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88)
588화
김철.
파프닐이 그와 헤어진 것은 뮤 대륙에서 악마교단의 압도적인 물량과 맞서 싸울 때였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파프닐은 죽음으로 탈출했지만, 김철은 한발 늦어 놈들에게 잡히고 말았다.
로그아웃 전 악마교단의 포로 상태가 고정되고.
그대로 악마교단의 본거지로 끌려간 게 파프닐이 김철을 본 마지막이었다.
그 후 김철은 온갖 고생을 해야 했다.
수많은 애병들을 전부 잃어버리고.
수십 번의 시도 끝에 본거지에서 도망치던 중, 같은 처지의 말레이곰 한 마리를 만났다.
문의 수호자인 말레이곰 꿀타르.
준수한 전투 능력 외에도, 기가 막힌 녀석의 냄새 추적 덕분에 김철은 파프닐을 거의 잡기 직전까지 향했다.
냄새가 난다던 곳에서 나온 검은 형체를 만나기 전까진 그랬다.
외신 ‘이블대드(dad)’.
차원이 다른 몬스터 앞에서, 김철과 꿀타르는 그야말로 어른 앞의 갓난아기처럼 농락당했다.
-너, 재미있구나.
더 끔찍한 것은, 이블대드가 김철을 데리고 마계로 향했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선 이블대드의 노예가 되어 마계의 마족, 마왕들과 싸워야 했다.
레벨 900이 넘는 개체가 심심찮게 튀어나오는 지옥 같은 곳!
하루하루 살아남는 게 기적인 그곳에서, 김철은 이를 악물고 마족들의 몸을 탈취하거나, 놈들이 쓰던 무기를 챙겼다.
그렇게 지옥과도 같은 나날을 보내던 도중.
김철은 자신의 레벨이 900이 넘었고.
또 몸의 피부가 검게 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둠의 지옥 전사]살아남기 위해 수없이 많은 악마들을 죽이며 어둠의 마나를 흡수하다 보니, 새로운 클래스를 획득한 것.
그사이 그는 다섯 대악마를 이끌고, 마왕 두 명과 동급인 외신의 군단장 중 한 명이 되었다.
수많은 악마가 들끓는, 지구급 넓이인 마계에서도 상당히 알아주는 거대 세력 중 한 곳의 장군이 된 것이다.
이블대드가 김철을 놓아준 것도 그때쯤이었다.
-질렸다. 내 눈앞에서 꺼져라.
한마디만을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이블대드.
우두머리가 사라지자, 수많은 마족은 그 아래의 군단장과 다른 우두머리들에게 몰려갔다.
“당신이야말로 이블 아미를 이끌어야 합니다.”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어둠의 전사여!”
“너밖에 없다. 우리 중 누구도 네놈만큼 싸움과 학살, 살육과 전쟁을 즐길 수 없다.”
김철에게 몰려온 수많은 악마들이 간청했다.
만약 고개를 끄덕였다면, 마계에서 마왕이 될 수 있을 유일무이한 기회였다.
마계의 마왕.
아직 마계 콘텐츠가 열리지 않은 현시점에서.
사실상 하이퍼급, 아니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히든 피스인 셈.
그러나 김철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딴 거 안 한다.”
“어째서!”
“모든 인간들이 앉고 싶어 하던 왕의 옥좌……. 심지어 마왕의 자리를 거절한다고?”
마족들은 김철의 대답을 듣자마자 헛웃음을 짓거나, 재차 몇 번이나 물어보며 뜻을 확인했다.
그러나 김철의 뜻은 꺾이지 않았다.
마왕? 마계에서 싸우다 보니 얻은 지위일 뿐, 딱히 이걸 원한 건 아니었다.
김철의 소원은 지상으로 돌아간 뒤.
자신을 미끼 삼아 도망친 ‘파프닐’ 녀석에게 복수하는 것뿐.
“죽여야 할 녀석이 있어서.”
“……!”
“네놈다운 이유로군.”
“그놈을 잡고 나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지.”
말을 마친 김철이 돌아섰다.
그 옆으로 말레이곰 한 마리를 거느린 채로.
군주의 뒤를 배웅하기 위해, 마족들은 일렬로 서 그 뒤를 향해 양손을 머리에 가져다 댔다. (김철이 가르쳐 준 인간식 경례였다.)
그때였다.
갑자기 김철이 고갤 돌리고 말했다.
“아, 참. 너희 무기들 쓸 만하더라. 내놔.”
“…….”
김철은 그렇게 떠났다.
뒤에 남은 마족들은 속으로 혀를 찼다.
김철의 원한을 산 상대가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참으로 불쌍한 녀석이라고 말이다.
“자, 그럼 이제 중간계로 가야겠군.”
마계에서 중간계로 갈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대균열이나 외차원으로의 길 등, 다른 차원으로 연결된 균열을 쓰거나.
지상의 흑마법사들이 소환 의식을 통해 불러내거나.
마지막으로는 이블대드처럼 압도적인 힘으로 직접 차원을 찢고 진입하는 것.
그러나 김철은 유저만이 쓸 수 있는 네 번째 방법을 사용했다.
게시판의 정보들을 모은 뒤, 그곳에서 중간계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 택한 방법이 바로 대소환술사의 소환.
수많은 마수들이 랜덤으로 소환되는 그 순간.
김철은 그곳에 몸을 던져서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드디어 돌아왔군…….”
유저 간 거래가 가능하고, PVP를 할 수도 있는 곳.
그러나 곧바로 파프닐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유? 간단하다.
아직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다.
“내 무기들을 찾아야지.”
다행히 그가 나타난 곳은 무기 파밍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바빌론시 유적.
수많은 괴상망측한 몬스터들을 잡고, 강력한 무기들을 하나씩 컬렉션에 추가해 갔다.
가끔 오는 유저들을 무차별로 죽이며 고급 장비를 얻는 것은 덤.
“……마침 얼마 전 무기 파밍이 끝났는데, 네 녀석이 이렇게 와 줄 줄이야!”
김철은 득의양양해하며 파프닐을 향해 달려들었다.
“복수의 시간이다! 가자, 백련, 흑월!”
김철의 호령에 따라 흰색 검과 묵색 검이 파프닐을 노렸다.
“이건……. 마계의 검인가?”
“그래!”
창날과 검이 부딪칠 때마다 손목에 시큰한 통증이 전해져 왔다.
최소한 900레벨대, 어쩌면 그 이상의 힘 스테이터스였다.
“멍멍! 주인님을 지킨다!”
복돌이가 김철에게 덤벼들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하늘 위에서 떨어졌다.
급히 백스텝을 밟은 복돌이의 입이 벌어졌다.
“크르릉, 동물 반란군이냐?”
“동물 반란군? 그게 무슨 소리지?”
자리에 착지한 검은 말레이곰이 앞발을 들었다.
“김철과 저 녀석 간의 일인데, 우리 동물들이 간섭할 건 아닌 것 같군.”
“……크르릉.”
복돌이의 꼬리가 빳빳이 섰다.
그냥 지나치기엔 이 녀석도 만만치 않았다.
“주인님……!”
“걱정 마라.”
파프닐은 이쪽을 보는 복돌이에게 말했다.
“내가 이기니까.”
“……알겠다, 멍!”
히죽 웃은 복돌이가 말레이곰에게 집중하는 게 보였다.
“날 이긴다고?”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겨.”
“크, 크허허허……. 그래, 지옥에 떨어지기 전의 나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지옥?”
“그래, 지옥에서 올라온 기념으로 전력을 다해 널 죽여 주마.”
다음 순간 김철의 몸에서 황금빛 오라가 뻗어 나왔다.
뒤로 물러난 파프닐이 눈을 뜨자, 그곳엔 무기와 갑옷, 온몸이 황금처럼 번쩍이는 김철이 보였다.
-골든 히어로 폼!
“저건…….”
“이것이 내가 새로 얻은 힘이다.”
말을 마친 김철이 재차 무기들을 쏟아부어 왔다.
궁드닐로 검날을 받아 낸 순간.
파프닐의 표정이 변했다.
‘방금 전보다 한층 더 강해졌다.’
방금 전까지도 굉장히 강력한 공격을 해 왔던 김철이지만, 골든 히어로 폼이 되고 나서 하는 공격은 한 대 한 대가 즉사급 공격이었다.
공격력을 대폭 강화시키는 변신형 스킬.
보통 이런 강화 스킬을 쓸 땐 페널티가 있어야 하지만, 김철이 얻은 이 스킬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블랙 노바]파프닐은 검은 광선을 쏴 김철의 공격을 튕겨 내며 뒤로 물러났다.
‘이 녀석의 무기 조종술은 한층 더 강해졌군.’
예전에는 금속 지배를 통해 간섭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금속 지배를 써도 반응이 오지 않는다.
금속 같지만 금속이 아닌 무기이거나.
혹은 파프닐의 금속 지배보다 김철의 무기 조종이 우선하는 것이리라.
“흥, 네 녀석의 스킬들은 꿈속에서도 계속 보아 왔다.”
이를 간 김철이 공격하며 말했다.
“새로운 잔재주를 더 익힌 모양이지만, 그래 봤자 소용없을 거다.”
“그렇게까지 나를 쓰러뜨리고 싶어 하는 줄은 몰랐는데.”
“몰랐다고?”
“그래.”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정확히는 네 녀석의 집념이 이렇게 뒤틀려 있을 줄은 몰랐다는 말이지.”
“뒤틀리다니……. 너…… 그게 할 말…….”
“내가 아는 김철은 PVP로 지면 사족을 못 쓰지만, 고작 그런 걸로 복수를 하…….”
순간 파프닐의 말문이 막혔다.
생각해 보니 원작 소설에서나 지금 소설 속 세계에서나 이 녀석은 또라이가 맞았기 때문이다.
수틀리는 녀석이 있으면 달려들어 PVP를 하고.
좋은 무기를 보면 상대가 어떻건 미친개처럼 물어뜯어 반드시 얻어 내는.
그리고 그 무기들에 이름까지 붙여 주면서 아껴 주는 미친놈.
“……생각해 보니 넌 그런 녀석이 맞는 것 같군. 내가 잘못 생각했다.”
“이 개자식이……!”
김철의 몸 주변에서 수십 자루의 창, 검, 화살, 도끼 등의 무기가 쏟아졌다.
“가라! 엘리자베스, 브리냐, 알리시아, 리텔, 코제트…… 사쿠라!”
수많은 무기들이 한꺼번에 비처럼 쏟아진다.
파프닐은 공격을 피하고 또 피하면서 연신 뒤로 물러나야 했다.
“저, 저거……!”
“저 녀석, 대체 무슨…….”
먼발치에서 상처를 수습하던 헌터즈 길드원들이 그 모습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위, 위험해!”
“빨리 도와야…….”
“잠깐만.”
장비를 챙기던 길드원들을 베오울브가 손을 들어 막았다.
“지금 유리한 건 저 녀석이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저 무기들이 금방이라도…….”
“계속 봐 봐.”
베오울브는 저도 모르게 턱 밑을 쓸어내렸다.
‘대단한 녀석이군.’
다수의 무기가 겹치는 틈을 기가 막히게 노려 창을 찔러 넣고.
검은 광선으로 상대방을 노리며 모든 무기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 ‘한 대도 맞지 않고 클리어’ 콘텐츠를 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모든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전투를 이어 가고 있다.
그야말로 컨트롤의 극한에 달한 사람만이 가능한 일.
‘저게 가능한 일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심지어 저자가 착용한 장비는 5~600레벨대 장비인 게 더욱 놀라웠다.
고레벨 장비의 스테이터스 보정, 특수 효과들을 받지 않은 채 순수 실력만으로 싸우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꿀꺽, 베오울브의 목이 움직였다.
‘검노인……. 그자 외에도 괴물이 한 명 더 있었군.’
한편 그사이 전투는 소강상태에 들어서고 있었다.
연신 공격을 쏟아붓던 김철의 MP와 스태미나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씨X……. 좀 죽어라……!”
전의를 불태우면서 무기를 회수한 김철이 재차 공격하려던 순간.
파프닐이 말했다.
“이게 전부인가?”
“응?”
“차라리 잘됐군, 스킬 수련용 몬스터가 필요했는데.”
스킬 수련용 몬스터라니?
김철이 눈매를 찌푸리는 순간.
파프닐이 궁드닐을 내질렀다.
“어림없다!”
깡!
그대로 무기들을 교차해 막은 순간.
파프닐이 스킬을 사용했다.
[자성 지배]우웅.
다음 순간 무기들이 일제히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마치 자석의 같은 극을 가져다 대면 서로 밀려 나는 듯한 모습.
“뭣!”
기겁한 김철을 향해 파프닐은 손을 뻗었다.
파직. 검은 광선이 김철의 옆구리를 꿰뚫은 것은 거의 동시였다.
“이런 XX……!”
“뭐, 계속해 봐라.”
파프닐은 그 앞에서 씩 웃었다.
“어차피 네 녀석의 패턴은 이제 모두 파악했으니까.”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