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85
85화 재능 개화의 물약(1)
『 레전더리 아이템을 습득하셨습니다. 』
‘드디어······.’
일반, 레어, 유니크에 이어 현 시점에 존재하는 아이템의 마지막 단계.
레전더리.
미래에는 상위의 아이템도 발견 되지만, 그건 나중의 일.
‘지금 시점에선 두말하면 입 아픈 최강의 아이템이다.’
『 아이템 설명 』
– 이름 : 초회의 장갑
– 등급 : 레전더리
– 효과 : 첫번째 공격의 데미지 250% ( 쿨타임 24시간 ), 근접 전투시 능력치 30% 상승, 방어력 35
– 스킬 : 바람의 기운 Lv.3 타격 Lv.3
‘능력치가 미쳤네.’
그야말로 레전더리다운 능력치. 미래에 군단장이 될 전투의 마족이 소유하고 있던 아이템 중 하나답다.
“뭔진 몰라도 대박이네요. 축하해요, 형.”
옆에 서 있던 천성호가 그렇게 말했다. 헌터가 된지 1일차, 레전더리급이 어느 정도 위상인지 모르는 걸까.
“운 미친 거 아니에요?”
반면 진세아는 어이가 없단 표정이었다.
“······일단 이 아이템은 내가 가진다. 이견 없지?”
“어차피 전 한 것도 없걸랑요.”
“형이 가지는 게 저도 좋아요. 저한테 검도 주셨잖아요.”
천성호가 내가 준 양손검 츠바이핸더를 들어 올렸다. 그거 그렇게까지 좋은 물건은 아닌데. 조금 양심에 찔리는 걸.
다음에 더 좋은 걸 구하면 가져다주자.
그때였다.
토옹!
오르티마가 내 손에 든 장갑을 향해 뛰어올랐다. 나는 재빨리 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허공을 스치고 바닥에 떨어진 슬라임 오르티마가 시무룩하게 몸을 구부린다.
“이건 안돼.”
오르티마가 먹은 아이템은 레벨업이 가능해진다. 성능은 뻥튀기 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오르티마는 한 번에 하나의 아이템으로 밖에 변할 수 없다.
지속적으로 아이템의 효과를 받아야 하는데 이러면 손해다.
“귀여워라. 이런 귀여운 슬라임은 대체 어디서 구해 온 거에요?”
진세아가 시무룩해진 오르티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천성호도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툭툭 오르티마를 건드려 본다.
싫지는 않은지 통통거리는 오르티마.
“주웠어.”
“나도 줍고 싶어요. 어디서 주웠어요?”
미래에서 주웠다.
진세아 네가 버리고 간 걸 주워왔다.
녀석들이 오르티마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나는 다른 아이템을 살폈다.
느림의 마족이 들고 있었던 창이다.
『 아이템 설명 』
– 이름 : 칠흑의 창
– 등급 : 유니크
– 효과 : 착용자의 속도 15% 상승, 공격력 60
나쁘진 않은데, 회수의 창만큼의 값어치는 없다.
‘이건 팔아도 되겠어.’
유니크 아이템의 가치는 최소 10억원에 육박한다. 어디까지나 최소. 아이템의 성능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레전더리의 경우에는 부르는 게 값이었고.
‘최하위 마족 주제에 꽤 좋은 걸 들고 다녔네.’
부가적인 수입이 된다. 분배를 하더라도, 내 손에 떨어지는 돈이 꽤 된다.
‘목표로 했던 초회의 장갑은 손에 얻었다.’
이 장갑이 문제가 되는 건 맨 처음 스킬. 첫 1회 공격시 데미지 250%. 이게 말도 안되는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놈이 군단장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장갑 덕이라고. 미래의 김상욱이 그리 말했었다.
‘이계 규율의 업적 달성은 이번에는 나오지 않는건가.’
최하위 마족은 이미 여러번 잡았다. 더 이상 업적 취급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무언가 그럴싸한 것을 이루어야 업적이니.
‘어쨌든 강해져야 한다.’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나 자체가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아이템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 하려면 능력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기초 레어 스킬 중 지금 내가 없는 건······. 민첩, 체력, 지력.’
이 네 가지를 모으면 스킬이 통합되며 유니크 스킬로 넘어갈 수 있을 거다.
‘레벨업이 불가능한 지금. 스킬과 포인트를 모으는데 집중해야겠어.’
게이트 바깥으로 나왔다. 천성호의 마력에 의해 호수가 걷히며 우리는 보트 위로 다시 올라올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
진세아가 결심한 듯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
“은빛의 날개에 들어갈래요. 나도 오빠처럼 강해지고 싶어요. 영웅도 좋지만, 당장은 더 강해지고 싶어요. 그러려면 은날에 들어가는 게 제일 좋겠죠?”
“그래, 잘 생각했네.”
누군가는 은빛의 날개에 들어가는 것을 꿈으로 여긴다. 그러나 천재들에게 있어 출발하는 선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디에 도달하느냐. 얼만큼 빠르게 가느냐가 이들에게 달린 일이다.
‘타재간파에 의해 진세아의 재능은 개화되어 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그것은 천성호도 마찬가지. 모두 기존보다 강화된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을 거다.
천성호가 히죽이며 진세아에게 말했다.
“그러면 내가 먼저 계약했으니까 선배겠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내가 헌터 생활을 먼저 시작했으니 내가 선배지. 알겠니?”
진세아도 지지 않고 받아친다.
시험삼아 각성 이후의 천성호에게도 타재간파를 사용해봤지만. 재능 개화 난이도가 전부 S가 넘는다.
현시점에선 개화가 불가능한 것들 뿐이었다.
이로써 이 두 명은 은빛의 날개에 가입하게 되었다. 녀석들의 성장은 윤지은 헌터에게 맡겨 놓으면 되는 부분이다.
이제 나만 강해지면 된다.
* * *
수호 길드, 회의실.
길드원들은 원탁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있었다.
“최근 증가한 변칙 게이트와 고위험 게이트. 사전에 알아챌 방법은 없단건가?”
길드장 사최헌은 눈을 지긋이 감으며 말했다. 정부에서는 협회와 길드에게 지속적인 압박을 넣고 있었다.
대한민국 1위 길드인 수호 길드에게 화살이 쏟아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협회에서도 지속적인 조사 중에 있다고는 하는데, 큰 기대는 안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이텍트 사에서 게이트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는 들었는데. 은날의 후원사다보니 도움 요청이 쉽지 않고요.”
하나 같이 어렵다는 이야기 뿐이었다. 게이트를 공략하는 것만해도 머리가 아픈데, 이런 일까지 떠맡으려니 버거웠다.
대부분의 실무를 부길드장에게 맡기고 있는 이유기도 했다.
“은빛의 날개하고 공동으로 진행해. 우리 길드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굳이 자존심 부릴 건 없으니까.”
사최헌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지난 도심지 고위험 A급 게이트 공략. 도움을 준 친구가 있다고 했었나? 내가 알기로 호라이즌 길드에 그만한 인재는 없었는데.”
“신태양군하고 친분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황금방패 이수연의 말에, 꾸벅꾸벅 졸고 있던 신태양이 눈을 번쩍 떴다.
“예? 제가요? 아뇨,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어디서 그런 오해가······.”
신태양은 일단 부정하고 봤다.
굳이 긁어 부스럼만들지 말라는 스승의 말이 있었으므로. 옆에 있던 이수연이 눈썹을 찡그렸다.
“인터뷰도 했잖아. 그 분이 없었으면 공략은 불가능 했을 겁니다, 어쩌구.”
“그랬었나? 기억이 잘······.”
그 말에 사최헌이 씩 웃었다.
“호라이즌 길드는 공략 전문 길드가 아니야. 정보 길드지. 그런 인재가 있었으면 백묵이 나한테 먼저 말해줬을 거라고. 그 말은 즉······.”
그의 올곧은 시선이 신태양을 향했다.
“우리가 기용할만한 인재라는 거지.”
당황한 신태양이 머리를 긁적였다.
“용병 활동은 하시는 것 같은데, 어디 길드에 묶여서 활동하시는 건 싫어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정도 실력이시면 진작에 어디 들어갔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주절주절 이야기를 뱉던 신태양이 결론을 내렸다.
“하여튼 저도 잘 모르니까 묻지 마세요. 진짜 몰라요.”
“······.”
“씁, 잘 아는 것 같은데.”
그 말에 사최헌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유사시에 용병으로 고용할 기회는 있다는 거군. 아직 길드가 없다는 건 오히려 호재지. 상황에 따라 우리쪽으로 끌고 올 수도 있으니까.”
“그건 또 그렇네요······.”
신태양은 포기했다. 이제 스승님께 변명할 말이 사라졌다.
‘못난 제자가 입을 함부로 놀렸습니다. 스승님······. 용서해주세요.’
다만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그저 용병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엿본 것 뿐이니까.
“신태양 입장을 생각해서, 일단 백묵에게 물어보도록 하지. 마침 해외에서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으니까.”
사최헌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스마트폰을 들어 백묵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호 길드와 호라이즌 길드는 협력 길드.
세간에는 호라이즌 길드의 명성이 크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길드를 오래 운영해 온 사람이라면 호라이즌의 영향력을 모를 순 없었다.
– 여보세요. 아, 사최헌씨. 간만이네요.
“해외는 잘 다녀오셨습니까?”
– 말도 마세요. 죽을 뻔했습니다. 조만간 아주 재밌는 소식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회의 중에 전화드린 겁니다. 이번에 호라이즌 길드에서 대단한 헌터를 발견해서 그런데 혹시 이름과 번호를 알 수 있을까합니다.”
잠시 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무언가를 뒤적이는 소리가 나더니. 백묵이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 이게 무슨······. 이건 말이······. 허.
그러다 번뜩 정신을 차린 백묵이 말을 이었다.
– 아, 제가 해외에서 입국한지 얼마 안 돼서요. 정신이 조금 없네요. 당장은 어려울 것 같고요,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그러나, 말해줄 생각은 조금도 없어보였다.
툭.
전화가 끊어지자 자연스레 회의장의 시선이 신태양에게로 모였다. 신태양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아니, 전 모른다니까요. 죽어도 말 못해요!”
* * *
게이트 공략을 마친 뒤,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진세아와 천성호는 은빛의 날개로 돌아갔다.
나는 정보창을 불러왔다.
‘아직 받지 않은 보상이 하나 남았다.’
그건 바로 최대 레벨 보상.
『 B등급 최대 레벨 80을 달성 하셨습니다. 』
『 ‘무재조정:한계돌파’의 효과로 아이템을 보급 받습니다. 』
이 보상에서 받았던 것들은 예전에 사용하던 영혼 포식자, 회수의 창, 정령 파괴자 같은 걸출한 무기들이었다.
‘이번에도 무기를 받는건가?’
스킬 웨펀 마스터 덕분에 어떤 무기를 받아도 능숙하게 다룰 자신이 있었다. 일자베기를 적용 시킬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고.
허공에 모인 새하얀 빛이 천천히 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 빛의 색깔로부터 등급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일반 등급······?’
지금까지 한계돌파 보상에서 나왔던 아이템이 유니크 등급임을 생각하면 어쩐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잠깐.’
빛이 잦아들며 아이템의 형체가 드러났다. 그렇게 나타난 아이템의 모습은 범상치가 않았다.
황금빛의 호리병.
그 형태는 재능 획득의 물약과 비슷하지만.
『 재능 개화의 물약(일반) 』
이름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있었다. 오르티마가 옆에서 통통 튀어 올랐다. 빨리 마셔보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이 녀석은 뭘 알고 이러는 건가.’
아이템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다만, 내 능력으로 생겨난 아이템이니 나쁜 효과가 있을 리는 만무.
나는 마개를 뽑아내고, 호리병을 들이켰다.
꿀꺽, 꿀꺽.
시원한 액체가 목을 타고 흘러 들어왔다.
동시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약한 재능의 파편’은 세 개입니다. 』
『 해당 파편이 ‘미약한 재능의 조각’으로 합쳐집니다. 』
주변의 풍경이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지에 떨어진 먹물이 번져가듯이 점차 눈 앞이 어두워진다.
오르티마가 서둘러 내 몸에 달라 붙는 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거냐.’
어두워졌던 세계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나는 어느 숲에 있었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는 알록달록한 숲.
『 대상 이지한의 재능을 개화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이동합니다. 』
『 환상계 : 잊혀진 하이 엘프의 숲 』
‘여기서 재능을 키우라는 건가······?’
이 숲에서 뭘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살펴보던 찰나.
눈에 딱 띄는 생명체 한 마리.
히이잉!
새하얀 유니콘 한 마리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놈이 도망치지 않게 천천히 대검을 꺼내들었다.
“일단······.”
저 놈부터 잡고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