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56
56화 적혈의 버서커(3)
신아람의 히든 특성 ‘광화’.
그것은 타재간파에 의해 스킬이 되었다.
‘이게 진짜 타재간파의 능력······.’
내 몸에서 솟아 오르는 붉은 기운.
마치 살아 있는 불처럼 타오른다.
광화의 증거였다.
바닥까지 향해 있었던 체력과 마력이 계속해서 차오른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 특수 스킬 ‘광화(자아통제) Lv.2’를 획득합니다. 』
『 특수 스킬 ‘광화(자아통제) Lv.3’을 획득합니다. 』
『 특수 스킬 ‘광화(자아통제) Lv.4’를 획득합니다. 』
···
..
.
『 특수 스킬 ‘광화(자아통제) Lv.10’을 획득합니다. 』
무재조정과 칭호 초성장에 의해 20만배가 된 경험치.
스킬 레벨은 거듭하여 올라 간다.
10레벨에 달하자 전에 없던 해방감이 느껴졌다. 비정상적으로 해방된 힘이 당장이라도 미쳐 날뛸 것만 같았다.
‘지속 시간은 30분인가······.’
권속을 쓰러뜨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 빌어먹을 놈들! 그대로 죽어라!”
이상함을 감지한 발렘이 압축된 마기 구체를 쏘아냈다. 주변 공간이 일그러질 정도로 강력하게 응축된 마기.
나는 피하는 대신 대검을 손에 쥐고 땅을 박찼다.
콰아앙!
내가 뛰어 오른 장소에서 거센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광화로 인해 상승한 능력치 덕이었다.
하늘 높이 뛰어오른 나는 그대로 구체를 향해 돌진했다.
『 스킬 ‘데몬 헌트 Lv.11’을 발휘합니다. 』
대검 위로 얇은 검은색 코팅이 덧씌워졌다.
『 스킬 ‘일자 베기 Lv.12’를 발휘합니다. 』
『 추가효과 : 마력 무시 』
두 손에 들린 대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일자베기는 스킬에 따라 그 특성이 변화한다.’
미래에서 검성에게 손수 배워 온 기술이다.
일자베기 하나로는 그저 마력을 무시할 뿐이지만.
그것이 데몬헌트와 합쳐진다면.
『 두 개의 스킬이 특수 조합됩니다. 』
『 일시적인 추가 효과를 획득합니다. 』
새로운 효과를 낳는다.
『 특수 추가효과 : 마기를 무시합니다. 』
밤하늘을 담은 듯 영롱하게 빛나는 검은 궤적이 공간 위에 새겨졌다.
콰아아—!
그것은 발렘이 쏘아낸 마기 덩어리를 반으로 갈라냈다. 두 개로 나뉜 마기 덩어리는 허공으로 무질서하게 흩뿌려졌다.
“뭐, 뭐 이런······.”
허무한 표정으로 사라진 마기를 바라보는 발렘. 그러나 녀석에게 방심할 틈은 없었다. 어느샌가 뛰어오른 신아람이 발렘을 방어막째로 바닥에 내리 꽂았다.
콰아앙!
자욱하게 솟아오르는 흙먼지와 나무들의 파편.
나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발렘에게로 다가갔다. 녀석은 공격을 의식해서 방어막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그러나 녀석은 방어막을 유지한 채로 움직일 수 없다.
레벨 10의 광화.
회복 되는 마력과 체력은 중독의 제약을 아득히 뛰어 넘는다. 그건 일자베기의 지독한 마력 소모를 커버하고도 남는 양이다.
나는 천천히 대검을 들어 올렸다.
경악스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발렘을 향해.
다시 한 번 일자베기를 사용했다.
콰드드득!
“크아아악!”
발렘이 자랑하던 녹빛의 보호막이 일자베기의 균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마기로 이루어진 단단한 철옹성이 단 하나의 선에 의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발렘은 자랑스런 자신의 보호막과 함께 최후를 맞이했다.
『 게이트의 관리자가 처치되었습니다. 』
『 해당 게이트에 존재하는 모든 제약이 사라집니다. 』
* * *
“쓰러뜨린건가요?”
발렘이 죽자, 신아람이 내게로 다가왔다.
아직 그녀의 광화는 풀리지 않았다. 넘실거리는 흑발과 눈동자의 금빛 이채가 그 증거였다.
차분한 표정이었다. 자아를 되찾아 혼란스러웠을텐데, 금방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한 모양이다.
“······이 녀석은 보스가 아니었나보네요.”
신아람은 고개를 들어 숲 반대편을 바라봤다. 특유의 탐지 능력은 그녀 개인의 능력인 듯 했다.
“제가 처리하고 올게요.”
그 말과 함께 신아람은 숲 너머로 사라졌다. 전과 같은 무의미한 마력 방출이 없는 조용한 움직임이었다.
‘여전히 내가 아는 성격이랑은 많이 다르네.’
원래 적혈의 버서커는 난폭하기로 유명했다. 손에 걸리는 걸 부수고, 목소리도 우렁찼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의 신아람은 오히려 한결 차분해진 느낌.
‘타재간파로 재능을 미리 개화 시켜서 그런가.’
어쨌든 전리품을 챙길 시간이었다.
나는 발렘이 죽어 있는 장소로 다가갔다. 물론 잊지 않고 녀석의 몸에 생긴 마정석을 캐냈다.
『 스킬 ‘중급 해체 Lv.10’을 발휘합니다. 』
『 ‘훌륭한 마정석 B++’를 획득합니다. 』
지난번 하위 마족을 잡고 얻은 마정석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품질이다.
마침 잘 됐다.
신아람에게 공격 받았을 때 방어구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이 마정석을 아이템 제작자 김건에게 줘서 새 방어구를 만들도록 해야지.
물론 진짜는 따로 있다.
발렘의 옆에 놓여 있는 양피지로 된 두루마리.
『 마기의 원천 : 낡은 두루마리 』
그 옆에는 검은 톱니바퀴 하나가 놓여 있다.
『 마도 공학 : 게이트 조율 장치 』
이건 프로젝트 메이저 게이트에 사용 되는 아이템 중 하나다. 발전의 마족이 만들어낸 마도 공학 아이템.
‘이게 프로젝트 메이저 게이트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발렘이 이걸 들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놈의 주인이 되는 마족이 프로젝트 메이저 게이트에 깊숙히 관련된 놈이었으므로.
‘마기의 원천을 김상욱에게 건네주고 나서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려던 계획이었겠지.’
톱니바퀴를 주머니에 집어 넣던 그때였다.
“으으윽, 뭐가 어떻게 된거야?”
바닥에 쓰러져 있던 김상욱이 땅을 짚고 일어나려 했다. 그러다 다시 바닥에 고꾸라졌다.
“끄어억. 모, 몸이 왜 이렇게 아픈거지?”
권속과의 전투의 여파에 휩쓸려서 그럴 거다.
현 시점에서는 빌런이나 다름없는 김상욱.
녀석을 굳이 여기까지 끌고 온 이유는 하나였다.
그를 내 수족으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나는 도끼를 들고 쓰러져 있는 김상욱에게로 다가갔다.
“어, 어이! 무슨 짓이야! 그거 치워!”
“별 거 안하니까, 가만히 있어라.”
발버둥치는 김상욱의 팔을 도끼날로 살짝 그었다. 워낙에 체력이 바닥인 상태라 제대로 된 저항도 못한다.
“사, 사람 죽네! 여기 헌터가 사람 죽여!”
엄살은.
놈의 팔에서 붉은 피가 흘러 나왔다. 나는 그걸 두루마리 형태를 하고 있는 마기의 원천으로 닦아냈다.
『 ‘마기의 원천 : 두루마리’의 고유 효과를 사용합니다. 』
스으으—.
두루마리에 닿은 피가 원형의 마법진을 그려나갔다.
지난번에 썼던 이계 규율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이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바닥에 누워 있는 김상욱을 바라봤다.
“인류의 배신자 김상욱. 넌 인간을 배신하고, 마족의 밑에 붙어서 빌런 길드를 이끌어 왔을거야.”
“뭐, 뭐? 그게 뭔······.”
이해할 수 없단 표정으로 날 노려보는 김상욱.
“뭔 개소리야! 마족이 뭔데?!”
『 스킬 ‘통찰 Lv.11’을 발휘합니다. 』
『 대상 김상욱의 발언에서 거짓을 간파합니다. 』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 잘한다. 끝까지 모른 척 하니 동정심도 들지 않는다.
스르륵.
김상욱의 피가 새겨진 두루마리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미래의 김상욱이 알려준 그대로였다.
‘종속의 두루마리.’
권속을 만들 수 있는 마족들에겐 큰 의미가 없는 기능. 그러나 인간이었던 김상욱에게는 굉장히 유용했다고 한다.
나는 미래에서 들었던 김상욱의 말을 떠올렸다.
– 피와 계약 대상에 대한 정보.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마족들의 법도에 따라 대상을 노예로 부릴 수 있죠. 솔직히 그걸로 이득 많이 봤습니다. 보름 제약의 회장. 그 사람도 내 노예였다니까요? 물론 지금은 반성 많이 합니다.
계약에 필요한 건 피와 정보.
그는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듯 알려줬다.
– 제 정보요? 그건 왜 물으십니까? 아, 그냥 궁금하시다고요. 으하하, 우린 황금왕의 보물 창고를 함께 턴 사이 아닙니까. 숨길 것도 없죠.
술에 잔뜩 취한 녀석은 자신의 정보도 술술 말했다. 마기의 원천이 소모된 세계였으니 의심할 턱이 없었다.
『 종속 시킬 대상의 정보를 입력하십시오. 』
붉은 피가 허공으로 떠오른다. 그제서야 불길함을 느낀 김상욱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뭐, 뭐하는 거야?”
지금의 김상욱은 두루마리의 능력을 모르는 모양. 아마 나중에 마족에게서 주워 듣는 거겠지.
나는 김상욱의 정보를 하나씩 말했다.
“이름 김상욱. 성별 남. 아버지 김성연, 어머니 김진주. 3대 독자, 혈액형 A형, 소중히 여기는 것 자기 자신, 어렸을 적의 취미······.”
시시콜콜하지만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를 늘어 놓는다. 김상욱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갔다.
“어떻게, 어떻게 아는거냐? 너 뭐야, 너 뭐냐고 이 새끼야!”
나는 무시하고 정보를 입력했다. 정보가 개인적이고 타인에게 개방되어 있지 않을수록 계약의 힘은 강해진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
두루마리에서 검은 마기가 뭉게 뭉게 피어난다. 내가 입력한 정보가 확실하단 증거였다.
까득.
마지막으로 내 피 한 방울.
파스스······!
“크윽, 대체 뭐하는 새끼야! 뭐, 뭐야? 이거 뭐냐고! 대답해!”
두루마리에서 흘러 나온 검은 기운이 김상욱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쇠사슬의 형태로 빚어진 마기는 김상욱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 마도 계약 : 대상 김상욱에 대한 완전 통제권을 획득합니다. 』
바닥에 쓰러진 김상욱이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 본다.
그의 역할은 간단하다.
“김상욱, 이제부터 너는 이중첩자다.”
인류의 배신자 김상욱.
마족의 편에서 여러 악행들을 저질러왔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인간보다 마족 가까이에 도달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언젠가 버려질 말일지언정.
그는 훌륭한 배신자였다.
그러니 이제는 그 한 몸 바쳐 인류를 위해 일할 차례다.
* * *
“자, 게이트 나가기 전까지 열심히 뽑아라.”
나는 김상욱에게 명령했다. 김상욱은 군말 없이 수풀에서 푸른 꽃을 골라 뽑아내기 시작했다.
“맡겨만 주십쇼.”
열심히 푸른 꽃을 찾아 헤매는 그.
종속 계약의 힘은 절대적. 주인을 배신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게 미래 김상욱의 설명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해 놨다.’
김상욱은 마족들에게 돌아가 스파이 노릇을 할 거다. 놈에게 마기의 원천을 들려 보낼 생각이었다.
김상욱은 기록의 마족에게 인정을 받고 다시 복직할 거다. 김상욱이 내게 종속되는 한 빌런 길드 ‘흑결’도 내 손아귀에 올라오는 셈이다.
‘프로젝트 마기는 김상욱 선에서 막을 수 있게 된다.’
의식의 순간에 결정적인 방해를 하도록 일러뒀다. 들키지 않는 선에서. 그걸로 대한민국의 프로젝트 마기는 완전 저지다.
콰아아앙!
신아람이 향한 방향에서 강렬한 폭음이 들려왔다. 오크들의 보스를 처리하고 있는 거겠지.
마기의 원천의 영향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기에 여전히 오크들은 강력하겠지만.
신아람에게는 문제 없다.
대한민국 최후의 11인 중 하나가 그녀였으니까.
“허억. 뭡니까?”
푸른 꽃을 뽑던 김상욱이 몸을 움찔 떨었다.
“신경 쓰지 말고 채집해.”
“예. 알겠습니다. 주인님.”
나도 가만히 있을 게 아니었다.
아직 광화 스킬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가만히 흘려보내기도 뭣하니 늘어난 능력치를 이용해서 열심히 채집했다.
이 게이트 내부에서 자생하는 푸른 꽃은 상급 물약의 재료가 된다. 가져다 팔면 큰 이득을 볼 수 있고, 포션 자체로도 앞으로의 전투에 큰 도움이 된다.
『 스킬 ‘채집 Lv.11’을 획득합니다. 』
『 추가효과 : 대상에 접촉하지 않아도 채집할 수 있습니다. 』
덤으로 채집의 레벨이 11이 되었다.
‘오.’
손을 들어 올리고 한바퀴 쓱 쓸자 손아귀에 푸른 꽃들이 딸려 들어왔다. 기가 막힌 효과였다.
채집 스킬에 감탄하고 있던 그때.
메시지가 떠올랐다.
『 업적 정산이 완료 되었습니다. 』
『 지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
『 이계규율이 해당 업적을 정산합니다. 』
– 업적명 : 중독의 권속 ‘발렘’ 처치
– 기록 : 데미지 S, 전투 A, 특수 스킬 S, 영향력 SS······.
– 종합평가 : S+
여전히 과평가 된 업적 정산이었다. 데미지나 전투, 영향력 모두 내 특성 타재간파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그러나 내 입장에선 나쁠 게 없었다.
‘이번에는 무슨 칭호를 줄까.’
이계 규율이 준 칭호들을 잘만 이용하고 있었으니까. 마계의 재앙, 초성장. 전부 도움이 됐다.
나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메시지창을 바라봤다.
『 믿을 수 없는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
『 이계 규율에 따라 보상을 지급합니다. 』
그리 생각하는 내 앞으로 붉은색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칭호가 아니었다.
‘······진짜냐.’
재능이 부족하여 닿을 수 없을 거라 여겼던.
『 유니크 스킬을 지급합니다. 』
바로 그 유니크 등급의 스킬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