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218
218화 격변하는 세계(2)
나는 획득한 아이템을 순서대로 살폈다.
『 재능 연마의 돌 (에픽) 』
– 5%의 낮은 확률로 재능의 결실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애매한 재능의 결실’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아이템.
성공 확률은 고작 5%.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은 내게는 100%나 다름없다.
내겐 엘리스가 있으니까.
‘엘리스의 시간 조작을 활용하면 100%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
자연스레 인벤토리에 속해 있는 아이템 하나에도 눈이 갔다.
이건 원래부터 있던 거다.
이계 규율의 보상으로 획득했던 아이템.
명계의 랜덤 박스(재앙급).
자칫하면 행성 하나를 멸망 시킬 수도 있다는 랜덤 박스.
엘리스의 힘이 더욱 강해진 이후 개봉하려고 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이것을 개봉하기엔 너무 이르다.
엘리스의 능력이 압도적으로 성장한 후라면 모를까.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니 아직은 보류다.
‘엘리스도 지쳤을테니, 재능 연마의 돌은 한국에 가서 쓰는 걸로 하고.’
나는 다음 보상으로 눈을 돌렸다.
『 경험 축적의 상자(에픽) 』
– 해당 상자에 경험치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 최대 Lv.250 )
– 저장된 경험치를 일시적으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습니다. (1시간)
– 1주일의 쿨타임을 가집니다.
‘이건 내 경험치를 타인에게 나눠줄 수 있는 아이템.’
내 현재 레벨은 150.
150부터 SS급 헌터.
200부터 SSS급 헌터다.
한계돌파 퀘스트 때문에 내 레벨은 현재 200까지밖에 성장할 수 없다.
랭크는 SS급에서 더 올라갈 수 없고.
한계에 도달한 레벨에선 몬스터를 잡아도 경험치가 쌓이지 않는다는 의미.
‘낭비되는 경험치를 줄일 수 있다.’
경험 축적의 상자를 사용하면 내가 얻지 못하는 경험치를 저장해놨다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
‘즉, 동료들의 기량을 일시적으로 SSS급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아이템.’
앞으로 있을 사도들과의 싸움을 생각했을 때, 히든 카드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이걸 사용해서 엘리스의 기량을 크게 올릴 수도 있겠지만······.’
물론 양도되는 건 어디까지나 경험치뿐.
일시적인 레벨 상승 효과 말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스킬의 레벨은 오르지 않으니까.
상자를 사용해도 엘리스가 당장 명계의 랜덤 박스를 열 정도는 아니다.
‘사도에게 대항할 때 중요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겠어.’
미리 경험치를 쌓아 놓아야하는 것도 있고.
1주일의 쿨타임도 생각을 해놔야 하겠지만.
‘그러면 이제 나가 볼까.’
『 SSS급 게이트의 공략에 성공하셨습니다. 』
『 시스템에 의한 문명계의 억지력이 완화됩니다. 』
푸른 하늘 아래.
게이트 출구로 향하는 헌터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다들 고생했어! 돌아가자고!”
“이지한 헌터님, 감사합니다!”
헌터들이 나를 지나가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거점으로 삼았던 캠프를 지나치며, 헌터들의 행렬은 크게 불어났다.
승리자의 얼굴들이다.
“지한씨, 고생했어요.”
“사부님, 이번 공략은 헌터계의 역사에 남을 거에요.”
엘리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러니까 나중에 인터뷰할 때 제 이름도 꼭 넣어주세요!”
“나도, 나도!”
“엇, 형. 내 이름도 꼭······.”
역사에 남는다라.
그럴만한 규모의 전투이기는 했다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남은 사도는 셋.
부패의 마족이 언급했다시피 내 이름은 이제 마계 전역에 알려질 것이다.
앞으로의 싸움이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우리 일행은 출구가 위치한 베이스 기지까지 헌터들과 함께 움직였다.
뒤돌아보니 열화 명계의 땅이 어느새 멀어져 있다.
대지를 뒤덮고 있던 해골들과 이지의 수호자들.
아쉽지만 이곳에 놔둬야 한다.
저만한 병력을 움직이는 걸 시스템이 허락하지 않기에.
그렇다고해서 병력 자체가 무(無)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문명계의 억지력이 해방 될 즈음.
이 언데드 군단은 다시 움직이게 될 거다.
지금은 포로로 사로잡은 부패의 마족 하나를 데려가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
약화되었다곤 하나, 어차피 문명계의 문턱을 넘으려면 이보다 강해봤자다.
‘······지금부터는 완전히 다른 싸움이 시작될 거다.’
『 잊혀진 영웅이 당신의 업적을 뒤늦게 확인합니다. 』
『 쇠락한 신궁이 아카식 레코드에 항의합니다. 』
『 다수의 초월자들이 울분을 터트립니다. 』
『 이계의 찬탈자가 당신에게 조용한 박수를 보냅니다. 』
뒤늦게 쏟아지는 초월자들의 메시지.
어째 조용하다 싶더니 아카식 레코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모양이다.
‘고장? 그럴 리는 없고.’
아마 이계 규율이 손을 쓴 거라고 보는 게 맞겠지.
이계 규율은 초월자들과 나를 연결하는 통로.
그뿐 아니라 그들이 나를 관찰하는 것까지도 가로막을 수 있는 걸까.
‘무슨 목적인지는 몰라도.’
이번 일을 초월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어쩌면 마계왕을 견제하려고 한건가?’
마계왕 또한 초월자다.
초월자임에도 범차원에 영향을 끼치는 이레귤러가 바로 마계왕.
‘놈이 내 동향을 보고 있다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 일은 특히 중요한 지점이었으니까.’
어떠한 시간선보다 이른 시기에 부패의 마족이 처치되었다.
이 일이 불러 올 파장 또한 차원이 다를 것이다.
“이지한! 이지한!”
“이지한 헌터님!”
“이번 공략의 영웅이 왔다!”
베이스에는 많은 헌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략에서 돌아오는 헌터들을 기다리던 그들은 미소와 함께 우리를 맞이해줬다. 따뜻한 차와 함께 건네지는 환영 인사.
인원이 공략을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늘어 있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SSS급 게이트 공략이라니, 정말 축하드려요!”
“저 분이 이지한 헌터님? 활약은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괜스레 연예인이라도 된 느낌이다.
내부의 소식은 게이트 바깥에도 전해졌을 거다.
공략 가능성이 한없이 낮던 SSS급 게이트의 완전 공략.
축하할만한 일인 건 틀림 없다.
툭.
내 뒤로 다가온 헌터 그렉스가 어깨 동무를 했다.
여전히 세계 1위 헌터다운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제스처였다.
그는 씩 웃으며 내게 말했다.
“이지한 헌터. 각오해야 할 거야.”
“······.”
“많은 것이 바뀔 거다. 짊어지는 무게가 다르게 될 거란 거지. 전세계 1위 헌터라고 불렸던 선배의 충고라 생각해.”
그렉스는 내 등을 퉁퉁 두드리고선 앞으로 향했다.
“1위라고 불렸던······. 그렇네요. 이제 1위는 누가 봐도 스승님이시니까요.”
신태양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오늘부터 헌터계가 완전히 뒤집어지겠네요. 스승님께서 1위인 세상이라······. 그러면 저는 2위 정도겠죠. 후후, 스승님께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도록 힘내겠습니다.”
녀석은 그리 말하며 머리를 쓸어넘기다.
변함없이 말 많은 녀석이다.
근데 뭐라는 건지 모르겠군. 2위라니.
넌 5위쯤 될텐데.
“스승님,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아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수백 명의 헌터들을 지나쳐,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공략 성공 축하드립니다!”
“SSS급 게이트 공략 축하합니다!”
SSS급 게이트의 바깥으로 나섰다.
한 달 간의 공략이 끝났다.
이것으로 인류는 한단계 도약할 것이며.
동시에 멸망에 한 발자국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마계왕을 쓰러뜨리지 않는 이상,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더더욱 박차를 가할 때다.
마계왕을 쓰러뜨리고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 * *
전세계가 SSS급 게이트에 주목하고 있었다.
모두가 이지한에게 열광하는 상황.
그러나 공략이 시작되었을 때만해도, 상황은 이렇지 않았다.
“베이스 기지가 습격 받았답니다.”
“내부에 존재하는 언데드의 수가 최소 천 만.”
“공략 성공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게이트 브레이크를 봉쇄하는 쪽으로······.”
가장 먼저 정보를 전달 받는 것은 각국의 정보 기관들과 상위 길드들.
기존 SSS급 게이트를 한참이나 뛰어넘은 상식밖의 난이도.
상황은 한없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일시에 뒤집혔다.
“대한민국의 용병 헌터 이지한, 그리고 은빛의 날개에서 절대 신성 발현.”
“헌터들 진격합니다. 압도적으로 언데드를 몰아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능성이 생겼다.
“신성보다 강한 힘이 존재할 줄이야.”
“은빛의 날개는 대한민국의 길드 아닌가. 처음부터 대비하고 있었던 건가?”
“설마 우연이겠지.”
물론 대중들이 소식을 접하는 시간은 더 늦었다.
미국에서는 해당 정보가 퍼지는 걸 최대한 늦추고자 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공략 성공 자체를 의문시하는 상황.
실패 시에 다가올 리스크와 그에 따른 혼란을 대비하기 위해.
그러나 정보는 계속해서 새어나갔다.
인류의 미래가 달린 게이트 공략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너희들만 알아야 한다. 지금 게이트에서······.”
가족에게, 유일한 친구에게, 그리고 그 지인에게.
“제약, 제약이랍니다. 더 이상 절대 신성이 통하지않는답니다!”
“이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베이스 기지의 인원도 내부의 일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몇 지역에선 폭동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기회로 여긴 마족들과 몇 탐욕스런 인간에 의한 일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보가 뚝 끊겼다.
은빛의 날개 본부에서 이 모든 정보를 확인하고 있던 윤지은.
‘······.’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고쳤었던 옛습관이 다시 나타날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지한씨. 이거 되는 거 맞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게이트 공략이었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전화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윤지은이 학을 뗐다.
전부 은빛의 날개가 게이트 내부에 활약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으으, 나도 몰라요. 이것들아.’
이제는 진짜 기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다고 SSS급 게이트 공략에만 모든 집중을 쏟을 순 없었다.
이 시점에도 S급 게이트는 끊임없이 발생하기에.
‘김건 장인 덕분에 한숨 돌렸어. 잠깐, 그것도 지한씨가 가져다준 전투 인형 덕분이랬나. 도대체 어디까지 내다보고······.’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윤지은이 허탈한 숨을 내뱉었다.
‘어쩌긴 뭘 어째. 그냥 믿어야지.’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나간 사항이다.
그리고 이제까지 몇 번이고 보지 않았는가.
이지한 그가 어떤 식으로 불리한 전황을 뒤집는지.
“자, 잠깐 이지한을 필두로 한 언데드······?”
“그 SS급 게이트를 공략했던 이지한?”
“언데드를 우리 편으로 만들었답니다!”
윤서현의 예상대로.
인류가 서서히 반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대한민국의 인터넷 게시판도 후끈 달아 올랐다.
– 대한민국 헌터 이지한이 SSS급 게이트 공략을 주도한다는데?
– 그 기사를 믿어? 국뽕도 적당히 해야지.
– 아니, 해외 주요 언론도 전부 그렇게 보도했는데 뭔소리야.
– 이거 진짜임. 지금 미쳤다니까?
“마족 측의 간부까지 완전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그들을 우리 편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게 정말인가?”
부패의 수호자들까지 완벽히 공략되고 나서야.
윤지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다, 다행이다.’
인류의 승리가 가깝다.
와아아—!
정보 통제 실패.
전세계의 사람들은 게이트 내부를 방송할 것을 요구했다.
실시간 방송은 불가.
하지만, 내부의 상황을 전달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몇 정보 헌터들을 통해 이지한의 활약이 전세계로 송출되었다.
– 그래, 이지한 헌터 일 낼 줄 알았다니까?
– 이 정도면 세계 최초 SSS급 헌터 아니냐?
– 아니, 그 위의 단계를 신설해야 하는 거 아님?
각지에서 발생한 폭동이나 테러 또한 잦아들기 시작했다.
제 자리에서 역할을 다 해준 길드와 영웅 협회의 노력 덕분이었다.
시간이 좀 더 흐르자 게이트가 완전히 공략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돌아왔습니다.”
이지한과 은빛의 날개 일원들이 복귀하고나서야 윤지은은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 있었다.
“고생했어요. 모두. 정말로요.”
은빛의 날개 본사 바깥에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자들과 시민들이 몰려 있었다.
이지한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겠다고 진을 치고 있을 정도였다.
‘세상에······.’
각국에서 연일 SSS급 게이트 공략에 대한 정보를 풀어낸 결과였다.
모든 매체에서 이지한은 끊임 없이 언급되고 있었다.
세계 1위 헌터 그렉스.
그의 인터뷰만 해도 그랬다.
“한치의 거짓이나 과장 없이. 이지한 헌터. 그가 없었으면 공략은 실패로 돌아갔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미국 정부는 이지한 헌터와 우호적인 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겁니다.”
그가 공식 인터뷰에서 그리 말할 정도였으니.
“아니, 거짓말이 아니라. 그 많던 언데드들이 우리 편으로 돌아서기 시작하는데······.”
“미쳤다니까요! 이지한 헌터. 한시라도 빨리 그를 영입해야 합니다.”
“모릅니다, 어째서 그렇게 강한 힘을 숨기고 있었는지.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이지한은 헌터는 국가급 헌터라고요.”
신문, 잡지, 뉴스, 인터넷 할 것 없이 SSS급 게이트 공략에 대한 내용으로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었다.
– 와ㅋㅋㅋㅋㅋㅋ 대한민국 수준 미쳤네.
– 이 정도면 뭐라고 불러야 함? 전설급?
– 한국은 이지한 헌터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함.
– 그래, 이것들아. 이제 알았어? 지한 오빠가 얼마나 대단한지? 지난번에 악플달던 놈들 다 어디갔어. 은빛의 날개 본사로 와라······.
ㄴ 이지한이랑 아세요?
ㄴ 지한 오빠 이러고 있네 ㅋㅋㅋ 이지한은 오늘부터 우리 형이다.
이지한의 활약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미국의 1위 넥스트(NEXT) 길드에서도 이지한의 이름은 언급 되고 있었다.
“이지한 헌터를 영입할 수 없나?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말이야.”
“가능하죠.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요? 애초에 이지한을 담기에 대한민국은 너무 좁아요. 왜 축구 선수도 프리미어 리그로 이적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길드원들을 향해.
소파에 팔을 걸치고 있던 그렉스가 코웃음쳤다.
“이지한 헌터한테 돈이 의미가 있겠어?”
“아, 길드장까지 인터뷰를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해요. 덕분에 난리 났어요. 그렉스도 인정한 전세계 최강 이지한.”
“왜, 사실이잖아. 그건 그렇고 사람들 누가 최강이니, 이런 거 참 좋아해.”
시큰둥한 그렉스를 향해 길드원 캐서디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왜 돈으로 안될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니들이 이지한 헌터의 눈빛을 못 봐서 그래. 그건······. 어딘가에 단단히 미쳐 있는 사람의 눈이었다고. 그러니까 괜한 생각말고 친하게 지낼 생각이나 해.”
일본 1위 길드 류구(龍宮).
“대단한 사람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척을 안져서 다행이에요. 지난번에도 도움만 받았었는데, 이번에도 도움을 받았네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코하루와 류노스케.
그러나 길드장 켄타로는 생각이 달랐다.
“우리 쪽에서 접근한다고 했던 건 어떻게 됐어?”
“말도 못 걸었어요. 그럴 상황도 아니었고요.”
그래도 그의 미움 살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
켄타로가 눈을 빛내며 미소를 지었다.
“이지한,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아직 소속이 없잖아.”
그렇다.
이지한은 어디까지나 용병.
아직 길드를 정하지 않았다.
중국, 독일, 영국, 인도, 프랑스 등등.
전세계의 상황은 엇비슷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밖에 없었다.
‘이지한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 적어도 그의 반대편에는 서지 말아야 한다.’
모든 국가가 이지한을 영입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
그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은빛의 날개 윤지은도 결단을 내려야 했다.
“엘리스······. 뭐가 좀 보여?”
은빛의 날개 길드장 윤지은.
그녀는 누워 있는 엘리스를 부채질하고 있었다.
“길드장님······. 계속 말씀 드렸지만 사부님에 대한 건 예지가 안돼요.”
“잠을 미래의 자신들에게 물어 볼 수 있다면서. 그건?”
“대답이 제각각이라서 모르겠어요. 아마도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윤지은이 머리를 헝클였다.
이지한 헌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은빛의 날개에 영입해야 하는 건 그녀도 다름 없었다.
지금까지 은날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진 것은 맞다.
엘리스, 진세아, 윤서현, 천성호, 신아람······.
이지한이 데려 온 인물들 전부 은빛의 날개에 있다.
하지만 그게 이지한이 은빛의 날개를 거처로 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지한씨가 거절하면 어떻게 하지······?”
“으앙, 이제 일어나면 안돼요?”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단 한 명.
쾌재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정보 길드 호라이즌.
그곳의 수장인 백묵.
“······.”
영상을 확인하는 그가 침묵에 빠졌다.
아니, 자꾸만 솟아오르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이건······. 말이 안되잖아요.”
처음부터 이지한을 후원해 온 그였다.
그의 재능과 잠재력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 본 게 바로 백묵 자신이었다.
영상을 전부 확인하자 백묵의 팔에 소름이 훅 끼쳐왔다.
누군가를 보고 소름이 돋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많은 재능이 있었고,
수없이 많은 헌터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헌터는.
이지한이 유일했기에.
“이건······. 아니, 이건 말이 안되잖아요. 일개 헌터가. 이만한 힘을 소유한다는 건 지금까지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거잖아요.”
대박을 넘어선 초대박!
잭팟 그 자체!
전 세계가 이지한의 이름을 부르짖는 지금.
백묵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제가 도박은 이겼네요.”
옆에 서 있던 헨드릭스가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
아, 분명 게이트 공략이 성공이냐 실패이냐 였던가.
“그딴 도박 아무래도 좋아요.”
“그러면 빚은 얼마나 탕감해주시는······.”
처억.
백묵의 헨드릭스의 목을 붙잡고 시선을 마주했다.
시선을 애써 피하는 헨드릭스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백묵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흥분한 적이 있었나?
“헨드릭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지금 이 상황이 낳을 수 있는 가치는 그야말로 천문학적.
백묵이 확신에 찬 미소와 자켓을 걸쳤다.
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지금 당장 이지한 헌터를 만나러 가죠. 뭐해요? 헨드릭스. 빨리 와요.”
“······.”
아, 아니, 그래서 내 돈은?
주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
헨드릭스가 자그맣게 불평하며 백묵의 뒤를 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