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35)
635화
플레이어가 국가를 세우고, 게임 속 NPC들을 좌지우지하게 된 시점.
그 시점에서 국가 간 서버의 전쟁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서버 간 전쟁을 기대했다.
각 서버 게시판에선 매일같이 어느 서버가 가장 강할지에 대한 결과를 보고 싶어 이야기꽃을 피웠고.
다른 서버 유저들 간의 말싸움도 꽤 흔했다.
그런 기대감은 실제 서버 간 전쟁이 벌어지면서 절정에 달했다.
자연히 천마신교의 한국 서버 침략은 모두가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
정확히는 유럽 서버를 점령한 천마신교의 다음 목표가 한국 서버였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대지진으로 유럽 서버가 무너진 후.
천마신교의 군대는 큰 손실을 입지도 않았고, 교주 플러시도 한층 더 강력해진 상황.
그렇기에 천마신교 측의 군대가 마침내 한국 서버를 공격했을 때, 대부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머지않아서 올 것 같았지.
-그 녀석들, 미친 전쟁광들이잖아. 유럽 서버로는 성이 안 차는 거지.
명분은 유럽 서버에서 피한 네임드들을 내놓으라는 것.
그러나 그들을 줘도 진군이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은 유저들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넘어온 천마신교의 선봉 부대가 첫 전투에서 패배한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심지어 그냥 패배도 아니었다.
-천마신교 선봉 부대, 프론티어 길드와의 전투에서 대패하다
-사상자 중엔 흑풍대 간부 다수 및 흑풍대주 용풍운까지 포함
-서전은 한국 서버의 압도적인 승리로……. 비결은 ‘안드로이드’
선봉 부대 1만 5천 명 중 8천 명 가까운 인원이 전진하다가 드로이드 군대에 레이저 포화를 맞고 가루가 되었다.
반면 파괴된 드로이드들은 고작해야 10여 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교환비에 온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미친ㅋㅋㅋㅋㅋ
-레이저 골렘들이 전부 박살 냈다던데?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상은 순식간에 1백만 조회 수를 넘었다.
전쟁을 피해 도망치던 한국 서버 유저들은 다시 전선으로 돌아왔고.
중국 유저들의 공격을 피하는 게 아니라 싸우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항복을 인정하지 않은 유럽 서버의 유저들, 싸움을 원하는 미국 서버 유저들도 한국 서버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드로이드들에 의해. 그리고 파프닐에 의해 게임 세계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었다.
그 변화에 영향을 받는 이들 중엔 천마신교의 사람들도 있었다.
“……이상입니다.”
천마신교 사령부.
서열 3위 간부인 마뇌 간홍의 보고에 최고 간부들이 술렁거렸다.
“본교 호교군단의 정예들을 무찌를 만한 자동 인형들이라.”
“어처구니가 없군.”
장로들을 비롯한 최고 간부들이 혀를 찼다.
보통 때라면 헛소리 말라며 다그쳤겠지만, 전투를 기록한 영상이 웹과 모든 곳에 있으니 그것도 불가능했다.
게다가 마뇌 간홍은 천마신교의 서열 3위이자, 교의 세부 정책을 결정하는 책사.
자리에 있는 간부들보다 서열이 높은 간홍을 공격하는 건, 내가 게임 접을 테니 아이템 뿌린다는 거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럼 이대로는 공격이 어렵겠군.”
상석에 있는 남자를 제외하고는.
“예, 교주님.”
교주, 플러시는 여느 때처럼 차갑고 여유로웠다.
다른 모두가 당황한 상황에서조차 태연한 모습에 교의 간부들 모두가 감탄했다.
“드로이드라, 재미있겠군.”
“죄송합니다. 저희 선에서 처리하지 못해서.”
“됐어. 계획은 어떻게 되지?”
“정면에서 공격하는 건 희생자가 늘어날 테니, 측면을 찔러야 합니다.”
“측면?”
“예.”
간홍이 제시했다.
“프론티어 길드의 영역엔 드로이드들이 있지만, 다른 길드의 영역, 혹은 관리 길드가 없는 자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쪽엔 문제가 있었다.
“그쪽으로는 얼마 못 들어가겠지.”
“맞습니다.”
마을 거점도, 웨이 포인트도 없고, 필드도 좁은 지형이나 공중에 뜬 구름다리 같은 형태.
지역 몇 곳을 차지해도, 결국 프론티어 길드의 영역을 뚫지 않고서는 한국 서버의 안쪽까지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깊이 들어가기 위해선 한 가지 방법뿐입니다.”
간홍이 지도상의 푸른 지점을 쳤다.
다음 순간 태그된 명칭이 간부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파이브스타 길드.
-예상 인원수 : 1,200,000명.
-세력 위험도 : 10/10급
-예상 900레벨 이상 인원수 : 10,531명
……(후략)……
파이브스타 길드.
호라이즌이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항상 한국 서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갔고.
지금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초거대 길드였다.
“파이브스타 길드의 인원 대부분은 뮤 대륙에 있습니다. 본대가 오기 전에 진군해 거점을 확보한다면 양쪽에서 프론티어 길드를 협공할 수 있을 겁니다.”
정면에서만 공격하는 것과, 뒤에서 같이 공격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어떠신지?”
간홍의 질문에 모두의 눈이 상석의 플러시에게 향했다.
그러나 플러시는 대답하지 않았다.
묵묵히 간홍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차가운 표정으로 앉아 있을 뿐.
“…….”
간홍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중국 서버의 서열 3위, 그리고 그 아래의 모두가 숨을 죽이고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듣고 있던 플러시가 말했다.
“그 계획이 성공하기를 빌지.”
“……!”
간홍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만약 이것마저 실패한다면, 다음번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런 속내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간부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플러시가 간부들 몰래 웹 서핑을 하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보고를 제대로 듣지 못해서 반응이 느렸다는 걸 말이다.
“시행해라.”
“존명……!”
플러시의 대답에 간홍이 머리를 숙였다.
다음 날.
중국 유저들의 군대가 폭풍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이브스타의 영역을 전면적으로 침공한 그들은 앞을 막는 모든 방어선과 플레이어들을 처치하며 피의 축제를 벌였다.
***
아덴시에 있는 기지.
파프닐은 박사와 함께 작업을 보고 있었다.
-드로이드 공장이 작동 중입니다.
작업이란 다름 아닌 양산형 드로이드 제작 생산 작업이었다.
재료만 공급되면 시간당 150기의 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었다.
[어떻습니까, 사령술사여.]“솔직하게 말해도 되나?”
[물론입니다.]“대단하긴 한데, 생각보다 속도가 느리군.”
당황한 박사의 영혼이 급히 말했다.
[저 드로이드 생산 체계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과학기술과 이론이 들어갔는데요! 자동화 기기도 만들지 못하는 현시대의 1차 문명에서는 절대로 보지 못할 일인데……. 그렇게 말을 하시면!]“물론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대답의 뜻을 오해할까 봐 파프닐이 덧붙였다.
“고대 엘프, 인간, 드워프, 신이랑 싸웠다며? 그 정도 병기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틀린 말은 아니었다.
고대 드워프와 고대 엘프, 인간 등은 현재 드워프, 엘프들보다 훨씬 뛰어난 문명을 만들고, 보다 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으니.
[그건……. 억지력 때문이에요.]“억지력?”
[네. 알 수 없는 힘이 드로이드들의 출력이나 성능을 제한시키고 있어요. 더 좋은 재료나 공식을 만들어도 이 정도 능력에서 제한되게끔…….]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게임 밸런스 조정상 어쩔 수 없는 거군.’
드로이드를 포함한 노워프 문명은 본래 1,500레벨 이상의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다.
그걸 지금 레벨대에 열면 한쪽 플레이어가 모든 다른 플레이어를 일방적으로 학살할 수 있으니, 알게 모르게 엄청난 너프를 가한 것이리라.
“알겠습니다.”
[믿어 주시는 건가요? 사령술사여.]“그야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짐작 가는 것도 있고.”
[다행이네요, 사령술사. 설득을 위해 1주일은 각오를 했었는데.]“…….”
파프닐은 진심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때였다.
우우우웅!
눈앞에 있는 거대한 금속 원통의 아랫부분에서 빛과 함께 엄청난 기계음이 들려왔다.
“오.”
[됐네요.]박사의 말과 함께 주변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움직인다!”
“1단 연금술 회로 이상 없음!”
“출력 43,240Mp 이상! 마력 흐름 안정적!”
“2단 연금술 회로 이상 없음!”
“출력 84,459Mp 이상! 마력 흐름 안정적!”
“메인 연금술 추진 엔진 이상 없음! 출력 200,000Mp 이상!”
원통의 정체는 다름 아닌 개발 중이었던 로켓.
파이브스타의 로켓 구조 및 데이터를 얻고.
노워프 지식을 모두 가진 박사에게 조언을 구해 개발을 진행했다.
[마음 같아서는 다 갈아엎고, 이런 원시적인 형태 대신 원반형이나 차원 조각 커팅 공법으로 7차원 공간 전함을 만들고 싶은데…….]“그러면 오히려 독이 되었겠지.”
게임사 측에서 너프를 진행해 버리면, 원반 형태의 우주선으로는 우주에 가지도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지요. 이 현상의 원인만 해명하면 반드시 그렇게…….]“그보다 계산식에 이상은 없나?”
[네, 문제없어요. 이대로 발사해도 큰 문제 없이 목표 지점까진 갈 거예요. 너무 멀지 않은 이상은.]“잘됐군.”
파프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제 비행사를 확인하러 가지.”
“나는 다른 일이 있으니까.”
파프닐은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연구소의 어느 방에 도착했다.
굳게 닫힌 철문 안에서는 연신 멍멍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멍멍! 멍!”
“오오…….”
방문을 지켜보던 박사, 연구원들이 감탄을 토해 냈다.
“적성은 어떻지?”
“오, 파프닐 님.”
파프닐의 질문에 연구원들이 가볍게 상체를 숙였다.
“아주 좋습니다.”
“그냥 천성적으로 우주 생물이라고 해도 믿겠는걸요.”
“보십시오.”
연구원들이 비켜 주자 창 안의 무중력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티 그래비티 마법진 여러 개가 반응하며 만들어 낸 완벽한 진공, 무중력 공간.
복돌이는 그 안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발치에서 금빛 오라를 뿜고 있었다.
“마력 방출을 통해 움직이고 있는데…….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아무리 미리 훈련을 했다고 하지만, 저 정도의 운동신경을 가진 개는 처음이군.”
“바이탈 사인, MP 소모율, 모두 안정적입니다.”
연구원들은 복돌이의 재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말대로라면 복돌이는 1만 마리 중 한 마리, 아니 10만, 1백만 마리 중 한 마리나 있을 법한 재능을 가진 개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려 원작에서도 복돌이는 우주에 가장 먼저 적응하는 개였으니까.
“단 훈련이 필요한 게 한 가지…….”
“훈련?”
“예.”
연구원들이 헛기침을 했다.
“실은 방귀를 의도치 않게 뀌다 보니, 우주복 내부 환기 문제가…….”
“그건 말해 두지.”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전투에 도움이 되면 무엇이든 하다 보니, 그런 습관이 남아 있었다.
“멍멍! 주인님!”
훈련을 마치고 나온 복돌이가 그대로 달려왔다.
퍽! 파프닐의 품속으로 점프한 복돌이가 꼬리를 흔들었다.
“오늘 놀이도 재밌었다, 멍!”
“시키는 미션은 전부 다 했고?”
“멍! 쉬웠다, 멍. 예전에 주인님이 데려간 이상한 곳에서 한 사냥이 훨씬 더 어렵다, 멍.”
외차원 공간에서의 사냥은 실제 강력한 몬스터들을 상대로 싸웠다.
그것에 비하면 지금의 무중력 훈련, 압력 훈련 등은 장난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이건 다 왜 하는 거냐, 멍? 딱히 필요한 것 같진 않은데…….”
“조만간 알게 될 거다.”
고개를 끄덕인 파프닐이 말했다.
“아마 수일 안에.”
그 말은 금방 사실이 되었다.
엔진이 완성되고, 복돌이가 우주 비행사 커리큘럼을 이수한 지 얼마 안 된 시점.
파이브스타에서 여러 대의 로켓들을 다시 한번 우주로 발사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단 한 대도 추락하지 않았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