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83)
83화
“이건 무슨 던전이지? 지나가다가 던전이 다 나오네.”
-나도 모르겠는데.
“으음…….”
플러시는 고개를 갸웃했다.
“일단 들어가 볼까.”
척, 던전의 문을 밀어 본 플러시가 피식 웃었다.
“역시나 안 열리는군.”
그동안 하는 일마다 잘 풀렸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 그럴 리 없었다.
“좋아, 시간도 남으니 어디 공략법을 알아내 볼까!‘
플러시는 주변으로 눈을 돌렸다.
새로운 던전 입구 공략의 시작이었다.
***
“……라고 나와 있었지.”
파프닐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플러시도 몰랐을 거야.”
원작 소설에서 플러시는 이 문을 여는 데 한 편을 다 써야 했다.
하지만 전개를 이미 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파프닐은 조용히 철문을 당겼다.
“밀면 안 되지.”
가끔은 간단한 해답을 눈앞에 두고 엉뚱한 데서 헤맬 수도 있는 법이다.
그르릉. 철문이 열리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이름 없는 검들의 무덤에 입장했습니다.
-이름 없는 검들의 무덤의 발견자가 되었습니다.
-탐험가 길드에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탐험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과도하게 몬스터의 레벨이 높은 지역입니다!
‘흠?’
파프닐의 얼굴에 의문이 어렸다.
‘내가 최초 발견자가 아니라고?’
원작 소설에서도 플러시가 최초 발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반년이나 앞당겨진 시기일 텐데?
‘설마 그 전부터 탐사가 진행됐나.’
의문을 가지는 것도 잠시.
‘확인해 보면 되지.’
파프닐은 소환물들을 거느린 채 안으로 향했다.
“끄으으…….”
“지원군……. 지원군은 언제…….”
던전에서는 해골 기사와 살아 움직이는 갑옷, 리빙 아머들이 출몰했다. 피와 살이 없고 갑옷과 뼈가 몸체인 까다로운 몬스터들이었다.
‘저 녀석들 생각보다 까다로워 보이는데.’
파프닐의 표정이 굳었다.
이름 없는 검들의 무덤은 고레벨 필드에서도 손꼽히는 히든 던전.
저 언데드들 중 가장 약한 놈도 무려 레벨 210 이상인 강력한 몬스터였다.
“3호, 네가 먼저 들어가서 한 마리만 끌고 와.”
“딸그닥…….”
일단 파프닐은 해골병 한 기로 유인을 한 뒤 사냥해 보았다.
결과는 위험.
페넬로페와 벨, 해골병들이 있었지만, 한 마릴 잡기에도 버거웠다.
시체가 갑옷이었기에 해골병을 보충할 수도 없는, 네크로맨서에게 있어서는 여러모로 애매한 던전이었다.
무리를 하면 들어갈 수야 있겠지만, 그랬다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기에 무리는 하지 않았다.
“흠……. 역시 혼자서는 안 되겠군.”
파프닐은 일단 던전 입구로 후퇴했다.
“저들 모두 한때 명예로운 기사와 병사 들이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명령만 내려 주세요. 바로 돌입하겠습니다, 주인님.”
페넬로페와 벨의 요청에도 파프닐은 고갤 저었다.
“당장은 안 싸워.”
지원군이 필요했다.
친구창을 연 파프닐이 메시지를 입력했다.
-파프닐 : 힐데 님.
-파프닐 : 혹시 지금 바쁘신가요?
-힐데 : 네? 아!
-힐데 : 요즘은 괜찮아요. 비수기거든요.
회사원의 신분인지라 파프닐처럼 매일 접속할 수 없는 힐데.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기에, 레벨이나 실력은 딱히 파프닐에 뒤지지 않았다.
-파프닐 : 그럼 혹시 지금 바로 모리아산으로 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 친구분들도 같이요.
-힐데 : 모리아산이요? 왕국 중부의?
-파프닐 : 네, 혹시 너무 멀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힐데 : 당연히 가야죠!
힐데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힐데 : 파프닐 님 덕분에 여기서 저도 퀘스트도 하고, 신앙심이나 명성도 많이 얻었는걸요. 제 친구들도 마찬가지니까, 말만 하면 도와줄 거예요.
-파프닐 : 감사합니다.
-힐데 : 잠시만요. 한번 연락 돌려 볼게요.
십여 분 후 힐데의 연락이 도착했다.
-힐데 : 베론이랑 드렉이도 같이 간대요. 비밀이는 시간이 안 나서 못 가고요.
-파프닐 : 어쩔 수 없지요.
비밀의 실력이라면 큰 도움이 될 텐데 아쉬운 일이었다.
-힐데 : 대신이라기엔 뭣한데……. 저희 친구 중 진짜 게임 잘하는 친구도 간대요.
-파프닐 : 진짜 잘하는?
-힐데 : 네, 다른 친구들한테도 얘길 돌려 봤는데 걔가 그거 듣고 도와주겠다고 나서서…….
도대체 얼마나 잘하길래?
-힐데 : 실력은 믿을 만해요! 저희 세 명이 덤벼도 이길걸요.
-힐데 : 혹시 모르는 사이에 함부로 가는 게 싫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파프닐 : 아뇨, 괜찮습니다.
안 그래도 이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선 실력 좋은 동료가 많이 필요했다.
-파프닐 : 그럼 최대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힐데 : 네! 바로 출발할게요.
연락을 마친 파프닐이 기지개를 켰다.
“지원 요청도 마쳤으니 남은 건 시간 보내는 일뿐인가.”
봉우리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최소 2주일.
현실 시간으로 쳐도 4~5일가량이 걸린다.
“그동안 이 던전에서 죽치는 건 손해가 크겠군.”
최초 발견자 버프도 없고, 몬스터들도 까다롭다.
특히 해골병을 불러낼 수 없는 게 컸다.
“굳이 무리해서 공략할 필요는 없지.”
그때였다.
파프닐은 인기척을 느끼고 몸을 숨겼다.
잠시 후 몇 명의 사람들이 입구에 나타났다.
“자, 어서 들어갑시다.”
“여기가 그 전설의 던전……. 최강의 용기사 카라미트가 잠들어 있다는…….”
“그렇답니다. 시체가 있는진 모르겠는데, 정찰조 말대로라면 개꿀 자리라고 하더군요.”
“호오!”
용기사 카라미트의 무덤.
파프닐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어유, 철혈패군 맹주님께 감사 인사 좀 전해 주십시오. 덕분에 이런 던전 맛도 다 보네요.”
“하하, 그럼요. 공무원이랑 고위 요직 먹은 게 이러려고 먹은 건데. 물론 전해 드리겠습니다.”
범죄 영화에서나 볼 법한 대사를 하며 들어가는 유저들.
그들의 어깨엔 철혈 연맹의 문양이 찍혀 있었다.
‘……그럼 철혈 연맹이 여길 최초로 발견한 건가?’
그럴 수도, 혹은 다른 길드에게서 빼앗았을 수도 있다.
길드 간엔 영역 다툼이 치열하니 어느 쪽이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이 던전이 ‘개꿀 던전’이고.
또 그 끝에서 기다리는 보상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철혈 연맹의 길드원들이 들어간 뒤.
파프닐은 몸을 일으켰다.
“일단 다른 곳을 찾아야겠군.”
언제 후속 부대가 올지 모르니 이 근처는 위험했다.
근처의 숲으로 간 파프닐은 곧 동굴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바위 속 무덤에 입장했습니다.
-바위 속 무덤의 최초 발견자가 되었습니다.
-탐험가 길드에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탐험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최초의 발견자 버프가 적용됩니다.
‘역시 최초 발견자 버프가 있군.’
철혈 혈맹도 검들의 무덤 던전만 뒤졌지, 주변 지역은 살피지 않은 상태였다.
“루이, 앞장서라.”
“예이, 주인님, 나중에 술이랑 금화만 잘 챙겨 주십쇼.”
해골 기사, 루이가 앞서 나갔다.
그 뒤와 양옆을 페넬로페, 벨, 해골병들이 철통같이 둘러쌌다.
키이이익!
끼아아악!
던전에서 출몰하는 몬스터는 다름 아닌 블랙 왕지네.
단단한 갑주와 보기 힘든 비주얼, 강력한 독을 갖춰 까다로운 상대였다.
일반적인 유저들이라면 독 내성을 올리거나, 해독제 및 정화 스킬을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크하하하! 안 통한다, 안 통해!”
해골 기사, 루이가 물 만난 듯 미쳐 날뛰었다.
그때마다 지네들의 몸에 연달아 상처가 생겨났다.
“딸그락!”
그렇게 다친 지네들은 어김없이 해골병들의 먹잇감이 되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12실버를 획득했습니다.
-블랙 왕지네의 외피를 획득했습니다.
잠시 후 넉넉하게 들어오는 경험치와 골드, 아이템들.
지네들은 독을 가지고 있고, 살점이나 외피 등도 쓸 만한 재료이기에 사냥할 맛이 났다.
“계속 움직이자.”
일반 해골병들이 죽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보충!
창으로 벽에 있는 구멍들을 찌르면, 지네들이 알아서 기어 나왔다.
“이러니 해충 구제 같군.”
지네뿐만 아니라, 무덤 곳곳에 있는 보물 상자와 관, 항아리 들도 확인 대상이었다.
전장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시체와 귀족이나 장교 들이 십시일반 모은 부장품 몇 개가 같이 묻혀 있다.
“편히 가시길.”
파프닐은 관을 볼 때마다 합장하며 지나쳤다.
굳이 부장품에 손을 대진 않았다.
‘여기 있는 거 뺐다가 이름 없는 검들의 무덤 쪽 몬스터가 더 강해지면 어쩌려고?’
플러시라면 그럴 걱정 없겠지만, 파프닐은 달랐다.
‘신중하게 움직여야지.’
어디까지나 위험을 대비한 자세.
그런데 그것이 뜻밖의 이득을 가져왔다.
-하데스가 당신의 행동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하데스가 흡족해했습니다.
-지혜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어둠 속성 저항력이 +1 상승했습니다.
명왕 하데스는 죽음의 신이자 망자들의 왕.
죽은 자들에게 네크로맨서로서 축복을 주자 이에 반응한 것이다.
“그대는 누구인가…….”
무덤을 탐사하던 중 희뿌연 영혼이 나타났다.
“나는 이곳에 잠든 병사들의 사령관 맨슨. 여기 쓰러진 병사들의 몸이 안식을 찾을 때까지 지키고 있다.”
“힘내십시오.”
“부장품에 손대지 않은 걸 보아하니 도굴꾼은 아닌 듯하군. 혹시 부탁을 해도 되겠나?”
-맨슨이 새로운 퀘스트 ‘맨슨의 부탁(노말)’을 의뢰하려 합니다.
“시간이 약간 남으니, 그동안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도와드리죠.”
“고맙네.”
갑작스레 날아든 퀘스트!
사냥만 하는 것도 심심하겠다, 파프닐은 곧바로 수락했다.
“일단은 이 무덤 안에 있는 벌레들을 몰아내 줄 수 있겠나? 사례로는 변변치 않지만, 내 부장품 중 금화를 하나 주겠네.”
“감사합니다.”
지네 처치는 이미 하고 있던 것이니 문제없었다.
‘기왕 한다면 한꺼번에 받아 두는 게 낫겠지.’
남은 지네들까지 마저 정리한 파프닐은 바로 주변 지역까지 훑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잊힌 전선 무기고에 입장했습니다.
-잊힌 전선 무기고의 최초 발견자가 되었습니다.
-탐험가 길드에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탐험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최초의 발견자 버프가 적용됩니다.
-알몬드 토굴에 입장했습니다.
-알몬드 토굴의 최초 발견자가 되었습니다.
-탐험가 길드에서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탐험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최초의 발견자 버프가 적용됩니다.
여러 던전들을 최초로 발견하며, 확실하게 도장을 찍었다.
안에서 나오는 몬스터들도 대부분 야수나 곤충 계열이었기에, 별다른 무리 없이 상대할 수 있었다.
“키킥! 인간……. 나 인간 말 할 줄 안다! 내 부탁 들어주면……. 반짝반짝 빛나는 거, 몸에 좋은 풀 주겠다! 배가 고픈데……. 혹시 맛있는 고기를 가지고 있으면 좀 주면 고맙겠다!”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돌아가고 싶어요……. 그런데 돌아가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제 빚을 갚아야 해요. 혹시 발굴 안 된 곳이 있다면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가끔 말할 줄 아는 곤충.
혹은 마음을 고쳐먹고 싶어 하는 도굴꾼을 만날 때도 있었다.
“흠…….”
파프닐은 금방 해결 방법을 찾았다.
“죽어!”
“키에에엑!”
벌레는 죽인 뒤 해골병으로 일으켜 안내시켰고.
도굴꾼에게는 이런 제안을 했다.
“그냥 그놈들을 다 죽이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어떻게…….”
“이걸 저녁밥에 몰래 타라. 블랙 왕지네의 극독이다.”
“……!”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퀘스트들을 놀랄 만큼 짧은 시간 안에 해결.
숨겨진 고급 퀘스트의 단서가 있을 수도 있지만, 파프닐은 당당했다.
‘애초에 그런 게 있다면 플러시가 주변 던전들에서 못 얻었을 리 없지.’
기연을 끌어모으는 탐지기인 플러시가 인증한 잡퀘 던전들!
덕분에 다음 퀘스트들이 이어지는 단서라 해도 거리낌 없이 쓸어버릴 수 있었다.
“여기 있는 게 다 재료군.”
-페론치티노 풀(노말)을 획득했습니다.
-30년근 산삼(레어)을 획득했습니다.
-크리티크의 알(매직)을 획득했습니다.
벌레들을 모조리 소탕한 뒤에는 약초와 벌레들의 내단, 알 등 돈이 되는 부위를 모조리 싹쓸이!
“도굴꾼들은 모조리 죽었겠지?”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됐고, 넌 살려 보내 줄 테니 여기 있는 건 다 내 거다.”
“……힉!”
“불만이라도 있나?”
“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가 봐.”
-퀘스트 ‘개심한 도굴꾼’을 완료했습니다.
-도망친 도굴꾼은 사악한 네크로맨서에 관한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에게 퍼뜨릴 것입니다.
-악명 스테이터스가 +2 상승했습니다.
“좋아, 그럼 어디 전리품들을 챙겨 볼까?”
-엘프 전사대 대장 바이올렛의 벚꽃 활(레어)을 획득했습니다.
-하플링 전사 토와의 행운부(레어)를 획득했습니다.
도굴꾼들을 독으로 전멸시킨 곳에서는 대량의 은화나 금화, 그리고 발굴한 엘프, 드워프, 하플링 등의 값진 아티팩트들이 나왔다.
‘이거 개꿀이군.’
엘리트 해골병들이 지금 쓰는 장비들은 레벨에 비해 조금 떨어져 있다.
이곳의 장비들로 갈아 끼운다면 굉장한 스펙 업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가득 쌓인 은화, 재료와 예술품들을 볼 때의 기분은 하늘로 날 것 같았다.
파프닐의 입꼬리가 절로 귀에 걸렸다.
‘그런데 전부 가져가기엔 인벤토리가 부족한데……. 그렇지!’
좋은 생각이 났다.
‘남는 아이템은 병사들의 무덤에 공양해, 모조리 부장품으로 만들면 되겠군!’
무덤에 있는 부장품을 가져가면 저주에 걸리고 명성이 깎인다.
아무리 고귀하고 값진 아이템이어도, 쉽사리 손댈 수 없게 된다.
자신이 못 가져갈지언정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절대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