는 폭탄과 같았다.
“그래서 너만 데려가는 거지.”
“멍! 주인님 절대 배신 안한다, 멍!”
“그래.”
잡담을 나누다 보니 안쪽이 보였다.
거대한 연구소의 심처.
깨진 탱크와 바닥에 쏟아진 용액, 끊긴 전선 등이 가득한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흰 날개를 달고, 머리 위에 헤일로가 있는 호랑이 한 마리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이놈들……. 나는 죽지 않는다! 어흐흐흥!”
호랑이가 울부짖자 사방으로 퍼져 나온 음파가 리치 해골병 열댓 마리를 한꺼번에 부쉈다.
-호왕성에 당했습니다.
-HP가 감소했습니다.
모든 짐승의 왕인 호랑이의 포효.
주변의 모든 것을 압도한다는 말에 걸맞게, 포효를 들은 리치 해골병들의 몸이 몇 걸음이나 뒤로 밀려 났다.
기세를 잡은 호랑이가 리치 해골병 무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퍼억! 퍽!
호랑이의 앞발이 휘둘러질 때마다 대여섯 기의 리치 해골병이 또 바닥에 누웠다.
그야말로 산의 왕이라 할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이었다.
“올 테면 와 봐라, 이놈들……. 나, 세피로트의 주인 샤이탄이 네깟 놈들에게……!”
샤이탄.
한때 신이었던 그는, 신들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승자들에 의해 미스트 섬에 유폐당했다.
평범한 섬이었던 이곳이지만, 그때 떨어진 샤이탄에 의해 지옥과의 구멍이 뚫리며 막대한 어둠의 마나가 사방을 덮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연구소를 만들어 자신의 밑에서 싸워 줄 전사들을 다시 만들어 내고.
실험을 통해 이전보다 강하고 흉폭하게 전사들을 개량해 냈다.
수천 년, 그 이상의 시간동안 만들어진 강력한 전사들.
남은 건 섬의 결계와 주변 어둠의 마나로 이루어진 장벽을 힘으로 깨고 나서는 것 뿐이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해골병들이 나타나 연구소를 부수고 전사들을 죽였다.
하지만 자신은 지지 않는다.
아무리 끝이 없이 온다 해도, 언젠가는 끝이 생길 터.
수천 년 동안이나 버텨 왔으니, 더 버틸 수 있었다.
“크르릉, 다음은 누구냐!”
눈을 번득이던 샤이탄의 귓가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몽키 매직……. 몽키매직.”
“……크, 크헝?”
“뉴빌레지 바르도~!”
뒤이어 쏟아지는 불 기둥과 번개 줄기, 얼음 송곳 들.
하나하나가 헬 파이어, 블리자드, 썬더 스톰 등을 응축한 무시무시한 마법이지만 샤이탄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냈다.
“네놈인가……!”
마법을 쏜 녀석의 정체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창을 들고 이쪽을 보는 인간의 옆, 꿀벌 옷을 입은 강아지가 춤을 추며 노랠 부를 때마다 마법이 날아오고 있었다.
“흥……!”
샤이탄은 코웃음을 치며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마법들을 몸으로 받아 내며 그대로 돌진.
순식간에 복돌이 앞에 도달한 그가 앞발을 내질렀다.
“원숭이 나무에 올라……. 깨갱!”
상상을 초월한 속도에 그대로 공격을 맞고 밀려 나는 복돌이.
공격을 마친 샤이탄은 그 앞에 가뿐히 내려앉으며 말했다.
“어딜 감히 ‘하룻강아지’ 주제에 범 앞에서 짖느냐.”
“과연…….”
파프닐은 암흑혈마창을 뽑아들었다.
이 정도 무기가 아니고서는 상대하기 힘든 보스 몬스터.
그때였다.
“잠깐, 주인!”
몸을 일으킨 복돌이가 말했다.
“이 자리는 내가 맡겠다, 멍!”
“뭐?”
“거기 너, 하룻강아지라고 했나?”
“……크릉?”
샤이탄이 고개를 살짝 돌렸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
“그렇다, 하룻강아지.”
“그 말, 취소하는 게 좋을 거다.”
“뭐?”
다음 순간 복돌이의 몸에서 금빛 광채가 터져 나왔다.
“저건……!”
광채가 사라지자, 노란색 꿀벌 인형 옷 속에 완전히 들어간 복돌이가 보였다.
“나는 개가 아니라 꿀벌이니까!”
“흥, 웃기는 소리!”
꿀벌 가죽을 쓴다고 강아지가 꿀벌이 되진 않는다.
그 사실을 가르쳐 줄 앞발이 움직이며 복돌이를 때렸다.
다음 순간 샤이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감각이 없다.’
공격이 맞았다면 손에 당연히 있어야 할 타격감.
그것이 없다는 걸 눈치챈 순간.
샤이탄의 옆구리로 달려든 복돌이가 엉덩이 쪽을 들이댔다.
“갓 허니비 스팅!”
“크……크허어어어엉!”
따끔한 고통에 울부짖는 샤이탄.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복돌이가 이를 드러냈다.
“크허엉!”
한 바퀴 빙 돌은 복돌이의 몸통이 샤이탄의 뒤통수에 송곳처럼 내리꽂혔다.
뒤늦게 샤이탄이 손을 내저었지만 복돌이는 이미 안전거리로 피한 뒤였다.
“네……놈?”
재차 반응하려던 샤이탄의 전신이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떨렸다.
“설마……!”
온몸을 저릿하게 만들고, 감각을 빼앗는 독을 느낀 샤이탄이 입을 벌렸다.
그러나 그를 도와줄 공룡 마수들은 이미 리치 해골병들, 그리고 파프닐에게 정리된 뒤였다.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샤이탄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재차 이쪽으로 침을 내밀고 쏘아지는 황금빛 섬광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