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79
79화 각성 스킬(1)
『 초월의 비석을 해석하는데 성공하셨습니다. 』
『 해당 기물이 올바른 방식으로 기동합니다. 』
스킬 다세계 해석으로 확인하고 나니 알겠다.
이 비석은 타 차원 간의 연결을 담당하는 매개체. 발전의 마족은 이 비석을 토대로 프로젝트 메이저 게이트를 진행하던 게 아닐까.
샤아아—!
비석에서 흘러나온 황금빛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 찬란한 기류 속에서, 눈을 동그랗게 뜬 세레네.
“다, 당신은······.”
엘프 소녀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전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세레네가 하지 못했던 비석의 해석을 나는 단숨에 해냈다. 특성 무재조정과 칭호 초성장의 효과로 20만배의 달하는 경험치를 얻어 만들어낸 기적.
그러나 여기에선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세레네는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고마워요.”
세레네가 내게 고개를 숙였다.
한발자국.
비석 앞으로 다가간 그녀는 내게 말했다.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거에요. 당신의 세계를 구할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오르티마를 쓰다듬어줬다.
“너도 잘 있어.”
녀석은 아쉬운 듯 세레네를 바라봤다.
세레네가 손을 뻗자, 근처로 황금빛과 녹빛의 기류가 동시에 형성되며 그녀를 끌어당겼다. 비석의 효과인지 그녀의 감정이 일부 내게로 흘러 들어 왔다.
아득하지만 그립고, 가슴 아픈 고향. 다시는 돌아갈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그 장소로.
세레나는 돌아갔다. 빛이 사그라든 자리에 그녀는 없었다.
‘이미 멸망한 세계라.’
그녀가 돌아간 장소는 그런 곳이었다.
회귀 전, 이 세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일말의 희망도 없이 마족들에게 짓밟힌 땅.
무력함과 절망감만이 감도는 멸망한 세계.
그런 미래를 이번에는 반드시 막고 말겠다.
다짐하는 순간.
메시지가 떠올랐다.
『 이계 규율의 업적 정산이 끝났습니다. 』
『 해당 업적을 정산합니다. 』
– 업적명 : 소규모 기적( 하위 발전의 마족 처치, 하이 엘프 세레네의 귀환 )
– 기록 : 데미지 S, 전투 S++, 능력 개화 SSS, 인과 간섭 SS······.
– 종합평가 : SS
변함없이 과대평과 된 업적.
『 전대미문의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
『 이계 규율 상점 : 1820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
『 해당 기록이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됩니다. 』
『 무성(無星)등급 칭호 : 기적의 발현자 』
– 유적 필드에서 데미지 1,000% 상승
– 제약 무시 4% 추가
‘유적 필드라······.’
지금 내가 있는 장소에는 적용이 안 되는 모양. 비석 하나 있는 걸로는 안된다는 건가? 필드의 기준이 뭔지 알 방법이 없다.
그래도 분명 쓸 일이 있을 거다.
마계의 재앙이 유용하게 사용 되었듯.
이계 규율의 터무니 없는 보상을 확인하며 나는 연구소를 빠져나왔다. 주인을 잃은 연구소는 모든 기능이 정지해 있다.
놈이 자랑하던 병기 모두 얼어붙은 것처럼 멈춰있다. 그것들을 지나, 나는 성 밖으로 나왔다.
메마른 식물들로 가득한 정원 한 켠에 있는 철문.
내가 들어왔던 푸른색 철문이다.
나는 발전의 마족이 가지고 있던 제어석을 들어 올렸다.
‘김상욱의 말대로라면······. 이렇게 쓰는 거던가.’
제어석을 흔들자 붉은 빛이 퍼져나오며 철문을 감싸기 시작했다.
본래대로라면 마계의 틈새에서 바로 내가 사는 현계로 돌아갈 순 없다. 이곳은 마계와 더 가까운 장소니까.
‘그래서 들어올 때도 게이트를 거쳐서 들어 온 거고.’
마찬가지로 나갈 때도 게이트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무슨 게이트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건데······.’
내가 들어왔던 게이트는 공략이 완료 되었으니 사라졌을 거다. 아마 조건이 맞는 다른 게이트로 연결 될 거다.
찰싹.
새끼용으로 변한 오르티마가 내 어깨에 올라탔다.
최소한 대한민국에만 떨어져라······.
그런 마음과 함께 나는 내부로 들어갔다.
* * *
촤아아악!
수호 길드의 공략이 이뤄지고 있는 A급 게이트.
“태양아, 여기서 휴식할래? 쉬엄쉬엄 해도 돼.”
오러 블레이드를 개화한 신태양은 나타나는 맹수들을 가볍게 썰어버렸다. 이제 막 B급에 오른 헌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미친 퍼포먼스였다.
순조로운 공략이었다.
오히려 마수들이 신태양을 피해 도망칠 정도였다. 그 뒤를 따르는 스무 명 가량의 보조 헌터들은 입을 벌린 채 구경할 뿐이었다.
‘이게 천재······?’
‘며칠 전하고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성장이 말이 안되잖아.’
수퍼 루키? 그 정도 수식어로 신태양을 표현할 순 없었다. 수호 길드의 길드장 사최헌 못지 않은 천재 헌터의 등장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감탄만 하고 있을 때.
신태양의 사수만이 그의 얼굴에 깃든 변화를 알아챘다. 사냥 도중에도 무언가가 줄곧 걸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어제 대규모 공략이 있었으니까, 천천히 해도 돼.”
그녀는 손에 든 태블릿 기기를 살피며 말했다. 이미 충분하다 못해 기적적인 성장 수치였다.
본래 게이트의 랭크와 헌터 랭크가 올라갈수록 성장이 더뎌지는 게 당연하다. 나타나는 마수는 강해지고, 필요한 경험치 양도 대폭 늘어나니까.
신태양의 성장은 오히려 가속하고 있었다.
남은 건 신태양 본인의 멘탈 관리 뿐이었다. 잘 나가는 상위 플레이어 중에서 심리적 이유를 문제로 고꾸라지는 헌터들은 꽤 많았다.
급하게 간다고 전부는 아니었다.
안경을 올려 쓴 그녀는 신태양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그 스승이라는 사람 때문에 그런 거야?”
어제 긴급 공략에서 사라진 한 사람. 그게 신태양의 스승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사실이기도 했고.
‘기사는 안났지만.’
호라이즌 길드와 협회에서 모종의 대화가 오고 간 것은 수호 길드에서도 알고 있었다.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낸 신태양이 고개를 들었다.
“아,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그 분은 어디 떨어져도 괜찮을 사람이거든요. 다만······.”
자신의 상태창을 살피는 신태양은 미간이 좁혀졌다.
‘원래 이런 건가? 아니, 그럴리가 없는데.’
그러나 다시 돌이켜 생각해봐도 그 차이는 분명했다. 지금까지 마수를 수 천 마리 때려잡았으니까 알 수밖에 없다.
‘······경험치가 왜 이렇게 많이 들어 오는 거지?’
경험치가 기존의 3배에서 4배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번 게이트가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오늘 공략한 게이트만해도 이걸 포함해 두 개.
‘원인은······.’
굳이 꼽자면 딱 하나 밖에 없었다.
스승님.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고 자연스레 오러블레이드를 체득하게 되었다. 그때 한순간이지만 알 수 없는 힘이 몸에서 끓어 오르는 느낌을 받았었다.
‘진짜라면 대체 무슨 능력을 가지고 계신겁니까.’
잠시 생각에 잠기려던 신태양.
‘······.’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그를 이해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할수록 뇌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으니까.
그저 보고 배우고 감사하기로 했다.
‘하여튼 감사합니다.’
신태양은 자신의 스승을 향한 무한한 경외심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겠어?”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제 없습니다.”
화르륵!
새하얀 검날 위로 타오르는 오러 블레이드. 신태양은 검을 쥐고서 달려나갔다. 그 앞을 가로 막고 있던 마수가 단숨에 꿰뚫렸다.
촤아악, 촤악!
온갖 버프를 몸에 두른 신태양을 막을 마수는 없었다. 일방적인 학살 앞에 그나마 앞에 나서던 마수들도 사라져갔다.
이제는 마수를 직접 찾아서 데려와야 할 정도.
“다음부터는 몰이꾼도 한 명 데려와야겠네.”
신태양의 사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게이트 내부를 휩쓰는 일이 끝났으면 마지막은 보스 공략이다.
이런 느낌이라면 보스의 처리도 단번에 끝날 것 같았다. 수풀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찰나였다.
휘익!
검은 무언가가 빠르게 신태양의 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못봤지만 신태양은 분명하게 봤다.
‘드, 드래곤······?’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그 크기로 보건데 아직은 새끼인 해츨링이였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순 없었다.
수호 길드에서 받은 이론 교육 대부분 흘려 들었지만, 그거 하나만큼은 기억하고 있다.
드래곤은 최상위 위험 개체.
무한에 가까운 마력과 고위 마법을 난사하는 이능.
마력을 흡수하는 비늘과 압도적인 육체 능력.
절대로 혼자 처치 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다.
발견 즉시 해당 게이트에서 벗어나 길드에 보고 해야 했다. 이후 길드 자체적으로 대규모 토벌대를 꾸려 공략을 나서기로 되어 있었다.
“돌아가야 합니다!”
신태양은 심각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기도 전에, 눈 앞에 다시금 새끼용이 나타났다.
“드, 드래곤······?”
“여기에 왜 드래곤이······?”
헌터들이 술렁였다.
자리에 있는 헌터들 모두가 드래곤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 왈가왈부 할 것 없이 당장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허공에서 날개를 펄럭이는 새끼 드래곤과 신태양의 눈이 마주쳤다. 신태양은 검에 두른 오러 블레이드를 진하게 했다.
“제가 막아 볼테니······. 도망치세요.”
“아니, 그건 안 돼. 차라리 선배인 내가······.”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이 뒤에 있던 헌터들이 마음을 굳혔다. 그들은 결연한 표정과 함께 뒤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저희는 빨리 물러 납시다! 빨리 지원을 불러와야 해요.”
“미안해요! 금방 올게요!”
일촉즉발의 상황.
신태양은 검 끝에 모든 힘을 집중했다. 스승님께 배운 검술과 오러 블레이드를 조합한다면 승산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새끼용이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는 순간 치고 나갈 생각이었다.
그때였다.
“그렇게 먼저 나가면 어떻······.”
뒤쪽의 수풀을 헤치고 익숙한 얼굴 하나가 튀어나왔다.
“스승님?!”
왜 여기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드래곤 앞에서 살아남느냐가 더 중요했으니까.
그리고 다음 순간.
새끼용이 이지한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녀석의 입이 슬쩍 벌려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브레스다!’
드래곤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인 브레스. 이 근거리에서 정통으로 맞았다간 무사할 수 없었다.
신태양은 반사적으로 땅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위험합니다!”
자신의 스승을 살리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고작 여기서 드래곤 때문에 목숨을 잃게 할 순 없었다.
그런데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다.
신태양이 앞으로 한발자국 내딛는 순간.
딱콩!
이지한이 새끼용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새끼용은 머리를 붙잡은 채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뀨우······.
믿을 수 없는 광경 앞에 신태양의 사고가 가속했다.
스승님의 힘이 해츨링을 꿀밤으로 제압할 정도라고?
아니, 상식적으로 그건 말이 안된다. 그게 아니라면······.
“커흑!”
전력으로 검을 휘두르려던 신태양이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넘어진 장소에 기다란 자국이 남았다.
그런 신태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지한이 입을 열었다.
“여긴 한국인가보군.”
* * *
“페, 펫이요?”
“뭐 그런 거지. 진짜 드래곤은 아니고 그런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오르티마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스르륵.
녀석은 본래 모습인 슬라임으로 변했다.
“신기하네요······.”
드래곤을 길들인 헌터는 전 세계에 하나다. 신문 1면에 실리고 싶지 않으면 쓸데 없는 소문은 막아야 했다.
“네가 이상한 소문 안나게 잘 설명해줘.”
그렇게 해츨링의 등장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신태양의 사수가 급하게 연락을 보내 지원 요청이 가는 일은 없었다.
나는 뒤쪽에서 건네 준 율무차를 받아 마셨다. 간이 의자에 몸을 완전히 기댔다.
‘······꼼짝도 못 하겠네.’
연달아 세 개의 게이트를 공략했다. 하루가 꼬박지나 있었다. 잠도 한숨도 못잤다.
‘자연 회복에도 한계가 있네.’
그만한 전투가 계속해서 벌어졌으니 지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긴 하다. 나는 신태양이 게이트를 공략하는 동안 잠시 눈을 붙였다.
잠시 후.
“스승님, 끝났습니다.”
“고생했네.”
보스를 잡고 레벨업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애초에 무단침입이나 마찬가지인 상황. 괜히 수호 길드에게 고소 먹고 싶진 않았다.
우우웅.
게이트 바깥으로 나오니 통신이 재개 되며 밀려 있던 알림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 부재중 전화(23)
– 문자 메시지(11)
보낸 사람들은 윤서현, 진세아, 신아람, 김상욱, 신태양······. 많이도 있다. 회귀하고 나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대부분 안부를 묻는 내용이었다.
돌아왔다라고 문자라도 남기자.
열심히 문자를 보내는 사이, 공략을 마무리한 신태양이 내게로 다가왔다. 무리 지어 있던 공략대 모두가 해산했다.
“괜찮으시면 식사라도 하고 가시겠습니까? 저도 오늘 일정은 끝이거든요. 드릴 말씀도 있고요.”
“그럴까.”
그러고보니 공략하는 동안 제대로 된 밥도 못 먹었다. 헌터가 초인이라지만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살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옷 꼴을 보니 말이 아니다. 피와 기름이 뒤섞여 엉망이었다. 그런 내 고민을 알아챈 걸까.
“엇.”
오르티마가 슬라임으로 변해 내게 착 달라 붙었다.
『 형상기억마수 오르티마가 오염을 정화합니다. 』
입고 있던 옷이 금세 멀쩡해졌다. 이런 기능이 있는 줄은 몰랐다.
“저도 한 마리 키우고 싶네요.”
“100억에 팔까.”
내 말에 오르티마가 흠칫 몸을 떨었다. 농담이다.
“그러면 차를 가져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신태양이 자신의 차를 가지러 간 사이 나는 메시지창을 확인했다.
보상 정산이 끝나 있었다.
‘드디어······.’
『 한계 돌파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
– 목표 : ‘프로젝트 : 메이저 게이트’ 저지( 1 / 1 )
『 클리어 보상을 획득합니다. 』
『 축하합니다. B등급 헌터가 되셨습니다. 』
『 레벨 제한이 해제 됩니다. Lv.60 / 80 』
『 이제 레벨당 능력치 증가량이 1.5배가 됩니다. 』
희미한 빛이 내 몸을 가볍게 감쌌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다.
『 지정 스킬 한계 레벨 1증가 및 각성 』
‘각성 스킬······.’
최후의 5인 중에서도 독보적인 1인.
인류의 리더 ‘천성호’만이 가지고 있었던 기적 같은 힘.
그게 바로 각성 스킬이었다.
선택할 스킬은 이미 결정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