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67)
67화
오한별의 일과는 간단하다.
새벽 6시에 칼같이 일어나 수영 연습을 한 뒤, 서울대학교로 통학.
“한별이 안녕?”
“안녕~.”
오전 강의를 들은 후에는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 오후 일정을 처리하고 일을 한 뒤 저녁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누우면 끝이다.
하지만 오늘은 약간 달랐다.
-오늘 점심 내가 살게! 식당 말고 정문으로 나와.
“얘가 갑자기 무슨 일이래.”
오한별은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 순간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별아!”
사박사박. 가녀린 모습의 긴 흑발의 여인이 다가와 오한별의 손을 잡았다.
여신 같은 외모에 암사슴 같은 가녀림이 같이 있는 미녀.
서울대학교 최고 퀸카인 류시현이었다.
“왔냐?”
“응, 다 잡아 놨어. 가자.”
류시현은 오한별을 근처 스테이크 하우스로 데려갔다.
무려 미슐랭 3성에 랭크된 호텔의 셰프가 차린 명소.
“주문하신 스페셜 스테이크 나왔습니다.”
“고마워요.”
한 덩어리에 10만 원이 넘는 고기는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었다.
“후……. 배부르다.”
정신없이 식사를 마친 오한별이 물었다.
“근데 너 괜찮은 거야?”
“응? 뭐가?”
“여기 말이야. 최소 30만 원은 나올 텐데. 돈이 어디서 나서?”
처음 류시현이 고기를 사겠다 했을 때 오한별은 깜짝 놀랐다.
자신도 그렇지만, 류시현의 집안 사정도 만만찮게 안 좋기 때문이다.
“환불 못 한다니까 오긴 했는데, 제대로 설명해. 어떻게 번 거야?”
혹시 어두운 길(?)에 발을 들인 게 아닌가 걱정하는 오한별.
그때 류시현이 고개를 저었다.
“뭐 상상하는진 알겠는데, 그런 거 전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그럼?”
“게임. 다른 데 말하면 안 된다?”
슥, 류시현이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호라이즌이라고, 진짜 현실 같더라.”
“아…….”
그러고 보니 최근 대학교 과톡이나 커뮤니티에서도 저 게임이 화제였다.
오한별은 피식 웃고 대답했다.
“말할 사람도 없네요.”
“푸핫!”
“뭔 푸핫이야, 푸핫은.”
쭈우욱. 오한별의 손이 류시현의 뺨을 주욱 잡아당겼다.
“어브브브브.”
“그래서, 얼마 번 거야? 이런 데 한턱낼 정도면 보통 번 건 아닐 거 같은데.”
“어……. 10억 정도?”
“웃기시네. 10억이 애 이름이냐?”
“진짜야! 한별아, 너도 같이하자. 레드카펫 깔고 키워 줄게!”
“됐네요.”
잡담을 나누던 오한별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오빠 새끼도 게임으로 돈 번다고 한 것 같은데.”
게임 BJ를 한다며 투정 부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나름 견실하게 살고 있던 오진환.
하늘을 보는 오한별의 눈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비쳤다.
‘잠깐, 그런데 거기서 또 이상한 데 빠지는 건 아니겠지?’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분이 오한별의 머릿속을 스쳤다.
***
왕국 부흥군은 파프닐의 제안에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진군로 앞에 바포마트들이 있다네. 마음 같아선 직접 처리하고 싶지만……. 난 늙었고 또 왕녀님을 호위해야 해. 그러니 나 대신 놈들의 대장인 삼눈 바포마트를 처치해 주겠나?”
-새로운 퀘스트 ‘삼눈 바포마트 퇴치(매직)’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를 호위하던 노기사, 노인(Noin)이 주는 퀘스트!
“기꺼이 수행하겠습니다.”
[제목 : 삼눈 바포마트 퇴치]-등급 : 매직
[목표]-바포마트의 우두머리인 삼눈 바포마트 퇴치하기(0/1)
-설명 : 부흥군의 진군로 근처에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바포마트들의 서식지가 있습니다. 흉악한 몬스터 로드인 삼눈 바포마트를 퇴치해야 합니다.
-보상 : 경험치, 공헌도
파프닐은 퀘스트를 받고 전방으로 향했다.
메에에!
메-.
바포마트는 산양 머리에 인간의 몸을 가진 레벨 140대 몬스터였다.
100레벨대였던 이전이라면 상대하기 까다로운 적이지만, 레벨이 오른 지금은 달랐다.
“어딜.”
해골병들로 일반 몬스터들을 차단한 파프닐은 직접 삼눈 바포마트를 잡으러 갔다.
우두머리답게 은신처의 자취를 철저히 지우고 숨어 있었지만, 수많은 게임을 거치며 단련된 파프닐의 추적술은 아주 약간의 흔적도 놓치지 않았다.
“여기 있는 걸 알고 있다, 썩 나와라.”
숲속의 동굴로 들어간 파프닐이 말했다.
어둠 속에서 발굽을 두드리며 삼눈 바포메트가 튀어나왔다.
“메에,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
“…….”
“우후후, 내 몸을 보고 말이 안 나오는 모양이군.”
삼눈 바포메트는 암컷이었다.
“그럴 만도 하지, 그럼 조용히 내 먹잇감이 되어라!”
휘리릭, 삼눈 바포메트의 글레이브가 쇄도해 왔다.
파프닐은 검으로 창날을 튕겨 내며 거릴 좁혔다.
“메에!”
살기 어린 공방을 교환하는 둘.
네크로맨서임에도 파프닐은 어지간한 검사 유저 못지않은 뛰어난 근접전 능력을 보였다.
해골병과 저주에 투자한 게 아닌, 본신의 실력과 엘리트 해골병, 골렘에 올인 한 형태로 캐릭터를 육성했기 때문이다.
‘무술이 꽤나 괜찮군.’
양쪽 다 목과 심장 등 치명적인 부위를 노리고 있었다.
본래 파프닐의 전투 방식은 철저하게 약점과 장기전을 노리는 스타일.
하지만 네크로맨서가 된 후엔 최대한 단순하고 간단한, 그리고 빠른 전투를 선호하게 되었다.
해골병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기에, 적의 원군이 와 위기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메에! 양의 눈!”
번쩍, 삼눈 바포마트의 눈동자들이 요사하게 빛났다.
보면 환영에 빠지는 저주. 파프닐은 재빠르게 몸을 굽혔다.
“마련각!”
삼눈 바포마트의 다리가 날아왔다. 절체절명의 순간.
뻗어 오는 바포마트의 다리 양쪽을 각각 창과 칼이 찔렀다.
“메에에에!”
일반 몬스터들을 몰아낸 엘리트 해골병들이 온 것이다.
다리가 잘린 고통에 괴성을 지르는 삼눈 바포마트.
순식간에 검을 뽑은 파프닐이 재차 찌르자, 이번에는 놈의 심장에 제대로 적중했다.
“이, 일기토가……. 아니었나…….”
“꼬우면 너도 부하 부르든가.”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파프닐이 물러나자 해골병들이 마저 바포마트를 마무리했다.
사방에서 둘러싼 채 찌르고 두드려 패는 사이로, 바포마트의 손이 올라왔다 천천히 내려갔다.
-삼눈 바포마트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2실버를 획득했습니다.
-‘쉐도우 문 글레이브(레어)’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수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일대일의 전투에서 해골병들을 불러내 적을 처치했습니다.
-사악한 네크로맨서의 표본 같은 플레이를 보였습니다.
-악명이 +1 상승했습니다.
‘이기면 장땡이지, 이런 걸로 악명을 주나.’
네크로맨서에 대한 차별이 도를 넘었다.
투덜대던 파프닐의 눈이 아이템을 보고 커졌다.
‘레어 아이템? 어디 볼까? 상태창!’
[쉐도우 문 글레이브]-분류 : 무기(글레이브)
-등급 : 레어
-레벨 제한 : 145
-공격력 : 653~889
-내구도 : 74/180
-힘 +43
-체력 +27
-어둠 속성 추가 공격력 +35
-방어구 관통력 +70
-그림자 창날로 일반 공격의 사정거리 +15cm
-설명 : 달의 그림자 아래에서 만들어진 글레이브. 어두운 그림자가 깃들어 있다.
‘추가 사정거리? 이거 생각보다 엄청난 무기군.’
근접전에서 사정거리의 차이는 굉장한 장점이다.
아무리 공격력이 세도, 같은 급이면 그 차이에 따라 일방적으로 유린당할 수 있는 요소.
PVE에선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PVP로 간다면 수요가 굉장히 많을 것이었다.
‘PVP 유저들에게 팔면 80만 원은 벌겠어.’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프닐은 남은 사체를 뒤적였다.
-‘바포마트의 세 번째 눈(유니크)’을 획득했습니다.
-‘삼눈 바포마트의 허벅지 털(매직)’을 획득했습니다.
[바포마트의 세 번째 눈]-등급 : 유니크
-분류 : 재료
-효과 : 없음.
-설명 : 백 년에 한 번 태어난다는 삼눈 바포마트의 세 번째 눈. 세간에서는 흉한 일을 불러오는 매개물로 여긴다.
‘이거 생각보다 재료가 풍년인걸.’
바포마트는 쉽게 찾기 힘든 흑마술 몬스터다.
특히 삼눈 바포마트는 더했는데, 그런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최상품의 재료들은 흑마법사에게 있어 가뭄의 단비 같은 것들이었다.
‘스승님한테 진상하면 좋아하시겠어.’
저주 관련 스킬을 쓸 때 반드시 필요한 보상.
안타깝게도 파프닐은 레벨이 안 되어 못 쓰지만, 굴드라면 알뜰하게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나한테 많은 걸 주시니, 이럴 때 선물을 해 두는 게 제자 된 도리지.’
굴드가 생긴 게 좀 못생겼다지만, 연애할 것도 아니고 뭔 상관인가.
잘 대해 주고, 좋은 보상을 많이 준다면 좋은 사람인 것이다.
“자, 채집도 다 됐겠다, 그럼 이제…….”
파프닐은 본진으로 돌아가 퀘스트를 보고했다.
“오오, 놈을 처치했구먼. 자네 같은 모험가가 왕녀님 곁에 있어 진심으로 다행이네.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3실버 13코퍼를 획득했습니다.
-노인의 호감도가 +3 상승했습니다.
보고를 마치자 노인은 흰 수염을 쓸며 웃다가 혀를 찼다.
“아깝군.”
“네?”
“자네가 검사였다면 내 기술을 전수해 줬을 텐데 말일세.”
-직업으로 ‘검사’를 가질 시 노인의 검술 ‘빌헤드 중검’의 기본기를 익힐 수 있습니다.
노기사 노인의 검술 스킬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뭐, 신경 쓰지 말게나. 이 늙은이의 검이라고 해 봤자 별것 없으니.”
-노인의 호감도가 +2 상승했습니다.
“정말로 아쉽군요. 제 직업이 직업인지라…….”
파프닐은 고개를 숙였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아쉬운 일이다.
[노인]-레벨 : 535
-부상으로 힘이 크게 약화되어 있습니다.
-노쇠로 힘이 대폭 약화되어 있습니다.
노인의 경지는 무려 소드 마스터.
500레벨이 넘는 초고수다.
실제 전투력은 200~300레벨대지만, 검술만큼은 소드 마스터급이라는 것.
다만 다인전에선 불리한 것이, 지휘력이나 전술, 상황 판단이 거의 최악이었다.
전략 게임을 하면 무조건 지는 빌드만 하는 유형!
‘그래도 노인 정도면 나은 편이지.’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한술 더 뜨니까.’
시간이 날 때마다 파프닐은 진영 곳곳을 둘러보았다.
그렇게 확인한 저항군의 간부는 노인을 포함해 총 세 명.
“주변에 정찰병을 보내길 게을리하지 마라. 언제 적이 올지 모른다.”
“샤프이어 백작님, 그러다 병사들의 체력이 바닥날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데…….”
“음……. 그런가?”
“아닙니다, 백작님, 아직 체력이 충분합니다. 그보다 탈영병을 막기 위해 정찰조를 더 늘려 서로를 감시하게 해야 합니다.”
“뭣, 탈영병! 으음, 탈영병이 있으면 안 되지. 암……. 그래, 자네 말대로 하지.”
“백작님, 체력은……!”
무력과 충성심이 높고 지휘력도 나쁘지 않지만, 극한의 팔랑귀인 샤프이어 백작에.
“블랙하트 백작님, 정찰 명령과……. ‘그것’까지 마치고 왔습니다.”
“알겠다. 방금 명령은 다른 데 말하지 말고 혼자만 알고 있도록.”
“예.”
지휘력이 특출 나지만, 속이 시커먼 블랙하트 백작까지.
사실상 지금 부흥군에 믿을 만한 고위 간부는 한 명도 없었다.
‘믿을 만한 고수는 전부 죽었단 설정이었나.’
원래 바란왕국 국왕파엔 다섯 명의 소드 마스터가 현역으로 있었지만, 이들은 오크 황제를 암살하러 움직이다 실패했다.
남은 소드 마스터들은 모두 고윈 대공의 수족이다.
군대나 영지, 인물 모두 밀리고 있으니, 지금은 천천히 세력을 키우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일단 블랙하트 백작부터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
뒤통수를 칠 궁리만 하고 있는 놈을 내버려 두는 것도 웃긴 일이다.
‘쇠뿔도 단김에 뽑는다고, 바로 시작해야겠군.’
파프닐의 눈이 빛났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