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52)
652화
호라이즌 세계는 거대한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와 비슷한 구조와 형태를 차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플레이어들을 위한 세계인 만큼, 익숙하지 않은 세계관이나 물리법칙들을 배제한 것.
바꿔 말하면 그 지각을 뒤틂으로써, 현실의 지구처럼 대재해를 일으킬 수 있었다.
-상상도 못 한 재앙
-호라이즌 전역에서 대규모 지각변동 일어나……
그리고 파프닐은 실제로 그 재앙을 만들어 냈다.
잠지함 테라호를 타고 내려간 뒤.
지각을 받치는 맨틀 판을 움직여 지상 전체를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뮤 대륙 중앙 절단, 어둠의 도시 네크로폴리스 및 30개 이상의 필드, 지형이 완전 파괴, 악마교단은 괴멸된 것으로……
-코레 대륙의 1/3이 붕괴 및 화산 폭발
-중국 서버와 미국 서버의 피해 막대…… 황궁이 가라앉고, 곤륜산맥이 평지가 되어……
결과는 엄청났다.
산맥이 하루아침에 바다가 되고.
땅 곳곳이 갈라지며 용암이 솟구친다.
하늘은 화산재 구름으로 가려지고, 지상에는 추위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쿠오오오!
키에에엑!
갈라진 땅 밑에선 맨틀의 몬스터들이 솟구쳤다.
용암으로 이루어진 마그마 몽골리안 데스 웜.
마그마 바다를 헤엄치는 다이아몬드 해파리.
하나같이 1,500레벨이 넘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심지어 그 재앙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끊길 만하면 다른 곳의 지각판이 연달아 흔들리며, 세계 전체, 모든 대륙을 불지옥으로 만들었다.
-사…… 살려 줘…….
-크아아아!
남아 있는 필드와 마을엔 NPC와 몬스터 들이 거적때기를 걸친 채 돌아다녔다.
멀쩡한 땅을 찾아 피난하는 수많은 사람, 몬스터 들의 무리가 필드 전체를 가득 채웠다.
대부분은 화산재가 내리는 필드에서 굶어 죽었지만, 일부 무리는 어떻게든 지진의 영향이 가지 않은 곳을 찾았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간 피난민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미안하지만 당신들을 받아 줄 수는 없소.”
“어…… 어째서!”
“우리 살기도 힘든데, 당신들이 오면 식량이 순식간에 사라질 테니까.”
성벽 위의 기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다른 지역을 알아보도……. 컥!”
“쏴라!”
분노한 피난민들이 그대로 성을 공격해 약탈했다.
성안에 있던 주민들은 약탈과 학살의 대상이 되었고, 남아 있던 식량과 물자는 피난민들, 아니 약탈자가 된 자들의 것이 되었다.
그런 상황이 지역마다 일어났다.
힘 있는 강자가 얼마 안 되는 식량과 땅을 독점했지만.
얼마 후 일어난 지진에 그대로 삼켜지거나,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탄에 삼켜지길 반복했다.
아포칼립스.
더 이상 길드나 국가가 통제할 수 없는, 대재앙 이후의 세계가 된 것이다.
-신들은 뭐 함?
-게임 망했는데?
-아니. 신들이 있으면 좀 막아야 할 거 아냐.
-드래곤들은 또 뭐 하고ㅋㅋ
유저들은 신들을 찾았다.
그러나 신들도 그 부름에 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네놈들…… 비켜라!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더군.
-우리도 계약에 의해 온 몸.
루, 토르, 헤스티아.
주신들을 비롯한 수많은 신이 군대를 이끌고 대치하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수많은 이형의 안개, 촉수 들로 이루어진 괴물, 모자이크처럼 뒤틀린 외계인 등이 가득했다.
-세계의 신들이여, 우리를 쓰러뜨리고 지나가야 할 것이다.
-혼란과 혼돈이 가득한 세상이라. 재미있군.
외차원의 외신들.
지상을 호시탐탐 노리던 이들에게, 파프닐의 요청은 절호의 기회였다.
기존의 신들은 곧바로 파프닐을 잡으려 했으나, 외신들의 군대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남은 건 드래곤들 몇 마리 정도인데, 그들로서는 지하 깊은 곳에서 움직이는 잠지함을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시우 ‘지상 영역은 포기.’
신들을 기다리던 플레이어 길드들, 세력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조치에 나섰다.
파이브스타 길드는 더 이상 프론티어 길드를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남은 자본을 모아 대피하기 시작했다.
지상의 지진이 통하지 않는 하늘섬으로 이주하거나.
아공간 차원으로 분리된 던전 등을 청소한 뒤 거주지를 마련하는 식.
사실상 지상에 남기를 포기한 것이다.
-호라이즌 망했네.
-사냥이고 뭐고, 아포칼립스 게임 안 할란다.
유저들은 자연히 파프닐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어떤 길드 간 세력전도, 이런 광범위한 피해를 끼치진 않았다.
말 그대로 세계를 멸망시킨 것.
-아니, 파프닐 진짜 뭐 함?
-ㅅㅂ 파프닐 때문에 게임 망했네.
호라이즌 게임 게시판, 프론티어 길드 게시판 등에서는 파프닐에게 수많은 욕을 쏟아 냈다.
심지어 같은 프론티어 길드였던 사람들도 파프닐의 이번 행위엔 비난을 가했다.
그러나 파프닐은 묵묵부답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런 불만 여론이나 반응에 일일이 대답해 줄 수 없을 만큼 바빴기 때문이다.
***
쿠르릉!
쿠릉!
검붉은 번개가 내리치고, 무시무시한 바람과 열풍이 휘몰아치는 지상.
수백 도의 기온이 24시간 유지되고, 방사능과 유독성 가스가 가득한 공기.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어야 할 곳에, 어느 순간 사람 모양의 형체들이 나타났다.
“딱!”
“딱…….”
형체들은 천천히 가져온 금속판을 깔고, 철골과 벽을 지었다.
얼마 후 지상 곳곳엔 그런 벽과 천장으로 둘러싸인 건물들이 나타났다.
“딱딱…….”
검은 형체들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금속 시설들을 만들고, 마법이 각인된 금속판들을 곳곳에 깔았다.
잠시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주변의 온도가 내려가고, 공기의 유독 성분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
잠시 후 주변의 대기가 안정화되고, 검은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쏴아아아.
쏴아아.
끝없이 내린 폭우는 강이 되어 아래로 흘러갔다.
그렇게 강이 만들어지고, 정화된 공기 위로 식물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순조롭군.”
파프닐은 그 모습을 보며 씩 웃었다.
“대기 정화 작업은 얼마나 되어 가고 있지요?”
[음, 현재 대략 50%네요. 아마 한두 달 정도만 더 있으면 대기를 지구와 같은 수준까지 바꿀 수 있을 거예요.]금성의 테라포밍.
지구의 맨틀을 뒤집어엎은 뒤.
파프닐이 몰두하던 작업이었다.
‘다들 믿고 따라와 줘서 다행이군.’
처음 세계를 뒤엎는다고 할 때.
킨도르한을 비롯한 모든 동료들은 무슨 소리냐며 기겁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기껏 파이브스타를 이겼는데, 갑자기 전부 다 갈아엎자고 하다니.
이 때문에 파프닐은 처음엔 계획을 알려 주길 망설였다.
플러시를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구를 초토화시켜야 했는데.
사전에 말했다간 동료들에게 저지당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파프닐이었지만, 결국 동료들에게 솔직히 사실을 이야기했다.
플러시의 기묘한 행운도 있지만, 리스폰된 후 다시 온다면 그때는 자신이 질 것이라고.
“그래서 대재앙을 일으킬 겁니다. 검노인이 재침공을 할 겨를도 없도록.”
“…….”
킨도르한, 칠흑의 사신, 존스 박사 등은 처음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상황을 이해하자 그들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뭐, 그럼 어쩔 수 없지.”
“대신 조건이 있어. 파이브스타를 잡는다 쳐도, 내 부하들이랑 조력자들은 살아야지.”
파프닐이 영입한 수하들.
대재앙이 일어나면 이들도 똑같이 휘말릴 것이다.
“적어도 이 녀석들은 구해야지.”
“나도 같은 생각일세.”
존스 박사도 덧붙였다.
“인간과 엘프, 드워프, 하플링, 비버 들에게도 역사와 문화가 있네. 비록 게임 속 세계라지만, 그 문화들이 무의미하게 사라지게 둘 순 없네.”
재난에 대비한 움직임을 할 시간.
“걱정 마십시오.”
애초에 파프닐도 프론티어 길드원들, NPC들까지 죽일 생각은 없었다.
문제는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어디 있느냐는 것.
마계나 외차원은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
기존의 신들이나 마왕, 마수들이 공격해 올 수 있기 때문.
전 세계를 멸망시키는 일이니만큼, 기존 세계와 동떨어진 곳이 필요했다.
그러나 파프닐은 이미 생각해 둔 대안이 있었다.
“화…… 아니, 금성에 가면 됩니다.”
“응?”
“금성?”
“금성을 테라포밍할 겁니다.”
금성 테라포밍.
말은 간단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이산화탄소와 황산, 방사능으로 가득 찬 대기.
온실가스 효과로 인해 수백 도까지 올라 버린 기온.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정체불명의 토착 몬스터까지.
우주 개척 이후 콘텐츠를 위해 만들어진 몬스터인 만큼, 그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기엔 한참 먼 곳.
그렇다면 사람이 아니면 된다.
딱. 딱.
해골병들은 호흡을 하지 않으며 독기에도 면역이다.
금속을 녹이는 황산은 마나 코팅을 통해 보호했고.
방사능이나 다른 것들은 오히려 힘이 되었다.
금성으로 간 해골병들은 정화 마법이 이식된 금속판, 그리고 거대한 대기 정화 시설 등을 만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메테오 마법을 이용해 금성을 태양의 반대편으로 끌어당김으로써, 금성의 온도를 식혔다.
현실이었다면 불가능한 일.
게임 속 세상이었기에, 드롭되는 무한한 자원과 포션의 힘으로 해낼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적들과의 싸움도 빼놓을 수는 없었다.
금성에 살고 있던 거대한 금성 지렁이들은, 살고 있던 환경이 갑자기 바뀌자 일제히 해골병들을 공격해 왔다.
거대한 행성 하나를 개척하고, 그 행성 토착 마물들을 상대로 쉴 새 없이 전투를 벌이는 나날.
원래 계획대로라면 그것들을 무찌르는 데 수년은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치 못한 구도로 흘러갔다.
지렁이들이 활성화되면서 하나로 합쳐지더니, 초월체(Overload)로 변한 것이다.
-덕분에 내가 활성화되어 더 높은 차원으로 떠날 수 있게 되었네. 사과의 의미로 이 행성을 자네의 환경에 맞춰 주도록 하지.
초월체는 그렇게 말하고 금성의 열과 황산,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뒤 우주 공간으로 사라졌다.
허무한 결말이지만 덕분에 급속도로 테라포밍을 완료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선 파프닐의 힘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맨틀판을 뒤엎은 후.
파프닐의 레벨은 갑자기 순식간에 올라 무려 2,000에 가까워졌다.
지표면에 있던 사람, 몬스터들이 죽은 것을, 파프닐의 kill로 인식해 경험치가 몰려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게임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기연.
덕분에 파프닐의 스킬이나 레벨, 스테이터스는 얼마 전과 비교해서 수배나 더 강해졌다.
금성 테라포밍 개척을 계속하면서.
토착 몬스터인 지렁이들과 싸울 수 있었던 것도.
수많은 적을 처치한 경험치 덕분이었다.
‘사실상 호라이즌 플레이어 랭킹 불변 1위가 된 셈이지.’
심지어 재앙이 이어지며 죽은 몬스터들의 경험치도 파프닐에게 일부가 들어온다.
다시 이시우나 검노인이 공격해 와도 레벨 차로 짓누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검노인만큼은 이길 수 없었다.
스킬을 초월한 움직임.
스스로의 움직임만으로 스킬을 만드는 경지에 이른 검노인 앞에서는 레벨이 1,000이든 1만이든 똑같은 결과가 나오리라.
솔직히 놀라웠다.
레벨로 상대할 수 없는 적이 있다는 건.
그러나…….
“하지만 한 번 이긴 적이지.”
복돌이와 수많은 소환물을 이용한 공격 앞에서, 결국 검노인도 쓰러지고 말았다.
한 번 그렇게 이겼다면, 두 번, 세 번도 가능하리라.
그렇기에 분하진 않았다.
어쨌건 ‘공략’했으면 그만이니까.
“그럼 이제 슬슬 공개할 때가 됐군.”
파프닐은 제작한 영상을 돌려 보다가 씩 웃었다.
“잘 나왔군.”
***
얼마 후.
호라이즌 홈페이지에 영상 한 개가 올라왔다.
[뉴 호라이즌 : 새로운 시대의 개막] [작성자 : 파프닐]수 분가량의 이 짧은 영상은.
올라온 지 1시간 만에 위튜브에서 억대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