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262
262화 마(魔)의 화신(2)
마계왕.
마계의 정점에 군림하며, 모든 마족이 신앙하는 대상이자 마의 화신 그 자체. 모든 차원의 생물이 두려워마지 않는 존재.
그런데 어째서일까.
그러한 자의 앞에 섰음에도 한줌의 긴장감조차 들지 않는다. 계속해서 마계왕이 흉악한 기세를 내뿜고 있음에도 말이다.
단순히 스킬 때문이 아니었다.
몇 번이나 이 광경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수히 많은 시간선 속에서, 셀 수도 없이 많은 순간 동안 마계왕을 마주했기 때문일까.
단순한 데자뷰?
그럴리가 없지. 지금 내가 느끼는 감각은 실제로 존재했던 시간선에서 있었던 일이다.
샤아아······.
왼쪽 손목에 문자처럼 새겨진 금빛 문자열이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닫혀버린 시간선에서 흘러든 기억이 내게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리라.
‘그렇다고 변하는 건 없다.’
나는 검을 쥐고서 가볍게 땅을 박찼다.
『 레전더리급 스킬 ‘태양류 : 별의 발걸음 Lv.12’를 발휘합니다. 』
미래의 검성 신태양에게 배웠던 보법.
단순했던 보법은 시공의 마족과의 전투를 거치며, 기존의 경지를 아득히 초월해 있었다.
주변의 공간이 찰나(刹那)의 시간 속에서 빠르게 흘러간다. 내 발끝에서 별의 생성과 죽음이 연결 지어졌다.
무수한 시간을 살아간 별은 죽음과 동시에 폭발하며 또다른 별의 탄생을 낳는다.
별의 최후.
내 마지막 발걸음이 도달하는 종점에서, 가공할 오러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내가 휘두르는 검은 막대한 파괴력을 머금으리라.
나는 그 힘을 거스르지 않고 스킬을 발휘했다.
『 레전더리급 스킬 ‘일자베기 Lv.20’을 발휘합니다. 』
콰아아아—!
허공에서부터 시작된 한줄기 순백의 선이 마계왕에게 닿았다.
순백의 상처와 흑색의 마기가 허공에서 격돌했다.
일자베기라면 그러한 마기조차 집어 삼켰어야 했으나.
‘막혔어?’
마계왕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검을 막아냈다. 그저 왼팔을 가볍게 들어 올려 일자베기의 횡단을 저지했다.
콰과과과과—!
백색의 마력과 흑색의 검기가 뒤섞이며 폭발적인 기류를 형성했다. 그 속에서 검은 스파크와 푸른 스파크가 미친듯이 터져나왔다.
『 스킬 ‘절대일격’이 발휘됩니다. 』
『 스킬 ‘절대명중’이 발휘됩니다. 』
『 스킬 ‘절대회피’가 발휘됩니다. 』
···
『 스킬 ‘영점강화’가 발휘됩니다. 』
단 한 번 공격을 맞댔을 뿐이지만, 그 안에서 흐르는 스킬의 흐름은 지극히 난해하며 복잡했다.
촤아악!
결과적으로 나는 뒤로 밀려나 바닥에 착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
역전의 별이 가지고 있는 선공권은 일부러 발동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지금 발동해도 의미가 없었다.
마계왕에 주위로 극의에 달한 스킬들이 겹겹히 쌓인 채 상시 발동 되고 있었으므로.
‘괴물이 따로 없군.’
마계왕을 감싸고 있는 기운의 정체는 무수히 많은 스킬들이었다.
저 복잡함을 뚫고 스킬들을 파훼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검을 맞대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마계왕을 향해 달려 들었다.
백색의 마력과 흑색의 마기가 끊임없이 부딪히고, 갈라지고, 폭발하기를 반복했다.
콰앙, 콰아아앙!
놈을 당장 쓰러뜨릴 수 없더라도 괜찮다.
최소한 마계왕이 인류 측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발을 붙들어 둘 필요가 있었다.
몇 번이나 공격을 퍼부었을까.
줄곧 방어 태세로 일관하던 마계왕의 주먹이 움직였다.
스으으으······.
일순, 가공할 마기가 순백의 검에 꽂혔다.
콰아아앙—!
폭발의 격류가 주변에 서 있던 마족들을 집어 삼킬 정도였다.
나는 길게 밀려났다. 가지고 있는 모든 스킬을 발휘했는데도 이만한 충격이다.
쿨럭.
입 속에서 비릿한 피가 쏟아졌다.
방금 그 한 방에 뱃속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깊게 새겨진 상처는 회복 계열 스킬로도 쉽사리 낫지 않고 있었다.
‘가볍게 주먹을 휘두른 게 이 정도라······.’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파직, 파지직······.
마계왕의 일격에 뒤섞인 무수한 스킬들.
그것들은 검은 스파크가 되어 내 검날 위에 잔상처럼 남아 있었다.
순간적으로 검을 들어 막지 않았다면 치명상이 되었을 거다.
저벅, 저벅.
마계왕이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이제 탐색전은 끝났다 이건가?
나 또한 검을 들고서 다시 마주섰다.
『 레전더리급 스킬 ‘기적 : 꿰뚫어보는 눈 Lv.12’을 발휘합니다. 』
이제는 확실히 보인다.
본래대로라면 상시 발동 될 수 없는 스킬들이 그의 주변에 무수하게 중첩되어 있다. 뚫어내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지금의 마계왕은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으므로.
타인의 시스템까지 조종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자신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운용이 가능한 모양.
‘후우······.’
사기적이다. 반칙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지금까지 상대해 왔던 적들과 비교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
애당초부터 불합리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딴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무수한 시간선들 속에서.
나는 마계왕과 맞섰을 것이다.
황폐화된 세계의 마지막 게이트.
그 속에 들어갔던 또다른 ‘나’들······.
마족의 침략 속에서도 목숨을 잃지 않고 살아남은 그들.
정점에 달했던 그들조차 결국엔 패배했다.
그렇게 모든 시간선은 닫혔다.
나는 셀 수 없이 패배하고, 절망했을 거다.
내가 대적하고 있는 상대 마계왕은 그런 존재였다.
‘당연히 쉽게 이길 거라곤 생각치 않았다.’
나는 피 묻은 입가를 닦아냈다.
다른 시간선의 내가 경험했듯.
그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맞서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이계 규율의 표식이 맴돌고 있는 왼손을 들어 올렸다.
“초월자들, 이 세계가 멸망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
초월력.
시스템의 규칙을 거스를 수 있는 유일한 힘.
정확히는 그러한 규칙으로 설계된 에너지.
“지금이 힘을 보탤 순간이다.”
시스템을 장악한 마계왕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나도 그와 비슷한 반열에 오를 필요가 있다.
내가 소유한 초월의 코인은 그리 많지 않지만······.
『 잊혀진 영웅이 힘을 보탭니다. 』
『 쇠락한 신궁이 응원합니다. 』
『 기계장치의 신이 미약한 초월력을 사용합니다. 』
···
『 대다수의 초월자들이 초월력을 소모합니다! 』
초월자들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샤아아아—!
이계 규율이 통로가 되어 그들의 초월력이 내게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 막대한 양의 초월력이 당신에게 깃듭니다. 』
콰아아아!
새하얀 기운이 전신에서 폭발적으로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입었던 내상이 말끔히 나았다.
압도적인 전능감이 느껴질 지경이다.
“······.”
내 쪽으로 다가오던 마계왕이 멈춰섰다. 가면 너머의 그의 눈에 미약하지만 분명한 동요의 빛이 스며들었다.
“당황했겠지.”
나는 옅은 미소와 함께 물었다.
모든 시간선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이러한 일은 없었을 테니까.
스윽.
찬란하게 타오르는 백색의 빛 속에서.
“덤벼라.”
나는 순백의 검을 들어 올렸다.
* * *
마도비석이 전장 곳곳에 자리 잡은 이후.
마족들의 전력이 눈에 띄게 강화되었다.
“죽여라! 조잡한 방어선을 뚫어버려라!”
“비켜라, 인간들!”
촤아악! 콰앙!
마족 개개인의 힘이 강해졌을 뿐더러,
마족의 공중 전함은 더욱 강한 보호막을 두르고 폭격을 퍼부었다.
설령 파괴된다 하더라도, 마도 비석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안개 속에서 금방 부활했다.
세이비어와 사신수의 활약이 무색할 정도였다.
전황은 뒤집어졌다.
인류의 방어선이 점차 밀려나고 있었다.
“배, 백묵님······. 이대로는 위험합니다!”
“레온은 아직 멀었나?”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백묵의 미간이 좁혀졌다.
아직 희망은 남아 있었다.
문제는 그 희망이 찾아 올 때까지 인류가 버틸 수 있느냐다.
여기에 집결한 헌터들이 인류의 병력 대부분이다.
게다가 적은 지난번의 마수들과 달리 지능이 있는 마족.
‘불사의 마족 덕분에 제약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천만다행이지만······.’
한 번이라도 방어선이 붕괴 된다면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물론 모든 장소가 약세인 건 아니었다.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선전하는 곳도 있었다.
전(前) 인류의 배신자 김상욱.
“크으, 이 마기 굉장하구만. 아직도 더 강해질 수 있다니. 마족놈들은 참 편리해.”
“그래, 그래. 역시 마계왕님의 은혜 덕에······. 잠깐, 넌 인간이잖—.”
콰드득!
마도 비석에서 마기를 빨아들인 김상욱이 눈 앞에 있던 마족의 머리를 터트렸다.
“그래, 인간이다.”
김상욱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마기를 뿜어냈다.
“어, 어느 틈에 인간이 여기까지?”
“권속도 아닌 놈이 어떻게?”
“어떻게 마기를 흡수한—. 커헉!”
서걱—!
주변에 있던 마족들이 당황하는 사이, 김상욱의 마기가 그들의 목을 연달아 베어냈다.
“그러게 착하게 살지 그랬어.”
놈들에게 향해야 할 마기마저 빨아들인 김상욱의 등 뒤에는 흑색의 후광이 돋아나 있었다.
엘리스에게 구조된 김상욱.
콰과광!
그는 적진을 마음껏 활보하며 마족들을 죽여나갔다.
13개의 마도비석 중.
3개가 파괴되었다.
순조롭다고 보긴 어려웠다.
초대형 게이트에선 계속해서 마족들과 강력한 병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으므로.
인류의 방어선이 점차 후퇴하고 있었다.
“큭, 이러다간 오빠가······.”
마족을 베어낸 진세아가 입술을 잘근 씹었다. 죽여도, 없애도 계속 살아나니 끝이 없었다.
제일 위험한 건 이지한이었다.
이대로라면 이지한 혼자 마족의 중심에 남겨질 수도 있었다.
은빛의 날개 특별팀이 헌터들을 도와 마도 비석을 모두 파괴한 뒤 이지한에게 합류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건만.
쉽지 않았다.
마도 비석 근처 영역은 마기가 짙게 드리워, 어떠한 힘도 쉽게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윤서현과 엘리스의 권능도 마찬가지였다.
진세아의 눈에도 인류의 방어선이 붕괴하는 게 보일 지경이었다.
“윽, 이대로 가다간······.”
몰려드는 마족들에 진세아가 애를 먹고 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콰앙! 콰앙!
갑자기 마족들의 근처에서 큰 폭발이 연달아 일어났다. 그 폭발에 마도 비석 몇 개가 파괴 될 정도였다.
“뭐냐? 갑자기 왜······.”
당황한 마족들이 뒤늦게 뒤를 돌아봤지만 때는 늦었다. 마족들의 목덜미에 마기가 서린 단검이 박혔다.
콰득, 촤아악!
“키륵! 지금이다, 탐욕스런 마족들을 전부 죽여라!”
“키르륵! 일족의 부흥을 위해 움직여라!”
마족들의 틈바구니에서 나타난 건 고블린들이었다.
“고, 고블린들이잖아.”
“뭐야, 마수들이 왜 갑자기?”
당황한 헌터들에게 백묵의 지령이 내려왔다.
– 지금부터 고블린을 향한 공격을 중지합니다. 이지한 헌터가 그들을 인류의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키륵, 키륵!
마족들 사이사이에 숨어 있던 고블린들이 붉은 눈을 빛내며 전장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자신들의 뒤쪽에서 배신자가 나올 거라고 생각치 못했는지, 마족들은 고블린의 검에 꿰뚫려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었다.
“키륵, 일족의 부흥을 위해! 고블린은 인류의 편에 서겠다!”
파괴된 비석 위에 올라선 고블린의 수장 쿠훌렌이 소리쳤다.
외팔 외눈의 고블린인 그는 고블린 일족을 대표해 이지한과 계약을 맺었다.
오랜 시간을 마계의 노예로 살아 온 그들의 염원은 하나.
자유를 얻는 것.
그리고 이지한은 그들에게 자유를 약속했다.
이 전쟁에서 마족을 쓰러뜨린다면, 그들의 염원은 이루어지리라.
“이, 이 새끼들이!”
“고작해야 권속들이······.”
“고블린부터 죽여라!”
고블린들이 가세하자 전장은 한층 더 난잡해졌다. 마족의 권속이었던 고블린들은 주인이 아닌 다른 마족들을 습격했다.
“누구냐, 이 놈들의 주인은! 크아악!”
가뜩이나 짙은 마기로 혼란스러운 전장에서 자신의 권속을 찾아 명령을 내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키르륵, 키르륵!
키륵, 키르륵!
미리 마계의 군대 틈에 숨어 들었던 고블린들은 끝까지 항전했다.
마도 비석의 마기를 머금고서 죽기 직전까지 마족들에게 달라 붙었다.
“마도 비석이 하나 더 파괴됐다!”
“고블린들 굉장한데.”
“이, 이번에는 마수가 우리 편이라니.”
파괴된 마도 비석의 수가 5개로 늘어나며 마족들의 기세가 한층 약화되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금 막 전장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레기아 소속 SSS급 헌터 레온,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차원을 다루는 헌터 레온이 나타났다. 인이어에 보고를 마친 그가 검을 들어 올렸다.
푸른 선이 허공에 그어지며 차원의 틈새가 열렸다.
그 안에서 지원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성 제국 알테이아의 성녀 에리카입니다! 저희도 도우러 왔습니다.”
성녀를 주축으로 구성된 신성제국의 성기사단. 제국 전역에 퍼져 있던 성기사들의 수는 마족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준.
도착과 동시에 성녀의 빛이 헌터들을 향해 퍼져나갔다.
“구국의 영웅 이지하네스를 도와라!”
“다들 움직여! 사제들은 부상자를 치료해라!”
“이지하네스를 위하여!”
성기사들이 이지한의 이름을 소리치며 달려나갔다.
성녀 에리카의 증언에 의해 이지한의 영웅담은 신성 제국 전체에 퍼져 있었다.
그뿐인가? 지금 이 상황은 악 그 자체인 마족을 멸할 최고의 기회였다.
성기사와 사제들의 사기는 최고조일 수밖에 없었다.
– 드디어 왔네요. 고생했어요, 레온.
마계의 침략은 문명계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차원을 위협하는 중대사.
물론 설득이 쉽진 않았다.
다른 차원을 향해 그 누가 선뜻 나서 주겠는가. 마족의 야욕이 전차원을 뒤덮는다고 해도, 그것은 미래의 일.
허나, 마족에게 회생불가의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지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한 판단 아래, 이지한과 연관있는 각 차원에서는 지원 병력을 보내 온 것이다.
“악을 멸하라!”
“이지하네스를 위하여!”
“마족을 멸하라!”
축복 받은 풀 플레이트 메일을 걸친 성기사들이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콰아악! 콰득!
성녀의 신성이 깃든 메이스가 마족들의 머리통을 깨부쉈다. 그들의 버프와 지원 병력에 의해 부족하던 화력이 채워졌다.
그리고 그 반대편.
“쯧, 어찌되었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윤서현에 의해 열린 차원의 틈새에서 새로운 지원 병력이 도착했다.
“초기술마도계에서도 지원을 왔다.”
오르티마 공작을 필두로 한, 초기술마도계의 정예 군대가 나타났다.
그곳의 실권을 틀어 잡고 있는 오르티마 공작.
그를 설득하기란 의외로 쉬웠다. 마계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니.
투두두두두—!
초기술마도계의 장비들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콰과과과과—!
그들의 마공학 레이저 포가 전장을 휩쓸었다.
마족들을 쓸어담는 시원한 공격이었다.
이 모든 건 문명계의 수준이 초월급에 올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차원의 지원을 아무리 많이 받더라도 억지력에 의해 제한 받는 일은 없단 의미.
지원군을 바라보는 인류의 헌터들도 사기가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다.
“굉장한데. 다른 차원에서 지원을 오다니······!”
“장비를 다루는 숙련도 자체가 다르네요.”
“우리도 질 수 없지. 가자!”
차원 연합군의 함성이 문명계의 하늘 아래 미친듯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후.”
본부의 모니터로 모든 상황을 살피던 백묵이 한숨을 내쉬었다. 보기 드문 그의 한숨이었다.
타차원의 지원군이 가세하며 마족들의 기세가 꺾였다.
다행히 시간에 맞췄다.
레온이 병력을 이끌고 오는 시간이 딱 맞았다. 그 덕에 고블린들의 반란과 더불어 마족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물론 방어선은 크게 진격하지 못하고 팽팽하게 유지된다.
남은 마도 비석의 수는 6개.
‘여전히 어렵다. 장기전으로 가면 불리할 수 밖에 없어.’
게이트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다가서는 게 쉽지 않다. 마족들은 발악을 하며 막아대는 중이었고.
게이트 바로 아래에선 이지한 헌터가 마계왕과 홀로 맞서고 있다.
어디 한군데라도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거다.
딱 한 걸음이 더 필요하다.
한시라도 빨리 마도 비석을 파괴하고, 은빛의 날개 특별팀을 이지한에게로 보내야만 했다.
그 비장의 수가 있기는 하다만.
“······아직 멀었나.”
백묵이 그리 중얼거리는 순간이었다.
번쩍!
본부의 뒤쪽에서 금빛 섬광이 번뜩였다.
섬광이 점차 잦아 들며 한 명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엘리스였다.
“백묵씨, 초월 병기가 완성됐어요.”
완성되었다.
그 말을 듣는 백묵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