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24)
624화
파프닐은 일행과 함께 도시로 향했다.
폭포 너머의 도시가 보이자 킨도르한과 다크 형제는 입을 쩍 벌렸다.
“미친…….”
“이게 도시라고……?”
“외핵 안에 이런 도시가 있다니…….”
“보통 도시는 아닌 것 같은데.”
한강 정도의 크기로 흐르는 동굴 속의 강.
그것을 따위로 만들어 버릴 정도의 거대한 도시가 동굴 속에 펼쳐져 있었다.
“마치 와깐다 같군.”
“와깐다?”
“예. 제가 보던 히어로 영화 속에 있는 가공의 나라인데…….”
“그게 뭔데, 너드.”
“아니, 형이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
“둘 다 진정하고 기척을 죽이도록.”
티격태격하는 형제를 막은 파프닐이 지시했다.
“저 도시 안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니, 함부로 행동하는 건 절대 금지다.”
“……알겠습니다.”
“예.”
“만약 지시를 받거나 조짐이 있을 시, 최대한 빨리 어스호에 탑승해 이곳을 탈출하도록.”
외핵은 맨틀의 아래에 있으니, 나오는 몬스터도 최소 1,200레벨 이상이다.
그런 몬스터가 나오는 사냥터를 돌아다닌다는 건, 레벨 100짜리 사냥터에 10레벨 유저 네 명이 온 거나 마찬가지.
“기다려도 오지 않으면 곧바로 출발하도록.”
“하지만 그럼 파프닐 님은…….”
“그건 나중에 따로 말해 주지.”
다크 형제는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파프닐 님이 오셔야 갈 겁니다.”
“명령인데도?”
“파프닐 님이 여기 갇히면 저흰 끈 떨어진 소시지 신세입니다.”
“어차피 올라가 봤자 중국 놈들한테 뺏길 뿐이겠죠. 그렇다면 차라리 파프닐 님이랑 같이 여기서 리스폰되어서 방법을 찾는 게 낫습니다.”
“흠…….”
하긴, 입사했는데 회사가 갑자기 망하면 큰일이겠지.
파프닐은 선뜻 허락했다.
“알겠다. 대신 어스호까지는 꼭 도망치도록.”
“예.”
잠시 킨도르한을 본 파프닐이 곧 고개를 저었다.
“잠깐, 왜 나는 말 안 하는데?”
“생각해 보니 넌 굳이 말 안 해도 될 것 같더군.”
“아이 씨……. 깡패들도 의리가 있거든?”
“네가 현실에선 깡패가 아닌 것도 알지.”
“젠장, 됐다. 됐어. 뭔 말을 하겠냐.”
투덜대는 킨도르한이지만, 막상 일이 터지면 절대 파프닐을 버리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다.
“자, 들어가지.”
파프닐 일행은 천천히 도시로 향했다.
수많은 건물로 가득한 도시는 초입부터 시선을 뺏을 만한 게 가득했다.
“오오…….”
“동굴 속에 이런 미래식 도시가 있다니. 그것도 이렇게나 크게…….”
도시는 전체적으로 볼 때 미래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사각형의 검은 큐브 위에 새겨진 회로를 통해 빛이 흘러가는 유물들이 도시 곳곳을 떠다녔다.
“전진.”
“딱.”
해골병을 들여보냈지만 딱히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안전한 게 확실해지자, 파프닐 일행은 천천히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오오…….”
“이런 도시가 지하에 있다니…….”
다크 형제가 큐브나 건물 들을 살펴보며 감탄했다.
“이 제작 양식, 혹시 본 적 있어?”
“난 알림이 안 뜨는데…….”
“잠깐만요.”
마인 다크가 벽에 대고 스킬을 썼다.
“장인의 눈과 감각이여, 이곳에 남은 역사를 알려 다오. 디텍팅 아키텍쳐!”
파앗.
-접한 건축 지식에 존재하지 않는 양식입니다.
-접한 마도 공학에 존재하지 않는 양식입니다.
-고도의 마도 공학과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뛰어난 공학품을 발견했습니다.
-손재주 스테이터스가 +3 상승했습니다.
-마도 공학 지식이 상승했습니다.
-마도 공학 스킬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이게 안 통하네…….”
마인 다크가 머리를 긁적였다.
잠지함 연구에 몰두해서 그렇지, 다크 형제는 유럽 서버에서 상위 5% 안에 드는 공학자다.
이들이 보자마자 스테이터스를 얻을 정도라는 건, 그만큼 이 도시의 기술이나 문명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당장 주변에 있는 물건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인간 형태를 한 로봇들이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꺼져 있거나, 매끈한 유선형 원반 형태를 한 물건들이 주차용 슬롯 같은 곳에 들어간 게 보였다.
“흠…….”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대 드워프 형제들의 전설 속 도시……? 아니, 그건 아니다.’
수작업 기술을 중시한 형 드워프와 자동 기계를 만들었던 동생 드워프의 전설.
그러나 동생 드워프가 만든 기술들은 이 정도는 아니었다.
21세기의 기술에 멈춘 동생 드워프와 달리.
이 지하 도시의 기술이나 건축 양식은 판타지, SF에 나오는 고대 문명을 그대로 본떠 온 느낌이었다.
‘아마도 신들의 시대라고 알려진 시대의 문명이겠지.’
파프닐은 헤모라에게 듣거나, 홈페이지 곳곳에 올라와 있는 세계의 역사를 떠올렸다.
수많은 신이 서로를 죽이며 전쟁을 하고, 외차원의 외신들까지 몰려들어 싸웠던 여명의 시대.
지금은 드래곤밖에 보이지 않는 레벨 1,000 이상의 몬스터들이 군대를 이뤄 싸우던 시대인 만큼, 당시의 문명은 고레벨 아이템이 많았다.
즉 이 유적은 그 당시 만들어진 신들의 유적이라는 것.
‘어쩌면…….’
파프닐은 콩에게서 받은 열쇠를 떠올렸다.
신들의 보물고를 열 수 있는 열쇠.
대지의 정령이 관리하고 있고, 고대의 양식으로 만들어진 도시라면.
이곳에 보물고가 있을 확률이 충분히 있었다.
‘보물고를 처음 연다면 당연히 보물이 있을 테고, 갓급 보물도 있을 수 있다.’
나쁘지 않은.
아니, 굉장히 기대되는 선택지였다.
여기서 갓급 아이템을 얻는다면 플러시와 파이브스타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대폭 전력 강화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으음……. 그나저나 여기, 조금 이상한데.”
주변을 둘러보던 킨도르한이 표정을 굳혔다.
넓게 뻗은 대로는 물론, 곳곳에 있는 집이나 신전, 성채, 요새 등 어느 곳에도 사람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여기 들어온 지 1시간은 됐는데, 그동안 우리 말고 다른 몬스터가 아예 안 보여. 탐지에도 안 걸리고.”
킨도르한의 탐지 스킬, ‘밤의 눈동자’는 레전더리급 스킬이며, 숙련도도 80%가 넘는다.
그럼에도 찾지 못했다는 건 정말로 이곳에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그 말대로 이곳엔 살아 있는 사람은 물론, 동굴 속 야생동물이나 벌레, 식물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바깥의 바위 밑에 있는 아다만티움 공벌레, 브릴리언트 크리스탈 고슴도치도 이곳에서는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잠시만.”
파프닐은 원격조종으로 해골병들을 조종해 공벌레를 도시 안으로 데려오려 했다.
그러나 도시 영역 근처에 닿는 순간, 공벌레는 기겁하며 해골병을 뿌리치고 사라지거나 몸에서 녹은 아다만티움을 흘리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렸다.
“확실히 여기 안에 뭐가 있군.”
아마 도시 안에 결계가 있거나, 결계가 아니라도 다른 몬스터들이 두려움에 떨게 하는 무언가가 이곳에 도사리고 있으리라.
“이거 도망쳐야 하나?”
“파프닐 님.”
“슬슬 빠지는 게…….”
킨도르한은 물론, 다크 형제도 겁먹은 표정이었다.
상식적으로 따지면 저 말대로 하는 게 맞긴 하다.
그러나 잠시 둘러보던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더 안을 살펴볼 거다.”
“뭐? 항상 신중해야 한다고 하던 건 너잖아.”
킨도르한의 말대로였다.
모든 대비를 철저히 하고, 위험을 피하자는 건 파프닐이 늘 하던 말이었으니까.
그러나 도시를 둘러보던 파프닐에게 어떠한 확신이 들었다.
지금 이곳에서 바로 빠져나간다면, 아마 플러시와 파이브스타를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일 거라고.
“나 혼자만의 생각이니 너희는 어스호까지 물러나 있어도 괜찮아.”
“아니, 그러면 어떻게 가라고…….”
“저흰 사장님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도요, 형.”
파프닐은 피식 웃었다.
“걱정하지 마라, 정보만 보면 바로 나갈 테니.”
도시 중앙에는 거대한 큐브 여러 개가 뭉친 가운데로 원뿔형의 탑 하나가 솟아 있었다.
파프닐이 향한 곳도 바로 그 탑이었다.
“문이…….”
“열려 있는데……. 들어가도 되겠죠?”
다크 형제의 말대로 탑의 문은 아무 저항 없이 열렸다.
그 안을 확인한 킨도르한이 입술을 핥았다.
“여긴…….”
“……도서관 같군.”
탑 안쪽엔 수많은 크리스탈 금속판, 그리고 마력으로 보호되는 종이책 등이 꽂힌 도서관이 있었다.
책 한 권을 뽑아 본 킨도르한이 고개를 내저었다.
“틀렸어. 해독되지 않아.”
시스템 창으로 뜨는 정보에도 모든 것이 ???로 나와 있다.
“딱히 읽을 수 있는 게 없는데? 가져갈까?”
“아니.”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탁본을 뜨거나 스크린 샷을 찍지.”
만약 이곳에 방범 시스템이 있다면, 책을 그대로 가져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파프닐은 해골병들과 함께 책을 꺼낸 뒤,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창 도서관의 책들을 스크린 샷으로 찍던 도중.
고개를 든 파프닐의 눈에 벽에 걸린 그림이 들어왔다.
빛나는 거대한 거인들에게서 생명체들이 걸어 나오고 있는 그림.
호라이즌의 시놉시스에 있는 창세신화였다.
“잠깐만…….”
다음 그림을 보자, 그곳에서는 인간, 드워프, 엘프 들이 신들과 싸우고 있었다.
수많은 전함과 수십 미터의 검기를 뽑는 인간들의 모습.
놀랍게도 그들은 신을 압도하고 있었다.
“…….”
파프닐은 천천히 그림들을 이어 보았다.
피조물과의 전쟁에서 밀린 신은 곧 새로운 종족을 만들었다.
검은 피부에 붉은 눈, 그리고 인간처럼 생긴 형체.
그들은 엄청난 숫자와 힘으로 고대 인간, 엘프, 드워프 들을 쓰러뜨린 뒤, 창조자인 신마저도 제압해 힘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당연히 다른 신들이 그걸 내버려둘 리 없었고, 신들과 검은 종족 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피가 흐른 뒤, 결국 검은 종족들은 패배했고, 그들의 도시는 봉인되어 지하 깊은 곳으로 떨어졌다.
“……여기로군.”
그림을 다 본 파프닐의 눈앞에 알림이 나타났다.
-새로운 지식을 획득했습니다.
-노워프의 역사를 습득했습니다.
“노워프?”
처음 듣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
갑자기 도서관에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라?”
“……탈출해!”
바깥으로 나오자 탑 근처로 사방에 놓여 있던 정사각형 큐브들이 뭉치고 있었다.
거대한 인간 전사의 형태를 한 골렘의 눈이 빛났다.
-이곳…… 지킨다……. 그분의 명령……. 침입자는…… 전부…… 죽인다!
파앗.
다음 순간 골렘을 중심으로 거대한 충격파가 도시 전체에 퍼져 나갔다.
골렘의 눈이 번득이며 파프닐 일행에게 향했다.
-……침입자……. 인……간? 퇴화 인간? 네 마리……. 보인다…….
“하 씨, 들켰다! 튀어!”
킨도르한이 외친 순간.
골렘의 눈이 스산하게 빛나더니, 그대로 광선을 뿜었다.
급히 몸을 피하자, 건물에 맞은 광선이 그대로 건물 하나를 녹여 버렸다.
“제길……. 어떻게 하지?”
“사, 사장님. 어떻게 하죠?”
“마스터!”
세 사람의 물음에 파프닐은 곧바로 대답했다.
“너희는 어스호로 도망쳐라. 내가 유인한 다음 빠져나갈 테니.”
-파……괴…….
애초에 고대 도시의 몬스터는 지금 레벨로 절대 상대할 수 없다.
넷이 다 도망치진 못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수를 빠져나가게 하는 게 나았다.
“하지만…….”
“나는 해골병으로 시선을 끌면 된다. 내가 도착하면 바로 탈출할 수 있게 준비해 두도록.”
“후……. 알겠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리려던 찰나.
앞서가던 킨도르한이 고갤 돌리고 말했다.
“파프닐.”
“음?”
“빨리 와야 한다?”
“…….”
비장하게 말하고 있지만, 킨도르한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피식 웃은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세 사람이 어스호 쪽으로 달리자, 파프닐은 곧장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동시에 세 사람을 뒤따라가려는 골렘을 향해 흑뢰를 날렸다.
파지직! 쾅!
검은 번개가 골렘의 몸을 때렸다.
‘통하나?’
신수가 준 스킬이라면 혹시 모른다.
그러나 그 기대는 충격과 먼지구름이 사라지며 나타난 골렘을 보고 사라졌다.
-침……입자……. 위험한…… 도시……. 지킨다……. 그분의 명령…….
멀쩡한 모습의 골렘이 파프닐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골렘은 손에 빛의 검을 만들어 낸 뒤, 그것을 엄청난 속도로 내리쳤다.
“……!”
피하는 것조차도 본능적으로 움직여야 할 정도의 속도.
맞는 게 아니라 스치는 순간 죽는다.
파프닐은 건물 사이로 내달리며 골렘을 유인했다.
그때였다.
-경로…… 차단!
쿵. 쿵.
골렘이 외치자 앞쪽의 길 곳곳에 금속 벽이 솟아오르더니, 마력 역장이 쳐졌다.
“이런……!”
설마 도시 내부의 환경도 임의로 조절할 수 있을 줄이야.
급히 방향을 바꾸려던 파프닐의 머리 위가 갑자기 뜨거워졌다.
“……!!”
눈을 들자 빛의 검이 그대로 내리꽂히고 있었다.
“……!”
파프닐이 금속 제어 스킬을 쓴 순간.
쿠웅……!
거대한 빛의 검이 그가 있던 자리 한복판에 내리꽂혔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