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44)
644화
파이브스타가 로크 아일을 점령한 후.
파프닐은 미스트 섬에 있던 개인실에서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다.
“이제 정말 마지막 싸움이군.”
이번 공격을 막아도 파이브스타 길드가 완전히 끝나는 건 아니다.
그러나 한동안은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 할 테고, 그게 끝났을 땐 이미 파프닐은 파이브스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으리라.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가진 모든 것을 써야겠지.’
스테이터스창을 열자 파프닐의 정보가 나왔다.
[파프닐]-종족 : 담피르
-직업 : 네크로맨서(마스터), 진 메탈 담피르(마스터)
-칭호 : 세계의 구원자(갓)
-레벨 : 999
-공격력 : 26,251~35,867
-방어력 : 11,500
-힘 : 2,415
-체력 : 1,911
-민첩 : 1,084
-손재주 : 1,192
-지능 : 9,323
-지혜 : 6,151
-행운 : 15(저주받은 상태)
-기타 스테이터스 확인
-카리스마 : 10,500
-통솔력 : 6,850
-카르마 : 0
-용기 : 2,400
-예술 : 1,150
-매력 : 350
-명성 : 157,530
-강인함 : 1,300
-999레벨.
초월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않는 한 레벨은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스킬 숙련도를 올리거나, 스테이터스를 얻어 강해질 수는 있다.’
파이브스타의 이시우나 검노인 등도 999레벨을 달성했을 테고, 아마 같은 방법으로 좀 더 스펙을 끌어올렸으리라.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군.’
파이브스타가 플러시를 이긴 것은 완전히 파프닐의 예상 밖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플러시는 원작 소설의 주인공.
파이브스타가 아무리 강하다 한들, 절대 퇴장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두 세력이 싸운다는 걸 확인한 파프닐은, 플러시가 파이브스타를 이기거나 혹은 양쪽 다 피해를 입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나온 결과는 파이브스타의 승리, 그리고 플러시의 실종이었다.
‘아마 플러시가 가진 주인공으로서의 운명이 다했거나……. 메인 스트림이 뒤틀리며 이야기가 바뀐 거겠지.’
파프닐이 워낙 이야기를 크게 비틀어 놓았기에, 본래는 이겼어야 할 플러시가 무너진 것.
‘하긴 그럴 수 있지.’
플러시에겐 애견 ‘행운이’도 없고.
한국 서버에서 얻어야 했을 동료들도 견제 때문에 얻지 못했다.
흔히 말하는 ‘인맥’을 쌓을 기회가 아예 없었다는 것.
반면 파이브스타는 항상 일을 방해하던 플러시가 없어지며 원작보다 훨씬 더 빠른 성장을 진행했다.
파프닐과 충돌하며 몇 번 손해를 입고, 고난이도의 재앙을 억지로 공략하느라 지체되기도 했지만.
대기업의 자본력, 그리고 이시우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며 원작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강해졌다.
파프닐이 견제라도 했다면 모르겠지만.
일본 서버, 아베노 세이멍과 동물 반란군 등과 싸우다 보니 그럴 상황 자체가 나오지 못한 것도 컸다.
‘플러시만 생각하다 보니, 다른 세력의 성장에 대해서는 미처 대비하지 못했어.’
플러시에 대한 대처도 완벽에 가까웠다.
온 세상의 운빨을 한데 끌어모은 플러시에 대항해.
사방을 격리시킨 뒤 이시우, 검노인 둘이서 플러시와 직접 싸우고.
나머지 인원들은 혹시 모를 ‘운빨’에 의한 변수를 최대한 배제.
행운이 작용할 틈을 전부 막고, 순수한 실력만으로 싸워 제압한 것이다.
‘검노인이라면 그럴 수 있지.’
원작 소설 속 호라이즌 최강의 유저를 꼽는다면 아마 파프닐은 곧바로 그 노인을 꼽을 것이다.
모든 공격을 흘려 버리며, 기본 스킬들만으로 불멸자 같은 몬스터나 최상위 플레이어를 갖고 노는 실력.
동물 반란군의 롱암이나 샤이니 등도 강력한 동물이지만, 아마 검노인을 상대로는 그들도 견적이 안 나올 것이다.
‘이시우의 능력인 올 마스터도 그렇고……. 한 명 한 명이 모두 강하다.’
그리고 파프닐은 이제부터 그런 파이브스타를 막아야 했다.
어깨를 들썩이던 파프닐의 입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
‘……대박인데?’
원작 소설에서도 주인공인 플러시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최강의 플레이어 집단, 파이브스타.
심지어 원작 소설보다 더 강해진 파이브스타를 공략할 수 있다.
게임의 숨겨진 히든 루트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진짜 보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정말 모든 전력을 끌어모아서 상대해야 할, 히든 최종 보스지.’
천마신교가 무너지고.
프리메이슨이 지원하던 미국 남부가 밀려난 지금.
호라이즌 전체에서 가장 강한 플레이어 길드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해볼 만하다.’
수많은 언데드들, 그리고 히든 피스, 미리 포섭한 여러 플레이어까지.
그때였다.
방문이 열리더니 흰 형체가 달려 들어왔다.
보지 않아도 정체를 예상할 수 있는 모습.
이 때문에 파프닐은 방어하는 대신 양팔을 벌렸다.
“멍멍! 주인님!”
-복돌이와 충돌했습니다.
-HP가 줄어들었습니다.
“……!”
그대로 뒤로 밀려 난 파프닐의 얼굴을 복돌이가 핥았다.
“그 녀석들은 어땠어? 잘 대해 주던?”
“친절했다, 멍!”
기억을 떠올리던 복돌이의 눈이 커졌다.
“맞다, 그 녀석들 햄스터였다! 우주복 입은 햄스터!”
“그래. 스페이스 햄스터지.”
스페이스 햄스터.
우주 공간을 돌아다니는 몬스터 겸 NPC 세력으로, 레벨은 1,200대에 이른다.
원작 소설에서는 우주 해적부터 상업 호위, 퀘스트 가드 등 폭넓게 나타나는 우주 파트의 단골이기도 했다.
“친절하게 대해 줬으면 다행이다.”
“비버 친구의 친구라고, 얼마든지 놀러 오라고 했다. 멍!”
“아마 이번 전투만 이기면 시간이 날 거다.”
파프닐은 복돌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였다.
-파이브스타 길드의 해군과 교전을 시작했습니다.
-벨링턴호가 파손되었습니다.
눈앞에 알림창이 나타나며, 파괴되는 배의 홀로그램 등이 비쳤다.
‘드디어 시작이군.’
자리에서 일어난 파프닐은 곧바로 메시지를 켠 다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
드넓은 바다.
그 위를 수많은 배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범선은 물론, 철갑선이나 마법공학 선단, 비공정들까지 수백 척이 있는 대선단.
각 배의 돛대 위로는 별 다섯 개가 그려진 깃발이 나부꼈다.
10만의 대병력.
플레이어와 NPC들 중 최정예만을 차출한 파이브스타의 원정군이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움직이고 있었다.
제독, 아론샤크는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씩 웃었다.
‘대박이군…….’
해적 랭킹 1위였던 그는 파이브스타 길드의 특무대에게 제압당한 뒤 파이브스타 길드에 강제로 충성하게 되었다.
처음엔 반란을 일으킬 생각만 가득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생각은 사라졌다.
4대 보험.
연 3억 이상의 연봉과 성과급.
활동의 자유권.
파이브스타의 보증과 지원.
오성 그룹 사원 대우 및 혜택.
현실과 가상현실을 막론하고 쏟아지는 수많은 혜택 앞에서, 그는 진심으로 파이브스타에 충성하게 되었다.
그 결과, 한때 자신을 쓰러뜨렸던 파이브스타의 해군 부대를 지휘하는 해군대장이 되어 있었다.
‘파프닐과 프론티어 길드의 해전 능력도 엄청나다고 알고 있다.’
프론티어 길드는 가장 먼저 신대륙에 진출했고.
철갑선도 가장 먼저 선보였다.
다이야마토까지 얻은 지금, 해군력으로 따지면 프론티어는 파이브스타보다도 더 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론샤크는 의심하지 않았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건 자신과 파이브스타 길드라고.
“저기 배가 보인다!”
“프론티어 길드다!”
공중의 비공정, 배의 돛대에서 선원들이 외쳤다.
띠링!
-프론티어 길드의 함대를 발견했습니다.
-행동을 취해 주십시오.
-우회
-전투
*전투를 선택할 시 해상 함대 세력전에 들어갑니다.
프론티어 길드 함대와의 전투.
각오하고 온 일이다.
“다들 전진!”
“전투다!”
-전투를 선택했습니다.
-파이브스타 vs 프론티어 길드 간 해전이 시작됩니다.
“쏴라!”
파이브스타의 함선들이 양옆으로 움직이며 대포를 발사했다.
마공학 기술로 만들어진 연금술 대포가 미사일처럼 생긴 포탄을 여지없이 명중시켰다.
“발사!”
“딱딱!”
프론티어 길드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양측의 배에서 발사된 대포가 서로를 때렸다.
-아룬드호가 HP의 50% 이상 파괴되었습니다.
-레인맨호의 이동 엔진이 파괴되었습니다.
해상전은 육지와 달리 원거리 공격과 강력한 포화가 공격이 승패를 좌우했다.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춘 파이브스타 해군 함대는, 프론티어의 함선들에 자비 없이 포격을 퍼부었다.
“화력은 우리가 우세하다. 화력전으로 들어간다.”
“아이아이, 써!”
치열한 포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이브스타 길드의 진영 양옆으로 배들의 그림자가 넓게 퍼졌다.
“자, 가자!”
“이대로 속도를 내라!”
파이브스타 길드는 인재들이라면 외국 유저들이라도 아낌없이 영입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름난 해적, 해군 클래스 유저들이 많다.
항해술이 높은 선원들이 키를 잡고 운전하자, 빠른 속도로 움직인 배들이 프론티어 길드의 함대를 감쌌다.
“딱! 막아라!”
프론티어 길드에서도 쾌속선이 나오거나, 언데드 몬스터들이 해골병들을 싣고 요격하려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파이브스타의 배들은 해류를 타고 움직이며 거리를 내주지 않았다.
극한의 컨트롤이 필요한 카이팅 샷!
다가오던 해골병들의 배나, 공중에서 쏘아지는 가고일들은 순식간에 집중포화를 받고 격추되었다.
“순조롭군.”
“이대로라면 별문제 없이 돌파할 수 있겠어.”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그랬다.
프론티어가 매체에서 유명하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반 유저들의 길드.
기업이 처음부터 개입해 육성한 하나의 제국, 파이브스타의 전력 앞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발사!”
“딱딱!”
“따닥딱!”
폭발과 함께 프론티어 길드의 함선들이 연달아 터져 나갔다.
아론샤크는 주변을 둘러보며 안심했다.
‘이게 끝이냐, 파프닐?’
이시우와 전략기획실에서 항상 1순위로 경계하던 적이 고작 이 정도란 말인가.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좋아, 이대로……!”
그때였다.
아론샤크가 섬멸 지시를 내리려던 순간.
갑자기 바닷속에서 거대한 촉수들이 솟구쳤다.
“이건!”
-대형 해양 몬스터, ‘에인션트 크라켄’이 출몰했습니다.
-대형 해양 몬스터, ‘카리브디스’가 출몰했습니다.
-대형 해양 몬스터 ‘레비아탄’이 출현했습니다.
-소형 해양 몬스터 군집 ‘씨 피라냐 스웜’이 출현했습니다.
“무슨……!”
경악한 아론샤크의 주변에서 문어발과 소용돌이, 거대한 이빨들이 파이브스타의 배들을 해수면 아래로 끌어갔다.
“미친놈들……! 설마 자기들을 미끼로 해양 몬스터들을 부른 건가?”
그런 짓을 하면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클 터.
다음 순간 아론샤크의 눈이 커졌다.
“아……!! 그런 거였나!”
배에서 전투 중인 인원 대부분은 해골병들이었다.
애초부터 유저들 대신 해골병들을 미끼로 내세워 싸울 생각이었던 것이다.
-메리엄호가 해골병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임페리얼호가 파손, 격침되었습니다.
해골병들과 저 배들은 모두 미끼.
내부에 몬스터들을 끌어들이는 식량이나 마석을 가득 넣어 두었기에, 지금 이곳은 몬스터 랜드급 몬스터 웨이브의 목적지가 된 상황이었다.
“귀찮은 수를 쓰는군…….”
아론샤크는 어이없어하다가 곧 씩 웃었다.
“고작 그런 수밖에 없다면, 우리가 이겼다.”
스피커를 든 아론샤크가 지시를 내렸다.
“다들 이 지역을 벗어나라!”
몬스터 웨이브 정도야 파이브스타 길드의 정예 해군에겐 약간 번거로운 상황에 지나지 않았다.
해골병들이 몬스터를 유인한다면 빠르게 자리를 이탈하면 그만.
그 순간 지시를 내리던 아론샤크의 머리 위가 어두워졌다.
“응?”
고개를 든 아론샤크의 눈이 커졌다.
“저건……!!”
하늘을 가득 메운 거대한 드래곤 형태의 그림자.
본 드래곤이 이쪽을 내려다보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