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dmiral in the French Navy RAW novel - Chapter (264)
프랑스 해군제독이 되었다-263화(264/527)
263. 네가 와라 테헤란 (2)
“그나저나 놀랐소, 스탈린이 자유프랑스를 회담에 참여시키고 제독을 직접 지목해서 회담장에 나오라고 하다니.”
나의 회담 참석 문제를 놓고 대책을 마련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스탈린의 요구조건을 다시 들여다보며 이야기했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나를 회담에 참석시키려고 할까? 라고 내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루스벨트 대통령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아마 아틀란티크 중공업에서 만드는 무기 때문일 겁니다.”
“단순히 무기 때문이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이제 이야기를 꺼낼 차례다.
나는 숨을 들이마신 후에 대통령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얼마 전, 아틀란티크 중공업 기술자들에게 접근해 발칸포와 건쉽을 비롯해 자유프랑스군이 아틀란티크 중공업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무기 정보를 빼가려고 시도한 소련의 스파이들을 FBI와 협조하여 체포했습니다.”
내 말에 깜짝 놀란 듯 루스벨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소련이 파견한 스파이를 모두 색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맨하탄 프로젝트에 대해 냄새를 맡았으면….”
맨하탄 프로젝트라는 말이 나오자 루스벨트 대통령의 표정은 더욱 더 어두워졌다.
내 말에 대답하듯 대통령이 중얼거렸다.
“연구팀의 일원을 매수하든지, 아니면 공산당 활동 전력이 있는 이들을 매수해서 정보를 빼내겠군.”
나는 대통령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야기했다.
“특정 인물을 감시 중에 있습니다. 영국에서 파견된 물리학자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로스 알라모스에서 치워버리고 싶지만 연구에 도움을 줄 친구이니 아직은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할 것 같고 대신 그 친구가 외출을 나갈 때 FBI 요원들이 밀착 감시를 하게 됩니다.”
“아니, FBI가 나에게 보고하지 않고 제독과 협의했다고 말하는 거요? FBI도 맨하탄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있소?”
루스벨트 대통령은 FBI에서 보고도 하지 않고 나와 일을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 듯 나를 노려보며 이야기했다.
나는 고개를 숙여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대통령님께 부담을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계속해 보시오.”
나는 대통령을 바라보며 계속 이야기했다.
“아직까지 특정 인물과 접촉했다는 연락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연구 초반이라 빼낼 정보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소련에서 어느 정도의 정보를 빼 간 거요? 맨하탄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직 빼 갈 것이 없지만 다른 것들이 있지 않소?”
“일단 육군의 전차 개발 부서에서 일부 정보를 빼간 것으로 파악되고 보잉사의 엔지니어와 접촉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소련은 이번 회담에서 B-29의 공여를 원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B-29를 공여하면 놈들은 100% 확신하건데 이를 복제해서 폭격기를 대량 생산 하겠지요. 그리고….”
“그 폭탄을 소련이 만들면 언제든지 폭격기를 날려서 폭탄을 쓸 수 있다는 뜻이 되겠지. 하나님 맙소사.”
루스벨트 대통령은 소련의 이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듯 머리를 부여잡았다. 물자를 원조해주는 동맹국의 정보를 이렇게 빼가려고 시도하다니….
“방법이 없겠소? 이렇게 된 거 스탈린한테 경고를 하고 싶은데.”
루스벨트 대통령은 스탈린과의 회담에서 스탈린에게 경고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나는 대통령의 말을 듣고 씨익 웃어 보이며 이야기했다.
“놈들은 랜드리스 대금도 떼먹으려고 할 겁니다. 전쟁이 끝나면 아마 모른 척 넘어가려고 하겠지요. 그러니 대금을 중간 결산 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중간 결산?”
“소련이 가지고 있는 금으로 지불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금을 보관하겠다 말씀하시고 소련이 랜드리스 대금을 지불하면 돌려준다고 말씀하십시오. 최소한 담보물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말을 들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담보로 금을 받자는 생각은 좋아 보인다.
생각을 마친 루스벨트 대통령은 나를 바라보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좋은 생각이오. 일단 대금과 동일한 가치의 금을 담보로 잡고 있는 것이 좋겠소.”
“금뿐만 아니라 문화재도 괜찮습니다. 얘를 들자면 로마노프 왕조의 궁전에 있는 호박방을 해체해서 담보물로 가지고 있는다든가….”
“최대한 많은 담보물을 잡자는 소리처럼 들리는군. 어쨌든 제독의 의견을 스탈린에게 이야기해서 받아 내야겠소.”
루스벨트 대통령은 독기를 품은 것처럼 보인다. 하긴 나 같아도 그럴 거다. 도움을 받을 대로 받아놓고 뒤에서는 군사 기밀을 빼가고 있으니 당연하겠지.
“아까 하던 이야기를 다시 합시다. 스탈린이 제독을 원하는 이유가 아틀란티크 중공업에서 제작하는 무기 때문이라고 했소?”
“소련 대사가 아틀란티크 조선소에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발칸포와 건쉽을 공여해주길 원하고 있었고 지금까지 대통령님이 아시다시피 제가 그걸 반대해서 소련으로 발칸포와 건쉽이 반출되는 것을 막고 있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도 아는 문제다. 루스벨트 대통령도 발칸포와 건쉽의 공여를 생각해본 적이 있었지만 그걸 내가 반대해서 무산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애원하더군요. 물론 대사의 요청은 제가 거절했습니다. 아마 스탈린은 발칸포를 비롯해 우리 자유프랑스군이 아틀란티크 중공업에서 인도받는 무기들의 공여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저를 지목해서 회담장으로 나오라고 하는 걸 겁니다.”
“단순히 무기 때문이다?”
“단순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 말고도 스탈린이 원하는 것은 더 많다고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을 역으로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역으로 이용한다?”
“잘못된 길을 알려주면 우리가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전후 소련 해군의 덩치가 상당히 커지는 것은 이제 명확해지고 있다.
나는 소련 해군에서 대형 수상함들을 치워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소련 해군의 장교들이나 장교 후보생들에게 청년학파의 사상을 주입하면 최소한 10년은 대형 수상함을 건조하지 않게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리고 몇 가지를 더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단 대통령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발칸포를 공여하더라도 성능을 대폭 다운그레이드해서 공여할 겁니다. 분당 발사속도를 1,200발로 낮추고 건쉽 같은 경우는 75mm 야포를 빼 버릴 겁니다.”
“소련에게 성능이 저하된 무기를 공여한다라…. 그들이 알게 된다면….”
“개조하다가 망하겠지요. 발칸포 같은 경우 전동모터를 비롯해 전자장비들을 모두 밀봉처리 할 것이고 이것을 뜯으면 다시 쓸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겁니다.”
나는 아주 지독하게 다운그레이드 및 핵심 장비의 밀봉 처리를 준비했다. 기술자들도 자신들이 만든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이 조치를 위해 자신의 여가 시간까지 투자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소련 스파이들이 공동 개발 중인 잠수함에 대한 정보를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건 다행이군.”
소련 스파이들은 미 해군과 우리 자유프랑스 해군이 개발 중인 신형 잠수함에 대한 정보는 몰랐는지 관련 부서원과의 접촉은 없었다. 이건 다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아시아에서 소련의 힘을 최대한 빼놓을 생각입니다. 지금 자유프랑스 해병대에서 싸우고 있는 조선인들을 배려해 한반도 쪽으로 소련군이 진입하지 못하게 막고 여기에 자유프랑스와 미군이 진주하여 동아시아의 교두보로 삼으면 됩니다.”
이 외에도 나는 아시아에서 소련의 힘을 최대한 빼놓기 위해 소련군의 한반도 진주 금지를 비롯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물론 하바롭스크에서 거주 중인 김성주 씨를 축출하는 문제도 고려 중에 있다.
“좋소. 스탈린을 요리하는 일은 제독에게 맡기겠소.”
내 이야기들을 쭉 들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나에게 중책을 맡겼다.
나는 대통령을 바라보며 씨익 웃으며 이야기했다.
“최고의 서비스로 대접하겠습니다.”
“이번에 카이로까지 갈 때는 신형 전함 아이오와에 승선할 거요. 함께 승선하겠소?”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야기했다.
“플랑드르가 아틀란티크 조선소에서 수리를 마친 상태기 때문에 플랑드르를 타고 가겠습니다. 대신 카이로까지 가는 도중에 대통령님과 협의해야 할 것이 많으니 아이오와에 쉽게 승함할 수 있는 이동수단을 가지고 가겠습니다.”
나는 플랑드르의 갑판에 시코르스키사에서 제작한 R-4 헬기를 올려둘 생각이다. 아이오와의 함미 갑판이 넓으니 충분히 착함 가능할 것이다.
“좋소.”
대통령은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일단 출발 문제까지는 협의했다. 나머지는 스탈린을 어떻게 하면 요리 할 수 있을지 협의해야 하는 문제만 남아 있을 뿐.
***
1943년 7월 16일 오후 6시
소련 모스크바
“서기장 동지, 미국에서 도착한 소식입니다. 서기장 동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프랑수아 르블랑이 회담장에 나오기로 했다고 합니다.”
“좋았어, 아주 좋았어.”
스탈린은 주미 소련대사가 보낸 전문을 받아보고 웃으며 담배 파이프를 물었다.
프랑수아 르블랑.
스탈린은 그가 회담장에 나오길 기대하며 회담의 취소 여부까지 이야기했었다.
물론 이건 스탈린이 쓸 수 있는 승부수여서 회담 취소를 두려워한 미국 정부가 르블랑 제독을 설득하여 회담장에 나오도록 만들었다.
“저번에 큰 부상을 입었다고 알려져서 나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나오겠다고 하다니, 역시 서기장 동지의 용단에 그도 두려움을 느낀 것이 분명합니다.”
“뭘 그렇게까지.”
자리에 함께한 각료들은 스탈린을 바라보며 그를 칭송하기 바빴다.
스탈린은 조금 부끄러운 듯 손을 들어 이를 제지했다.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서 테헤란까지 올 결정을 한 르블랑 제독에게 선물을 줘야 하지 않겠나?”
스탈린은 몰로토프 외무장관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몰로토프 장관은 스탈린의 시선이 느껴지자 스탈린의 기분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우리 소비에트 연방이 자유프랑스 망명정부를 정식 정부로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체결하는 것이 선물일 것 같습니다.”
“흠, 그런가?”
“물론 그쪽에서 원한다면 우리 소련의 자원을 어느 정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탈린은 자신의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아틀란티크 중공업이라는 곳에서 제작한 대공장갑차와 하늘에서 대포를 쏘아대는 건쉽이라는 항공기를 대량으로 공여받는 조건으로 소련의 광물자원을 제공한다. 나쁘지 않은 생각 같다.
“그럴듯한 생각이오, 몰로토프 동지. 당신의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작업을 시작하시오.”
“서기장 동지께서 만족하실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좋아, 아주 좋아. 몰로토프 동지.”
“예, 서기장 동지!”
“해군의 영관급 장교들을 자유프랑스 해군에 파견해서 르블랑의 전술과 전략을 배워오도록 조치를 취해보시오.”
“잘 알겠습니다, 서기장 동지!”
스탈린은 르블랑에게 원하는 것이 많다.
무기 공여부터 시작해서 붉은 군대에서 가장 취약한 해군력 강화를 위해 그의 도움을 받는 문제까지, 원하는 것이 산더미였다.
하지만 이쪽이 준비한 선물을 제시한다면 그도 안 받아들이고는 안 될 것이다.
“르블랑이 조선의 임시정부와 연줄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탈린은 말을 듣고 몰로토프를 바라보았다.
몰로토프는 준비된 자료들을 확인한 뒤에 스탈린에게 보고했다.
“1941년에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의 임시정부를 자유프랑스에서 인정하는 대신 미국에 거주 중인 조선인들을 자유프랑스군에 입대시켜서 병력을 대폭 증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가장 시급한 것이 무기 공여요. 정보원들이 어머니 조국에 대한 과잉된 충성으로 정보 탈취를 시도 했으니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지. 그 정보원들의 가족들은 어떻게 처리했소, 베리야 동지?”
소련 비밀경찰의 수장인 라브렌티 베리야는 스탈린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미국의 FBI에 적발된 정보원들의 가족들은 모두 조치를 취해서 시베리아로 유배 보냈습니다.”
베리야의 조치는 상당히 빨랐다. 미국 정부에 의해 체포된 정보원들의 가족들은 시베리아에 위치한 굴라그로 보내졌고 강제 노역형에 쳐해졌다.
“일단 르블랑이 원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요구조건을 생각해보고 대책을 마련하시오.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 있으니.”
스탈린은 말을 마치고 의자에 몸을 뉘었다.
그의 머릿속은 지금 꽃밭이나 다름없었다. 지상에서는 전시 선전으로 보았던 대공장갑차가 참호에 틀어박힌 나치 놈들의 군세를 격파하고 하늘에서는 건쉽이라는 항공기가 나치들을 박살내는 그런 상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탈린이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프랑수아 르블랑 역시 스탈린 자신을 요리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르블랑의 강력한 아군으로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라는 인물이 전적으로 그를 지원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