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06)
606화
매그너스.
그는 호라이즌을 시작한 지 2달 만에 최상위 랭커 수준까지 실력을 올린 이레귤러다.
같은 시기에 시작한 사람들이 오크를 잡거나 트롤 사냥을 하고 있을 때, 혼자 신대륙을 탐험하거나 고레벨 네임드 보스를 잡을 레벨이 된 것이다.
비결은 바로 그가 가진 특별한 스킬에 있었다.
금속의 군주.
철을 씹어 먹던 도중 히든 클래스인 금속의 군주로 전직한 뒤.
매그너스는 금속을 섭취하고, 또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주변의 모든 금속을 그가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전투가 가능.
단단한 갑옷을 입은 기사, 온몸이 돌이나 바위로 된 골렘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서버 제일의 길드가 되고자 했던 파이브스타 길드는 그런 그를 놓치지 않았다.
-매그너스, 당신을 특무대의 최고 간부로 스카우트하겠습니다.
업계 최고 대우와 4대보험, 각종 오성 그룹의 혜택을 보장받으며 입사.
수많은 세력전과 보스 레이드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후, 사장이자 차기 회장인 이시우의 신임을 한몸에 받는 네임드가 되었다.
파이브스타의 초기밀 프로젝트, 올림포스가 진행 중인 델포이 요새의 경비를 맡게 된 게 그 신임의 표시.
비록 장소가 장소인지라 수개월간 어떤 방해도 없었지만.
만약 누군가 침입한다면 언제든지 출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매그너스 님!”
“안다.”
철컥, 장비를 갖춘 매그너스가 로켓 발사장에 들어섰다.
널따란 평지 곳곳에서 파이브스타 랭커들과 해골병들이 싸우고 있고.
그 주변엔 쓰러진 파이브스타 플레이어들의 시체가 누워 있다.
“혈귀, 나찰은?”
“지금 오고 계십니다.”
“그렇군.”
상대는 파프닐.
파이브스타에서 가장 욕심을 내고 있는, 또 경계하기도 하는 한국 서버의 랭커다.
동료가 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캐릭터를 삭제시켜야 하는 강적.
매그너스는 어깨를 풀었다.
“내가 시간을 끌 테니, 너희는 해골병들을 막아라.”
“예.”
파프닐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운이 좋지 않았다.
하필 그의 능력과 극상성인 자신이 있는 이곳에 오다니 말이다.
“파프닐, 금속들을 잘 다룬다지? 한번 해 봐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굳이 목숨을 걸고 싸울 생각은 아니었다.
이대로 버티다가 혈귀와 나찰이 오면 같이 파프닐을 사냥하는 게 계획.
그러나 아예 몸을 사릴 수 없는 이유도 있었다.
로켓 엔진.
파프닐이 로켓 엔진에 무언가를 하려 하는 이상,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는 어그로를 끌 필요가 있었다.
‘저 녀석이 로켓을 망가뜨리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하거든.’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힘을 과시한다.
매그너스의 몸을 은빛 강철이 둘러쌌다.
[철인(iron man).]단순히 갑옷 정도를 넘어 수 미터의 금속 거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SF 영화의 로봇처럼 변한 그가 외쳤다.
“간다!”
레전더리급 스킬로써, 강화된 강철로 온몸을 감싼 그가 움직였다.
아니, 움직이려 했다.
“……윽?”
온몸이 무겁다.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비틀거리는 매그너스의 주변으로 해골병들이 몰려들었다.
“자, 잠깐…….”
캉, 카앙!
해골병들의 창칼은 그를 둘러싼 강철 갑옷에 막혔다.
잠시 움찔해 있던 매그너스가 곧 여유를 되찾고 웃었다.
“그래! 이거지!”
깜박 잊고 있었다.
자신이 입고 있는 갑옷은 무적.
이깟 해골병들 따위에게 뚫릴 게 아니라는 것을.
파이브스타의 탱커로서.
나찰과 혈귀에게 몰린 어그로 공격을 대신 받아 내며 단련된 금속이다.
자신감을 찾은 매그너스가 금속 제어를 사용했다.
‘어째서 움직일 수 없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이 해골병들부터…….’
해골병들의 금속을 벗기려 한 순간, 매그너스는 이상함을 눈치챘다.
금속 제어를 써서 금속을 벗기려 해도, 해골병들의 금속이 벗겨지지 않는다.
경우의수는 두 가지.
저 금속이 사실 금속이 아니거나.
파프닐의 금속 조종 스킬이 자신보다 상위 등급에 있거나.
그리고 게임 경력이나 레벨을 볼 때, 어느 쪽이 정답일지는 뻔했다.
‘이, 이런…….’
멀리 있던 파프닐이 이쪽을 향해 손짓하자, 하늘에서 검은 번개가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게 보였다.
“잠깐만, 저건 좀…….”
그것이 매그너스가 로그아웃하기 전 말한 마지막 대사였다.
***
“저놈은 꽤 하는군.”
파프닐은 숨을 골랐다.
파이브스타의 비밀 요새답게 최상위 0.001%급 랭커들이 다섯 명에 한 명꼴로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단신으로 그런 랭커들 사이에 뛰어든 셈이었다.
‘금속을 조종하는 능력을 쓰는 녀석이 나 말고도 더 있었다니.’
온몸에 금속 갑주를 두르고.
마치 거대 로봇처럼 움직이던 녀석.
아마 다른 전장이었다면 무적의 방패이자 검으로써 전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으리라.
다만 이번에는 큰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하필이면 금속 지배 스킬을 더 깊이 연마하고, 자성 제어까지 가진 파프닐이 상대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저런 녀석이 있다니, 역시 파이브스타 길드군.’
과연 원작 소설에서도 마지막까지 플러시 녀석의 적수가 된 길드다웠다.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 쟁쟁한 서버들이 연달아 나가떨어지는 와중.
승승장구하는 플러시를 몇 번이나 위기로 몰아넣은 경쟁자들!
상식적인 판단으로 따지자면 여기서 당장 도망치는 게 맞다.
그러나 파프닐의 목적을 위해선 이 자리를 사수해야 했다.
-현재 구조를 스캔 중입니다.
-남은 시간 : 52분
‘50분이나 남았군.’
로켓 엔진 구조의 스캔이 끝나기까지 50분.
아직 한참이나 시간이 남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 이시우나 검노인을 만날 일은 없다는 거지.’
유성이 떨어졌다는 정보를 확인한 후.
파프닐은 곧바로 파이브스타의 요새 위치를 조사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었다.
길드 마스터인 이시우, 그리고 항상 그를 보좌하는 집사 겸 검사 검노인의 행방이었다.
만약 그들 셋이 있다면, 파프닐이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제압당해 환생 포션을 먹는 건 확정.
이 때문에 그들이 자릴 비우고 사냥을 하는 지금을 노렸다.
‘지금 소식을 듣고 온다고 해도 최소 두세 시간.’
엔진 구조를 스캔해 가져가기엔 차고 넘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일단 그러려면 저 녀석들을 쓰러뜨려야 하지.’
“파프닐……!”
“용기 있네.”
사방에서 포위 공격 중인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의 뒤.
소총 두 자루를 든 남자와, 칼날이 옆면에 난 방패를 든 포니테일의 여자.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파프닐의 직감이 경고를 보내왔다.
지금 전투 중인 다른 모든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을 합친 것보다 저들 둘이 더 위협적이라고.
“혈귀와 나찰…….”
하긴, 이시우가 자리를 비우면서 아무에게나 기지를 맡기지는 않았을 거다.
완벽주의자인 그였으니 최소한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배치했겠지.
최소한 파이브스타의 간판 멤버인 저 둘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일반 해골병들은 다른 녀석들을 막아라.”
파프닐은 그렇게 말하며 엘리트 해골병들을 불러냈다.
동시에 혈귀가 총을 들어 쏘았다.
타타타탕!
붉은 탄환들이 파프닐이 만든 뼈의 벽을 뚫었다.
‘캐스팅을 못 하게 하려는 건가!’
혈귀의 직업은 블러드 로드.
피의 군주답게 피를 지배하는 능력을 가졌다.
뱀파이어가 아님에도 피를 지배하는 것.
여기까지라면 흔한 뱀파이어랑 차이가 없지만, 그는 건슬링어라는 직업을 통해 특색을 만들었다.
직접 피로 탄환을 만들어 총을 발사할 수 있게 된 것.
심지어 피로 만든 블러드 불렛 탄은 일반 탄환의 몇 배나 되는 위력을 가졌다.
그걸 이용하면 이런 일도 가능했다.
“일제사격!”
혈귀의 외침에 맞춰 탄환이 쏘아졌다.
탄을 맞은 미스릴과 오리하르콘 합금이 찌그러졌다.
‘저건…….’
현대의 소총 연발 사격과도 같은 모습.
저 총이 그리는 것은 그야말로 죽음의 궤적이다.
‘역시 혈귀인가.’
본래 건슬링어 클래스가 쓰는 총의 위력은 현대에 비해 매우 약한 편이다.
궁수에게도 어드밴티지를 줄 겸, 총화기의 강력한 위력이 오버 밸런스가 되는 걸 막기 위한 운영진의 조치.
하지만 블러드 불렛으로 강화된 총은 현대의 중화기, 아니 그 이상의 화력을 상시로 쏟아 낼 수 있다.
화력 면에 있어서는 최강이라는 동레벨의 마법사보다 몇 배는 앞서는 대미지.
파프닐 같은 인간형 개체를 상대할 때 그 위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저 총격부터 멈춰야겠군.’
파프닐의 손에서 검은 광선이 쏘아졌다.
그 순간 혈귀와 파프닐 사이에 귀신이 그려진 검은 방패가 나타났다.
“어딜 우리 딜러를.”
방패를 든 여자, 나찰이 외쳤다.
“내가 여기 있다!”
-도발에 걸렸습니다.
-강제로 도발 대상자를 공격하게 됩니다.
나찰의 도발에 끌린 해골병들이 일제히 몰려든다.
다음 순간 그 머리가 묵빛 방패에 맞아 산산조각 났다.
“지금이다!”
나찰의 외침에 혈귀와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이 일제히 공격을 해 왔다.
피할 공간이나 엄폐물도 아예 없고, 어떻게든 파고들어도 나찰의 도발에 당하면 위험한 상황.
파프닐은 로켓 쪽으로 몸을 날렸다.
“앗!”
“멈춰!”
로켓에 손상이 가면 프로젝트의 손실이 크다.
혈귀와 나찰의 공격이 순간 급하게 방향을 바꿨다.
‘계획대로군.’
파프닐은 그 틈을 타 스킬을 썼다.
시체에서 해골병들이 일어나 파이브스타의 일반 길드원들을 공격했다.
“당황하지 마라.”
“진영을 흐트러뜨릴 것 없다. 우리가 유리해!”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은 돌격하는 대신 침착하게 대열을 갖춰 상대했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정예인지 알 수 있었다.
난전에 강한 네크로맨서 특성상, 진영을 갖춘 상대를 공략하는 건 굉장히 힘든 일.
하지만 파프닐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해골병 소환 컷!”
타타타타타.
혈귀의 탄환이 다시 파프닐을 노렸다.
그러나 파프닐이 로켓 엔진에 붙은 순간, 거칠 게 없던 탄환의 궤적은 힘을 잃었다.
로켓을 공격하려니 망설여지는 것.
“이 녀석 때문에 못 도망치고 있는데, 이 녀석이 또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는군.”
파프닐은 나찰에게 흑뢰를 쏘았다.
“익!”
방패를 든 나찰이 번개를 튕겨 내고 고갤 들었다.
“소용없…….”
“크아악!”
“커헉!”
반대 방향에 있던 파이브스타 기사들 여럿이 쓰러지고 있었다.
“이 녀석이……!”
나찰이 접근하자 엘리트 해골병, 황금빛 해골 기사 등이 앞을 막는다.
[방패 대회전!]귀신이 그려진 방패가 풍차처럼 돌며 해골병들을 밀어 냈다.
그러나 목표인 파프닐은 이미 다른 곳에서 일반 길드원들만을 공격했다.
“혈귀! 막아!”
“젠장, 나도 그러고 싶다고!”
혈귀는 그렇게 말하며 총을 겨눴다.
그러나 막 총이 쏘아지려는 순간만 되면 갑자기 총구가 하늘 위나 양옆으로 방향을 바꿨다.
“뭣……!”
“커헉!”
같이 공격하던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놈이 이상한 힘으로 내 총구를 비틀고 있어!”
“염동력인가……?”
정확히는 자력을 제어해 금속인 총을 옆으로 움직이는 것이지만.
이펙트만 보면 그렇게 보일 만도 했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파프닐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엔진 복사까지 시간을 버는 것.
그리고…….
“크아악!”
“혈귀 님……. 어째서…….”
미래에 맞서 싸울 적 겸 경험치 덩어리인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죽이는 것이었으니까.
“우릴 너무 얕보는군.”
그 순간이었다.
나찰이 그렇게 말하며 방패를 앞에 세웠다.
방패에 새겨진 귀신의 문양이 소름 끼치는 귀곡성을 터뜨렸다.
“끼아아아아!”
-악귀의 귀곡성을 들었습니다.
-시전 중인 스킬이 취소됩니다.
-일시적으로 현기증 상태이상에 당합니다.
-일시적으로 힘이 풀립니다.
“파프닐, 죽을 시간이다!”
해골병으로는 막을 수 없는, 광역 음파 공격.
파프닐이 비틀거리는 사이.
나찰이 측면에서 방패를 창처럼 휘둘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