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9)
59화
[통합 전선 – 바란 대토벌 작전에 입장했습니다.] [1일 차]“와아아!”
“오크들을 몰아내라!”
통합 전선.
수십만이 넘는 오크들이 군대를 이루어 공격한다.
그 반대편에선 수십만이 넘는 숫자의 유저와 NPC 군대가 이에 맞서고 있었다.
-오크 군대가 한 곳에 모여서 일 점 돌파를 시도합니다. 바란왕국도 이에 맞서 모든 전력을 한곳으로 모았습니다.
-각 전선이 한 전선으로 통합됩니다.
사건의 발단은 얼마 전 생긴 대형 퀘스트.
오크제국군이 한곳으로 모이자, 이에 대응해 왕국군도 군사를 집결시킨 것이다.
그렇게 생긴 하나의 초거대 전선이 바로 통합 극한 전선.
훈련소에 있는 인원을 제외한 모든 유저도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엄청나게 많군.”
못해도 30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이 유지되는 전장!
파프닐은 사령부 근처에서 점검을 하고 있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공헌도를 획득했습니다.
‘역시 막혔군.’
점검하는 건 새로운 이벤트와 패치 공지였다.
[신규 패치 사항]……(중략)……
-이벤트 시 지급되는 제식 장비를 의도에 과하게 벗어나게 사용하는 예시가 확인되어 수정했습니다.
-이제 1인당 5벌 이상의 왕국군 제식 장비를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다른 네크로맨서들은 장비로 재미를 못 봤으니, 사실상 파프닐을 저격한 패치 내용이었다.
‘이번 전투까지만 쓸 수 있었으면 했는데, 어쩔 수 없지.’
큰 전투가 있을 예정이니 적당히 먹고 그만하라는 뜻이리라.
‘저쪽 전장도 난리군.’
파프닐은 앞쪽 전장을 지켜보았다.
그러자 금방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아크 길드가 생각보다 부진한걸. 아무리 상대가 특수 병종들이라 해도…….’
아크 길드.
프로게이머, 천재, 운동선수 등이 모인 랭킹 1위 길드이지만, 지금 그 길드의 멤버들이 곳곳에서 고전 중인 게 보였다.
비단 아크 길드뿐만이 아니다.
호라이즌 갤러리 길드, 나이버 카페나 코코아 오픈챗.
연령대가 낮은 길드, 지휘가 느슨한 길드들 모두가 죽을 쑤는 건 모두 같았다.
‘반면에 흑사자 길드나 백골단, 철혈무적 혈맹 같은 군대식 길드는 연이어 선전 중이고.’
오히려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건 직장인, 중년인 들이 모인 군대식 길드였다.
오크들의 공격을 물러나지 않고 받아 낸 이들 길드는, 역으로 적을 둘러싸 잡아먹거나 밀어내고 있었다.
‘……이유는 알 것 같군.’
전장을 살피던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군대식 길드가 집단전에 강할 수밖에.’
연령대가 낮은 자유형 길드 대부분이 통제나 지휘 체계에 익숙하지 않다.
개인의 피지컬은 극한에 다다랐지만, 큰 전략이 없다 보니 아무렇게나 싸우다 허무하게 죽고 만다.
수만 대 수만이 싸우는 전쟁에서 그 점은 굉장한 약점이 된다.
‘한 손 열 개가 열 손 못 이긴다고, 전쟁은 역시 통제와 협력을 할 수밖에 없군.’
군대식 길드는 아이템에 비해 피지컬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철저한 통제와 역할 분담, 그리고 협력으로 자유형 길드들의 몇 배에 달하는 효율을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저 전략…….’
중갑옷 유저들과 마법사, 궁수 들이 버티는 사이, 말을 탄 유저 수백 명이 오크 진영의 후방을 쳐 쌈 싸 먹는다.
망치와 모루 전략이 통하자 오크 수백 마리가 순식간에 베여 나간다.
‘소설 속에서 군사 전문가들을 영입했다는 묘사가 있더라니, 사실이었군.’
전직 군인, 중세 동호회, 전술가 등.
수많은 전문가를 영입하며 전술적인 면에서 강해진 덕분에, 집단전에서 저런 강함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열심히 해야겠는걸.’
그때였다.
파프닐을 향해 네 명의 남녀 유저가 다가왔다.
“파프닐 님!”
환하게 웃는 흑발 생머리의 몽크 미소녀.
힐데였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네, 오랜만입니다.”
파프닐과 인사를 나누던 힐데가 눈을 크게 떴다.
“와, 근데 파프닐 님 레벨이 엄청 높아지신 거 같은데요? 강적 메시지가 뜨는데?”
“힐데 님은요?”
“저는 이제 105레벨이에요. 친구들이 도와주기도 했고, 회사에서도 호라이즌 할 수 있어서요.”
나이대를 막론하고 퍼져 나가는 호라이즌.
최근 힐데의 회사에서도 회식 대신 캡슐방 원정을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파프닐 님은요?”
“121입니다.”
“세상에……!”
힐데가 양손을 입에 모았다.
“어떻게 그렇게?”
“그냥 열심히 했고, 운이 좋았습니다.”
사실 운이라기보단 소설 속 지식과 컨트롤 덕분이긴 했다.
손을 내저은 파프닐이 문득 물었다.
“그런데 뒤에 분들은?”
“아, 제 여동생이랑 친구들이에요.”
힐데의 말에 남성 유저 두 명이 각각 자기를 소개했다.
“드렉슬러라고 합니다. 힐데 친구입니다.”
“베론입니다.”
“……안녕하세요.”
자신만만하게 소개하는 둘과 달리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고개를 푹 숙이는 장신의 여성.
파프닐은 눈을 크게 떴다.
‘드렉슬러와 베론이라면 천공섬 라비온의 군주잖아? 그럼 그 친구란 게 스카니아 길드였나!’
스카니아 길드.
소설 속에서 전 세계 상위 50위 안에 드는, 천공섬들을 거점으로 한 초거대 공중 길드였다.
‘설마 힐데 님의 친구분들이 그 정도 거물들일 줄이야. 이건 예상 못 했군.’
소설 속에선 관련 묘사가 나오지 않아서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아무튼 그 정도 인물들이라면 제 몫은 할 텐데…….’
순간 파프닐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드렉슬러라 소개한 남자가 파프닐과 힐데 사이를 일부러 막은 게 보인 것이다.
‘흠?’
보아하니 힐데가 이상한 사람에게 속진 않았나 걱정하는 듯했다.
뭐 그거야 천천히 신뢰를 주면 될 일이고.
남은 건 힐데의 여동생이라는 사람.
“여동생분, 닉네임이 어떻게 되시죠?”
“…….”
“저기요?”
파프닐이 다시 물으려 하자 힐데가 재빨리 해명했다.
“죄송해요. 암살자를 하고 있어서 닉네임이 비밀이라고 해서.”
“암살자라…….”
암살자.
모든 스킬이 일대일 공격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파티 플레이나 대형 이벤트에 끼기 힘든 직업이긴 했다.
신분이 드러나면 이후 활동이 어려워지는 것은 덤이었다.
‘힐데의 친동생이라면 믿을 수 있으니, 신용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
게다가 암살자.
만약 파프닐의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암살자 클래스는 필수 중 필수였으니, 실력 좋은 암살자라면 대환영이다.
그래도 확인해야 할 게 있긴 했다.
“흠……. 알겠습니다. 암살자라 비밀이란 건 알겠는데, 그래도 부를 때 호칭은 정해야죠.”
“……비밀이라니까요.”
“그러니까 본닉네임 말고…….”
“아니, 닉네임이 비밀이요. 부르는 거.”
“아.”
비밀이라고 부르면 된다 그 말이로군.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인 뒤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럼 다들 레벨은 어떻게 되죠?”
“저 158입니다.”
“155요.”
드렉슬러와 베론은 미래의 거물답게 레벨이 높았다.
파프닐은 비밀에게도 레벨을 물어봤다.
“18……. 아니, 135요.”
135면 파프닐보다 높았다.
크흠, 가볍게 헛기침을 한 파프닐이 대답했다.
“135? 그럼 괜찮겠군요.”
이제 정보를 다 모았으니 싸우러 나갈 차례.
“알겠습니다. 그럼 네 분 다 참가하시는 거죠?”
“네! 지금 바로 갈까요?”
“그러죠. 시간은 금이니까요.”
짝, 박수를 친 파프닐이 말했다.
“자, 가 봅시다.”
바닷가에 왔으니 바다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
통합 전선 중앙부.
수많은 오크와 일반 유저, NPC 병사 들이 한데 몰려 있었다.
“저랑 베론은 북쪽 구릉을 맡을 테니, 파프닐 님은 남쪽을 맡아 주세요.”
“나는?”
“힐데 너는 뒤에 있다가 우리가 앞서 나가면 후방을 맡아 줘.”
드렉슬러.
현실의 그는 힐데와 대학 때 만난 사이였다.
첫눈에 반한 이후 계속 주변에 머무르며 어울렸고, 힐데가 회사에 취직할 때까지 수년간 감정을 감춰 오다가 지금에 이른 것이다.
‘같이 사냥 몇 번 한 사이? 어딜 감히……!’
이참에 파프닐에게 급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 줄 것이다.
자신만만하게 나선 드렉슬러와 베론.
“시작하자.”
“오케이.”
드렉슬러가 창을 꺼내 휘두르자 회오리바람이 일었다.
“취익!”
“취이익!”
기세를 느끼고 달려들던 오크 정예병들이 그대로 갈려 나간다.
158레벨 창기사 클래스 유저의 진심이 담긴 공격은 엄청난 위력이었다.
“그럼 나도…….”
뒤이어 나선 베론이 지팡이를 내저었다.
콰앙! 폭발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저건…….”
“흑마법사!”
베론의 직업은 흑마법사.
강력한 어둠의 마나로 극한의 공격력을 내는 극딜 마법사 직업이었다.
“와, 저거 무슨……!”
“쩐다.”
주변에서 싸우던 유저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모였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오크들을 모으고, 그대로 치고 나가는 두 사람.
그렇게 생긴 둘과 다른 유저 사이의 공간을 힐데가 막자, 주변의 흐름이 눈에 띄게 유리해진 게 보였다.
‘대단한걸.’
작은 흐름이 전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걸 생각하면 정말로 대단한 일.
‘힐데 님도 많이 강해졌고, 저 두 사람도 레벨보다 훨씬 강하군.’
특히 창기사 드렉슬러는 압도적이었다. 보란 듯이 강력한 스킬을 뻥뻥 쓸 때마다, 오크들 열댓 마리가 한순간에 터져 나갔다.
킹스맨 길드 간부들과 비슷한 레벨일 텐데 실력은 하늘과 땅 차이.
‘슬슬 나도 싸워 볼까?’
파티를 했으니 가만히 있어도 경험치가 들어오겠지만, 그래서야 버스 타는 것밖에 안 된다.
파프닐은 조용히 검을 들었다.
“후우.”
한창 마나를 쓴 드렉슬러가 땀을 닦았다.
“한바탕 몸 좀 풀었군.”
“그렇지?”
“힐데, 괜찮아?”
“어! 고마워!”
힐데의 미소에 드렉슬러의 표정에 미미하게 홍조가 어렸다.
‘……진짜 볼 때마다 더 예뻐지네.’
이 정도면 파프닐이란 녀석도 감히 힐데에게 손댈 생각은 못 할 것이다.
그때였다.
“취이!”
[피에 굶주린 대형 베테랑 블랙 오크 대전사]-피어 오라에 영향을 받습니다.
-스킬이 가끔 취소됩니다.
오크들의 뒤편.
상대 진영에서 검은 오라를 풀풀 풍기며 나타난 블랙 오크가 도끼를 던졌다.
“엇!”
마나가 다 떨어진 상태인지라 스킬을 쓸 수 없는 지금.
하필이면 저런 강적이라니?
“블랙 스피어!”
베론이 재빨리 마법을 썼지만, 마나가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크 피어가 영혼을 뒤흔듭니다.
-스킬이 취소되었습니다.
심지어 기껏 만든 스피어도 피어의 효과로 사라졌다.
히죽, 오크 대전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취이!”
그대로 달려든 오크 대전사가 도끼를 내리친다.
절체절명의 순간.
오크 대전사의 손목을 칼 한 자루가 꿰뚫었다.
“취익!?”
파프닐은 검을 오른손으로 돌리더니 단숨에 오크 대전사의 목을 베었다. 검은 오러 위로 오크 대전사의 머리가 날았다.
“괜찮아요?”
“아, 아 네.”
파프닐은 드렉슬러를 일으키며 말했다.
“마나 스킬 함부로 쓰지 마세요. 저쪽에서 반격 노리고 있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맞는 말이기에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
그 순간 베론이 흠칫 놀라 물었다.
“자, 잠깐만. 파프닐 님이 여기 있으면 아래쪽은 누가 막고 있습니까?”
아래를 맡은 파프닐이 여기 있다면, 그쪽 진영에서 오크들이 그대로 밀어붙일 터.
그러나…….
“그쪽도 제가 막고 있습니다.”
“예?”
“네크로맨서니까요. 해골병이랑 해골 기사가 잘 막고 있습니다.”
“……!”
검을 든 네크로맨서가 잘 싸우고, 해골병들도 오크들과 싸울 수 있을 만큼 세다고?
믿기지 않는 말에 드렉슬러와 베론의 표정이 순간 얼빠진 표정으로 변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파프닐은 주변을 한 차례 둘러보았다.
‘여기서 계속 쓸어버리면 되겠군.’
방금 오크 대전사를 죽인 덕분에 오크들의 대열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제 저 오크들을 사냥하는 일만 남은 셈.
그때였다. 전장 한쪽을 본 파프닐의 눈이 살짝 커졌다.
‘저건…….’
곧바로 그 자리로 달려간 파프닐은, 오크와 병사 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유저 한 명을 붙잡았다.
“비밀 님.”
“네, 네?”
비밀이라 말한 유저가 화들짝 놀라 고갤 들었다.
“부, 부르셨어요?”
“네,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전장 한복판이니만큼 파프닐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왜 싸움 내내 암살자 기본 스킬만 쓰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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