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36)
636화
복돌이를 우주로 보내는 계획은 착착 진행되었다.
우주에서도 본래의 장비를 착용한 채 전투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 우주복.
그리고 머나먼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거나, 우주 공간에서 사망할 때를 대비한 웨이 포인트 고정 등.
파프닐은 굳이 계획을 서두르진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복돌이를 보내는 건 파이브스타의 우주 정거장, 그리고 파괴 시설을 탈취하기 위한 것.
아직 우주 공간에 쏘아졌을 뿐인 파이브스타의 모듈들이 합쳐지기 전 간다면, 파이브스타 쪽도 굳이 모듈을 합치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일단 빼앗으려면 저쪽이 만들길 기다려야지.’
파이브스타가 모듈 합체 계획을 진행하기 전.
그때를 노리는 것이다.
‘어차피 그쪽도 나를 배신했으니.’
예상대로 로켓을 발사했음에도 파이브스타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애초에 파프닐과의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다는 뜻이리라.
“딱히 상관은 없지만.”
어차피 서로 간에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시간을 벌 겸, 경계를 돌리기 위한 이야기였을 뿐.
‘덕분에 엄청난 걸 얻었지만.’
파프닐은 씩 웃고 말했다.
“상태창.”
띠링.
[파프닐]-종족 : 담피르
-직업 : 네크로맨서(마스터), 진 메탈 담피르(마스터)
-칭호 : 세계의 구원자(갓)
-레벨 : 999
-공격력 : 26,251~35,867
-방어력 : 11,500
-힘 : 2,415
-체력 : 1,911
-민첩 : 1,084
-손재주 : 1,192
-지능 : 9,323
-지혜 : 6,151
-행운 : 15(저주받은 상태)
-기타 스테이터스 확인
-카리스마 : 10,500
-통솔력 : 6,850
-카르마 : 0
-용기 : 2,400
-예술 : 1,150
-매력 : 350
-명성 : 157,530
-강인함 : 1,300
“……엄청나군.”
현재 파프닐의 스테이터스는 다른 999레벨 유저에 비해 모든 수치가 1.5배 이상 높았다.
노워프를 처치하고 퀘스트를 클리어하며 ‘만신의 가호’ 효과를 얻었기 때문.
모든 스테이터스가 영구적으로 대폭 상승하고.
스킬 위력은 기존의 1.3배 이상, 치명타 배율은 5배, 스킬 쿨타임은 30% 이상 감소.
치명타 배율도 2배 이상 올라, 다른 어느 캐릭터도 따라올 수 없는 ‘사기캐’가 되었다.
‘이게 끝이 아니지.’
직접 노워프를 잡은 복돌이는 무신견이라는 히든 클래스를 획득했다.
무에 대한 깊은 고찰 끝에 깨달음을 얻어야 전직할 수 있는 클래스인 무신 클래스의 개 버전.
그것 외에도 복돌이도 999레벨을 달성하며 각종 스테이터스 향상 효과와 스킬 향상 효과를 얻었다.
1레벨까지 떨어졌던 레벨이 복구된 건 물론, 더욱 레벨이 오르며 강해진 것이다.
스펙만 치면 전 세계의 게임 반려견, 반려동물 중 1위일 거다.
그 외에도 기존의 스킬 숙련도들이 오르고, 새로운 무술 스킬들을 깨달았다.
‘무신견이라…….’
무신견 클래스.
히든 클래스라고 하지만, 얻는 방법은 웹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다.
강적과의 싸움을 끝없이 반복하면 아주 낮은 확률로 전직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전직한 개는 아직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다고.
“멍멍! 헥헥헥!”
제 꼬리를 따라 달리는 복돌이를 보던 파프닐이 피식 웃었다.
“그래, 저 녀석이 무슨 무신이고 깨달음이냐.”
아마 싸움을 반복하며 우연히 얻어걸린 것이리라.
설마 복돌이가 깨달음을 얻다니, 아무리 게임 소설이라도 말이 되겠는가.
그때였다.
파앗!
검은 빛과 함께 주변에서 마나가 모였다.
-기다리고 있었느냐.
“아닙니다, 하데스님.”
누군지 예상하고 있었기에 파프닐은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면 올라가자, 네 업적에 대한 포상을 받을 때가 왔노라.
“예.”
나타난 하데스의 화신체는 포탈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자, 들어가 볼까.”
파프닐이 그 뒤를 따라가자 그곳에는 음식과 술이 가득 놓인 원형 식탁, 그리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이건…….”
“오오……. 저 친구인가?”
“생각보다 잘생긴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저 정도면 인간 중에선 꽤…….”
파프닐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슬쩍 보며 수군거렸다.
동네 사람 같은 편안한 분위기이지만 파프닐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저 사람들 모두가 신이고, 지금 이곳은 다름 아닌 신들의 연회장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서버의 신들은 물론.
일본 서버, 미국, 유럽 서버에서도 봉인되어 있거나 봉인을 유지하는 신이 아닌 모든 신들이 모여 있는 것.
“자네의 활약을 지켜보았네.”
찰랑거리는 금발의 그리스 조각처럼 생긴 미남 한 명이 다가왔다.
“그 노워프는 세상 끝날 때까지 깨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 놈이 깨어났다는 말을 듣고 많은 희생을 각오했었는데, 자네 덕분에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구했네.”
“감사합니다.”
“다만 어둠의 길을 따른 건 조금 아쉽군……. 하필이면…….”
말끝을 흐리던 미남자가 박수를 쳤다.
“어찌 됐건 자네는 업적을 이뤘고, 그에 맞는 보상을 받아야 해. 나 빛의 신 루의 이름을 걸고 자네의 위업에 맞는 영광을 주겠네.”
띠링!
말이 끝나자 상태창이 열렸다.
-노워프를 처치하고 세계를 구하는 위업은 온 신들에게 있어 결코 가벼이 여겨질 수 없는 것입니다.
신들은 그런 영웅에게 자신의 권능 일부를 하사하려 합니다.
원하는 신 한 명을 선택하면, 해당 신의 고위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신의 스킬이라.’
비슷한 경우가 천둥새가 준 지고의 낙뢰.
어둠의 마나를 이용해 개량한 스킬인 흑뢰는 파프닐의 주력 공격기로 잘 쓰이고 있었다.
‘뭐가 좋을까.’
어느 신의 힘을 가져오느냐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파프닐은 원작 소설을 떠올렸다.
신들의 비기가 전부 나온 적은 없다.
그러나 단 하나, 원작에서 공개된 게 있긴 했다.
행운의 여신 니케가 사용한 절대 궁극의 행운.
게임 세상의 모든 확률형이나 NPC의 반응 등이 전부 극히 우호적으로 변하는 사기 스킬이었다.
모두가 바라는 스킬.
그러나 단 한 명, 플러시에게만큼은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이미 본인의 운빨 덕에 스킬 효과를 받고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그 스킬을 받아도 플러시 녀석의 행운을 얻지 못하겠지.’
플러시의 것을 가져가서 싸운다는 맛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 스킬이 운에 먹혀 버릴 게 뻔했다.
즉 애초에 그것은 제외다.
‘하데스의 비기는 절대 죽음 같은 것일 테고……. 토르는 절대적인 무력, 루는 절대적인 빛의 힘…….’
어떤 것이든 안 좋은 게 없지만, 되도록 빛 계열 스킬들은 피해야 했다.
‘그렇다면…….’
파프닐은 잠시 고민하다가 씩 웃었다.
“정했습니다.”
“호오, 과연?”
“말해 보게나.”
수많은 신들 앞에서, 파프닐은 천천히 신의 이름을 말했다.
다음 순간 신들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 신은…….”
“의외로군.”
파프닐이 말한 신은 여기 모인 모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신이었다.
“알겠다. 그 말은 이루어질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연회를 즐기도록…….”
“신이시여, 한 가지 청이 더 있습니다.”
“청?”
“예.”
“흠…….”
“노워프를 처치했다고는 하나, 조금 방자한 게 아닌가?”
“인간의 욕심은 하늘을 찌르지. 저 인간은 절제를 모르는 모양이군.”
“아니, 저 인간은 그렇게 분수를 모르는 종자가 아니야. 내가 지켜보았다.”
“재미있겠는데? 무슨 청일까?”
신들의 반응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뉘었다.
분노를 드러내거나 난색을 표하는 쪽.
파프닐은 그런 무뢰배가 아니니 들어 보자는 쪽.
그리고 순수하게 어떤 청일지 궁금해하는 쪽.
결정을 내린 건 최고 신 루였다.
“들어 보고 결정하지. 말하라.”
“감사합니다.”
허락을 받은 파프닐이 열쇠 하나를 꺼냈다.
“실은 제가 이런 걸 얻었기에…….”
그것을 본 미남자, 루의 눈이 커졌다.
***
“이쪽이에요.”
연회가 끝난 후.
흑발 소녀의 안내에 따라 파프닐은 복도를 걷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동물 반란군뿐만 아니라 새로 나타난 동물의 신에, 심지어 모두가 방법이 없던 노워프까지 처치하다니.”
“제가 아니라 이 녀석이 한 건데요.”
파프닐은 복돌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저 복돌이의 주인이 파프닐 님이니, 결국 파프닐 님이 키워 준 거죠.”
“흠, 그것도 듣고 보니 그렇군요.”
“멍멍! 저 말이 맞다! 멍!”
복돌이가 꿀벌 옷을 입은 채 헥헥거리며 말했다.
“그 옷은?”
“꿀벌 모드다, 멍!”
멍하니 복돌이를 보던 흑발 소녀, 웅녀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후, 제가 이렇게 웃어 본 건 천 년 만이네요.”
“재밌다니 다행이군요.”
얼굴이 확확 달아오르긴 했지만, 파프닐은 결과가 좋다면 다 좋은 것이라고 애써 생각했다.
금빛 문 앞에 도착하자 웅녀가 말했다.
“자, 보물고 열쇠를.”
“여기 있습니다.”
신들의 보물고 열쇠를 받아 든 웅녀가 문에 가져다 대자, 잠시 후 열쇠가 마치 물에 넣은 솜사탕처럼 녹아 사라졌다.
동시에 거대한 황금 문이 양옆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하네요, 승인이 된 상태인 보물고의 열쇠는 아주 오래전 신들의 전쟁 때 전부 소멸했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콩의 의뢰를 해결하고 나서 받은 열쇠.
신들을 만난 지금이야말로 이걸 아무 탈 없이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지금 이후라면 다시는 신들의 보물고에 다가가지도 못할 테고.
나중에 문을 열어 보물을 가져갔다가 신들의 분노를 살 수도 있으니 말이다.
플러시, 파이브스타와의 전투를 앞두고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자, 열렸습니다.”
웅녀가 한 발 물러서며 말했다.
“조심하세요. 열쇠가 허락한 보물고의 물건은 단 하나, 그 이상 가져온다면 보물고를 나오지 못할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파프닐과 복돌이가 창고 안으로 들어섰다.
다음 순간 수많은 빛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이…… 이건…….”
“멍! 무지갯빛이다, 멍!”
호라이즌에서 높은 등급의 아이템은 특별한 오라를 내뿜는다.
매직은 푸른색, 레어는 노란색, 유니크는 보라색 등.
이 창고의 아이템들에서는 무지갯빛 오라가 가득 나오고 있었다.
‘……대박이군.’
실제로 아래 놓인 장비들도 그에 맞는 급을 지닌 무구들이었다.
‘저 투구는 인도에 있는 크리슈나 신의 활 간디바……. 저건 중국 신화에 있는 예의 태양을 쏜 활과 화살, 그리고 저건 해신 포세이돈의 삼지창인가.’
하나만 가져가도 최상위 랭커들 간의 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거나, 대규모 전쟁에서 홀로 무쌍을 찍게 해 줄 수 있는 무구들.
그러나 파프닐은 어떤 무구에도 눈길을 주지 않은 채 계속 뒤졌다.
‘어디 보자……. 분명 이쯤에 있을 텐데.’
얼마나 무구 사이를 걸어 다녔을까.
한참을 걷던 파프닐의 걸음이 어느 솥 앞에서 멈췄다.
“……드디어 찾았다.”
검은 솥 안쪽엔 마찬가지로 검은 흙이 가득 담겨 있었다.
솥은 무려 다그다의 가마솥이라는 갓급 아이템.
무한히 곡식과 보물이 나온다는 전설 속 아이템이며, 실제 연금술사나 공학자 유저들의 최종 장비나 다름없는 물건이었다.
“좋아, 그럼 가져가 볼까!”
파프닐은 솥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가 폈다.
그런 파프닐의 양손 안엔 검은 흙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이 흙이 정말 필요했는데, 잘 풀려서 다행이군.”
흙을 담은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이걸로 계획의 준비는 완성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