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71)
71화
유니콘들의 협력을 얻은 플러시는 아이올로스산에서 시간을 조금 더 보냈다.
만약 유니콘이 자릴 비우면 산 아래의 몬스터들이 올라와 영기를 노릴 것이기 때문이다.
“기사단은 방어, 병사들을 화살과 활만 쏘세요!”
데려온 성기사들과 병사들을 최대한 살리며 레벨을 올리는 게 과제!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로 앞장서 싸우면 각종 스테이터스도 올랐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사냥에 몰두하던 중, 문제가 생겼다.
“어? 잠깐만.”
도주하던 숲 트롤을 처치한 플러시가 고갤 들었다.
“여기가 어디야?”
사방이 어둡고 나무로 가려진 숲.
성기사들과 너무 멀리 떨어지다 보니 길을 잃은 것이다.
‘일단 주변을 둘러볼까?’
-뭐야, 똥개. 또 길 잃은 거야?
‘아니, 그게…….’
-똥개가……. 변명을?
‘기다려 봐. 금방 찾을 테니까.’
행운의 여신, 티케의 투덜거림에 플러시는 짧게 소리치고 산을 탔다.
‘분명 이 근처일 텐데……?’
바스락. 사박.
주변에는 나뭇잎 스치는 소리뿐.
멀리서 늑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일행과도 떨어져 홀로 있는 상태.
‘오늘은 운이 영 아닌가…….’
그때였다.
플러시의 눈앞에 자그마한 길이 보였다.
‘잠깐만.’
그쪽으로 달려가는 플러시.
살짝 트인 길대로 몇 번 방향을 틀자, 곧 새로운 맵이 나타났다.
-비경 : 아이올로스의 낙원에 입장했습니다.
-비경 : 아이올로스의 낙원의 최초 발견자가 되었습니다.
-탐험가 길드에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탐험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행운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최초의 발견자 버프가 적용됩니다.
-해당 던전에서 사냥 시, 일주일 동안 경험치 2배 이벤트가 적용됩니다.
-해당 던전 클리어 시, 얻을 수 있는 최고급 아이템이 확정 드롭됩니다.
“비경?”
플러시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
“보자, 이쯤이었는데.”
파프닐은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숲속을 뒤졌다.
해골병들을 소환하지 못하니 죽을 맛이었다.
‘소설 속 묘사가 대충이다 보니 영 찾기 버겁군.’
‘운빨로 게임 지존’은 꽤나 가벼운 소설, 즉 흔히 말하는 양판소였다.
이 때문에 중요한 일이 아닌 지형 묘사 등은 대충 넘어가는 게 많았다.
‘직접 보니까 표현이 좀 많이 다른데?’
읽을 땐 별생각 없었는데, 몸으로 보고 눈으로 찾으려니까 정말이지 죽을 맛이었다.
플러시처럼 운빨도 없기에 오직 눈썰미와 감각으로 찾아야 하는 파프닐!
‘유니콘 놈들, 기왕 오케이 사인을 했으면 끝까지 해 줘야 할 거 아니야. 이건 되고 저건 안 되고 하니까 너희가 꼰니콘이라고…….’
속으로 투덜대며 수풀을 헤치는 파프닐.
고생 가득하던 수색도 곧 결실이 보였다.
“……아!”
오솔길을 발견한 파프닐이 그쪽으로 향했다.
-비경 : 아이올로스의 낙원에 입장했습니다.
-비경 : 아이올로스의 낙원의 최초 발견자가 되었습니다.
-탐험가 길드에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탐험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탐험 레벨 업!
-탐험 레벨이 10이 되었습니다.
-탐험가 랭킹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행운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최초의 발견자 버프가 적용됩니다.
-해당 던전에서 사냥 시, 일주일 동안 경험치 2배 이벤트가 적용됩니다.
-해당 던전 클리어 시, 얻을 수 있는 최고급 아이템이 확정 드롭됩니다.
소설 속에 나왔던 비경의 발견!
그러면서 넓은 초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디어 찾았군.”
사방이 산봉우리로 막힌 분지.
가운데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고, 주변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소설 속 내용대로면 여긴 진짜 별천지 그 자체지.’
물과 식량도 충분히 있고 지형도 분지인지라 바깥에서 강한 적이나 몬스터들이 와도 막기 쉽다.
넓이도 넓어 1만 명 이상의 거점을 만들기에는 최적의 장소.
그러나 진짜 이곳에서 대박이라 할 만한 건 역시 따로 있었다.
끼리리리릿?
낏?
비경에는 커다란 쥐를 닮은 몬스터들이 가득했다.
[대형 맥스 카피바라] [민첩한 맥스 카피바라]현실의 동물과 똑같이 생겼지만, 크기가 압도적으로 큰 150레벨대 야수형 몬스터다.
더불어 주변 몬스터에 비해 낮은 레벨에 낮은 공격성까지 가진.
현재 파프닐의 레벨로도 충분히 사냥할 수 있는 약한 몬스터들이었다.
끼리릭!
끼릿!
파프닐은 끼릿거리는 카피바라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찾았군.”
일반적인 유저들이라면 당장 혼자 사냥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파프닐은 딱히 카피바라 사냥에 열이 오른 상태는 아니었다.
이유? 간단하다.
저 카피바라의 진가는 경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기서 사냥하는 건 다른 곳보다 경험치 효율이 떨어지지.’
물론 산 아래 일반 필드의 사냥터보다는 낫다.
하지만 유니콘의 도움을 받으며 고레벨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에 비하면 부족한 감이 있었다.
일단 여기에 오려면 유니콘이 지키는 땅을 통과해야 하고, 반대편에도 내려가는 길이 뚫려 있기에 몰이사냥을 하기도 적합하지 않다.
리스크에 비해 리턴이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는 뜻.
‘소설 속에서도 플러시가 좋다 말았다고 실망하는 게 있었지.’
결국 맥스 카피바라들은 데리고 온 성기사와 병사 들의 레벨을 올리는 용도로 쓰였다.
그때만 해도 몰랐지만, 비경의 진짜 ‘노다지’는 따로 있었다.
‘해골병만 소환할 수 있었어도 혼자 다 먹었을 텐데, 어쩔 수 없지.’
다시 한번 유니콘들이 원망스러워졌다.
‘일단은 복귀해 볼까.’
파프닐은 진영으로 돌아가 비경을 발견했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런 곳이?”
“네. 약한 몬스터들만 있는 숨겨진 땅입니다.”
“당장 가 보지!”
안내를 받은 귀족들이 뒤따라 비경으로 향했다.
마침내 도착한 비경을 본 귀족들은 모두 입을 쩍 벌렸다.
“맙소사…….”
“정말 대단하군. 이 금역에 이런 별천지가 있다니?”
“유니콘들의 땅도 아니니, 어떻게 개척하건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점지한 곳이구나.”
엘리자베스 왕녀가 말했다.
“어떻게 여길 발견한 거지, 파프닐 준남작?”
“산 위쪽에서 지형을 살피고, 뭔가 있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샅샅이 뒤졌습니다.”
“모험가의 직감인가.”
피식, 왕녀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알겠다, 그대의 공은 추후 반드시 치하하도록 하지.”
말이 끝난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거점 공헌도를 +10,000 획득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왕녀의 호감도가 +2 상승했습니다.
-노기사 노인의 호감도가 +5 상승했습니다.
-샤프이어 백작의 호감도가 +3 상승했습니다.
-블랙하트 백작의 호감도가 -3 하락했습니다.
“파프닐 경, 정말 고맙네. 정말 고마워.”
손을 잡고 눈물을 훌쩍이는 노기사 노인!
왠지 모를 부담스러움에 파프닐은 대충 손을 빼며 생각했다.
‘왕녀랑 샤프이어 백작은 안심해도 될 것 같고……. 역시 블랙하트 백작은 날 안 좋게 보고 있군.’
네크로맨서 따위가 공을 세우고 작위를 받았다고 이를 갈고 있는 블랙하트 백작!
작위 수여 때도 그렇더니만, 아무래도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모양이었다.
‘어차피 속이 검은 놈인데 굳이 친해질 이유는 없겠지.’
당장은 한 손이 아쉬운 상태. 블랙하트 백작의 세력도 꽤 크다.
그렇지만 거점이 커지고 다른 귀족들이 합류하면 굳이 내버려 둘 이유가 없는 셈이다.
‘지금은 신경 쓰지 말자.’
박수도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 혼자 흑심을 품어 봤자 다른 귀족이나, 하다못해 오크제국이라도 와야 이벤트가 나올 것이다.
‘그러려면 일단 이득부터 싹 다 긁어모아야지.’
해골병을 쓸 수 없으니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
파프닐은 부흥군 캠프 중심지로 향했다.
“베덤 능선 소탕 가실 분! 기절이랑 이속 저하류 상태이상 5.5초 이상 세팅되신 분들로!”
“탐사랑 채집 12레벨 이상인 110레벨 이상 도적분 구합니다! 탱, 딜, 힐 완비!”
부흥군에 합류해 있는 유저들이 서로 파티를 구하고 있었다.
‘자,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파프닐은 표지판을 꽂았다.
-최초 발견 신맵 개꿀 사냥터 사냥 정보 무료 공개
-레벨 150대 비선공, 무상성 야수 몬스터 출현, 필요 상성, 직업, 속성 전혀 없음.
-레벨 130 이상 사냥 가능 지역, 초원 지형에 날씨나 보스 몬스터, 돌발 이벤트 없음.
-유니콘 없음, 건설 노동 시간 대체 및 공헌도 획득 가능, 자유 사냥
-선착순 10 파티
-경험치, 장비 아이템 전부 습득자 소유, 지분 주장 일절 하지 않겠음.
“어?”
“저거 무슨…….”
유저들의 시선이 몰렸다.
“……신맵?”
“잠깐만.”
그리고 점차 술렁거림이 시작되더니.
“저요!”
“저! 저!”
“저희 부탁드릴게요! 한 자리만요!”
“파티, 파티 빨리!”
이내 파도처럼 수많은 유저가 몰려들었다.
어떤 위험도 없고, 유니콘에게 경험치도 뜯기지 않는 사냥터.
심지어 사냥하는 것만으로도 공헌도가 오른다고 한다.
안정적인 성장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있어 최고의 조건이었다.
“저요!”
“제발!”
“내가 먼저야!”
몰려드는 유저들의 파도 앞에서 파프닐은 씩 웃었다.
“지금부터 꿀 사냥터 파티 드리겠습니다.”
***
최초 발견자 버프.
던전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에게 주는 일종의 특혜다.
일주일 동안 경험치 두 배에, 최초 보스 사냥 시 확정적으로 최고 등급 아이템 드롭.
명시되진 않았지만, 이 효과에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었다.
‘이 효과는 최초 플레이어가 소속된 파티원 모두가 혜택을 공유하지.’
대규모 길드에서 최초 발견자 버프 정보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유다.
유저 한 명이 버프를 받는 건 그리 크지 않지만, 파티, 길드 단위로 버프를 받으면 엄청난 상승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와!”
“진짜 카피바라잖아!”
비경에 들어온 유저들은 눈앞의 모습에 입을 벌렸다.
별천지 같은 풍경에 귀여운 몬스터들까지 보이자 신기함에 정신이 쏠린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근데 저렇게 크니까 좀 무섭네요.”
“그러게……. 무슨 카피바라가 트럭만 하냐.”
“빨리 잡죠!”
“탱커분들 앞으로!”
큰 전투로 단련된 덕분인지, 파프닐을 따라온 유저들 대다수는 능숙하게 사냥을 준비했다.
그때였다.
“그 전에 한 가지, 잊지 마십시오.”
“아, 네.”
유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잡템은 전부 파프닐 님한테 넘기는 거였죠? 특히 카피바라 뼈.”
“네, 사냥 마치시고 잡템만 제게 주시면 됩니다.”
“당연히 드려야죠.”
“정말 그걸로 괜찮으세요? 경험치 혜택에 이런 안전한 사냥터 정보까지…….”
“괜찮습니다. 다 같이 커야죠.”
너무 많은 혜택에 유저들이 몇 번이나 물었다.
그때마다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뼈는 왜…….”
“네크로맨서 스킬에 필요해서요.”
“아, 네크로맨서시구나.”
“자, 그럼 사냥 시작해 볼까요?”
“네네.”
우르르, 곧 유저들이 카피바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파프닐의 눈앞에도 메시지가 떴다.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파티 여러 개를 모은 그룹의 장으로서, 직접 사냥하지 않아도 경험치가 들어온 것이다.
물론 아주 적은 양이지만 분명히 이득은 이득이었다.
‘일단 뼈는 이렇게 해 두고.’
파프닐은 초원 가장자리로 향했다. 언덕에는 온갖 풀들이 피어 있었는데, 그중 유독 빛 기운이 없는 연갈색 풀줄기가 하나 있었다.
파프닐은 줄기를 캐냈다.
-채집에 실패했습니다.
-채집에 실패했습니다.
연달아 뜨는 실패.
약초 채집 스킬을 익히지 않았다 보니, 헛손질이나 잘못 판 게 나왔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군.’
그래도 생각보다 요령이 잘 붙었다. 오진환의 몸도 있고, 원래 김강한이 컨트롤과 손재주 하나만큼은 누구한테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호라이즌은 스테이터스 외에도 실제 컨트롤이 중요한 가상현실 게임.
한참을 진땀을 흘리자, 마침내 다른 메시지가 나타났다.
-채집에 성공했습니다.
-사우전드 혼 캐럿 뿌리(유니크)를 획득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프로 약초꾼’을 달성했습니다.
-손재주가 +2 상승했습니다.
-현재 손재주로 채취하기 힘든 약초를 채취했습니다.
-약초 채집 스킬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약초 채집 스킬의 레벨이 +1 상승했습니다.
-보다 난이도가 높은 약초들을 채집할 수 있습니다.
사우전드 혼 캐럿.
전 세계 서버에서 나오는 곳이 손에 꼽는 희귀한 약초다.
이 비경 곳곳에서는 야생 쑥처럼 자라고 있었지만 말이다.
‘후우…….’
뿌리에 묻은 흙을 곱게 턴 파프닐이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이때 해야 할 말은 하나밖에 없었다.
‘심봤다!’
마음속으로 크게 외친 파프닐이 재차 호미를 들었다.
다른 사람이 눈치채기 전에 최대한 많이 파내야 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