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07)
607화
나찰의 방패는 단순 방패가 아니다.
방어력만큼, 아니 그 이상의 공격력을 가진 데다.
버서커 클래스답게 전투를 할수록, HP가 줄어들수록 공격력은 더욱 늘어난다.
그런 나찰의 공격은 단순 평타가 아니다.
한 대 한 대가 즉사급 대미지를 가진 중장비급 위력.
그 방패가 파프닐을 노렸다.
파프닐은 겨우 몸을 비틀었고, 간신히 어깨만 스치면서 피했다.
-악귀가 깃든 방패의 칼날에 맞았습니다.
-큰 피해를 입어 어깨 부분 갑옷의 내구도가 떨어졌습니다.
-방어력이 감소했습니다.
-시전 중인 스킬 ‘자성 제어’가 취소되었습니다.
-악귀의 원한이 몸을 잠식했습니다.
-방어력이 약간 감소했습니다.
뒤따라 도착한 파이브스타 길드의 마법사들이 바람 칼날이나 불 공격을 했다.
‘이건 위험한데.’
정면에서 나찰의 공격을 막으며 마법까지 피할 수는 없다.
옆으로 피한다 쳐도 나찰의 버서커 능력을 고려하면 무조건 따라붙을 텐데, 그걸 떨쳐 내려다간 마법사들의 2차 공격을 당할 것이다.
“하는 수 없지.”
파프닐은 로켓의 엔진 쪽으로 달리며 스킬을 피했다.
“어어!”
마법사들은 로켓이 손상을 입을까 일부러 범위가 작은 스킬들만을 쏘아 보내야 했다.
대규모, 고레벨 마스터 스킬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일반 공격만을 써야 했다.
“젠장……!”
총을 겨누던 혈귀가 혀를 찼다.
“저 녀석, 우리가 로켓을 공격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
공격이 쏟아질 때마다 일부러 로켓 엔진을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피하고.
나찰이나 혈귀의 공격이 오면 로켓의 하단부 시설 사이로 파고들어 싸운다.
화력이나 전투력만 생각하면 파이브스타 길드가 파프닐 한 명을 이기지 못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황.
그러나 지금은 파이브스타 길드의 팔다리에 무거운 사슬과 철퇴가 매여 있는 것과 같다.
자칫하면 로켓 엔진에 흠집이라도 날까 머뭇거리는 랭커들.
파프닐은 그런 랭커들을 하나씩 원거리 마법이나 해골병 소환으로 줄여 나갔다.
“야, 파프닐 이 개XX야!”
악에 받친 혈귀가 외쳤다.
“네가 그러고도 프론티어 길드의 길드 마스터이자, 호라이즌 한국 서버를 대표하는 랭커냐? 남자라면 좀 제대로 싸워라! 여자가 하는 공격도 제대로 못 받아 내면서…….”
번개 줄기를 피하던 파프닐이 그 말에 흘긋 고개를 돌렸다.
‘놈이 반응했다……!’
혈귀는 씩 웃으며 총을 장전했다.
“죽…….”
파프닐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 듯 그대로 고갤 돌린 뒤, 나찰의 몸 뒤로 숨어 싸웠다.
조준점을 움직이던 혈귀의 양옆에서 해골병들이 솟구쳐 창을 내질렀다.
“이것들이 진짜……!”
타타타탕.
주변 해골병들이 산산조각 났다.
그러나 혈귀의 표정은 답답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블러드 불렛을 만드는 데 드는 피는 모두 혈귀의 HP다.
스킬을 방해받을 때마다 HP가 깎이는 것과 다름없는 셈.
반면 파프닐은 MP와 시체만 있으면 무한히 해골병을 불러낼 수 있다.
방금 전까지 같이 싸우던 동료마저도 시체가 된 순간 적으로 변하는 마법!
“크아아아!”
“손실이…….”
“계속 공격해, 저놈도 무한은 아니야.”
다른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은 침착하게 파프닐의 주변을 압박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슬슬 한계군.’
나찰의 방패를 한 번 더 흘려 낸 파프닐이 직감했다.
-현재 남은 HP : 32%
-현재 남은 MP : 51%
‘이대로라면 10분 안에 당한다.’
다크 룰, 뱀파이어릭 오라 등으로 HP와 MP를 보충하곤 있지만.
한계가 존재한다.
나찰의 공격도 문제다.
스쳐 지나가게 하거나, 해골병을 대신 내세우는 식으로 최대한 피해를 줄이고 있지만.
한 번 맞을 때마다 HP가 크게 줄어들고 디버프가 쌓여 간다.
게다가 나찰은 싸우면 싸울수록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HP가 줄어들면 들수록 강해지는 버서커의 특성.
아직까지는 어떻게든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막거나 흘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다면?
‘얻어맞는 해골병들의 HP로 볼 때……. 대략 10분 정도 걸리겠군.’
그때였다.
“……! 명령 확인!”
“명령 확인!”
무언가 지시를 받은 파이브스타 마법사들이 일제히 고위 스킬을 쏘기 시작했다.
로켓 엔진 쪽을 돌아보았지만 공격은 끊이지 않는다.
‘파괴 허가를 받았나.’
로켓 엔진의 값어치야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상현실 게임 속 물리법칙, 마법 원리에 맞게 만든 커스텀 로켓 엔진.
이 정도 기술이 들어가면 아마 현실의 돈으로 따져도 수십, 수백억은 될 터.
그런 것을 부수더라도 지금 파프닐을 쓰러뜨린단 결정을 내린 것이다.
설령 나찰이 휘말리더라도 상관없었다.
HP가 줄어들수록 더 강해지는 게 나찰.
이 정도의 공격은 오히려 버프와도 같았다.
“발사!”
마법사들, 궁수들의 일제 사격이 파프닐을 노렸다.
그 순간 파프닐의 눈앞에 어떤 알림이 나타났다.
‘지금이다.’
파프닐은 그 순간 혈귀에게로 달려들었다.
“뭐, 뭐야!”
혈귀가 있는 곳에는 다른 마법사, 궁수들이 없다.
즉 혈귀야말로 유일한 돌파구라는 뜻.
미리 이곳을 탈출구로 봐 두었기에 행동은 빨랐다.
‘여기밖에 없어.’
다른 방향은 모두 나찰의 예상에 들어 있기에, 움직이는 순간 나찰이 뒤따라와 방패를 휘두른다.
계속 쏟아지는 마법사와 궁수들의 공격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대미지 대신 상태이상 기술이나 충격력으로 밀어 내는 스킬들을 쓰기에, 그다지 멀리 가지도 못하고 사망하리라.
유일하게 길드원들이 비켜나 있는 곳.
“음……. 걸렸구나!”
그 순간 혈귀가 환희의 미소를 지으며 총을 들었다.
[블러드 개틀링!]드르르륵.
혈귀의 손에 피로 만들어진 붉은 중기관총이 생겨났다.
1분에 수만 발의 강화 탄환을 쏟아붓는 요새용 기관총.
혈귀의 마스터 스킬이자, 파이브스타 내부에서 DPS로 치면 최강급 스킬이었다.
“지금이다!”
“발사!”
마법사와 도적 들의 공격이 쏟아지고.
나찰이 던진 방패가 부메랑처럼 회전하며 그 속으로 향했다.
일단 기회가 생기자,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은 하나의 기계처럼 온갖 공격을 쏟아부었다.
레벨 1,000의 보스 몬스터라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막대한 대미지가 한 점에 모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딸그락…….”
“딱……!”
파프닐에게 다가가려던 해골병들이 갑자기 뼛조각으로 변해 부서졌다.
“커허허헉!”
혈귀의 기관총이 회전을 멈췄다.
남은 HP는 1%.
한계까지 쏟아부은 셈이다.
“죽였나?”
“죽은 건가?”
모두가 눈을 크게 뜨며 안쪽을 보았다.
해골병이 부서졌다는 건 소환자가 소환을 해제했거나, 소환자의 죽음으로 강제로 역소환되었다는 뜻.
연기가 걷혀 나가면서 구멍이 스펀지처럼 뚫린 금속 구체, 그리고 부서진 해골병들 조각이 보였다.
“……해치웠나?”
혈귀가 중얼거렸다.
동시에 안을 보던 나찰이 외쳤다.
“안에 아무도 없다! 전투준…….”
금속 구체 안에 사람의 흔적이 없다.
즉, 그곳에 있어야 할 파프닐은 지금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소환.”
다음 순간 엘리트 해골병들이 혈귀의 주변에 소환되었다
카라미트, 쏘닉, 빅스비까지.
파프닐이 부를 수 있는 모든 소환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너희는 저 녀석을 죽여라!”
“딱!”
“딱!”
금속 보호막의 아래쪽.
급히 판 구덩이 밑에서 올라온 파프닐이 해골병들에게 새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놔둘 것 같아!”
곧바로 움직이려던 나찰의 앞으로 파프닐이 검붉은 창을 든 채 나타났다.
[암흑혈마공.] [혈룡명적.]“하아?”
나찰은 코웃음 쳤다.
아무리 파프닐이라고 하지만 녀석은 마법사.
근접전에 한해서는 확실히 자신이 우위다.
지금까지의 전투로 증명된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에게, 그것도 혼자 창 한 자루만 들고 달려들다니.
경우의수는 하나뿐이다.
궁지에 몰린 맹수가 하는 최후의 발악.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공격에 물려 줄 이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광전사 최후의 일격!]나찰의 주변에 핏빛 오라가 뭉치더니, 방패가 검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그렇게 변한 방패를 든 채, 나찰이 공격을 해 왔다.
이윽고 창과 방패가 부딪쳤다.
그 순간 나찰의 표정이 요동쳤다.
“어떻게……!”
분명 최강의 스킬을 써서 공격했는데도 둘의 공격이 호각을 이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방금의 공격은 자신의 필살기 스킬.
마법사 유저인 파프닐이 일반 스킬로 튕겨 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파프닐의 레벨과 실력을 가진 검사 유저는 되어야 가능한 일.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나찰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설마……!”
그 앞에서 파프닐은 대답 대신 창을 마저 들어 찔렀다.
두 번째 공격은 방패에 작은 구멍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
나찰에게서 짧은 신음성이 나왔다.
파프닐은 세 번째로 창을 내질렀다.
네 번째 공격은 필요 없었다.
***
파이브스타 길드에는 여러 부대가 있다.
정면에서 온갖 후광을 받으며 움직이는 특무대가 있다면.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숨은 힘도 존재한다.
파이브스타 특수 청소 부서.
겉으로는 청소 및 위생 관리 부서 중 한 곳이지만.
이곳의 진짜 정체는 다름 아닌 암살자들과 도적들만이 모인 파이브스타 길드의 검은 손이었다.
부서의 서장은 히든 클래스인 ‘저승사자’ 그레이.
그와 그의 부대는 지금까지 파이브스타 길드의 아래에서 뒷세계의 온갖 은밀한 일들을 성공적으로 마쳐 왔다.
양지의 특무대에 버금가는 실력자들.
“……놀랍군.”
그들을 이끌고 요새 로켓 시설로 향하던 그레이가 말했다.
“설마 우리를 단신으로 이렇게까지 막을 수 있는 암살자가 있다니.”
눈앞에는 검은 암살자복을 입은 여인이 서 있었다.
본래 암살자의 전투는 은밀하다.
지형이나 그림자, 심지어는 자신의 옷마저도 은신 기물로 삼아 은신 추가 대미지를 뽑아내는 것이 암살자의 실력.
그러나 지금 그들은 그런 것마저 따질 겨를조차도 없었다.
특수 청소부원들은 최대한 빨리 파프닐을 협공해야 했고.
상대는 그들을 절대 보내면 안 되는 입장.
그렇게 시작된 싸움이 방금 끝난 참이었다.
“……역시 칠흑의 사신인가.”
그레이의 말에 여인은 어깨를 으쓱했다.
“이제야 물어보는 거야? 느리네.”
“나를 쓰러뜨린 상대가 누군진 확인해 보고 싶으니까…….”
말을 마친 그레이의 목에서 피가 쏟아져 내렸다.
이미 그의 몸은 수십 조각으로 갈려 나간 지 오래였다.
-그레이 님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900 이상의 암살자를 처치했습니다.
-퀘스트 ‘밤의 정점’의 완수 조건 중 하나를 달성했습니다.
알림을 확인한 칠흑의 사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 새X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람.”
파이브스타 소속 암살자들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최정예였다.
칠흑의 사신의 3% 아래로 떨어진 HP, 그리고 몸에 걸린 각종 상태이상이 그 증거였다.
만약 적이 한 명만 더 많았다면, 이 자리에 눕는 건 그녀가 되었을 터.
뭐, 자신이 하겠다고 따라왔으니 할 말은 없었다.
“그래서 그 녀석은 뭐 하고 있는 거야?”
칠흑의 사신은 파프닐이 남은 로켓 자리로 고개를 돌렸다.
엔진을 부술 거면 부수고, 가져갈 거면 가져가지.
도대체 뭘 하는 거람.
그때였다.
띠링!
메시지 한 개가 도착했다.
[파프닐 : 이쪽은 끝났다.] [파프닐 : 그쪽은?]마치 간단한 집안일이라도 한 듯한 태도.
코웃음을 친 칠흑의 사신이 순간 멈칫했다.
“잠깐……. 여기서 힘들었다고 하면 저 녀석에 비해 달린다는 걸 인정하는 거잖아?”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지.
파프닐 녀석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절대 싫었다.
“…….”
잠시 후 칠흑의 사신이 보낸 메시지가 파프닐에게 도착했다.
***
[칠흑의 사신 : 아무 일도 없었어.] [칠흑의 사신 : 일 끝났으면 빨리 챙기고 와라. 둔해 빠져서는.]“흠, 정말 별일 없었나 보군.”
혈귀와 나찰, 그리고 다른 부하들까지 모두 정리한 뒤.
스캔을 마친 마인드마스터를 챙긴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전력이 이게 다가 아닐 것 같았는데……. 뭐, 없다면 없는 거겠지.”
만만치 않은 전투였으니만큼 보수라도 후하게 주려고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저기 놈이 있다!”
“공격!”
멀리서 다른 길드원 부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저 녀석들과 싸우고 싶지만.
지금은 정말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힘들었다.
“그럼 이제 가 볼까.”
파프닐은 씩 웃으며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의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