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93
93화 봉인된 역전의 검(1)
A급 게이트.
사실상 대부분의 헌터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지점이었다. B급보다는 보상이 훌륭하고, S급보다는 안전하기 때문이다.
‘내가 A급 게이트를 이렇게까지 압도하다니.’
반면 S급 게이트는 선택 받은 소수의 헌터만이 공략할 수 있는 장소. 그 위험성은 다른 게이트와 비교할 게 못 된다.
대형 길드에서 공략대를 꾸려 공략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쿠구구구!
땅을 휩쓸고 지나가는 거대한 나무 용 한 마리. 사나운 다크 오크들이 발악하듯 달라 붙지만, 소용 없다.
몸을 한 번 세차게 털어내자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바닥에 떨어진 다크 오크들은 그대로 즉사.
압도적인 체급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 오르티마의 레벨이 74 상승합니다. 』
『 목룡 몰테인(오르티마) Lv.1 → 75 』
오르티마의 새로운 형태의 레벨업도 순조로웠다. 새끼용의 레벨은 현재 115. 몰테인의 형태도 레벨업을 충분히 해놔야 했다.
파괴력이 강해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나는 녀석에게 명령했다.
“오르티마 하늘을 날아라.”
“······.”
오르티마가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목룡 몰테인의 모습으로 그런 행동을 하니, 괴리감이 장난 아니다.
“스읍, 못하는 건가.”
아직 본래 성능을 100% 끌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본판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마기의 구체를 폭격하는 그야말로 괴수였다.
유적 필드가 아니었다면 놈을 쓰러뜨리는 건 꿈도 못 꿨을 거다.
‘애초에 격의 차이 때문에 변신을 오래 할 수 없다고 했었지.’
그런 상황에서 하늘까지 날라는 건 확실히 무리한 요구일지도. 다만, 레벨이 충분히 오른다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지금 저 엄청난 용이 저희 편이라는 거죠······. 지난 일주일 동안 저걸 잡으려고 사라지셨던거에요?”
“그걸 노린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윤서현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쿠구구구!
땅을 헤짚으며 다크 오크들을 향해 돌진하는 오르티마. 흡사 불도저가 따로 없다. 검은 나무로 된 몸이라 공격을 받아도 큰 데미지가 없다.
오크들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양의 경험치와 포인트가 내게로 흘러 들어온다.
『 430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
『 398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
『 410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
···
..
.
『 452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
『 아룡종의 비늘 갑옷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아룡종의 비늘 갑옷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아룡종의 비늘 갑옷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
‘이게 진짜 사냥이지.’
나는 아무것도 안하는데 오르티마 혼자서 1인분 아니 몇 십 인분 이상을 척척해낸다. 변신 시간 끝나기 전에 최대한 굴려야 한다.
“거기 왼쪽에 애들 빠져나간다. 잡아. 한 놈도 놓치지 말고.”
“뀨우······.”
“어허, 빨리 빨리.”
윤서현은 허탈한 표정으로 오르티마에게 지시를 내리는 날 바라봤다.
“이거 저 필요해요?”
“네, 필요합니다.”
협회 사람이 있어야지 게이트 공략 도중 난입이 인정 된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지한씨, 저 아직 B급인 거는 알고 계시죠? A급 게이트라 지원이라기보다는 조사차 나온 거였는데······.”
“알고 있습니다.”
나는 품 안에서 황금빛 구체 하나를 꺼내 들었다. 발전의 마족의 연구소에서 발견한 아이템.
『 마도 : 마력 증폭 제어 장치 (유니크) 』
윤서현은 세계에서도 존재가 드문 공간 능력의 사용자. 재능을 타고나지 않으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였다.
“그건 뭐에요?”
“팔을 내밀어 보시죠.”
그녀의 언니인 윤지은은 최후의 11인이었다. 자매인 윤서현에게도 그만큼의 재능이 잠들어 있음은 이미 확인했다.
『 타재간파의 서를 발휘합니다. 』
『 대상 윤서현의 재능 ‘초공간인지’를 선택하셨습니다. 』
『 해당 재능의 개화 난이도는 S입니다. 』
지난 공략때 그녀가 개화할 수 있는 재능은 이미 파악해 두었다.
『 대상을 마력 폭주 상태로 만들 것 』
마력 폭주.
끓어 오르는 마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각종 스킬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난사되는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엔 대단히 위험한 상태지만······.
증폭 제어 장치가 있다면 괜찮다.
“뭐, 뭔가 수상쩍은데요.”
“이상한 거 아닙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윤서현은 순순히 팔을 내밀었다.
찰칵.
새하얀 손목 위에 구체를 가져다대자 자연스럽게 팔찌가 되어 손목에 붙었다. 팔찌의 틈새를 따라 푸른 불빛이 차오른다.
“이건······.”
『 동료 윤서현이 마력 폭주 상태가 됩니다. 』
『 ‘마도 : 마력 증폭 제어 장치’에 의해 해당 상태가 제어 됩니다. 』
이윽고, 윤서현의 몸에서 푸른 마력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취익, 취이익!
때마침 뒤쪽에 매복하고 있던 다크 오크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윤서현은 그쪽을 바라보지도 않고 마력 탄환을 날렸다.
퍼엉!
오크의 심장이 그대로 꿰뚫렸다. 본래 B급 헌터인 윤서현의 능력으론 몇 대를 맞춰야 쓰러뜨릴까 말까한 상대였다.
하지만 중요한 건 위력이 아니었다.
그녀가 파악하고 있는 모든 ‘공간’.
그게 핵심이었다.
『 타재간파의 발동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
『 윤서현의 재능 ‘초공간인지(超空間認知)’가 개화합니다. 』
게이트 전체를 샅샅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
게임으로 따지자면 맵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맵핵과도 같은 능력.
“게이트 전체의 구조가 한눈에······. 이 아이템 진짜 사기네요.”
“아뇨, 그건 서현씨의 능력입니다.”
“네? 제 능력이라고요?”
그게 초공간인지였다.
* * *
대한민국 7위 하루 길드는 고전하고 있었다. 아니, 고전 수준이 아니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방패 들어! 절대로 내리지마! 거기 무너지면 전부 끝장이야!”
“힐, 힐이 부족해!”
“미안해요, 마력이 모자라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자신만만하게 시작한 A급 게이트 공략.
초반만해도 공략은 순조로웠다. 입구에서부터 다가오는 다크 오크들을 각개 격파하면 됐으니까.
게이트 클리어 목표는 마수 처치 1000마리
길드원의 수는 총 12명.
대한민국 7위인만큼 노련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자신감은 몰려오는 다크 오크 앞에서 무너졌다.
‘미치겠네, 이 정도면 S급 게이트 아니냐고.’
초반에 멋모르고 다가오던 놈들은 미끼였다. 놈들을 잡는다고 전진하다보니 어느새 그들의 기지 앞에 도달했다.
그건 함정이었다.
기지의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매복하고 있던 다크 오크들에게 포위 당했던 것이다.
취익! 취이익!
주술사, 전사, 궁수들로 구성된 다크 오크들은 진형을 갖춰서 길드를 압박했다.
이 정도 조직력을 갖춘 마수는 흔치 않은데 개체 하나하나의 전투력도 뛰어났으니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길드장은 결단을 내렸다.
“후퇴 해야한다, 활로를 뚫어!”
투웅! 퉁! 쿠웅!
넓게 펼쳐진 방어막을 두드리는 다크 오크 주술사들이 마법. 저게 무너지면 전부 끝장이었다.
그 전에 끝을 봐야 했다.
투우웅!
“길드장, 지금이야!”
탱커가 방패로 전열을 크게 무너뜨린 순간.
“간다!”
콰아아앙!
길드장 채하루가 길을 뚫어내는데 성공했다. 그의 도끼에서 뻗어나간 섬광이 다크 오크들을 몰아냈다.
길드원들은 재빨리 그 틈을 통해 오크 무리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놈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충분히 거리를 벌리고 나서 그들은 쓰러지듯 바닥에 앉았다.
“허억, 헉.”
“하아······.”
“이게 맞아? A급 게이트 수준이 언제부터 이렇게 올라간 거야?”
“특수 게이트란 걸 감안해도 이건······.”
길드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볼멘소리. 그럴만했다. 지금까지 공략했던 게이트들과는 너무 달랐다.
“잠깐.”
그때였다. 홀로그램창을 살피던 누군가가 의아한 듯 말했다.
“마수 처치 수가 늘어 있는데? 전투 시작 전에 120마리 정도 아니었어?”
『 게이트 클리어 조건 』
– 목표 : 마수 처치 ( 353 / 1000 )
– 분류 : 몰살
길드장 채하루의 눈이 가늘어졌다. 전투 도중에 정말 많이 쳐서 30마리 정도 처치했다고 쳐도······.
그 사이에 200마리가 넘게 늘어 있었단 소리였다.
“대기조가 들어와서 사냥을 했을 리는 없고.”
하더라도 이 짧은 시간에 200마리를 잡는다는 게 말이나 되나.
“통신석으로 연락 좀 해봐. 누군가 들어 온 사람있는지.”
“알았어, 잠깐만······.”
통신 담당이 통신석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빠직!
허공에서 스파크가 튀어 오르며 통신석에 금이 갔다.
“젠장, 오크 주술사 놈이······.”
“야, 저기 좀 봐······.”
저 멀리서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멧돼지를 타고 달려오는 다크 오크들.
거리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었다.
길드장은 판단을 내렸다.
“추격조가 따라 붙었어! 후퇴, 후퇴해!”
“야, 그게 문제가 아니야······.”
쿠구구구······.
대지가 진동하고 있었다.
달려오는 오크들의 맞은편.
거대한 용 한마리가 미친듯이 돌진해오고 있었다. 주변에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은 전부 치워버린 채.
길드원들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미, 미친······! 용이라고?”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저런 건 사전 조사때 없었잖아!”
그들의 얼굴이 절망으로 굳어졌다.
앞쪽에는 용, 뒤쪽에는 다크 오크 부대.
“여기서부터는 각자 도망치자. 한 명이라도 살아야지.”
“아니, 그럴 수는······.”
그들이 결의를 다지는 순간.
콰아앙!
용이 바닥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거대한 그림자가 길드원들을 뒤덮고 지나갔다.
그 찰나의 순간이 길드원 모두에겐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다시 땅으로 떨어진 용은 다크 오크 부대를 휩쓸었다.
콰아앙—!
꼬리에 맞은 다크 오크 전사가 멧돼지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갔다. 이어지는 몸통 박치기에 오크들의 진형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멍하니 상황을 지켜보던 길드장 채하루가 간신히 입을 떼었다.
“여, 영역 다툼인가?”
게이트 내부의 마수들끼리의 영역 다툼. 이따금씩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였다.
도망갈 기회.
그런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크 오크들을 순시간에 처리한 목룡이 이쪽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스산한 눈빛.
채하루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젠장······.’
다른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크 부대를 가볍게 정리한 용 마수.
모두가 섣불리 발을 떼지 못했다.
자칫 잘못 움직였다간 놈을 자극할 수 있었다.
‘저 놈을 상대로 도망치는 게 가능할까?’
방금 직접 봐서 알 수 있었다. 크기에 걸맞지 않은 엄청난 속도였다. 도망가는 건 불가능하다.
채하루는 용기를 냈다.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었다.
“다들 무기 들어.”
“기, 길드장.”
“크윽.”
전멸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럴 바엔 조금이라도 싸워봐야 했다. 눈물을 머금고 그들이 무기를 들어 올리는 때였다.
저벅, 저벅.
뒤쪽에서 걸어오는 남자와 여자.
“이리와 오르티마.”
스르르······.
순식간에 줄어든 목룡은 회색빛의 슬라임이 되었다. 녀석은 남자에게로 통통 튀어 다가갔다.
그 광경을 바라 본 길드원들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소환수였던건가? 그 무지막지한 놈이? 허탈해진 그들의 시선을 알아챈 여자가 품 안에서 신분증 꺼내들었다.
“많이 놀라셨죠. 협회 소속 헌터 윤서현입니다.”
“하, 하하······.”
“다, 다행이다.”
다리에 힘이 풀린 헌터들이 제자리 주저 앉았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살아난 기분. 길드에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오늘만큼 다이나믹한 적은 없었다.
‘정말로 끝나는 줄 알았어.’
한숨 돌린 길드장 채하루의 시선이 자연스레 남자에게로 향했다.
‘저 사람은 누구지?’
저만한 소환수를 부리는 사람이라면 보통 인물은 아닐 거다.
그래도 채하루 자신은 대한민국 7위 길드의 길드장이다. S급 헌터 중에 모르는 사람은 없는 게 당연하다. 특히 저만한 거물은 자신이 모를 수가 없는데.
채하루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통성명을 하기 위함이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네요. 저는 하루 길드 길드장 채하루라고 합니다.”
그리 말하며 명함을 내밀었다. 남자는 채하루의 얼굴과 명함을 번갈아 바라봤다. 뭔가 떠올리려는 표정이었다.
덥썩.
그러다 갑자기 채하루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 쪽 여동생있죠. 소개 좀 받을 수 있을까요?”
“네? 그게 무슨······.”
그 순간이었다.
투욱.
협회 소속 헌터인 윤서현이 들고 있던 무기를 떨어뜨렸다. 어쩐지 그녀에게서 맹렬한 눈빛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 쳐다보고 있다.
‘뭐, 뭔데.’
당황한 채하루와 달리.
이지한은 확신했다.
‘이 사람은······.’
대한민국 최후의 5인 중 하나인 성녀 채아연.
그녀의 오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