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
6화
엘리트 해골병.
이들은 일반 해골병과 많은 게 달랐다.
일단 소환부터가 그렇다.
‘사냥한 재료들로 장비를 제작하는 것과 비슷하지.’
아무 뼈나 사체로 소환할 수 있는 일반 해골병.
하지만 엘리트 해골병은 그렇지 않다.
갖가지 퀘스트와 사냥으로 재료를 모으고.
그 재료에 의식 스킬을 써 성공해야 나오는 게 엘리트 해골병이었다.
‘실패하면 재료는 몽땅 재 가루행. 아예 처음부터 다시 모아야 했었나.’
소재와 촉매제 그리고 주술 재료로 쓸 살과 피, 뼈.
각 재료를 모으는 데만도 몇 달의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만들기 어려운 게 바로 엘리트 해골병.
하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일단 장비부터 나랑 똑같이 끼워 줄 수 있지.’
일반 해골병들도 무장은 가능하다.
하지만 엘리트 해골병은 온몸에 장비를 착용하는 게 가능했다.
무기, 방패는 물론 갑옷이나 액세서리까지.
플레이어와 똑같은 장비 슬롯이 있다는 거다.
그뿐만이 아니다.
성장과 훈련.
엘리트 해골병은 레벨 업과 스킬 레벨 업이 가능했다.
이성이 있기에 실제 사람처럼 지시를 내릴 수도 있고 말이다.
지시랑 훈련에 따라 얼마든지 컨트롤을 개량할 수 있다는 것.
파프닐은 씩 웃었다.
‘교육 부분은 걱정할 것 없겠군.’
파프닐이 직접 가르친 해골병 군단.
소설 속 후반의 네임드들에게도 꿀리지 않으리라.
‘일단 재료부터 모아 볼까.’
파프닐은 스킬을 확인했다.
[엘리트 해골병 사역]-등급 : 노말
-분류 : 액티브
-소모 MP : 100
-소모 재료
-소체가 될 뼈 1조각
-원혼 깃든 뼈 1조각
-어둠의 마나석 3개
-액토플라즘 용액 1병
-순수한 양의 피 1병.
-블랙 매직 허브 20개
-쿨타임 : 3일
-효과 : 영혼으로 이어진 엘리트 해골병을 생성한다. 해당 해골병은 플레이어에게 귀속된다.
-스킬 레벨 : 1
-현재 사역 가능한 엘리트 해골병의 수 : 3마리(0/3)>
-습득 조건 : 레벨 20 이상, 네크로맨서 클래스
‘그렇게 어려운 재료는 아니군.’
파프닐은 시장에서 유저들에게 몇 가지 재료들을 구입했다.
본래는 퀘스트를 따라가며 구해야 하는 재료들.
그렇지만 그에겐 고블린 소굴을 털며 나온 돈이 있었다.
‘지금은 푼돈에 목숨 걸 때가 아니다.’
호라이즌은 이후 엄청난 속도로 상승세에 휘말린다.
거기서 정점이 되면 지금의 투자는 정말로 별것 아니었다.
‘다른 재료들은 얼추 구했는데, 이 두 개가 문제군.’
소재가 될 뼈와 원혼 깃든 뼈.
소재야 몬스터를 고르는 게 문제지, 딱히 구하지 못할 건 아니다.
문제는 원혼 깃든 뼈였다.
‘원한이 깃들어 사라지기 전의 뼈…….’
파프닐은 턱을 괴었다.
원혼 깃든 뼈는 묘지에서 가끔 구할 수 있다.
단 바깥으로 가지고 나와 파는 건 불가능하다.
애초에 이 뼈는 1시간짜리 기한이 있는 아이템이었으니까.
‘직접 구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거지.’
호라이즌엔 이런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멀쩡한 아이템이 부식되거나, 연계 퀘스트를 줘야 할 NPC가 늙어 죽기도 한다.
자본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는, 현실에 한없이 가까운 게임.
‘어쨌건 그건 내가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건데…….’
다른 네크로맨서들과 달리 소환할 해골병이 없는 파프닐.
하지만 그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 근처에서 원혼 깃든 뼈를 얻으려면……. 마침 적당한 곳이 있었지.’
원작 소설에도 나왔기에 잘 아는 장소.
‘클로버 마을 NPC들한테 받은 조합식을 쓸 때가 왔군.’
마을 NPC들이 준 추가 보상 중엔, 장비가 아니라 포션 제조법이나 기술 등도 있었다.
파프닐은 도시 외곽을 돌아다니며 약초를 캤다.
-채집을 성공했습니다.
-붉은 화염초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소소한 경험치는 덤.
‘준비는 아무리 해도 모자라지 않지.’
수 시간 후.
준비를 마친 파프닐이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레벨 30 이상의 몬스터들이 나오는.
고레벨 필드 존 방향이었다.
[카타콤(공동묘지)에 입장했습니다.]-같은 속성(어둠)의 맵에 입장했습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2% 상승했습니다.
바이론시 북서쪽의 공동묘지.
입구에 들어선 파프닐의 온몸에 스산한 기운이 닿았다.
‘도착했군.’
썩어 가는 좀비들이 가득한 묘지.
사방엔 검푸른 안개가 끼고, 멀리서는 귀곡성이 들려온다.
그러나 그보다 눈에 띄는 건 사방을 가득 메운 좀비들이었다.
‘그럼 사냥 전에…….’
입구 근처의 흙에 앉은 파프닐이 인벤토리를 열었다.
‘일단 도핑부터 해 볼까?’
좀비는 30레벨이 넘는 몬스터.
16레벨인 데다 변변찮은 스킬도 없는 지금.
아무리 컨트롤이 뛰어나다지만 맨몸으로 상대하기는 벅찬 상대였다.
-근력 강화 포션(노말)을 사용했습니다.
-힘이 +5 상승했습니다.
-민첩 강화 포션(노말)을 사용했습니다.
-민첩이 +3 상승했습니다.
장비 교체에 이어 물약 도핑까지 마친 파프닐.
그런데 옵션의 상태가 조금 이상했다.
지능이나 지혜가 아닌, 힘과 민첩을 올려 주는 포션들!
네크로맨서라기보단 전사에 가까운 세팅이다.
‘좋아, 다 끝냈고…….’
이해할 수 없는 세팅을 마친 뒤.
파프닐은 묘비 사이에서 좀비들을 끌어모았다.
그어어.
그어!
좀비들 열댓 마리가 호객꾼처럼 몰려든다.
느릿느릿 걷는데 순식간에 지척까지 거리가 좁혀졌다.
크아아!
카!
좀비들이 입을 벌렸다.
그때였다.
파프닐의 창이 궤적을 그리며 놈들의 목을 땄다.
-약점 공격!
-약점 공격!
-약점 공격!
레벨 차이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베여 나가는 좀비들.
약물 도핑으로 스테이터스가 오른 덕분이다.
우수수.
파프닐은 마치 추수라도 하듯 좀비들을 썰어 젖혔다.
목이 떨어진 좀비들은 버둥거리다 하나둘씩 움직임을 멈춰 갔다.
-20코퍼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순식간에 대여섯 마리의 좀비들을 처치한 뒤.
파프닐은 씩 웃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해 볼 만하군.’
물약이야 계속 공급하면 되니, 충분히 사냥이 가능하다.
경험치도 꽤 쏠쏠히 들어오니 이만한 데도 얼마 없는 셈.
‘그럼 어디…….’
숨이라도 돌리려던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이거 쉴 틈을 안 주는걸.’
묘지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좀비들.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놈들이 지평선 너머를 가득 채운 채 몰려들고 있었다.
‘이래서 여기에 사람이 없었군.’
카타콤의 좀비들은 적을 감지하는 범위가 압도적으로 넓다.
안 그래도 강한 좀비들이 떼로 몰려드니, 사냥 난이도가 급속히 뛸 것이다.
‘어쩔 수 없지.’
파프닐은 씩 웃으며 창을 곧추세웠다.
‘누가 더 오래 버티나 해보는 수밖에.’
체력으로 승부가 나는 장기전.
다행히 파프닐은 그쪽 방면에서도 꽤나 일가견이 있었다.
‘오랜만에 힘을 아끼면서 싸우는 연습을 해 보겠군.’
***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후우.”
파프닐은 이마의 땀을 닦았다.
“이제야 좀 쉴 틈이 나는군.”
카타콤에서 좀비들을 상대로 한 싸움은 매일 박진감이 넘쳤다.
한 대라도 스치면 중상인 좀비들 수백 마리의 공격.
매번 좀비 영화를 찍는 듯한 모습 속에서, 파프닐은 필요한 움직임만 보이며 경험치를 쌓아 갔다.
덕분에 파프닐도 레벨이 5나 올라 21레벨이 되었다.
아이템과 골드도 많이 벌어, 물약과 장비에 투자한 것의 몇 배나 되는 이득을 얻었다.
‘이 정도면 꽤나 괜찮은 효율인가.’
비주류 사냥터라 불리지만, 경험치는 주류 사냥터 이상이었다.
난이도에 비해 가성비가 안 나와 비주류였을 뿐.
보상은 오히려 개꿀 사냥터보다 더 나았던 것이다.
현실에서 수많은 던전을 거치며.
최고의 효율을 찾던 파프닐의 기준에도 그럭저럭 맞을 정도.
단, 휴식 시간이 거의 없는 건 단점 아닌 단점이었다.
몸에 밴 요령으로 필요한 움직임만을 하며 겨우 체력을 남길 수 있었다.
‘좀 쉬면서 한숨 돌린 다음엔……. 여기서 좀 더 사냥을 해도 되겠는데.’
돈이 많이 모였으니 해골병 스킬을 사도 되리라.
스켈레톤 마스터리를 올릴 겸 해서 말이다.
‘그다음엔 원혼 깃든 뼈를 얻고, 엘리트 해골병 제작 준비를 한다.’
계획을 마친 파프닐이 다시 사냥을 나서려 했다.
그때였다.
크아아!
좀비들이 갑자기 한곳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뭐지? 다른 사람이 왔나?’
흙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파프닐이 상체를 일으켰다.
‘여기는 비주류 사냥터일 텐데?’
소란의 근원지로 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사방에서 몰려가는 좀비들을 뒤따르자, 곧 놈들에게 둘러싸인 유저가 보였다.
“하앗!”
가죽 갑옷 차림의 여성 유저가 주먹을 휘두른다.
‘엄청난 힘이군.’
살짝 스친 공격만으로도 좀비의 머리통이 날아간다.
저 정도면 거의 40레벨, 아니 50레벨 수준이다.
주먹 끝에 서린 빛을 본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속성이 신성인가.’
호라이즌엔 속성 시스템이 있다.
상극인 속성에겐 대미지가 덜 들어가며, 자신이 받는 피해도 높아진다.
카타콤의 몬스터들은 전부 어둠 속성.
그 반대인 신성 속성이라면 저 위력이 나오는 게 이해가 갔다.
‘그럼 여기서 사냥할 만도 하지.’
신성 속성 유저에게 여긴 더없이 좋은 사냥터.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싸우는 게 좀 이상한데?’
주먹을 한 대 휘두른 뒤.
연계 공격 대신 뒤로 물러나며 손을 털어 댄다.
죽지 않은 좀비들은 재차 공격하며 몽크 유저를 구석으로 몰아붙였다.
‘저러면 좀비들이 계속 쌓일 텐데.’
죽지 않은 좀비들이 뒤로 물러나 체력을 회복한다.
그 빈자리를 새로이 HP를 채운 좀비들이 계속해서 전진!
맵 곳곳에서 모인 좀비들이 더해지자, 여성 몽크는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듯한데…….’
연신 뒤로 밀려 나가는 여성 유저.
저렇게 뒤로 밀리다 포위라도 당하면?
도망치고 싶어도 못 도망친다.
‘저거 도와주지 않으면 진짜 죽겠는걸.’
아무리 속성 차이가 있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상황은 답이 안 보였다.
파프닐은 상황을 살폈다.
‘좀비들이 사방을 포위했군. 주변이 넓게 트인 평지라 지형을 잡을 수도 없고.’
이미 곳곳에서 소리를 들은 좀비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었다.
자신이 싸우려면 어그로를 끌고 좁은 지형으로 유인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지금은 불가능한 상황.
‘어쩔 수 없군.’
파프닐은 품속에서 유리병 몇 개를 꺼내 좀비들 사이로 던졌다.
크어!
병에 맞은 좀비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반응이 있을 리 없었다.
파프닐이 던진 건 잘 타는 기름이었으니까.
‘잘 들어갔군.’
그럼 이제 다음 단계.
파프닐은 남은 병까지 던진 뒤 또 다른 병들을 꺼냈다.
[화염초 용액병]-등급 : 노말
-분류 : 소모품
-효과 : 명중 시 해당 지점에서 반경 1m가량의 폭발을 0.3초간 일으킨다.
-설명 : 불의 기운을 담은 화염초를 정제해 물과 섞어 만든 용액병. 작은 자극에도 폭발하니 주의!
‘맞힐 장소는……. 저기랑 저기면 되겠군.’
그대로 좀비들 사이에 화염병을 투척!
“어?”
여성 유저가 고갤 들었다.
그 순간 화염병들이 깨져 나갔다.
화르륵.
동시에 좀비들 사이 곳곳에서 불길이 일었다.
크아악!
카아악!
좀비들은 썩어 가는 시체다.
온몸에서 유독성 가스를 뿜어내고 있다는 뜻.
안 그래도 불이 잘 붙기 좋은 조건인데, 거기에 기름까지 흩뿌렸다.
파프닐이 던진 불씨는 그 환경에서 신나게 날뛰기 시작했다.
그어어!
끄억!
불길은 점차 거세게 번져 갔다.
이런 대형 사고를 쳤으니 주목받지 않기를 바라는 게 이상한 일.
다른 좀비들의 시선이 일제히 파프닐에게 쏠렸다.
‘갑자기 이렇게 주목받으니 기분이 묘한걸.’
“괘, 괜찮으세요?”
안쪽에 있던 여성 유저도 파프닐을 보았다.
“빨리 나와요! 포위당해 죽고 싶지 않으면!”
크아아!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좀비들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불탄 좀비들과 그렇지 않은 좀비들이 섞인 대환장 파티!
‘꼬리에 불붙으니까 진짜로 난리도 아니군.’
그래도 이 정도는 되어야 사냥할 맛이 난다.
파프닐은 씩 웃으며 창을 치켜들었다.
박진감 넘치는 사냥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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