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47)
647화
파이브스타 본대의 진군은 방송사나 웹 방송 콘텐츠로 나오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프로 경기에서 괜히 레이더, 스캔이 사기라고 하는 게 아니다.
상대가 무엇을 준비하는지 전부 지켜보고 대처할 수 있다면, 비슷한 급에서는 절대 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파이브스타와 파프닐 간의 싸움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보여지고 있었다.
호라이즌의 운영진 임직원들, 파이브스타 길드의 VIP급 후원자 자격을 얻은 몇몇 정재계의 거물들.
그리고 또 다른 루트를 통해 상황을 보고 있던 프리메이슨의 부자들까지.
당연히 일반 유저들처럼 놀이 삼은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이들은 더없이 무겁게 이 사태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전투의 승자는 호라이즌의 패자(覇者)가 될 거고, 세계 최대의 기업 타이탄사의 주인이 될 테니까.
-우리야 굳이 의미도 없지만.
-타이탄사의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는 중요한 문제지.
프리메이슨의 최고 간부들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는다고 했나.
-타이탄사의 회장 지분 주식을 전부.
-어처구니가 없군……. 그 몽키 녀석…….
전 세계 1위 기업의 최다 지분을 넘긴다는 것.
그것은…….
-홀로그램, 의약, 컴퓨터, AI, 타이탄사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지.
-과연 누가 세계의 주인이 될까.
화면 속에서는 계속해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었다.
-파프닐의 언데드 군단, 마수 군단이 굉장하군.
-동물 반란군들의 공격을 막을 만해.
섬 하나에서 나온다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언데드들이 한 점을 노리고 공격해 온다.
개인의 네크로맨서 언데드라고 하기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개체들과 많은 물량이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음, 역시 그렇지요.
문제는 파이브스타 길드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것.
폭포처럼 쏟아지는 언데드들이지만, 마치 계란이 바위를 때리는 것처럼 부서져 갔다.
-파프닐이라고 해도 시체나 MP가 무한하진 않아.
-게다가 본체의 위치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
대부분의 프리메이슨 인원들은 이시우의 승리를 점쳤다.
파프닐 본체가 특정되는 순간, 검노인의 스킬로 인해 무너질 것이라고.
-이시우가 이길 것 같군.
-다행이야, 그는 다루기 쉽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의 오너 일가이지만, 그래 봤자 어린아이다.
심지어 스스로 일으킨 것도 아닌, 아비의 부를 물려받은 존재.
그 정도야 손쉽게 다룰 수 있었기에,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문제는 상대방.
호라이즌의 시스템 보안 때문에, 파프닐의 정보를 아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유명한 사람들끼린 이미 서로를 알고 있음에도.
저 파프닐이란 녀석이 누구인진 아무도 알지 못했다.
-뭐, 파프닐이 이겨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군.
-음?
-처음 왔을 때 기억나지 않나? 그는 말이 통하는 자야.
-하긴, 그것도 그렇군.
-게다가 그는 이렇게 말했지.
궁극의 재미를 보여 주겠다고.
프리메이슨의 최고 간부들에게 그만큼 솔깃한 제안은 없었다.
-과연 어떤 재미를 보여 줄지.
-기대되는군.
그들은 커다란 홀로그램 화면 속의 전장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화면 속에서 나아가던 파이브스타 군대가 멈춘 것은.
***
“중앙 연구소, 사정거리에 진입!”
멀리 건물 한 개가 보이는 가운데.
파이브스타 특무대원들이 보고했다.
“스킬의 사정거리에 들면, 곧바로 초토화 작전을 실시하세요.”
“예.”
파이브스타 길드의 목적은 로켓 발사를 저지하는 것.
굳이 연구소에 접근할 이유가 없었다.
“파리 떼가 엄청 몰려오네.”
베로니카가 마나 포션을 마시며 투덜댔다.
최강의 마법사인 그녀가 몇 번이나 마법을 쏟아부었는데도, 언데드들은 끝을 모르고 나타났다.
마치 바닥 없는 우물에 물을 붓고 있는 느낌.
“도대체 얼마나 쌓아 두고 있었던 거야. 짜증 나게.”
땅뿐만 아니라 지하 깊은 곳까지도 먼지 쌓인 시체들이 해골병이 되어 다가온다.
-MP가 부족합니다.
“아! 진짜.”
베로니카의 짜증에 주변 특무대원들이 슬쩍 자리를 피했다.
“뭐 이래!”
무엇이든 금방금방 처리되는 데 익숙했던 그녀에게 이 상황은 그야말로 짜증의 극치였다.
강력한 보스 몬스터도 마법의 신과 계약한 최대 출력 마법에 쓰러지고.
해외의 강력한 랭커들도 그녀의 마법 운용을 따라올 수 없었다.
스킬 한 번에 전부 쓸려 나가고, 파프닐이 항복해야 정상일 텐데.
도무지 이 언데드들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베로니카 님.”
“뭐야.”
“이시우 님께서, 메테오를.”
“시우 님이? 어디로?”
“전방에 있는 연구소 건물이랍니다.”
“알겠어.”
이시우의 말이라면 따라야지.
베로니카는 그렇게 뇌까리며 메테오를 시전했다.
마도의 신과 직속 계약을 한 그녀의 마법은 시전 시간과 쿨타임이 길어지는 대신, 한 번 쓸 때마다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고위 마법을 쓸 때는 거의 현실의 핵무기에 준하는 파괴력을 가질 정도.
“자, 가 볼까.”
-메테오를 시전했습니다.
연구소의 하늘 위로 검은 먹구름이 모여들었다.
본래 어두웠지만, 한층 더 어두워지는 모습.
구름 사이로 붉은 기운이 보이더니, 곧 하늘에서 불타는 유성이 나타났다.
드래곤의 메테오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했던 베로니카의 공격.
시전을 막기 위해서인지, 사방에서 수많은 해골병들이 쏟아져 나왔다.
인간형 메탈 해골병들, 네 발 달린 전차형 야수 해골병, 날개 달린 가고일 해골병들까지.
“저 녀석들은……!”
“처음 왔던 놈들과 다를 바 없다. 공격해라.”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은 침착하게 베로니카를 보호했다.
공격을 맞고 부서진 해골병들에게서 하얀 가루가 퍼져 나왔다.
그때였다.
“쿨럭……!”
해골병들을 막던 탱커 한 명이 피를 토했다.
“무슨?”
“이……. 이거…….”
-외차원의 버섯 포자에 중독되었습니다.
-외차원의 마력 내성이 대미지를 반감시킵니다.
-신의 가호가 중독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HP가 지속적으로 감소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16% 감소했습니다.
-이동 속도, 공격 속도가 크게 느려졌습니다.
-스킬의 위력과 범위가 감소했습니다.
외차원의 버섯 포자는 단순히 디버프로 끝나지 않았다.
포자가 뿌려진 곳에서 버섯들이 자라나며 HP와 MP, 스태미나를 빨아 갔다.
“이, 이거 무슨!”
“외차원의 마물이다. 7클래스 이상의 정화를.”
침착하게 대처하는 파이브스타 길드원들.
그러나 그 순간을 놓칠 메탈 해골병들이 아니었다.
“딱딱!”
“딱!”
포자를 묻힌 해골병들이 계속 달려들자, 잘 싸우던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의 전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풀어!”
프론티어 길드원들이 목줄에 묶인 독풋벋풋들을 풀었다.
자유의 몸이 된 독풋벋풋들에게, 최항우가 외쳤다.
“얘들아, 물어!”
“멍짹짹!”
포악하기 그지없는 독풋벋풋들이지만, 최항우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파이브스타 특무대원들을 공격했다.
“이것들이……!”
“크악!”
레벨은 500대이지만, 맨손 공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이 통하지 않는 녀석들이다.
메탈 해골병들을 태운 독풋벋풋들의 공격에, 파이브스타 길드의 전열들이 여지없이 흐트러졌다.
“젠장……. 너무 많아……!”
베로니카의 광역 마법이 없으니, 포자나 물량 공세가 한층 더 막기 힘들어졌다.
“뚫린다!”
“오오!”
포자 때문에 멀리서 지켜보던 프론티어 길드원들이 탄성을 질렀다.
이대로라면 자신들이 나설 것도 없이 정리될 것 같았다.
그때였다.
무너지던 파이브스타 길드원들 사이에서 거대한 빛의 검이 휘둘러졌다.
궤적 안에 있던 해골병들과 언데드 군단이 순식간에 바스러졌다.
“……이시우 님!”
“이시우 님께서……!”
힘을 비축하고 있던 이시우가, 마침내 나선 것이다.
***
이시우.
파이브스타의 길드장인 그의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레벨이 몇인지, 어떤 클래스들을 가졌는지, 무슨 장비를 어떻게 착용했는지, 어떤 퀘스트를 하는지.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었다.
한국 서버에서 가장 강한 유저를 꼽는다면.
이시우는 무조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딱딱딱!”
“딱딱!”
바로 지금, 그 이시우가 앞장서서 몬스터들을 막았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가볍게 적들을 해치우며, 이시우의 눈이 전장을 훑었다.
‘파프닐은 어디 있지?’
멀리서 대기 중인 프론티어 길드원 병력이 보였다.
그러나 그들 중, 이시우가 찾는 자는 없었다.
‘……역시 꽁꽁 숨어 있군.’
해골병이 수없이 나오는 건, 전부 파프닐이 계속 불러내서이다.
아마 이 해골병들은 연구소를 부순 다음에도 계속 나올 것이다.
‘색적만 되면 잡으러 가야겠지.’
이시우는 결투를 신청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수많은 해골병을 전부 부순 뒤, 홀로 남은 파프닐을 공격하는 것.
네크로맨서라곤 하지만 파프닐은 근접전에서도 특출난 능력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자신은 있었다.
‘아마도 그는 나를 일반 유저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파프닐이 그렇게 생각하는 허점을 노린다면, 전투는 단숨에 끝날 것이다.
검노인과 천마, 플러시가 싸울 때도 그는 검을 뽑지 않았다.
왕이 나서는 것은 항상 마지막이어야 했으니까.
-레벨 업!
-레벨 600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딱딱!”
“딱!”
이시우가 가볍게 검을 휘두를 때마다 해골병, 데스나이트 들이 가루로 변했다.
전장을 지켜보던 프론티어 길드원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렀다.
“이럴 수가…….”
“저게 되나?”
“오야붕, 저거 도대체 얼마나 센 겁니까?”
트윈 블레이드의 질문에 킨도르한은 입맛을 다셨다.
“그야 세지. 우리 같은 서민이랑 대기업 오너랑 같냐?”
“그럼 지는 겁니까?”
그 말에 킨도르한은 피식 웃었다.
“이겨.”
“두목이 이긴다고요?”
“내가 아니라.”
킨도르한은 손가락으로 뒤쪽을 가리켰다.
“저 녀석이 잘할 거다.”
그 순간이었다.
하늘 위에 완전히 나타난 운석이 곧바로 연구소를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마법을 시전하던 베로니카의 얼굴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피어났다.
“됐다!”
연구소가 부서지면 파프닐과 해골병도 위축될 터.
하지만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은 긴장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베로니카를 지키며, 메테오가 끊기지 않도록 모든 변수를 차단했다.
바꿔 말하면 모든 길드원들의 신경이 베로니카와 주변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파프닐이 움직인 건 바로 그때였다.
“어?”
걷고 있던 땅이 갑자기 흔들리자, 파이브스타 길드원이 움찔했다.
“땅 밑?”
설마 땅 밑에서 올라오나?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이 서 있던 땅이 그대로 아래로 꺼졌다.
“어?”
“우왓!”
싱크홀.
갑자기 생겨난 거대한 구멍 위.
집중하고 있던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은 아무 대응도 못 한 채 그대로 떨어졌다.
“꺄악!”
-낙하해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메테오 마법이 취소되었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던 메테오가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향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함정입니다! 지반이 붕괴되어…….”
특무대원들이 상황을 파악했다.
건물 2~3층 높이의 넓은 구덩이가, 갑자기 생겨나 이들을 빠뜨린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특무대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땅 밑에서 올라오는 공격이나 함정을 막기 위해, 마력 감지 스킬들을 가득 깔아 두었다.
이 정도의 싱크홀을 만든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생각은 길지 않았다.
구덩이 바깥에서 외침 소리가 들렸다.
“지금이다!”
소리를 지른 킨도르한이 팔을 위에서 아래로 힘껏 내렸다.
“전부 부어 버려!”
프론티어 길드원들, 원주민들, 흑마법사들이 일제히 거대한 통을 열거나, 다른 공간과 연결된 포탈을 개방했다.
다음 순간 통 안과 포탈 너머에서 진한 검은색, 그리고 금색이 섞인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저, 저건……!”
“꿀?”
특무대원 한 명이 중얼거렸다.
다음 순간, 꿀과 탕후루의 파도가 그대로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이 들어가 있던 싱크홀로 쏟아져 내렸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