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183
183화 변화하는 흐름(3)
“그래서······. 결과는 나왔나?”
세계 최초의 SS급 게이트 공략.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 되어 있는 상황에서 가장 초조한 것은 대한민국이었다.
다름아닌 대한민국의 제주도에 발생한 게이트다.
결과에 따라서는 제주도의 영토 자체를 포기해야 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 마수들의 소굴이 된 장소가 존재하는만큼, 이번 공략은 중요한 문제였다.
“공략은 아직입니다. 만일을 위한 군병력도 배치되어 있고, 공략을 마친 헌터들도 제주도로 호출한 상태입니다. 예정했던 시각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통령님.”
보고를 마치는 보좌관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세계 각국의 헌터들이 참가했다.
최초의 A급, S급 게이트가 그러했듯 SS급도 어렵지 않게 공략되어야만 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 되어 있는만큼 실패는 국가적인 망신이 된다.
대통령은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고개를 돌려 옆의 사람에게 물었다.
“자네는 이번 게이트 공략 어떻게 보나.”
질문을 받은 건 국내의 헌터 전문가라고 알려진 이현명 박사.
“공략 성공률은 55% 이상인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 헌터들의 활약을 기대하긴 힘들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아쉽게도······.”
지금 이 자리에는 헌터계와 관련된 유명인사들이 모두 모여 있다. 대통령은 게이트 발발 이후 그들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어지는 답들은 애매모호했다. 공략이 될 것 같다. 아마, 성공하지 않을까.
그 정도의 이야기.
대통령의 미간은 연신 찌푸려진 채였다.
확답을 내기 어려운 사안이란 건 알지만, 그럼에도 모호한 답만 이어지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내 대통령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로 향했다.
“협회장, 자네는 이번 게이트 공략을 어떻게 보나.”
대통령의 물음에 헌터 협회장이 마른침을 삼켰다.
‘······솔직히 모르겠다. 라곤 답할 수 없겠지.’
헌터 협회의 협회장 진태산.
이제 30대 후반에 들어선 그는 국회의원이나, 장관들보다 훨씬 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협회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그건 헌터계의 역사가 짧았기 때문이다.
실력 반, 운 반.
10년 남짓한 역사 속에서 그는 나름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헌터 협회를 이끌어왔다.
‘뭐라고 답을 드려야 하나.’
그는 복잡한 심경이었다.
부협회장이 마족이었다는 충격적인 소식.
협회 전체가 불신을 겪는 상황에서 협회장이 가지는 위치는 위태하기 그지 없었다.
따라서 그에게 쏟아지는 다른 전문가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으음······.’
그럼에도 대통령이 이 자리에 자신을 부른 건 협회장으로서의 의견을 신용하기 때문일 거다.
‘백묵군의 정보에 따르면 게이트 내부에 새로운 마족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 기존의 SS급보다 훨씬 더 높은 난이도가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선 모든 헌터들의 전멸까지도······. 더럽게 절망적이군.’
그게 솔직한 심경이었지만.
입을 여니 다른 말이 쏟아졌다.
“우리나라의 헌터들이 해낼 겁니다.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진태산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협회장이 그리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대통령의 눈썹과 입꼬리가 가볍게 올라갔다.
“그리 생각하는 이유가 뭐지?”
“특정 헌터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추세고, 한국 헌터들의 기량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그래, 그런 답을 기대하고 있었다네.”
협회장의 단호한 어조에 대통령은 흡족한 모습이었다.
‘쯧, 듣기 좋은 말을 한다고 다가 아닌데.’
‘어휴, 저 양반······.’
‘협회도 갈 때까지 갔구만······.’
주변의 따가운 눈총.
협회장은 애써 눈을 대형 화면 앞으로 돌렸다.
긴장하면 으레 과장해서 말하는 습관이 여기서 또 도졌다.
우습게도 그런 허풍이 그를 협회장이란 자리에 올렸으니, 나쁘다고만 볼 순 없는 것이다.
뭐, 그냥 듣기에 좋은 말을 한 것 뿐일 수도 있지만······.
‘백묵군의 정보에 의하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마족을 화살 한 발로 사지로 몰아 넣은 헌터.
그의 참전이 확실시 된 것을 협회장의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예정 했던 시각보다 몇 시간 이른 시간.
“공략 성공했습니다!”
뉴스보다 한 발 빠르게 성공 소식이 알려졌다.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공략에 성공했단 사실만으론 부족했다.
누가 어떤 활약을 했느냐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했으므로.
안경을 쓴 비서 한 명이 급히 들어와 보고를 시작했다.
“헌터들로부터 정보를 수집 중에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은······.”
그의 입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 되었다.
“대한민국의 이지한이라는 헌터가 압도적인 활약을 했다고 합니다. 은빛의 날개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이 협력하여······.”
보고의 내용에 따르면 한국의 맹활약.
특히 이지한이란 헌터의 리더쉽이 판도를 갈랐단다.
“오오······.”
기뻐하는 대통령. 그는 기뻐하며 협회장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제서야 협회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를 질책하듯 바라보던 전문가들이 하나둘씩 눈을 피했다. 언제그랬냐는 듯 공략 성공을 축하하고 있었다.
‘후우.’
그가 협회장으로 존속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직감에 따랐기 때문이다.
‘이지한 헌터······. 정말로 해낼 줄이야. 백묵군의 정보가 진짜였군.’
불과 몇 달전만해도 F급이었던 그가 지금은 헌터들을 이끌고 있었다.
‘심지어 아직 길드를 정하지도 않았다던데······.’
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기 전에 먼저 만나볼 필요가 있다.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 원하는 게 뭔지, 확실히 들어 볼 필요가 있겠어.’
아직 소속을 정하지 않은 용병 헌터.
잘만하면 협회로의 영입도 가능하단 말 아니겠는가?
위기에 빠진 협회를 구하기 위한 게임 체인저.
그 역할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인물은 없을 거다.
그걸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내줄 요량이 있었다.
* * *
세계 최초 SS급 클리어.
그 여파는 대단했다.
전세계의 언론이 앞다투어 해당 내용을 보도 했으며, 한국의 언론은 관련 기사로 도배가 될 정도였다.
각자의 나라로 귀환한 헌터들은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막대한 정보와 소재를 가지고 돌아왔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 중에서도 2군을 보낸 미국의 길드 넥스트.
“이지한, 이 남자가 요주의 인물이었다. 마족을 직접 상대했을 뿐 아니라, 부족 전체를 설득하고 움직였으니까.”
한 명의 헌터에 대한 이야기로 들썩이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던 푸른 눈의 남자가 짧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세계 랭킹 5위, 무한의 마법사 아이작.
그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길드장에게 물었다.
“그러면 정확히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거야? 길드장은 마족을 직접 상대한 경험이 있으니까, 알 거 아니야?”
세계 랭킹 1위, 자유의 포환 그렉스.
“글쎄······.”
그 또한 새로운 인재의 발굴에 만족스런 얼굴이었다.
“그건 지금부터 확인하러 가봐야 알겠지.”
마족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입수한 건 미국과 일본 뿐.
두 국가만 한국의 맹수왕 토벌 작전에 참여했고,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따라서 마족과의 전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는 것도 그들 뿐이다.
“그게 정말이란 말이지? 류노스케, 훌륭하다.”
일본 길드 ‘류구’에서도 이지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더군요. 은빛의 날개와 주로 움직이고 있지만, 정작 거기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 보였습니다.
류노스케는 이지한의 활약을 떠올렸다. 솔직히 신태양에게도 밀리는 감이 있었는데, 그의 스승이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수호 길드의 초신성 신태양과도 친분이 있었고요. 뭔가 더 큰 걸 계획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더 큰 물에서 놀겠다 이거군! 당장 접근 해 봐. 친분을 활용하면 더 좋고.”
길드장 켄타로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회의장에 울려 퍼졌다.
길드원 중 하나가 슬그머니 목소리를 냈다.
“한국 헌터인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 갑자기 일본으로 귀화할 리도 없고.”
그 말을 들은 켄타로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물론이다! 영입까지는 어려워도, 우호적인 관계를 취해두는 거다. 그는 마족의 침입이 가시화 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퇴치법을 알고 있는 자다. 그런 자와의 친분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는 법.”
용병 이지한.
그가 아직 소속을 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흥미를 당기는 부분이었다. 그것이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단 느낌을 주었으므로.
한편 이전부터 이지한을 주시하던 인물이 있었다.
바로 백묵이었다.
그는 그의 수하들을 통해 SS급 게이트에 있었던 일과 부패의 마족에 대한 정보를 모두 챙겼다. 그것들을 확인한 그는 폭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지한씨, 정말 상상 이상이네요. 진짜 미친 것 같아요.”
러시아 1위의 길드 전체가 언데드였다니.
국가 전체가 부패의 마족의 손에 놀아나고 있던 꼴이었다.
이 정보는 도대체 얼마에 팔 수 있을지.
그저 그가 마족이라는 정보만 얻어도 족했건만, 이지한이 큰일을 해냈다. 다른 마족을 움직여 그가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게 했으니까.
백묵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맺혔다.
‘좋아요, 지한씨, 당신은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데려갑니다.’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결국에는 이지한이 자신의 편에 설 것이라고.
이지한이 F급 헌터였을 때부터 좋은 관계를 구축해 놓은 사람이 바로 백묵 자신이니까.
물론 다 잡은 물고기라고 해도 방심할 순 없었다.
이번 공략에서 그의 활약이 두드러졌으니, 다른 길드와 국가들이 이지한을 적극적으로 포섭하려 할 것이다.
백묵이 옆에 서 있던 비서에게 말했다.
“저희도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보죠. 아주 적극적으로요.”
물밑의 이지한 쟁탈전이 시작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연일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 대한민국의 새로운 빛 ‘이지한’
– SS급 게이트 공략의 주연은 한국의 헌터
– 무명 헌터 세계에 이름을 알리다.
– 수호 길드 사최헌 “전적으로 이지한 헌터의 공”
– 수호 길드 신태양의 스승은······.
···
..
.
– 대한민국, 이제는 세계로!
* * *
대한민국 은빛의 날개 라운지.
엘리스가 눈을 반짝이며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사부님에 대한 글이 잔뜩이에요! 드디어 사부님의 시대가 왔나봐요!”
나는 소파에 걸터 앉아 엘리스의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다소 낯간지러운 제목의 기사들이 즐비하다.
이번 게이트는 SS급인만큼, 그 파급력이 상당한 모양.
언론에 내 이름이 알려지는 건 지금에 와서는 환영이다.
‘어차피 숨기는 건 어렵고, 마족들도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 차라리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게 낫다. 유명해지면 영향력도 올라가기 마련이니까.’
지친 얼굴의 진세아가 라운지로 들어왔다.
“으으, 건물 아래에도 기자들이 잔뜩 몰려 있어요. 괜히 지나갔다가 혼났네. 몰래 지나갈 걸. 서현 언니는 계속 여기에 있었던 거에요?”
“나는 안 나갔어. 잠잠해질 때까지 조용히 있으려고.”
테이블에 책을 놓은 윤서현은 안경까지 쓰고서 독서 중이었다. 그런 윤서현을 나무라듯 복도에서 윤지은이 걸어나왔다.
커피를 손에 든 윤지은이 윤서현을 째려봤다.
“조용히 있자는 사람이 인스타에 사진을 몇 개나 올리는 거니? 팔로워 수가 아주 하늘을 뚫겠다?”
“그거야······. 기자들 때문에 못 나가서 답답하니까······. 하여튼. 근데,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윤서현이 급하게 말을 돌렸다.
“저 여자. 저 여자가 왜 여기에 있는거에요? 다들 왜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데?”
윤서현의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에는 한 여자가 서 있었다.
벽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나를 노려보고 있는 은발의 여성.
숨길 것도 없이 그 정체는 검의 마족이었다. 마족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명백히 이질적인 존재다.
검의 마족은 오만한 표정으로 윤서현을 내려다봤다.
“당연한 거 아닌가? 너희들이 예언의 마족을 인질로 잡고 있으니, 내게는 방법이 없다.”
녀석은 그런 이유로 자연스레 합류했다.
게이트를 넘어 온 검의 마족은 억지력에 의해 더욱 약화되었다.
처음부터 이쪽에 넘어 와 차근차근 힘을 모아 온 부패의 마족과 달리, 검의 마족은 손해를 감수하고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따라서 순수한 힘은 A급 헌터 정도다.
나는 설명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마족의 맹세를 거쳤으니, 우리에게 위해는 가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일이 생겼다간 바로 최하위 마족으로 격하 당할 거다.
“그거 참 편리하네요.”
윤서현은 여전히 신용할 수 없단 표정이었다.
“부패의 마족인가 뭔가는 제대로 처리한 거 맞아요?”
“내가 이겼다. 놈은 죽었다. 당분간은 말이지.”
“당분간? 무슨 말이 그래요?”
『 한계돌파 퀘스트 』
– 목표 : 사도 처치 ( 1 / 4 )
실제로 내 한계돌파 퀘스트의 수치가 올라가 있었다.
그러나, 검의 마족이 당분간이라 말하는 이유가 있었다.
“부패의 마족은 신체를 옮겨다닐 수 있다. 손상을 입혔다만, 자기 은신처에서 충분히 회복하면 다시 돌아올 거다.”
결국 제대로 죽인 건 아니란 말이다.
숫자는 카운팅 되어 있지만, 다시 줄어들지도 모르는 거고.
“결국 애매하단 소리네요.”
“어쨌든 난 시킨 일을 끝냈다.”
설명을 끝낸 은빛의 마족이 나를 바라봤다.
“그래서 예언의 마족은 언제 풀어줄 거지? 허튼 짓했다간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라.”
“저기요, 그쪽이 우리를 협박할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
윤서현의 말에 검의 마족이 입을 다물었다.
때가 되면 풀어줄 거다.
지금이 때가 아닐 뿐.
스윽.
나는 소파에서 일어났다.
휴식은 누릴만큼 누렸다.
마계왕의 계획을 저지하려면 바삐 움직여야 했다.
“잠시 어디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딜요?”
나는 품 안에서 열쇠 하나를 꺼내보였다.
황금빛 열쇠가 반짝였다.
엘리스가 유일하게 반응했다.
“고블린들을 만나러 가시는 건가요······?”
이 열쇠의 주인은.
전 고블린의 수장이자, 황금왕이라 불렸던 자볼.
그 녀석의 창고 열쇠다.
꿈틀.
어깨에 보호구로 붙어 있던 오르티마가 꿈틀거리며 깨어났다. 녀석이 열쇠를 든 손으로 기어 올라왔다.
미래에서 한 번 이 열쇠를 사용했었다.
그때는 환세의 도둑 진세아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서 오르티마를 하나 건졌을 뿐이지만.
현재 이 세계에서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모든 아이템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이다.
차원 넘나들며 긁어 모은 황금왕의 재보.
“같이 갈 사람은······. 최대한 큰 가방을 준비해야 할 겁니다.”
이제 찾으러 갈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